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학교 중등교육연수원에서 한문부전공연수를 받을 때의 과제물인데 저가 번역해 보았습니다. 당나라 때의 한문소설입니다.
離 魂 記
天授三年淸河張鎰因官家於衡州性簡靜寡知友無子有女二人其長早亡幼女倩娘端姸絶倫鎰外甥太原王宙幼聰悟美容范鎰常器重每曰他時當以倩娘妻之後各長成宙與倩娘常私感想於寤寐家人莫知其狀後有賓僚之選者求之鎰許焉女聞而鬱抑宙亦深恚恨托以當調請赴京止之不可遂厚遣之宙陰恨悲慟決別上船日暮至山郭數裏夜方半宙不寐忽聞岸上有一人行聲甚速須臾至船問之乃倩娘徒行跣足而至宙驚喜若狂執手問其從來泣曰君厚意如此寢食(寢原作浸,食字原闕據明抄本改補)相感今將奪我此志又知君深倩不易思將殺身奉報是以亡命來奔宙非意所望欣躍特甚遂匿倩娘于船連夜遁去倍道兼行數月至蜀凡五年生兩子與鎰絶信其妻常思父母涕泣言曰吾曩日不能相負棄大義而來奔君向今五年恩慈間阻覆載之下胡顔獨存也宙哀之曰將歸無苦遂俱歸衡州旣至宙獨身先至鎰家首謝其事鎰曰倩(曰倩二字原闕據明抄本補)娘病在閨中數年何其詭說也宙曰見在舟中鎰大驚促使人驗之果見倩娘在船中顔色怡暢訊使者曰大人安否家人異之疾走報鎰室中女聞喜而起飾妝更衣笑而不語出與相迎翕然而合爲一體其衣裳皆重其家以事不正秘之惟親戚間有潛知之者後四十年間夫妻皆喪二男竝孝廉擢第至丞尉事出陳玄祐<離魂記>雲玄祐少常聞此說而多異同或謂其虛大曆末遇萊蕪縣令張仲覵因備述其本末鎰則仲覵堂叔而說極備悉故記之
天授三年 淸河張鎰因官家於衡州
천수삼년 청하장일인관가어형주
천수 3년 청하의 장일이 지방관으로 부임하여 형주에 왔다.
주1. ‘천수(天授)’는 당나라 연호로 A.D 690년에서 692년까지이니 천수 3년은 A.D 692년이 된다.
性簡靜 寡知友
성간정 과지우
성품이 간결하고 조용하며 아는 친구가 적었다.
‘
無子 有女二人
무자 유녀이인
아들이 없었고 딸만 두 사람이 있었는데
其長早亡 幼女倩娘 端姸絶倫
기장조망 유녀천낭 단연절륜
큰딸은 일찍 죽었고 작은딸이 천낭으로 단정하고 곱기가 몹시 빼어났다.
鎰外甥太原王宙 幼聰悟
일외생태원왕주 유총오
장일의 외가 생질이 태원의 왕주인데 어려서부터 총명하였고
주2. 장일은 왕주가 어릴 때부터 왕주를 양육하였다.
美容范 鎰常器重
미용범 일상기중
아름다운 용모가 본보기가 될만하여 장일이 늘 중히 여겼다.
每曰 他時當以倩娘妻之
매왈 타시당이천낭처지
매양 말하기를 “뒷날에 마땅히 천낭을 그에게 시집보내야 하겠다.” 라고 하였다.
後各長成
후각장성
뒤에 각기 장성하자
宙與倩娘 常私感想於寤寐
주여천낭 상사감상어오매
왕주와 천낭은 잠잘 때나 깨어있을 때나 늘 몰래 서로 그리워하였는데
家人莫知其狀
가인막지기상
집안사람들은 그 정상을 알지 못하였다.
後有賓僚之選者求之 鎰許焉
후유빈료지선자구지 일허언
뒤에 빈료로 뽑힌 자가 그녀를 찾자 장일이 허락하였다.
주3. ‘빈료(賓僚)’는 빈객(賓客)과 같으며 동궁에서 태자를 교육하는 벼슬의 이름이다.
