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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23
줄거리 :
중전은 훈육장 마당에 모인 각 처의 상궁,
나인들에게 재 경합을 알리고 이번 경합의 과제는 밥짓기로 결정한다.
최상궁과 한상궁 단 두 사람만 훈육장 마당에 남아 경합 과제를 수행한다.
중전은 공정한 평가를 위해 각 처의 상궁, 나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투표로 경합의 승자를 결정하기로 한다.
민정호는 최판술과 오겸호 대감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사헌부로 보직을 옮긴다.
민정호는 그간의 출납부를 검토하고 최판술 상단이 물건을 대는 소주방부터 조사를 시작하는데...
씬1 대비전
대비와 중전이 앉아있다.
중전 : 마마.. 그래도.. 마마께서 내리신 결정입니다. 번복하시는 것은..
지밀 : (E) 대비마마.. 한상궁이 들었습니다.
대비 : 그래.. 들라하라.
한상궁, 들어오고.. 와서 앉는다.
대비 : 안그래도 네 일을 얘기하고 있었다.
한상궁 : 마마! 재경합을 하겠습니다!
중전 : 재경합?
한상궁 : 예.. 마마.. 상궁들이 제가 직접 경합을 치루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이 있다하니..
재경합을 하겠습니다.
대비 : 허나.. 실은..
한상궁 : 대신! 마마!
대비 : ......
한상궁 : 재경합에서 제가 이겼을 경우에 저에게 전권을 주십시오!
대비 : 전권을?
한상궁 : 예.. 마마.. 제가 소주방 상궁들을 모두 강등시키고 나인들만 데리고 일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평정을 시키겠습니다. 전권을 주십시오!
씬2 대비전 밖
듣고 있는 장금..
장금의 눈에 기쁨의 눈물이 흐르는 데서 엔딩.
씬3 대비전
중전과 대비 그리고 한상궁이 앉아있다.
대비 : ......
중전 : ......
한상궁 : ......
대비 : 전권을 달라?
한상궁 : 예.. 마마..
대비 : ......
중전 : ..마마.. 그리 하시지요.
대비 : ......
중전 : 마마께서도 아시다시피.. 상궁들이 한상궁을 따르지 않는 것은 경합을 직접 했느냐 아니냐보다는
한상궁의 신분 때문입니다.
대비 : ......
중전 : 하여.. 재경합에서 이긴다하더라도..
한상궁에게 그만한 권한이 없다면 또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입니다.
대비 : ......
중전 : 어떤 사람이든 자리에 앉히면 그만한 힘을 주어야 체계가 잡힙니다.
대비 : (생각끝에) 그래.. 알았다. 그리하거라!
한상궁 : 마마.. 성은이 망극 하옵니다!
하고는 한상궁은 나가고..
씬4 대비전 밖
나오는 한상궁.
기다리고 있다가 보는 장금.. 서로를 바라본다.
씬5 대비전
대비와 중전..
대비 : 중전..
중전 : 예.. 마마..
대비 : 이번 일은 중전이 알아서 하시오.
중전 : 예? 어찌 저에게?
대비 : 중전이 그러지 않았소? 사람을 자리에 앉혔으면.. 그만한 힘은 주어야한다고.
중전 : (알아듣고는 놀라) 마마! 저는 그런 불경의 뜻으로 드린 말씀이 아니오라..
대비 : 나도 그런 뜻으로 알아듣지 않았소. 다만.. 중전이 들어온지도 얼마 되지 않아..
그동안 내명부의 일을 내가 주로 처결해왔으나.. 이는 법도에 맞지 않는 일이오.
중전 : ......
대비 : 그러고 생각해보니.. 많은 후궁들과 노회한 상궁들 속에서
중전이 홀로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드는구려.
중전 : .......
대비 : 또.. 태평관의 일때도 그렇고.. 이번의 일을 생각하는 품새도 그렇고 능히 맡겨도 될듯하오.
중전 : ..마마..
대비 : 당연히 중전이 해야할 일을 하라 하는 것이고.. 한치의 서운함이 있는 것이 아니니..
걱정말고 하시오.
중전 : ..그래도 마마께서 뒤에서 지켜봐주시옵소서. 아직은 미흡하옵니다.
대비 : 알았소..
씬6 최상궁처소
최상궁과 몇몇 상궁들이 있는 가운데 홍이가 와서는..
홍 : 마마님.. 중전마마께서 훈육장마당에 모두 모이라 하십니다!
최상궁 : 중전마마께서?
동궁전 : 드디어.. 우리의 뜻을 받아주시나봅니다.
최상궁 : ......
씬7 궁일각
최상궁은 물론.. 각처 소주방의 상궁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모두 기대에 찬 표정이고..
씬8 훈육장 마당
각처 소주방의 상궁들과 나인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들어서고.. 최상궁이 들어서면..
한상궁이 한쪽에 서있다. 담담하고..
장금 역시 서있으나.. 담담하고..
보는 최상궁.. 의아하지만 기대에 차있고.. 금영 역시 그러하고..
상궁들과 나인들.. 웅성거리는데..
이때.. 중전과 대비 들어선다.
모두 머리를 조아리고는 그들을 맞이한다. (제조상궁과 수발상궁은 없다)
중전 : 모두 듣거라!
모두 : ......
중전 : 연유가 어떠하든간에.. 이미 대비마마께서 결정하신 일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불경이다!
모두 : ..(의외의 말에 놀라고)..
최상궁 : .......
중전 : 하여.. 이번 너희들을 모두 엄벌로 다스리는 것이 마땅하다!
모두 : ......
중전 : 허나.. 한가지가 걸렸다.
모두 : ......
중전 : 한상궁이 직접 경합을 치르지않은 것이다.
모두 : .......
최상궁 : .......
중전 : 하여.. 지금 이곳에서 한상궁과 최상궁만의 경합을 다시 치르려한다!
모두 : (술렁)
최상궁 : ......
한상궁 : ......
중전 : 최상궁과 한상궁은 앞으로 나오너라.
최상궁 한상궁 앞으로 나서면..
중전 : 재경합에 응할 것이냐?
한상궁 : 예.
최상궁 : ..(어쩔수 없이) 예.
중전 : (모두에게) 또한 소주방 상궁들은 모두 이번 경합의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 할 것이냐?
동궁전 : ..(어쩔 수없이) 예.. 마마..
대비전 : 예..
병과방 : 예..
등등.. 모든 상궁들의 ‘예’ 소리가 이어지고..
중전 : (예 소리가 끝나면 지밀상궁에게) 들이거라!
하면.. 별감들이 큰 가마솥과 장작 및 화로등을 가지고 나와 한상궁과 최상궁의 앞에 놓는다.
한상궁 : ......?
최상궁 : ......?
중전 : (OL) 과제는 밥짓기다. 이는 조선 음식의 기본으로 같은 밥이라도 밥짓기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한상궁 : ......
최상궁 : ......
중전 : 이것으로 결정할 것이다! 허니.. 이곳엔 경합자들만 남아 밥을 짓도록 하고..
나머지는 한명도 남지말고 나를 따르거라!
하고는 중전은 가고..
상궁들은 멈칫거리며 최상궁을 한번씩 보며 가고..
금영도 최상궁을 한번 보고..
장금은 한상궁을 한번 보고는 간다.
덩그러니 두 개의 가마솥에 둘만 남은 한상궁과 최상궁.. 서로를 한번 본다.
그리고는 별감들이 가져온 쌀을 찾아.. 일을 하기 시작한다.
씬9 궁일각
가는 민상궁.. 창이.. 영로.. 연생.. 장금과 금영..
창이 : 누가 이길까요?
민상궁 : 글세.. 밥이야.. 두분 다 삼십년을 넘게 지어오신 분들인데.. 차이가 날까?
쌀도 같고 솥도 같고 다 같은데..
창이 : 그냥.. 중전마마께서 찍어두신 분으로 정하려고 하신게 아닐까요?
민상궁 : 누구?
창이 : 최상궁마마님인가?
