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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군 서석면와 평창군 봉평면 경계를 이루는 한강기맥 태기산 방면 1070m봉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이 봉복산~운무산~먼드리재~수리봉~935.1m봉에 이르면 두 갈래로 나뉜다. 남쪽으로는 발교산으로 가고, 계속 서진하는 능선은 불목재를 지나 공작산(887.4m)으로 이어진다.
공작산에서 서쪽으로 더 나아가는 능선은 약 4km 거리인 작은골 고개를 지나자마자 약수봉(藥水峰·558.6m)을 빚어 놓는다. 약수봉에서 주능선(일명 여우고개 능선)은 서쪽으로 약 6km 더 이어진 다음 홍천강과 덕치천 합수점인 검율리 당뿌리에서 여맥을 가라앉힌다.
약수봉은 북으로는 홍천강, 남으로는 덕치천 하류인 수타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이외에 서릉 북쪽에 홍천강 지류인 수태골과 무수골, 정상 북쪽에 작은골과 큰골, 그리고 정상 남서쪽에 수타계곡 지류인 샘골과 옥수암골 등 사방이 계곡으로 에워싸여 있다.
약수봉은 물과 인연이 깊은 산이다. 산 이름이 그렇듯 이 산에는 옛날부터 마시면 효험이 있다는 약수터가 곳곳에 있다. 이 약수터들은 나름대로 전설들도 간직하고 있다.
등산로는 수타사 주차장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대부분이다. 이 코스들은 주차장에서 수타계곡 다리 건너 샘골을 경유해 서릉으로 오르거나, 수타사 지나 용담에서 514m봉(삼형제 소나무가 있는 곳) 남서릉을 경유해 서릉으로, 또는 용담에서 더 들어간 정상 남서릉을 오르는 코스 등 수타사를 중심으로 부채살처럼 나 있다.
▲ 460m봉을 내려선 와동고개.
수타사를 기점으로 하는 약수봉 기존코스는 원점회귀 코스들로, 5~6km에 불과하다. 서릉 끝자락인 당뿌리 마을에서 여우고개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른 후 수타사에 이르는 코스가 있다. 이 코스는 수타사 기점 원점회귀 코스보다 길이가 두 배에 가깝다. 그동안 홍천의 극소수 등산인들만 다닌 은밀한 코스다.
태학교와 덕치교 사이 당뿌리 마을서 시작
검율리 당뿌리 마을은 홍천강 서쪽 구 44번 국도변 홍천농고나 주봉초교 옆길로 들어간다. 약 500m 들어가면 홍천강을 건너는 태학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덕치천을 건너는 덕치교 앞이다. 태학교와 덕치교 사이에 있는 박달재식당(3층 건물) 왼쪽 농로를 따라 약 700m 가면 신 44번 국도 위를 건너는 검율육교에 닿는다.
▲ 정상 직전 전망바위에서 내려다본 수타사 계곡. 계곡 다리 왼쪽에 수타사가 있다.(왼쪽) - 검율리 당뿌리 마지막 농가를 지난 고추밭 등산로 입구에서 뒤돌아 본 홍천읍. 가운데 기와지붕을 한 건물이 태학교 옆 박달재식당이다.
육교를 건너 좁은 콘크리트 포장길인 당뿌리 마을 농로로 약 300m 가면 마지막 농가에 닿는다. 정면으로 마주보이는 산이 여우고개 능선이다. 포장길은 마지막 농가 앞에서 끝나고, 비포장 농로로 들어서면 곧이어 사육용 개집 2개를 지나 작은 고추밭에 닿는다.
▲ 392m봉 일원 노송군락지대. 능선길에 갈비가 수북하다.
20분 오르면 사거리 안부에 닿는다. 왼쪽은 와동리 대광사, 오른쪽은 남쪽 덕치천으로 이어진다. 10분 더 오르면 삼각점(홍천 410)이 있는 363.1m봉으로, 뒤로 홍천읍이 조망된다. 소나무들이 점점 많아지는 숲 사이로 12분 가량 올라가면 아름드리 노송군락으로 뒤덮인 무명봉에 닿는다. 북서쪽 아래로는 홍천강 건너 구 44번 국도가 조망되고, 더 멀리로는 대룡산과 가지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무명봉을 뒤로하고 7~8분 오르면 20여 평 헬기장에 닿는다. 헬기장에서 5분 더 오르면 정면으로 공작산과 약수봉이 마주보이는 봉우리를 밟는다. 이 봉우리를 지나 10분 더 오르면 392m봉이다. 392m봉에서 서릉은 오른쪽으로 휘고 8~9분 거리의 안부를 지나 3~4분 오르면 송전탑에 닿는다.