주4. ‘구(求)’는 찾아서 구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청혼한다는 뜻이다.
女聞而鬱抑
여문이울억
딸은 듣고 억울해 하였으며
주5. ‘울억(鬱抑)’은 억울과 같다.
宙亦深恚恨 托以當調 請赴京
주역심에한 탁이당조 청부경
왕주 또한 몹시 성내고 한탄하며 부탁하여 바꾸려고 하다가 서울로 가기를 청했는데
止之不可 遂厚遣之
지지불가 수후견지
이를 그만 두게 하며 불가하다고 하였으나 마침내 후하게 대접하여 그를 보냈다.
宙陰恨悲慟 決別上船
주음한비통 결별상선
왕주는 숨은 한으로 비통해 하면서 작별을 하고 배에 올랐다.
日暮 至山郭數裏 夜方半
일모 지산곽수리 야방반
해가 저물 무렵 산봉우리 몇 곳을 지났는데 밤이 바야흐로 깊었다.
宙不寐
주불매
왕주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忽聞岸上有一人行聲甚速
홀문안상유일인행성심속
갑자기 강기슭에서 한 사람이 달려오는 소리가 몹시 급하게 들려왔다.
須臾至船 問之 乃倩娘 徒行跣足而至
수유지선 문지 내천낭 도행선족이지
잠시 후 배에 이르자 그에게 물으니 천낭이었는데 다만 버선발로 걸어 왔다.
宙驚喜若狂
주경희약광
왕주가 놀라고 기뻐서 미칠 것 같았다.
執手問其從來 泣曰
집수문기종래 읍왈
손을 잡고 그 어디로부터 왔는지 물어 보니 울면서 말하기를
주6. ‘종래(從來)’는 어디로부터 오다는 뜻이다.
君厚意如此 寢食
군후의여차 침식
“그대의 따뜻한 마음이 이와 같으니 잠자거나 먹거나
(寢 原作 浸, 食字 原闕 據明抄本改補)
(침 원작 침 식자 원궐 거명초본개보)
(寢은 원작에는 浸이고 食자는 원작에는 빠져 있다. 명의 초본에 근거하여 고치고 보완하였다)
相感
상감
서로 그리워하였습니다.
今將奪我此志
금장탈아차지
이제 장차 나의 이 뜻을 빼앗으려 하나
又知君深倩不易
우지군심천불역
또한 그대를 알기가 깊었으니 천은 바꿀 수가 없습니다.
思將殺身奉報
사장살신봉보
장차 몸을 희생하여 보답을 받들어 행하고자 생각하여
是以亡命來奔
시이망명래분
이 까닭으로 도망하여 달려 왔습니다.”
宙非意所望 欣躍特甚
주비의소망 흔약특심
왕주는 뜻하지는 않았으나 바라던 바였으므로 기뻐 날뛰기를 몹시 심하게 했다.
遂匿倩娘于船 連夜遁去
수닉천낭우선 연야둔거
드디어 천낭을 배에다 숨기고 여러 날 밤을 도망하여 가는데
倍道兼行 數月至蜀
배도겸행 수월지촉
이틀 길도 하루에 가서 몇 달 만에 촉 땅에 이르렀다.
凡五年 生兩子
범오년 생양자
무릇 5년에 두 아들을 낳았다.
與鎰絶信 其妻常思父母
여일절신 기처상사부모
장일과 소식이 끊어지니 그 아내는 늘 부모를 생각하였고
涕泣言曰
체읍언왈
흐느껴 울면서 말하기를
吾曩日不能相負 棄大義而來奔君
오낭일불능상부 기대의이래분군
“내가 전일에는 서로 저버리지 못하여 큰 의리를 버리고 그대에게 달려 왔습니다.
向今五年 恩慈間阻 覆載之下
향금오년 은자간조 복재지하
지금까지 5년에 부모와의 사이가 막혀 있으니 하늘 아래
胡顔獨存也?
호안독존야?
어찌 면목이 유독 있겠습니까?”
宙哀之曰 將歸無苦
주애지왈 장귀무고
왕주가 슬퍼하면서 말하기를 “장차 돌아가서 괴로움이 없게 합시다.”