영로 : ......
금영 : .....
창이 : 한상궁마마님인가?
연생 : ......
장금 : ......
하는데.. 금영은 급히 어디론가 간다.
씬10 수랏간
급히 들어오는 금영..
수랏간에서 쌀가루를 찾아 챙기더니.. 급히..
금영 : 홍아.. 홍아..
홍 : (달려오며) 예.
금영 : 이것은 급히 최상궁마마님이 밥짓는 곳에 가져다 드리거라
홍 : 그냥 가져다 드리면 됩니까?
금영 : 그래.. 가져다 드리면 안다. 내가 일전에 밥을 하다가 알아낸 것으로 말씀을 올린 적이 있다.
홍 : ..예.. 항아님.
하고는 홍이는 가고.. 금영은 초조한 마음으로 보는데..
씬11 훈육장 마당
아무도 없는 텅빈 공간에서 쌀을 씻고 있는 한상궁과 최상궁..
이때.. 홍이가 최상궁쪽에 온다.
홍 : 마마님.. 이걸 최나인께서 가져다드리라 하셨습니다.
최상궁 : (쌀가루를 보고는) 그래.. 알았다. 너는 무거운 솥을 하나 더 가져오너라
홍 : ..예.
하고는 가고..
최상궁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한상궁은 묵묵히 일을 하고..
씬12 식선각
중전과 대비가 가운데 앉아있고..
소주방의 각처 상궁들이 16명정도가 죽 늘어 앉아있다. 뒤쪽엔 나인들이 서있고..
이때.. 나인 하나가 와서는 중전의 지밀상궁에게 귓속말로 얘기하면
지밀상 : 마마! 준비가 다 되었답니다. 올리라 할까요?
모두 : (긴장)
중전 : 그래.. 그러거라! 허나, 이번 음식은 내가 결정하지 않을 것이다!
모두 : (놀라고)
중전 : 여기 있는 모든 상궁들이 결정할 것이니.. 별감에게 일러 모두에게 한그릇씩 주라 하거라!
지밀상 : 예.
장금 : ......
금영 : ......
씬13 마당
역시 그 얘기를 듣고는 놀라는 한상궁과 최상궁.
씬14 식선각
이미.. 모든 상궁들의 앞에 두그릇의 밥이 올라와있다.
하나는 놋그릇의 밥.. 하나는 자기그릇의 밥.. 또 앞에는 지필묵이 놓여있다.
중전 : 모두 먹어보고.. 더 맛이 있는 것을 앞에 놓여있는 종이에 써내거라!
각처의 상궁들.. 어느 것이 최상궁 것일까.. 고민을 하며 금영을 보는데..
금영도 알 수가 없고.. 그렇게 서로서로 눈치를 보며 먹어본다.
그리고는 모두들 붓을 쥐고는 적으면.. 나인들이 거두어 중전의 지밀상궁에게 건넨다.
중전 : (지밀에게) 최상궁과 한상궁을 들라하라!
상궁들.. 모두 긴장한 채 앉아있고..
장금과 금영.. 각각 긴장한 모습이고..
민상궁.. 영로 금영.. 창이.. 연생 모두 궁금한 표정인데..
이때.. 들어오는 한상궁과 최상궁..
아직 어찌된 상황인지 모르고..
중전 : 상궁들은 자신들이 먹어본 밥의 맛을 평하여 보거라
동궁전 : 실은.. 놋그릇의 밥이나.. 자기그릇의 밥 모두 참으로 맛이 있었습니다.
특히.. 자기 그릇의 밥은 참으로 차지고.. 부드러운 것이.. 그동안 맛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최상궁 : ......
한상궁 : ......
대비전 :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병과방 : 저도 같이 느꼈습니다. 마마..
중전 : 그래? 뭔가 다른 방법을 썼는가 보구나. (한상궁과 최상궁에게) 사기그릇의 밥은 누가 한 것이냐?
한상궁 : ......
최상궁 : (기분이 좋아) 접니다 마마..
금영은 기분이 좋고..
중전 : 뭔가 다른 방법을 썼느냐?
최상궁 : 예.. 마마.. 실은.. 여러 가지 밥을 해보다가.. 가마솥위에 무거운 것을 눌러 압을 가하고..
옆은 쌀반죽으로 봉해.. 김이 새나가는 것을 막으면
밥맛이 훨씬.. 차지고.. 부드러워지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하여 그 방법을 썼습니다.
(압력밥솥의 원리를 적용해봤는데.. 쌀가루 반죽이 떨어지지는 않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한상궁 : ......
장금 : ......
금영 : ......
중전 : 그래?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나.. 쌀이 오래되면 차진 맛이 없어지고.. 뻣뻣해지는데..
아주 좋은 방법을 알아냈구나..
금영 : ......
중전 : 더구나.. 상궁들이 모두들 칭찬을 하는 것을 보니.. 결과는 나온 것이겠구나..
(하며 지밀에게) 지밀상궁은 발표를 하거라!
한상궁, 최상궁, 금영, 장금은 물론.. 모든 상궁들의 표정이 지나가고..
지밀 : (머뭇대는데)
중전 : 어서 말을 하라는데두?
지밀 : 사기그릇을 적어낸 자가 여섯!
금영 : ......
지밀 : 놋그릇을 적어낸 자가 열입니다.
최상궁 : (경악과 분노)
중전 : 허면.. 한상궁이 이겼구나!
한상궁 : (기쁨과 놀라움)
최상궁 : (좌절과 절망)
모든 상궁들도 좌절과 절망..
대비 :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이상하구나.. 모두들.. 사기그릇의 밥이 새롭고 맛있다 하였는데..
어찌들 적어낸 것은 놋그릇이 많았는고?
동궁전 : 최상궁마마님의 밥은 흠잡을 곳이 없었느나.. 실은 제가 약간 된밥을 좋아하는 터라..
병과방 : 저도..
생과방 : ..저도..
대비 : (다른 상궁에게) 다들 그럼 된밥이라 더 좋아했단 말이냐?
대비전 : 실은 저는 조금 진듯한 밥이라.. 놋그릇을..
중전 : 그건 이상하지 않느냐? 같은 놋그릇의 밥인데.. 어찌 진것도 나오고 된것도 나오느냐?
한상궁 : 밥을 할 때 솥의 한쪽에 그릇을 놓게 되면 그릇을 놓은 쪽은 쌀이 물위로 올라와 된밥이 되옵고
가운데는 보통의 밥 그리고 다른 한쪽은 진밥이 되옵니다.
전하께서는 약간 된밥을 좋아하시고.. 중전마마께서는 진밥을 좋아하시기에..
생각을 해낸 것입니다.
중전 : 오오.. 하여.. 늘 이틀에 한번씩 내가 좋아하는 밥이 올라온 것이구나.
한상궁 : ......
중전 : 허나.. 나와 전하는 그렇다치고 한상궁은 각 처소의 상궁들이
진밥을 좋아하는지 된밥을 좋아하는지까지 알고 있단 말이냐?
한상궁 : 예.. 모두 생각시시절부터 죽 보아온 상궁들이기에..
모두 : ......
최상궁 : .....
금영 : ......
장금 : ..(역시)..
중전 :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놀랍다. 사람들의 기호를 파악하고 있다가..
음식을 줄 때 그것까지 고려를 하다니.. 정말.. 너의 세심함에 놀랄 뿐이다.
대비 : 그래.. 정말 대단하구나! 조선 수랏간의 최고상궁으로서 손색이 없어!
한상궁 : ......
장금 : ......
금영 : ......
최상궁 : ......
모두 : (수긍할 수 밖에 없고)......
그 외 민상궁, 창이, 연생, 영로의 표정이 각각 잡히는데..
이때.. 늦게 들었는지.. 급히 오고 있는 제조상궁과 수발상궁의 모습이 보이는 가운데..
중전 : 허면.. 이제 최고상궁은 결정되었다!
그리고 나는 최고상궁이 된 한상궁에게 너희에 대한 모든 전권을 이임할 것이다!