송전탑을 지나 급경사로 5~6분 오르면 바위지대 아래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길은 와동리 수태골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 급경사 길로 10분 가량 오르면 6.25 때 교통호 흔적이 남아 있는 무명봉을 밟는다. 무명봉에서 왼쪽 아래로 흐릿한 길로 들어가 7분 가량 내려서면 샘골 방면 길과 만나는 안부 삼거리에 닿는다.
안부에서 5분 오르면 460m봉이고, 7~8분 내려가면 와동고개에 닿는다. 옛날 수타사에서 이 고개로 올라 수태골을 경유해 와동리로 내려간 다음, 홍천강변 길을 따라 홍천읍으로 다녔던 통로였다.
▲ 작년에 새로 세운 정상비석과 안내푯말.
동굴약수 갈림길에서 계속 오르막으로 8분 오르면 용담 방면 길이 갈리는 삼거리에 닿고, 7~8분 더 가면 삼형제 소나무가 나온다. 이어 2분 거리에서 안부를 지나 10분 더 오르면 수타계곡이 조망되는 전망바위가 나온다. 수타계곡 상류 신봉리 분지 위로 오음산이 마주 보인다.
이어 2~3분 더 오르면 약수봉 정상이다. 정상에는 삼각점(홍천 423) 옆에 홍천군에서 세운 정상비석과 푯말(↓수타사 용담 2.3km, 소 1.5km→)이 있다. 정상은 동쪽으로만 작은골고개 건너로 수리봉이 보일 뿐 사방이 숲으로 가려 있다.
하산은 남서릉 길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남서릉으로 40분 내려서면 소에 닿는다. 소 아래 수백m로 길게 이어지는 너럭바위는 다리쉼하기에 그만이다. 너럭바위에서 수타사 주차장까지는 잰걸음으로 40분이 걸린다.
검율리 당뿌리 마을을 출발하여 서릉~와동고개~동굴약수 갈림길~삼형제 소나무를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남서릉~소~용담~수타사 주차장으로 나오는 거리는 약 10km로, 5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약수산은 이름이 그렇듯 약물이 나오는 산이라는 뜻이다. 약수산 동굴약수는 수타사 바로 옆 용담에서 북쪽 지계곡인 옥수암골(玉水岩谷) 상단부에 움푹 패인 바위협곡 속에 자리하고 있다. 옥수암골을 가운데로 하는 양쪽 산세는 여자가 두 다리를 벌리고 있는 형상이라 한다.
▲ 구멍이 위와 아래 두 개로 뚫린 동굴약수.
수백 년 전부터 이 약수를 장복하면 병을 고친다는 소문이 퍼져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왔다 한다. 어떤 사람은 약수터에서 며칠씩 묵어가며 약수를 마시고 병을 고쳤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약수를 자주 마신 주민들 중에 남녀 구분 없이 바람을 피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300여 년 전 주민들이 합의하여 약수 구멍을 개가죽으로 봉하고 개의 피를 뿌린 다음 흙으로 묻어버린 적이 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동굴약수로 가는 들목인 옥수암골 입구에는 암타사라는 암자가 있었다. 암자터는 지금도 남아 있다. 주민들은 이 암타사를 암컷에 비유했고, 건너편 수타사를 두고는 우스갯소리로 ‘숫타사’로 부르기도 했었다 한다. 약수봉 서릉인 여우고개 능선이라는 지명도 이 약수를 마시고 바람난 여자가 여우로 변해 남정네들을 유혹했다는 전설로 남아 있다.
지금도 옥수암골에서 동굴약수로 가는 길은 폐쇄되어 있어서 와동고개나 삼형제소나무가 있는 봉우리로 힘겹게 올라가서 동굴약수 입구를 찾아 다시 깊고 험한 계곡으로 조금 내려가야 한다. 접근로가 이렇게 힘들어진 이유는 지금도 이 물을 마시면 바람이 난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옛날 수타사 주지 스님이 일반인들의 약수산 산행을 금지시킨 그 깊은 뜻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첫댓글 얼른 얼른 꼬리 잡아 주셈.......
금욜까지 연락 할께요.
꼬리잡으면~~삼겹살 가지고 올건가 궁금~~~먼저내려와서 돼지랑~~소주한잔에 목욕까지~~혹시 그러면~~좋치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