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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수도군단 특공연대 의무병 김실로(맨 왼쪽) 일병이 천리행군 중 비트에서 지원 경계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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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수도군단 특공연대 특공무술 교관 한기철(왼쪽) 중사가 의무병 김기현 상병의 자세를 바로잡아 주고 있다. |
전쟁영화의 수작(秀作 )으로 평가받는 ‘블랙 호크 다운’(Black Hawk Down)과 ‘태양의 눈물’(Tears Of The Sun)에는 몇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이라는 점, 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아프리카에서 목숨 건 구출작전을 벌이는 미군 특수부대원들의 전우애와 인간애를 리얼하게 묘사한 점, 어느 누구 못지않게 뛰어난 전투력을 발휘하는 의무병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전우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총탄이 빗발치는 전선을 종횡무진 누비는 의무병을 떠올리며 육군수도군단 ‘특공의무병’들의 훈련현장을 찾았다.
신속한 응급처치로 귀중한 생명 구해
육군수도군단 특공연대 3대대 8지역대 장병들은 지난 2월 2일 경기 김포시 문수산 일대에서 혹한기 훈련을 가졌다.
대지를 꽁꽁 얼려버릴 듯한 한파가 기승을 부린 그날 밤. 적지종심작전 간 침투훈련 중이던 통신병 이모 일병이 갑자기 쓰러졌다. 저체온증에 탈수 증상이 겹쳐 의식을 잃은 것이다.
첩첩산중에서 맞은 위급상황에 발만 동동 구르던 그 순간 의무병 이상훈 병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이 병장은 핫패드를 넣은 침낭으로 이 일병의 몸을 감싸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그리고 가족처럼 동고동락한 이 일병의 전신을 마사지하며 쇼크 방지에 안간힘을 썼다. 몇 분 뒤 보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군의관에게 이 일병을 인계한 이 병장은 깊은 한숨을 토해내며 흘러내리는 땀을 닦았다. 앰뷸런스에 실려 후송된 이 일병은 다행히 정상을 되찾았고 특공병으로서의 임무를 훌륭히 완수하고 있다.
이 병장의 신속한 응급처치는 귀중한 한 생명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고립무원의 적지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특공소대에 의무병이 필요한 이유를 잘 대변한 사례다.
헬기레펠·특공무술 등 똑같이 훈련
동남보건대학교 환경보건과를 다니다 지난해 6월 의무병으로 지원 입대한 김실로 일병은 육군훈련소와 군의학교를 거쳐 수도군단 특공연대에 자대 배치받았다. 별다른 생각없이 연대에 도착한 김 일병은 청천벽력 같은 비보(?)를 듣고 망연자실했다. 그에게 특공소대 의무병이라는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국군병원이나 의무대 생활을 예상했는데 특공소대라니, ‘뭐가 잘못된 거 아닐까?’ 생각 속에 특공무술과 강도 높은 체력단련, 영화에서나 보던 헬기레펠·패스트로프 등의 훈련이 매일 이어졌다.
그런데 2개월여가 지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겹던 태권도·특공무술 시간이 기다려지고 고난도의 각종 훈련을 즐기게 됐으며, 강하게 단련된 자신의 몸을 보며 특공병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된 것.
격려와 칭찬 바탕으로 목표 달성
이러한 긍정의 변화는 배주식(중위·학사51기) 소대장을 비롯한 소대원들의 격려와 칭찬이 밑바탕이 됐다. 배 중위는 너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끊임없이 불어넣어 주고 작은 목표를 달성했을 땐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대원들도 어차피 해야 할 군생활이라면 같이 열심히 해 보자며 친형제처럼 다가왔다.
지난달 11일 천리행군 중에 만난 김 일병은 당시를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김 일병이 이날까지 소화한 거리는 200여㎞. 유격훈련이 끝난 뒤 바로 돌입한 천리행군의 여정은 총 600여㎞에 달한다. 14박 15일 동안 1500리를 걷는 고난의 여정이지만 김 일병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생각을 바꾸니 세상이 달라 보였습니다. 군 생활도 즐거워졌고, 친구·가족들에게도 자랑거리가 많아 고민할 정도입니다.” 김 일병은 현재 의무부사관에 도전해 1차에 합격한 뒤 최종합격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특공의무병은?
특공연대는 적지종심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창설한 특수임무 부대로 대대와 지역대, 소대로 구성돼 있다. 흔히 특공대로 불리는 특공소대는 두 명의 간부와 10~12명의 병사로 이뤄진다.
이들에게는 폭파·통신·의무 등의 특기 임무가 주어지며 의무병 중 과반수는 본인의 지원이 아닌 랜덤(random : 무작위) 방식으로 차출된다.
무작위로 선정된 의무병이라고 해서 특별한 혜택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유사시 적진 깊숙이 침투해 적의 동향을 정찰·감시한 뒤 첩보를 수집, 아군에게 제공해야 하는 임무특성상 태권도·특공무술·헬기레펠·패스트로프·천리행군 등 각종 훈련을 똑같이 받는다.
이들의 훈련은 주로 산악지형에서 이뤄져 장거리 지속행군 능력은 필수요소. 걸으면서 전투식량을 먹을 때도 다반사요, 잠자리는 수풀에 비트를 파고 해결한다.
특히 전시에는 K-3 기관총 부사수 임무를 병행, 완전군장과 의무배낭 외에 예비 총열과 수백 발의 탄까지 짊어져야 한다.
따라서 강철 같은 체력과 최강의 전투력을 구비해야 하며, 언제 어느 곳이라도 즉각 투입이 가능토록 만반의 출동태세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