모두 : (놀라고)
최상궁 : (놀라고)
제조상 : (오던 제조상궁도 듣고는 놀라고)
중전 : 당분간.. 한상궁의 말은 나의 말과 같다. 곧.. 한상궁의 어떤 결정에도 너희들은 복종해야한다!
알겠느냐?
모두 : ..(머뭇거리며 대비를 보면)..
대비 : 중전께서 하문하시지 않느냐!
중전 : 알겠느냐?
모두 : ..예!
한상궁의 표정. 장금의 표정.
최상궁의 표정. 금영의 표정.
중전 : (제조상궁을 보고는) 당분간은 제조상궁도 수랏간일에는 관여치 말거라!
제조상 : ..예.
모든 상황이 끝난 뒤의 각각의 표정들..
씬15 궁일각
허탈한 표정의 제조상궁과 수발상궁이 가는데.. 오겸호를 만난다.
제조상 : ..대감.. 결국 수랏간은 한상궁이..
오겸호 : 뭐요?
제조상 : 더구나.. 수랏간의 일에는 당분간 저도 관여치 말라는 하교까지 있으셨습니다.
오겸호 : 뭐라구요? 이런 낭패가 있나.. 우리 일에 수랏간이 얼마나.. 중요한데..
제조상 : (한숨을 쉬고)......
씬16 사옹원 집무실
오겸호와 박부겸, 최판술이 있는데..
최판술 : 아니 어떻게 그렇게까지..
오겸호 : 그 한상궁이란 자가 중전마마와 독대를 한 모양이다.
최판술 : ......
오겸호 : (불편한 표정을 지으면)
최판술 : 면목이 없습니다.. 면목이 없습니다!
박부겸 : 아무리 그렇다해도.. 수랏간 상궁이 음식이나 하겠지.. 다른 무슨 일이야 하겠습니까?
저희들 일에는 별탈이 없을 겁니다.
오겸호 : ..우리 일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되면 최상궁은 장고로 가야한다면서..
그럼 수랏간에는 우리 쪽의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는 것 아닌가?
최판술 : 그건 어떻게 해보겠습니다. 최상궁을 통해 반드시 어떻게 해놓겠습니다.
박부겸 : 예.. 대감.. 너무 심려마십시오.
오겸호 : ......
최상궁 : (E) 어떻게 이런일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씬17 주자헌 밖
영로, 연생, 창이, 민상궁, 장금이 밖에서 어찌할 줄을 모르며 서있다.
씬18 주자헌 안
최상궁이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금영을 바라보며 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최상궁 : 이럴 수는 없다! 이럴 수는 없어!
금영 : ......
최상궁 : 지금의 수랏간이 우리 집안의 마마님들이 아니었다면 있기나 했단 말이냐!
조선 수랏간의 역사는 우리 집안의 역사와 같이 하였어!
어찌.. 법도에도 없는 방식을 들고 나와 나에게 이런 수모를 안긴단 말이냐!
어찌.. 근본도 알 수 없는 천것에게 우리 집안의 역사와 조선수랏간의 법통이 담긴
이 주자헌을 내준단 말이야!
금영 : 마마님.. 고정하십시오.. 듣습니다.
최상궁 : 들으라지.. 들으라고 해! 나는 그리 못한다! 내 대에서 맥이 끊기게 할 수는 없다!
그렇게는 못해! (서서히 주저앉으며) 그리는 못해! (점점 소리는 잦아들고 흐느껴지며)
못한다.. 못해.. 못한다..
하고는 우는 최상궁.. 어깨를 안아주는 금영..
씬19 중궁전
중전 있고.. 한상궁 있다.
중전 : 비록 내 전권을 준다 하였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당분간이다.
한상궁 : ......
중전 : 내명부에는 엄연히 법도가 있고.. 너에게 전권을 주는 것은 법도를 흩트리는 것일뿐더러..
또.. 주어진 기간안에도 네 사람을 만들지 못한다면 나 또한 너를 잘못 앉혔다 생각할 것이다!
한상궁 : ......
중전 : 빠른 시간안에 네 자리를 찾아야한다.
한상궁 : ..예.. 마마.. 명심하겠습니다.
씬20 훈육장 마당
모든 나인들과 상궁들이 죽 늘어서 있고.. 가운데는 단이 만들어진 가운데..
최상궁과 금영의 모습은 물론.. 장금과 연생 등등 수랏간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그위로
제조상 : (E) 수랏간 상궁 한가 백영을 전 소주방의 최고상궁으로 명하노라!
눈물이 맺히는 장금의 모습..
장금의 시선을 따라 보면 가운데 있는 단에서 민상궁이 한상궁의 원래 가채를 벅시어 서면..
제조상궁이 빨간 가채(정상궁이 쓰고 있던 모양)를 한상궁의 머리에 올려준다.
한상궁, 머리에 빨간 가채를 쓴 채 소주방의 나인들쪽으로 서면..
나인과 상궁들.. 모두.. 한상궁에게 절을 하고.. 보는 한상궁.
절을 하는 최상궁의 참담한 모습에서..
씬21 산정상(정상궁을 뿌렸던 곳)
한상궁이 절을 올리고 있다. 옆에서 보고있는 장금.
한상궁이 두 번의 절을 올린 채 일어나지 못하고는 어깨를 흐느끼며 울고 있다. 그위로..
(21부 60씬중)
정상궁 : 늘 사람이 바글거렸지만 궁(宮)은 외로웠다.
모두들 아마도 그 외로움에 지쳐 그렇게들 시기와 질투가 있었을 게야.
외로움에 지쳐 승은이라도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아등바등 했을 테고..
외로움에 지쳐 부(富)라도 얻어야 겠으니 남에게 빌 붙었을테고
외로움에 지쳐 권력이라도 얻어야 겠으니.. 권모술수라도 써야했겠지..
한상궁 : ......
정상궁 : 어여삐 여기거라. 불쌍히 여겨..
한상궁 : ......
정상궁 : 네가 네 원칙을 지키고싶은 것만큼 사람들을 어여삐 여겨.
그러지 않으면 네 단호함이 사람들에게는 무섭고 낮설 게만 느껴질게다.
한상궁 : ......
정상궁 : 쉽지않지! 단호하게 하는 것과 융통성 있게 하는 것!
한상궁 : ......
정상궁 : 하지만 너는 할 수 있다. 조금만 여유를 가져!
한상궁 : ......
정상궁 : 그게 내가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마지막 말이다.
회상에서 돌아오면.. 한상궁.. 이제는 일어서서는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한상궁 : (마음의 소리) 마마님.. 하겠습니다. 반드시 해내보겠습니다!
정상궁 : (E) 그럼 안하려고 했느냐?
한상궁 : ......
장금 : (그런 한상궁을 보고)
씬22 산일각
내려오는 한상궁과 장금..
장금 : 최고상궁이 되신 마마님의 모습을 보시고 가면 더 좋으셨을텐데요..
한상궁 : 보셨겠지. 마마님께서 어떤분인데.. 그 재미난 구경을 아니 보셨겠느냐?
장금 : (웃고)
씬23 다른 산일각
아직도 내려오는 장금과 한상궁..
장금 : 마마님..
한상궁 : 왜?
장금 : 잠시 들러보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한상궁 : ..어딜?
하면.. 장금이 동굴쪽으로 들어간다.
한상궁.. 따라가는데..
씬24 박나인의 돌무덤
장금이 돌무덤 앞에서 절을 올린다.
한상궁.. 따라와 뒤에서 보는데..
장금 : ......
한상궁 : ..늘 말하던 어머니신가 보구나.
장금 : ..예.
한상궁, 조용히 절을 한다.
절을 하는 한상궁의 뒤에서..
장금 : (마음의 소리) 어머니.. 제가 어머니처럼 모시는 한상궁마마님이십니다. 고우시지요?
한상궁 : (절을 끝내고는 잠시 보며) ..너를 보면 고우셨을 거 같다.
