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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³о☆ 자유게시판 스크랩 한석규, 심은하가 나왔던... 허진호 작. <8월의 크리스마스>
김순국 추천 0 조회 229 11.04.07 09:5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한석규, 심은하가 나왔던... 허진호 작. <8월의 크리스마스>

 

 

 

 

 

8월의 크리스마스는 1998년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드라마, 로맨스 영화이다.

서울의 변두리에서 "초원사진관"을 경영하는 청년 정원(한석규)과 주차단속원 다림(심은하)의 사랑을 절제된 감정으로 잔잔하게 풀어내 평단의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이후 이 영화는 일본으로도 수출되어 긍정적인 성과를 이루었으며,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서울 변두리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삼십대 중반의 정원(한석규)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상태이지만 모든 것을 받아들인 그의 일상은 지극히 담담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생기발랄한 주차단속원 다림(심은하)을 만난 후 그는 미묘한 감정의 동요를 느낀다. 다림은 매일 비슷한 시간에 사진관 앞을 지나며 단속한 차량의 사진을 정원에게 맡긴다. 여름날 한낮의 더위에 지친 모습으로 들어서서 주차 단속 중에 있었던 불쾌한 일들을 털어놓기도 하는 그녀가 정원에게는 마냥 예쁘기만 하다.

 그러나 하루하루 죽음에 다가서고 있는 정원은 이제 막 삶을 시작하는 스무 살 초반의 그녀와 긴 얘기를 엮어갈 수 없음을 알고 있기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못한다. 결국 정원은 아름다운 추억을 지닌 채 조용히 눈을 감고 사진관에는 예쁜 미소를 짓고 있는 다림의 사진만이 남는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나는 긴 시간이 필요한 사랑을 시작하고 있다!” 홍보카피의 문구 그대로 <8월의 크리스마스>는 8월에 시작해서 12월에 끝나는 가슴시린 사랑이야기다. 죽음을 앞둔 30대 남자와 생기 넘치는 20살 여자의 만남이 전하는 온기는 헤어짐의 슬픔보다 먼저 와서 오래 남는다. 여기엔 억지로 눈물을 짜 내기 위한 장치라고는 전혀 없다. 일상의 순간순간이 과거와 현재의 접점으로 다가올 때 빛바랜 기억은 훈훈한 정서와 여운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문득 옛날사진을 들춰보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영화는 전적으로 주인공 정원(한석규)의 주관적 시점과 객관적 시점으로 이뤄져있다. 변두리 허름한 사진관 주인인 그는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다. 주차단속을 하는 여자 다림이 정원의 일상에 등장한 것도 그 무렵이다. 그러나 둘의 사랑은 “사랑해”라는 말을 나누거나 품에 안기는 식으로 전개되지 않는다. 정원을 “아저씨”라 부르는 다림은 그의 주변에 잠시 머물렀다 사라지곤 한다.   

 팔짱을 끼고 걷는 것만으로도 쑥스러운 시간, 정원은 삶을 마감할 준비를 시작한다. 한석규, 심은하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는 예쁜 그림엽서 같은 영화가 아니며 <편지>처럼 노골적으로 눈물샘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접속>의 도회적이고 현대적인 정서에 호소하는 법도 없다. 군산의 한 창고를 개조해 만든 사진관은 낡고 허술해서 한 10년 전쯤으로 돌아간 느낌을 준다. 아이들이 뛰노는 초등학교나 툇마루가 있는 정원의 집 등 <8월의 크리스마스>의 시공간은 복고적이다. 죽음을 앞둔 30대 남자의 시야에 비친 일상의 공간, 그 속에 한 여자가 들어와 가끔씩 감정을 뒤흔들곤 하는 것이다.

 


 “가수 김광석의 영정사진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허진호 감독의 말대로 영화전체는 영정사진의 이미지를 일관되게 밀어붙인다. 카메라가 움직이는 순간은 극히 제한적이며 인물을 향해 깊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심지어 갑작스런 앰뷸런스 사이렌소리와 더불어 정원이 병원에 업혀 실려 가면서 영화의 종결부를 알리는 극적인 대목에서조차, 카메라는 클로즈업 대신 담 너머에서 지켜보며 감정을 절제한다. 정원이 어떤 불치병에 걸렸는지, 그가 왜 옛애인을 잊지 못하는지 하는 설명적인 대목들도 과감히 생략된다. 예를 들어 정원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도입부의 연결은 텅 빈 운동장에서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를 회상한다거나 장례식에 갔다 와 지친 나머지 다림에게 퉁명스레 대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고 치료를 받는 부분에서도 상황을 설명하는 장면들은 나오지 않는다. 장면만 영정사진처럼 찍은 게 아니라 연결까지 사진첩처럼 이어나갔다.

 

 

 

 

 정원이 아버지에게 비디오 켜는 법을 가르쳐주는 대목, 정원은 “전원을 켜고 이렇게 채널 4번을 누르시면 되요”라고 반복해서 얘기하지만 늙으신 아버지는 그걸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몇 번씩 되풀이해 가르치던 정원은 벌컥 화를 내고 만다. 그리고 자신이 죽은 다음 혼자 남을 아버지를 위해 비디오 작동법, 현상기 작동법 같은 것을 메모로 남긴다. 남녀가 등장해 사랑을 나눌 때 흔히 볼 수 있는 떠들썩함 같은 것도 그래서 찾아볼 수 없다. 정원과 다림의 ‘좋았던 한때’는 낙엽 쌓인 밤길을 걷는 대목과 다림이 친구에게 정원이 들려준 얘기를 전할 때 나직하지만 여운이 긴 파장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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