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총새' 같군요..
찾노라면, 새들은 좀체로 가까이 선 제 몸을 보여주지 않다가도
어디 말간 유리벼랑에 작신 깨여져서는
하늘바라기들에게 제 몸을 내어주는 갸륵한 습성이 있나봐요.
어느날 제 집 현관에서 소쩍새도 그랬어요...
누렁이만 아니었으면 선생님의 새처럼 다른 새들이 사는 창공으로
훨훨 날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데...
가족들 모두 가여워했어요.
여름밤 메아리도 없이 구슬피 우는 그의 짝 잃은 연인을 위해
나도 한 밤을 시로 새워 그의 시름을 달래주었어요...
야생을 꿈꾸다
내버려둬라 땅강아지 쥐며느리
이상한 발바닥으로 뭉개지 마라
꽃밭에 벌 나비
낚아채지 마라 덩치 큰 누렁아
너는 종종 겨드랑이를 털면서
너는 자주 심심해 죽겠으면서
쫑긋, 어느 길눈 어둔 꽃뱀 하나 가로막고
침을 질질 흘리지만
투명한 야생을 꿈꾸다 추락한,
유리벼랑에 작신 깨어져버린
새들의 영혼만은 건드리지 마라
아프지 않더냐
지난 여름 소쩍이 노래
앞산 뒷산 우던 소리 이태째 멀어져가는
그 연인의 퀭한 눈매를 잊었더냐
놔둬라 떠나게
내버려둬라 날아가게
쥐며느리의 발가락에도 사랑은 있다
땅강아지의 눈에도 별은 있다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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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뛰어난 언어 감각을 지니셨군요 눈에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데도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금씩 눈을 떠가나 싶었는데 큰 학교의 벽에 갇혀 버린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나마 가끔 지나간 경험을 올려 도움을 청할까 합니다.
'퇴폐적 악마'는 없고 '고질적 순수'만 있는 편편하고 담담하며 문문한 삶이 있다면 아무 것도 만들지 않으며 무엇도 표현하지 않아 가슴이 손이 바람같고 구름같을 것입니다. 포르릉, 새처럼 날아 초록 가지 사이마다 잎사귀처럼 가지런히 깃들 것입니다. 큰 학교는 빽빽하여 착한 새가 날아다닐 여백이 없어요...
착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지만 정규수업 주당 21시간과 방과후 3시간, 특별활동 1시간 ,아침마다 1시간 자율학습지도 그리고 10개반 약 340명을 상대하다보니 오히려 악 해졌어요 거기다 3디 하나인 방과후 운영까지 맡다보니 가끔 옛날을 그리워 한답니다.
하루 종일 바빴다면 오후에 그런데 왜 내가 바빴지? 물어보게 됩니다. 그러면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것들이 꽤 걸러집니다. 아이들은 준비가 안 되었거나 의사가 없는데 나는 앞장 서서 끌고 가려했으니 어쩌면 서로 노느니만 못한 때도 많더라구요.. 옛날에는 스승님 저만치에서 먹 갈고 물 떠오고 모자와 지팡이를 털면서 곁눈질로 그림을 배웠는데 얼마나 잘 그리던가요! 누구든 이제 "하려고 해야 하는 것을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