장금 : (마음의 소리) 어머니께서는 꼭 제가 최고상궁이 되면 어머니의 서찰을 보라 하셨지만..
한상궁마마님께만은 보여드리고싶습니다. 안될까요?
한상궁 : 너를 내게 주시려고 그리 일찍 가셨나보다..
장금 : ......
한상궁 : ......
씬25 저자거리
장금이와 한상궁이 장을 보고 있다.. 정말 오랜만의 즐거운 시간..
장금이가 책방에 들어가 이책도 보고 저책도 보면.. 늦었다며 끌고 나가는 한상궁.
끌려나가 보면.. 한상궁이 도자전(잠이나 노리개, 댕기, 염낭을 파는 곳)으로 끌고 가서는
예쁜 염낭을 사준다.
좋아하는 장금.
그리고는 둘이 각종 야채등을 파는 곳에 가서 물건들도 사고.. 동충하초도 산다.
씬26 수랏간
한상궁이 팔과탕을 하고 있다.
장금은 근처에서 돕고있고.. 민상궁과 창이, 영로 연생.. 한켠에서 한상궁이 일하는 것을 보며..
창이 : 한상궁마마님께서 전하께 처음 올리는 음식이 뭐래요?
민상궁 : 팔과탕.. 세 번째 경합때 못올린 걸 올리시려나봐.
창이 : (고개를 끄덕이고는) 전하께 처음 올리는 음식이라 떨리시겠다
민상궁 : 맨날 올리던 음식인데 뭐.
창이 : 그래두요..
연생 : (영로에게) 너.. 생선 손질 다 해놨어?
영로 : ..응.
연생 : 어디 봐?
하고는 연생이 영로거를 확인해보면..
영로.. 미치려고 하고..
민상궁과 창이.. 그런 둘을 보며 낄낄거리고
다시 한상궁과 장금쪽..
한상궁의 등뒤로 장금이 일하고 있는데..
장금 : (지나가는 말로) 마마님.. 동충하초를 보면 슬프지 않습니까?
겨울엔 곤충이고.. 여름엔 버섯이고..
하고는 무심히 자신의 일을 하는데..
한상궁 : (명이가 했던 말이 떠올라 장금을 본다)
장금 : (자기일만 계속하고)
한상궁 : ......
별감 : 수랏상을 올리시랍니다
한상궁 : ..알았네.
하면.. 한상궁과 나인들.. 음식을 들고 나가고.. 아무도 없는 수랏간..
장금이 저고리소매속에서 엄마의 서첩을 꺼내 읽는다.
장금 : 동충하초는 참 슬프다....(건너뛰고 읽는듯) 꼭 닮았다..
하고는 혼자 생각하다가.. 어딘가로 간다.
씬27 대전
임금의 수랏상이 올라 있고.. 지밀상궁 기미하고..
앞에는 한상궁과 제조상궁, 장번내시가 서있다.
임금이 한상궁의 팔과탕을 먹어보고는
중종 : 최고상궁이 된지 꽤 되었는데.. 왜 이제야 대전을 들렀는고?
제조상 : ..(자기가 못들어오게 했다는 애기할까봐 긴장)..
한상궁 : ..송구하옵니다.. 마마....제가 인정에 끌려.. 정상궁마마를 모신 곳을 다녀오느라..
그리 되었습니다.
중종 : ..그래.. 정상궁은 잘 있더냐?
한상궁 : 예.. 전하..
중종 : 정상궁이 얘기를 워낙 재밌게 많이 들려주어.. 참으로 정이 들었는데..
너도 그리 해줄 수 있겠느냐?
한상궁 : 저도.. 상궁들과 나인들을 닦달을 해 보겠습니다.
중종 : ..그게 무슨 소리냐?
한상궁 : 정상궁께서.. 전하께 매일 들려드리는 이야기거리가 떨어지시자..
매일 밤마다 저희 처소를 들르시어.. 얼른 얘깃거리를 내놓으라.. 떼를 쓰셨습니다.
중종 : 그랬어?
한상궁 : 예..그 바람에.. 수랏간 나인과 상궁들이 이야깃 거리 찾아내느라 이 책 저책을 보게되어..
아는 것이 많아지고.. 스스로 공부가 되었나이다.
중종 : 그래.. 허면 정상궁이 너희들을 공부시키려 일부러 그랬나보구나.
한상궁 : 예.. 마마.. 비록 저는 정상궁마마님처럼 재밌게 얘기를 하는 재주는 없사오나..
나인들에게 떼를 쓸 재주는 있사오니.. 이야깃거리는 많이 가지고 오겠습니다!
중종 : (크게 웃으며) 하하하.. 재밌게 얘기하는 재주가 없다더니.. 정상궁보다 더 하질 않느냐?
한상궁 : ......
제조상 : (부아가 치밀고)
장번내 : ......
중종.. 탕을 먹으며
중종 : 맛이 좋구나.. 팔과탕이라고 하였느냐?
한상궁 : 예.. 전하.. 맛도 맛이려니와 요즘 전하께서 창증이 빈번히 일어나신다 하여.. 올린 것입니다.
중종 : 이것이 창증에 좋으냐?
한상궁 : 동충하초가 담을 삭히고.. 염증을 줄이는 효능이 있다합니다.
중종 : 그래.. 그럼 자주 먹어야겠다.. 탕재를 먹는데도.. 창이 입에까지 나는구나.
한상궁 : ..예.. 전하.
씬28 후원의 감식초장소
감식초가 있는 곳이 파헤쳐져있고.. 장금이 서찰 하나를 본다.
장금 : (E) 어머니의 일기를 보다가
어머니와 가장 친했던 동무와 함께 감식초를 묻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꼭 뵙고싶어 서찰을 묻습니다. 저는 수랏간의 서장금이라는 나인입니다.
다시 한번 읽어본 장금.. 서찰을 묻는다.
그리고는 가는데.. 민정호를 만난다.
민정호 : 예서.. 무엇을..
장금 : (당황하여) 아 예.. 꼭 찾을 분이 있어서요..
민정호 : 이 외진 곳에서요?
장금 : (씩 웃으며) ..예.
민정호 : ......
하고는 같이 걷는데..
장금 : ..한상궁마마님께서 드디어 최고상궁이 되셨습니다.
민정호 : 그때 되신 것이 아니었습니까?
장금 : 실은.. 최상궁마마님께서 반발하시어.. 사연이 좀 있었습니다.
아마도.. 대를 이어 하시다가 물러나시려니.. 받아들여지지를 않으셨나봅니다.
민정호 : ..예.. (하고는 최판술네가 걸리는데) 실은 제가 사헌부로 옮겼습니다.
장금 : 승차를 하신 겁니까?
민정호 : 아닙니다.. 제가 꼭 알아보고 싶은 것이 있어.. 말직이라도 좋으니.. 옮겨달라 했습니다.
장금 : ..예.
민정호 : 앞으로 도움 받을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장금 : 제게요?
민정호 : 예.. 당분간은 사옹원과 사도시등 수랏간과 관련이 깊은 곳을 자주 가게 될겁니다.
장금 : ..예에.. 저야.. 나으리께서 도움을 달라 하시면 언제라도 드려야지요.
그동안 제게 베푸신 은혜가 큽니다.
민정호 : ......
민정호.. 인사하고 가고..
씬29 사옹원집무실
박부겸 있는데.. 민정호가 들어온다.
박부겸 : 무슨 일인가?
민정호 : 저는 이번에 사헌부의 감찰직을 맡게된 민정홉니다.
박부겸 : 그런가? 헌데 무슨 일인가?
민정호 : 예.. 그동안 궁에 물건을 댄 출납부를 보려고 합니다. 어디 있는지요?
박부겸 : (주부에게) 어디있는가?
주부 : 별실에 따로 있습니다. 지난번 감찰나으리께서 이미 다 보신 것인데요..
민정호 : 그래도 새로 맡았으니.. 보고싶습니다.
주부 :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하고는 나가고)
박부겸 : 괜한 시간 낭비는.. (하고는 다 안다는듯) 대사헌영감은 안녕하신가?