遂俱歸衡州
수구귀형주
드디어 함께 형주로 돌아갔다.
旣至 宙獨身先至鎰家
기지 주독신선지일가
이미 이르러 왕주가 혼자서 먼저 장일의 집으로 갔다.
首謝其事 鎰曰
수사기사 일왈
먼저 그 일을 사과하니 장일이 말하기를
倩(曰倩 二字 原闕 據明抄本補)娘病在閨中數年
천(왈천 이자 원궐 거명초본보)낭병재규중수년
“천(曰倩 2자는 원작에 빠져 있는데 명의 초본에 근거하여 보완하였다)낭은 병으로 규방에 있는 지가 여러 해이다.
何其詭說也?
하기궤설야?
어찌 궤변을 말하는가?”
宙曰 見在舟中
주왈 견재주중
왕주가 말하기를 “배 안에 있으니 보십시오.”
鎰大驚 促使人驗之
일대경 촉사인험지
장일이 크게 놀라서 사람을 시켜 그것을 증험하도록 재촉하였다.
주7. ‘험(驗)’은 시험하여 확인한다는 뜻이다.
果見 倩娘在船中 顔色怡暢
과견 천낭재선중 안색이창
과연 천낭이 배 안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얼굴빛이 기쁘고 화락하였다.
訊使者曰
신사자왈
심부름꾼에게 물어 말하기를
大人安否?
대인안부?
“아버지께서는 안녕하시냐?”라고 하였다.
家人異之 疾走報鎰
가인이지 질주보일
집안사람들이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빨리 달려가서 장일에게 알렸다.
室中女聞 喜而起 飾妝更衣
실중여문 희이기 식장갱의
방안의 여자가 듣고는 기뻐하며 일어나 단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주8. ‘식(飾)’은 몸을 꾸미는 것이고 ‘장(妝)’은 화장을 하는 것이다.
笑而不語 出與相迎
소이불어 출여상영
웃기만 하고 말하지 않다가 나가서 서로 맞이하는데
翕然而合爲一體 其衣裳皆重
흡연이합위일체 기의상개중
다가서자 합쳐서 한 몸이 되었고 그 저고리와 치마가 다 겹쳐졌다.
其家以事不正 秘之
기가이사부정 비지
그 집안사람들이 바르지 못한 일로 생각하여 그것을 감추었다.
惟親戚間有潛知之者
유친척간유잠지지자
오직 친척간에 몰래 아는 자가 있었다.
後四十年間 夫妻皆喪
후사십년간 부처개상
그 뒤 40년에 남편과 아내가 다 죽었다.
二男竝孝廉擢第 至丞尉
이남병효렴탁제 지승위
두 아들은 효성과 청렴을 겸하였고 과거에 급제하여 현승과 현위에 이르렀다.
事出陳玄祐<離魂記> 雲
사출진현우<이혼기> 운
그 일은 진현우의 이혼기로 나왔다고 한다.
玄祐少常聞此說
현우소상문차설
현우는 어려서부터 이 이야기를 늘 들었는데
而多異同 或謂其虛
이다이동 혹위기허
같지 아니한 것이 많아서 혹은 잘못되게 말하기도 하였다.
주9. ‘이동(異同)’은 사실과 다르다는 뜻이다.
大曆末 遇萊蕪縣令張仲覵 因備述其本末
대력말 우내무현령장중간 인비술기본말
대력 말에 내무현령 장중간을 만나 인하여 그 본말을 모두 말하였다.
주10. ‘대력(大曆)’은 당나라의 연호로 A.D 766년에서 779년까지이다.
주11. ‘본말(本末)’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라는 뜻이다.
鎰則仲覵堂叔
일즉중간당숙
장일은 곧 장중간의 당숙이다.
주12. ‘당숙(堂叔)’은 곧 종숙(從叔)인데 아버지의 사촌형제를 말한다.
而說極備悉 故記之
이설극비실 고기지
그래서 그 이야기를 모두 자세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이를 기록하였다.
첫댓글 정말 수고 많으셨네요.
오늘은 하늘이 파랗게 보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ㅋㅋㅋ 오늘은 그냥 지나가고 ,,, 담에 시간내서 읽어야겠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