민정호 : ..예..
씬30 사옹원밖
덕구가 덕구처와 술을대러 오고.. 연생이와 얘기를 하는데..
덕구처 : 그럼.. 정말.. 한상궁마마님께서 최고상궁마마님이 되신거야?
연생 : 예.. 그렇다니까요.
덕구처 : 운 틔었네.. 우린 이제 운 틔었어.
덕구 : 그게 다.. 말을 달려.. 거꾸로 간 배를 돌려 한상궁마마님을 구해서.. 벌어진 일이 아닌가..
민정호 : 저 모르게 말을 달리셨습니까?
덕구 : (민정호를 보고는) 언제 제가 그랬다고 했습니까? 나으리께서.. 그랬다는 것이지요.
민정호 : ......
하는데.. 사옹원 주부가 장부를 들고와서는
주부 : 감찰나으리.. 여깄습니다.
민정호 : (받고)
덕구 : 감찰 나으리라뇨?
민정호 : 예.. 사헌부로 옮겼습니다.
덕구 : 그럼 승차를?
민정호 : 아닙니다.
하고는 민정호 가는데..
덕구처 : 좌천이구만..
덕구 : 그럴 리가..
덕구처 : 승차 아니면 좌천이지 뭐.
씬31 궁일각
장부를 들고 가는 민정호..
내금위장과 만나는데..
민정호 : (인사하면)......
내금위 : 자네의 뜻이 확고해 보내는 줬으나.. 최판술이나.. 오겸호 대감이 그리 허술히 일을 했겠는가?
괜히 작은 것만 건드리면 자네만 위험해질뿐이고..
민정호 : 작든 크든 한쪽을 건드리면 다른 쪽을 더 불리기 위해 무리수를 쓰게 돼있습니다.
그렇게라도 시작을 해보겠습니다.
내금위 : 어쨌든 조심하게.
민정호 : ..예.
씬32 사헌부집무실
수하를 하나 두고는 민정호, 장부를 열심히 뒤지고 있다.
수하 : 출납부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하나의 허실도 없습니다.
민정호 : ......
수하 : 사옹원은 물론이고.. 사도시, 내섬시, 의영고 모두 같습니다.
민정호 : 최판술네가 사오는 가격을 알아보러 보낸 아이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느냐?
수하 : 간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오겠습니까?
민정호 : ......
하는데.. 사헌부 관원 하나가 들어오더니..
관원 : 뭐.. 찾아냈는가?
민정호 : 아닙니다.
관원 : 그러게.. 내가 다 감찰했다니까.. 괜한 짓은 하고 그러는가? 날 못믿는게야?
민정호 : 그것이 아니라.. 일을 빨리 배우려하는 것입니다.
관원 : ......(하고는 나가고)
수하 : 정말 괜한 짓을 하는게 아닐까요? 감히.. 궁에 대는 물건에서 이득을 보겠습니까?
민정호 : 궁에 대는 물건이 제일 이득이 많아. 그리고.. 궁에서 소용되는 물자는 양도 양이려니와
그 가격 또한 높은 것들일세.
수하 : ......
민정호 : 더구나 독점이라니... 사오는 가격과 궁에 파는 가격이 크게 다르던가..
아니면.. 궁에 물건을.. (하다가는 혹) 소주방?
수하 : 수랏간이라뇨?
민정호 : (혼잣말로) 5대째 내려왔지.. 최고상궁을..
수하 : 무슨 말씀이신지요?
민정호 : 우리가 조사한 대부분의 곳에서 제일 물건이 많이 나가는 부서가 어디냐?
수하 : 물론 소주방이지요.. 사옹원은 물론이요.. 내자시는 곡물을.. 사도시는 장.. 사재감은 소금이나..
연료.. 의영고는 기름.. 거의 모두가 최판술네가 대고 있는 값나가고..
대량으로 들어오는 것들은 모두 소주방에 대는 것들이지요.
민정호 : 거기서부터 시작을 해야겠다.
씬33 주자헌
한상궁이 직제표를 놓고는 고민을 하고 있다. 이때.. 민상궁이 은밀히 들어오더니..
민상궁 : 마마님..
한상궁 : 왜그러느냐?
민상궁 : 오늘.. 처소배치를 새로 하시려 모두 부르신거죠?
한상궁 : ......
민상궁 : ..그래서.. 드릴 말씀이..
한상궁 : .....
민상궁 : 지난번 마마님께 제일 반발했던 마마님이 동궁전 마마님입니다.
그 다음이 대비전.. 그리고 병과방 생과방은 확실한 최상궁마마님 사람들입니다.
(신나서 얘기하는데)
한상궁 : (민상궁을 보면)
민상궁 : ..아니.. 저는 알고는 계셔야..
한상궁 : ......
하는데.. 장금이 들어온다.
한상궁 : 왜 그러느냐?
장금 : 마마님.. 누가 잠시 뵙자고..
한상궁 : .....?
씬34 궁 일각
한상궁과 장금이 가면.. 민정호가 기다리고 있다.
한상궁 : (보면) 나으리셨습니까? 안그래도 지난번 일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지 못하여..
민정호 : 긴히 청을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한상궁 : .....?
장금이 알아서 빠져준다.
씬35 다른 일각
장금이 일각에서 망을 보듯 서있다가.. 저쪽을 보면..
민정호가 한상궁에게 뭔가를 얘기한다.
그러면 한상궁이 고개를 끄덕이는데..
씬36 일각
민정호가 한상궁을 보면..
한상궁 :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럼 그걸 알아볼 방책이 하나 있습니다.
민정호 : .....
씬37 수랏간
민상궁과 창이, 영로, 연생, 금영 있는데..
창이 : 오늘 그럼 확 뒤집어 지는거예요?
민상궁 : 글세.. 한상궁마마님께서 말씀을 안하시니.. 알수는 없다만..
내 생각엔 몽땅 다 갈아치시지 않을까?
영로 : (공포에 떨고)
금영 : ......
연생 : 맞어.. 나 같어도 그렇게 해. 중전마마께서 모든 일을 맘대로 하라고까지 하셨는데 뭐.
나 같으면.. 나한테 못된게 했던 사람들을 몽땅!
영로 : ......
연생 : 내치고!
영로 : (사색)
연생 : 아예.. 소주방에 발을 못붙이게..
영로 : (갑자기 구토가 나는지 우엑하며 뛰어가는데)
창이 : 왜그래? 아무렴.. 나인들까지 어떻게 하시겠어?
연생 : (영로 간쪽을 보고는 좀 걱정이 되는 얼굴이다)
금영 : (한켠에서 묵묵히 일을 하는)
씬38 궁일각
동궁전, 대비전, 병과방의 상궁들이 삼삼오오 모여 오는데..
다들 얼굴이 긴장되고 초조한 표정들이다.
씬39 수랏간 일각
한상궁이 수랏간으로 들어오는데.. 최상궁과 마주친다.
마주 보는 둘.
씬40 수랏간 집무실
최상궁과 한상궁이 침묵속에 앉아있다.
최상궁 : (어렵게 말을 꺼내는데) ..장고로 가겠네.
한상궁 : ..어제까지는 같은 신분이었으나.. 이제는 최고상궁일세. 예우를 해주게.
최상궁 : ......
한상궁 : ......
최상궁 : ..(온몸이 떨리는 걸 참으며) 장고로 가겠습니다.
한상궁 : ......
최상궁 : 허나.. 금영이는 남겨주시지요.
한상궁 : ......
최상궁 : 재주가 남다르고.. 아직 배울 것이 많은 아입니다.
한상궁 : ......
최상궁 : ......
씬41 식선각
소주방의 모든 상궁들과 나인들이 한자리에 서 있고.. 최상궁과 금영도 자리를 했다.
장금은 기분이 좋아 앉아있고..
이때.. 한상궁이 들어온다.
한상궁이 앉자.. 모두들.. 자리에 앉는다.
한상궁 : ..나는 전임 최고상궁마마님이었던 정상궁마마님의 뜻을 이어 갈것이오.
모두 : ......
한상궁 : 맛은 평등하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서로의 재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며
서로를 발전시키도록 해야한다는 뜻을 이을 것이며..
장금 : ......
한상궁 :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을 하는 곳에서는 어떠한 이유로도
다른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뜻도 이을 것이며..
최상궁 : ......
금영 : ......
한상궁 : 우리 모두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며 너나없이 한집안처럼 살아야한다는 뜻도 이을 것이오.
모두 : ......
한상궁 : 이것이 정상궁마마님의 뜻이자.. 내 뜻이오!
모두 : ......
한상궁 : 잘 할지 어떨지는 나도 알수 없고.. 나도 두렵소. 도와주시오.
모두 : ......
한상궁 : 내 변은 이것으로 가름하고.. 새로 맡을 소임을 말하겠소.
모두 : (긴장하는 빛이 가득한데)
한상궁 : 우선.. 그동안 수랏간에 있던 최상궁은 장고로 가시오.
최상궁 : ......
금영 : .....
한상궁 : 하여.. 장고상궁이었던 이상궁이 수랏간으로 오고..
또한 정상궁마마님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상궁의 숫자가 가장 많은 동궁전에서
지상궁이 수랏간으로 오시오!
지상궁 : (그리 나이가 많지 않은 상궁이다)
한상궁 : 그리고..
모두 : (긴장)
한상궁 : 나머지 모든 상궁들은 모두 유임이오!
모두, 술렁하는 분위기고.. 각각 어떻게 된거냐는 듯 서로를 쳐다보는데..
한상궁 : 물론 나인들도 모두 유임이다.
금영 : .......
모두 : ......
한상궁 : 다만..
모두 : (긴장)
한상궁 : 그동안 없었던 직책 하나를 만들까하오.
모두 : ......
한상궁 : 분명.. 태종대왕때부터 세종대왕을 거쳐 죽 내려져 오다가 점점 유명무실해지고..
결국 패주 연산군조에 아예 직책이 사라졌던 것인데.. 이번에 부활을 시키려는 것이오.
모두 : ......
한상궁 : 출납상궁이오.
최상궁 : ......
모두 : (그게 뭔가)
한상궁 : 이는 각처소의 소주방을 다니며 사옹원이나 사도시 내섬시에서 받은 물자의 양과
수랏간에서 쓰는 물자의 양을 비교하여 적기만 하면 되는 것이기에..
굳이 상궁을 배치할 필요까지는 없을 듯 하여..
모두 : ......
한상궁 : 그냥 나인 서장금에게 맡기려하오.
장금 : (놀라고.. 실망)
모두 : ......
한상궁 : 비록 나인이나.. 자신의 직책으로 각 처소에 가 귀찮게 굴더라도 도와주기 바라오. 알겠소?
모두 : 예..
장금의 표정.
씬42 궁일각
동궁전과 대비전, 생과방 병과방의 상궁들 나오면서.. 모여 얘기를 나눈다.
동궁전 : 어찌된 일일까?
대비전 : 글쎄말요.. 전권을 위임받았으니.. 휘두를 줄 알았는데..
생과방 : 어쨌든.. 우선은 다행입니다.
나는 나인으로 강등이라도 되는 줄 알고.. 어찌나 마음을 졸였는지..
동궁전 : 헌데.. 출납나인은 뭘하는 것이요?
대비전 : 글세요.. 연산군조는 어린 나인시절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그냥 우리를 옭죌려고 하는 걸겝니다.
동궁전 : 아무튼.. 조심들 하십시다. 그동안.. 빼돌리던 것들 있으면 자제하구요..
모두 : ..(걸리는 것들이 있고)..
씬43 수랏간
민상궁과 나인들도 얘기를 나누는데.. 영로는 얼굴이 확 살아났다.
연생 : 확 갈아치우시지.. 왜 다 그냥 주실까?
영로 : 갈아치우기는.. 그럼 각 소주방은 누가 지키라구!
연생 : 내가 지킨다 왜? 내가..
영로 : 흥.. 아무튼.. 꼴보기 싫은 장금이도 수랏간에서 나가고.. 나는 더 잘됐다.
민상궁 : 야..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창이 : 그럼 뭐가 문젠데요?
민상궁 : 드디어.. 내 밑으로 상궁이 들어와..
창이 : 예?
민상궁 : 동궁전 지상궁말야.. 걔가 나보다 어리거든.. 드디어 나도 수랏간에서 세 번째가 됐다 이거야.
창이 : 첫 번째도 아니고.. 그게 그렇게 좋으세요?
연생 : 근데.. 내가 알기로는 지상궁마마님이 음식을 굉장히 잘한다던데요..
민상궁 : 뭐야? 그럼 나는?
연생 : 아뇨.. 뭐.. 그렇다구요..
민상궁 : (씩씩대고)
씬44 주자헌
한상궁과 장금이 있는데..
한상궁 : 서운하냐?
장금 : 아닙니다. 마마님이 가시라는 곳은 어디든 갑니다. 하지만..
한상궁 : ......
장금 : 맨날 재료가 얼마나 들어왔나.. 또 얼마나 반납하나.. 그런거만 조사하고 다녀야한다니..
재미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한상궁 : 그래.. 재미는 없을 것이다. 허나.. 너를 믿고 맡기는 것이니.. 잘 하거라.
장금 : ..예.
씬45 장고
천천히 걸어오는 최상궁..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을 하지만..
결국 장독을 부여잡고는 슬픔과 회한의 눈물을 흘리는데..
보는 금영.. 역시 마음이 아프고..
씬46 장고 집무실
집무실조차 초라하여.. 장고가 보이는 일각에 막사처럼 지어진 곳이다.
그안에 들어있는 최상궁과 금영..
금영 : 마마님..마음을 굳건히 하십시오.
최상궁 : ......
금영 : 마마님께서 무너지시면 안됩니다.
최상궁 : ......
금영 : 마마님이 살아계시고.. 제가 있는 한 기회는 또 옵니다.
최상궁 : ......
씬47 사옹원 일각
최판술과 최상궁 있는데..
최판술 : 고통스러울 때는 고통을 당해야하는 것이다.
최상궁 : ......
최판술 : 고통이 뼈에 저리면 저릴수록 기회는 빨리 오게 되는 것이다.
최상궁 : ......
최판술 : 그러니.. 침잠.. 또 침잠하고.. 반성.. 또 반성하여.. 때를 기다리고.. 때를 만들거라. 알겠느냐?
최상궁 : ..예.
씬48 사옹원
각처의 상궁들이 물건을 받고 있는데.. 최판술과 최상궁이 온다.
각처의 상궁들.. 뭐라 할 말도 없고 어색하자.. 최상궁을 슬금슬금 피하는데..
그런 그들을 보는 최상궁..
씬49 장고로 가는길
걸어가는 최상궁..
최상궁 : 내..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반드시..
씬50 동궁전 소주방의 창고
장금이 벌써 와서는 재료관리를 담당하는 상궁과 함께.. 개수나 양을 세며.. 장부에 뭔가를 적고 있다.
씬51 대비전 소주방 창고
역시 물량을 확인하고 적고있는 장금
민상궁 : (E) 예? 뭐라구요?
씬52 수랏간
한상궁 있는데..
민상궁이 놀라 보고 있다. 연생과 창이 영로 있고..
창이 : 저두요?
한상궁 : 그래.. 대비마마의 오라버니되시니..
전하께는 외삼촌이 되시는 OO군(뭐라고 부르는지를 모르겠습니다)의 생신이시다.
민상궁 : 헌데 어찌 제게..
한상궁 : 전하께서 술과 음식을 하사하라 하시니.. 자네는 가서 주안상을 마련해주면 된다.
이미 대비마마께서도 가 계시다.
민상궁 : 마마님.. 하지만.. 저는 아직.. 혼자 그런 상을 모두 차려본 적이 없습니다.
한상궁 : 자네도 이젠 그만한 일은 아이들을 데리고 해야지.
민상궁 : 하지만..
한상궁 : 자네가 적은 제일 잘하기에 일부러 보내는 것이니.. 걱정말고 다녀오게.
민상궁 : 하지만..
한상궁 : 난 자네를 믿네.
민상궁 : 미미믿는다구요..
하고는 한상궁, 가려는데..
민상궁 : 하면.. 마마님.. 창이는 빼주십시오. 창이는 먹기만 하고.. 일하면 저지레만 하여..
창이 : ..(으이씨)..
한상궁 : 창이도 일을 맡으면 잘 할것이네.. 그리고.. 창이는 나인식때도 아파..
궁에 들어온 이후.. 한번도 궁을 못나가지 않았느냐?
창이 : 예.. 맞습니다.
한상궁 : (민상궁에게) 그러니.. 데리고 나가게..
(창이에게는) 너는 절대 실수없이 민상궁을 도와야한다. 알았느냐?
창이 : (신나서) 예.. 마마님.
씬53 저자거리
창이가 처음보는 저자가 신기하여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면
민상궁이 창이를 마구잡이로 끌고는 데리고 간다.
연생이도 두리번 거리면.. 연생이는 영로가 끌고가고..
씬54 종친의 집 마당
잔치집 분위기에..
민상궁과 창이, 영로, 연생이 들어오면.. 자신들을 대접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집사 : 모두 비키거라.. 궁에서 나오신 마마님들이시다..
모두 : (웅성웅성거리고)
집사 : 비키거라. 전하께서 직접 보내신 분들이다!
모두 : (웅성거리는데)
민상궁, 영로, 창이, 연생.. 모두 자신들을 보자.. 뭔가 더 근엄하고.. 우아해야되겠다는 생각을 한 듯
조심조심 우아한 표정과 걸음을 걷는데..
씬55 종친의 집 부엌
민상궁과 창이, 영로 연생 들어오면..
부엌에 있던 사람들 모두 나가서는 여인네들이 부엌에 붙어 상궁들은 어찌 음식을 하는지 보는데..
집사 : 누추하여.. 괜찮으실지 모르겠습니다.
민상궁 : (가능한 침착하게) 괜찮네. 음식이란 정성이지.. 장소를 가리는 것이 아니네.
자기가 그런 말을 하고도 놀라는 민상궁.
창이 연생.. 영로도 '아니.. 민상궁의 입에서 어떻게 저런 소리가‘ 의 표정이다.
민상궁, 굉장히 떨리지만.. 침착하려고 노력하면서.. 지켜보는 사람들을 의식하며..
민상궁 : (아이들에게) 우선 고기를 두드리거라!
하면.. 창이연생영로도 웬지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행동도 우아하게..
고기도 두드리고.. 재고.. 파도 써는등.. 각각의 일을 하는데..
여인1 : 역시.. 수랏간 마마님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우쭐한 채 능란하게 적을 만들어가고.. 그러다가 창이가 적을 꿰다가 실수하여 떨어뜨리자..
민상궁 : 쯧쯧.. 음식하는 자의 손이 어찌 그리 둔해..
창이 : 송구하옵니다.
여인들 : 말씀도 어쩜 저리 고우시고..
민상궁과 창이 연생, 영로.. 각종의 적을 만들어간다.
씬56 저자거리
나오고 있는 민상궁과 창이 연생, 영로..
민상궁의 표정은 하늘을 날아가는 얼굴로 아직도 행동거지가 우아 그 자체다.
창이는 처음 나와본 저자거리에 이곳 저곳을 가느라 정신이 없다.
씬57 이저전(신을 파는 곳)
창이가 이 신발 저신발 신어보며
창이 : 이것은 얼맙니까?
주인 : 두냥입니다.
창이 : 두냥이요?
하고는 돈을 빌리려는 듯 보는데.. 다들 벌써 다른 곳에 가있다.
씬58 도자전(여자의 장신구를 파는 곳)
민상궁이 가락지를 고르고 있다.
연생 : 마마님이 하시려구요?
민상궁 : 아니다.. 한상궁마마님 드릴것이다
영로 : 한상궁마마님은 왜요?
민상궁 : 내게는 어머니같은 분이다.
영로 : 마마님.. 말투가 이상해서.. 다른 분 같습니다.
민상궁 : 몰라.. 아무튼 한상궁마마님이 나 믿는댔어. 사다 드릴거야.
그리고 앞으로 말투도 한상궁마마님처럼 할거야.
하는데.. 어느새 온 창이가 가락지와 은잠.. 댕기.. 염낭 은장도등을 보며.. 정신을 못차리면서..
창이 : 저두요.. 저두요.. 저두.. 한상궁마마님을 어머니로 모실래요.
하고는 이것저것 신나서 보는데
이때.. 덕구와 덕구처 와서는
덕구 : 아니.. 마마님이 여길 어떻게?
민상궁 : ..막중한 임무를 띠고 나왔습니다.
덕구 : 예에..
창이 : (뭔가를 고르다가는) 어! 이거 덕구아저씨가 팔았던 것과 같은거다.
하면.. 덕구.. 온몸으로 막고..
창이 : (주인에게) 이거 얼마예요?
덕구 : (주인에게 손으로 뭔가 현란하게 표시를 하는데)
주인 : 한냥이우.
영로 : 아저씨.. 이거 저한테 세냥에 파셨잖아요.
덕구 : 그게 아니라..
덕구처 : 나머지 두냥은 어쨌어? 어? 남겨서 팔았으면 나한테 가져와야지.
영로 : 지금 그게 문제예요? 우리한테 사기를 치고 팔았는데.
덕구처 : 그건 항아님들 문제구요..
하고.. 영로와 덕구처가 다투는 사이..
덕구는 내빼고.. 덕구처 달려가고..
민상궁은 그래도 기분이 좋아 딴 생각하고 있고..
창이는 보는라 정신없고 영로는 따라가려하고.. 연생이는 정신이 없고..
씬59 장번내시 집무실
각처 소주방 상궁들과 한상궁있고.. 장번내시 있다.
장번내 :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야!
모두 : (긴장하고)
장번내 : 어째서.. 수랏간을 빼고는 모두 같은 일이 벌어진게야?
모두 : .....
장번내 : 설명을 해봐!
한상궁 : 소주방은 사옹원이나 사도시등에서 물자를 받아쓰고 남은 것은 모두 반납하게 되어있네.
물론 그동안 출납을 관리하는 상궁이 없었다고는 하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난 달과 비교하여.. 무려 절반에 가까운 양이 차이가 난다는게 말이 되는가?
장번내 : 그것도 모든 소주방이 똑같이! 어서 말해보게..
동궁전 : 저희들은.. 그동안의 관행으로..
장번내 : 관행이라니?
동궁전 : 이미 제가 동궁전을 책임질때부터 출납상궁은 없었고..
그전의 동궁전상궁도 남은 물건들을 반납하지 않은 채..
그냥.. 동궁전 궁녀들이 알아서.. 나눠 쓰기에..
대비전 : 정말입니다. 분명.. 제 이전의 대비전상궁도 그리 하여서..
생과방 : 예.. 상온영감
장번내 : 알아서 나눠쓰다니! 궁의 물자를 어찌 궁녀들이 사사로이 나눠쓴단 말인가?
궁녀들은 따로 녹봉을 주지 않는가?
동궁전 : 저희는 정말로.. 잘 모르고..
장번내 : 잘 몰랐다는 것이 말이되는가!
모두 : (바짝 긴장하는데).....
한상궁 : 알았으니.. 다들 처소로 가 일을 하고 있게!
모두.. 긴장하여 나가고..
장번내 : (일어나며) 내 이일을 소관부처에 알려야겠네.
한상궁 : 상온영감.. 그전에 잠시 뵐 분이 있습니다.
장번내 : ......
씬60 민정호 궁내집무실
민정호와 장금이 장부를 놓고는 꼼꼼히 뭔가를 파악하고 있는데..
장번내시와 한상궁이 들어온다.
민정호와 장금이 일어나고..
한상궁 : (민정호에게) 수랏간을 맡고 계신 상온영감이십니다.
장번내 : 내금위 종사관아니십니까?
민정호 : 사헌부 감찰로 갔습니다.
장번내 : ..예.. 그래서 이번 일을..
한상궁 : 민정호나으리의 충언에 따라.. 사라졌던 출납직을 부활하긴 했으나..
이런 결과가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민정호 : 저도 마찬가집니다.
장금 : 수랏간에 있던 오래된 문서를 꺼내어 모두 찾아본 결과..
연산조때 연일 벌어졌던 진연으로 궁내로 들어오는 물량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그 이후로 금상전하께서는 검박하게 지내셨음에도
각 소주방으로 들어오는 물량은 전혀 줄어든 바가 없습니다. 오히려 더 늘어난 곳도 있습니다.
장번내 : 그동안 소주방에서 쓴 물량의 절반 가까이가 허실이었다니.. 이런 망극한 일이 있나..
전하께서.. 연산군때 파탄난 궁재정을 다시 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는데..
한상궁 : .......
장번내 : 전하의 용안을 앞에두고.. 이런 일을 자행했다니.. 내 소주방 상궁들에게 중벌을 내릴게야..
민정호 : 아마.. 소주방만 그런 것이 아닐겝니다.
장번내 : 아니라면?
민정호 : 아무리 소주방에 출납직이 없었다고는 하나.. 사옹원, 사도시등에서는
일상적으로 감찰하고 관리했어야 하는 것임에도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이 얘기는.. 소주방은 물론이요.. 침방이나.. 수방.. 궁의 건축을 맡고있는 곳..
모두가 그럴 것이란 얘깁니다.
장번내 : ......
민정호 : 엄청난 허실이 있었다는 얘기이며..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한 것입니다.
또 벌을 받아야할 곳도.. 그곳을 책임진 관원들이구요.
한상궁 : ......
장금 : ......
민정호 : 그러니.. 상온영감께서는 침방이나.. 수방 등등을 맡고있는 내시영감들께 말하여..
은밀히 다른 곳도 조사를 해주십시오. 조사가 되면 나머지 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장번내 : 예. 그리하지요.
한상궁 : .....
장금 : (민정호의 새로운 면모를 보는 듯).....
씬61 상궁처소
동궁전과 대비전, 생과방, 병과방등의 상궁들이 모여 걱정을 하고 있다.
생과방 : 어쩌면 좋습니까?
동궁전 : 이런.. 교활한 것 같으니라구.. 결국 우리를 이렇게 얽어 쳐내려고.. 모두 유임을 시킨 것이야!
대비전 : 그래도 어쩔수 없을 것이오. 대신이나 윗분들께 정기적으로 상납도 한 것인데..
감히.. 그걸 문제 삼을 수는..
동궁전 : 그걸 말이라고 하는게요? 그럼 한상궁에게 우리는 그걸로 뇌물을 줬으니.. 떳떳하다 하겠소?
더구나.. 몇몇 상궁은 빼돌려 팔기까지 하지 않았소!
병과방 : ..(찔리는데)....
생과방 : ..(역시)....
동궁전 : 아무튼 그냥 당할 수는 없으니.. 나를 따르시오!
하고는 모두 나간다.
씬62 제조상궁 집무실
제조상궁과 소주방 상궁들 수발상궁이 있는데..
제조상 :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런 그동안 그 많은 물건들을 빼돌렸단 말이냐!
동궁전 : 하오나.. 진정으로.. 저희는 관행이라 여겼습니다. 전임의 분들이 모두 그리 하셨습니다
제조상 : 아무리 관행이라 해도.. 궁의 물건을 사사로이 손댄 것은 잘못 된 일이다.
더구나..수랏간의 일은 나도 어쩔 수 없는 것을 너희들도 알지 않느냐?
동궁전 : 마마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면 아니됩니다.
수발상 : 아니되다니? 무슨 말버릇이 그런가?
동궁전 : 이는 제조상궁마마님께서도 관계가 있으신 겁니다.
제조상 : 관계가 있다니?
동궁전 : 저희가 늘 올렸던 선물들이 어디서 나왔겠습니까? 또.. 저희가 간혹 차려드렸던 진연상..
그게 어디서 나왔겠습니까?
제조상 : 아니 그럼?
동궁전 : 예.. 마마.. 허니.. 만약.. 한상궁마마님께서 그 일에 대한 조사까지 모두 마친 상태라면..
마마님께서도 자유로우실 수가 없습니다.
제조상 : .......
동궁전 : 출납나인이 어디까지 캐고 다녔는지 알 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제조상 : ......
씬63 장고
최상궁이 장고 뚜껑을 닫고 있는데.. 제조상궁이 온다.
보는 최상궁과 제조상궁.
최상궁 : 거들떠도 보지 않으시더니.. 여긴 웬일이십니까?
제조상 : 나도 자네로 인해 입은 타격이 만만칠 않아.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 말아.
최상궁 : ......
씬64 장고막사
최상궁과 제조상궁 있고..
최상궁 : 결국 모두들 한상궁에게 걸려들었군요.
제조상 :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 말라니까.
최상궁 : 허나.. 제가 없는 자리가 어떤 것인지 모두 알아야합니다.
제조상 : ......도와주게.
최상궁 : ......
제조상 : 중전마마의 하교로 지금은 수랏간이 어찌 돌아가는지도 알기가 쉽지가 않아.
어쨌든 자네는 아직도 끈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최상궁 : ......
제조상 : 한상궁이 정말로.. 각 처소 상궁들의 비리내역까지 쥐고 있는지..
나에 대한 내용도 포함이 돼 있는지 알아봐 주게. 우선은 알아야.. 대응을 할게 아닌가.
최상궁 : ......
제조상 : 이대로 있다가는 그냥 당하게 돼.
자네 역시.. 내가 없이는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운 건 알지 않는가
최상궁 : ......
씬65 장고
최상궁과 금영, 영로가 있다.
최상궁 : 그러니.. 장금이가 은밀히 조사한 내용이나 장부같은 것이 있거든.. 가져오너라.
영로 : 예.. 알겠습니다. 안그래도 밤마다 혼자 뭘 정리하느라 늦게까지 잠도 자지 않습니다.
분명 그걸 겁니다.
최상궁 : 금영이는.. 한상궁의 의중이 뭔지.. 알아낼 수 있는 만큼 알아내도록 하고.
금영 : 예.. 알겠습니다.
씬66 장금의 방
장금이 연생과 영로는 자고있는 가운데.. 혼자 책상을 펴놓고는 장부를 정리하고 있다.
아직 자지 않은 채 그런 장금을 지켜보고 있는 영로.
장금.. 이제 모두 끝난 듯 장부를 문갑속에 넣는다. 꽤 많은 장부가 있고..
장금.. 잠을 자려는 듯 옷을 벗고는 저고리 소매속에 있던 엄마의 서첩을 꺼내.. 장부사이에 끼어넣는다.
그리고는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눕는 장금.
눈을 뜬채 그런 장금을 보는 영로.
컷. (다음날 낮)
아무도 없는 방.
조용히 들어오는 영로.
문갑속의 많은 장부들을 보자기에 챙겨서는 나가는데..
씬67 처소마당
장부를 들고는 나오는데..
민상궁의 방문이 열리자.. 얼른 다시 들어가는 영로.
한상궁이 나오자..
민상궁 : (넙죽 인사하며) 마마님.. 일어나셨습니까?
한상궁 : (너무 사근거려 의아한데) 그래..
민상궁 : 어디 불편한데는 없으십니까?
한상궁 : 글세.. 늘 아프던 목이.. 오늘은 좀 더 심하구나.
민상궁 : 예?
하면.. 한상궁은 가는데..
민상궁.. 고민하고.. 장금이가 세수를 끝내고는 방으로 들어가는 길인데..
민상궁 : 장금아.. 잘 만났다.
씬68 장금의 방
영로가 ‘장금이’라는 말에 놀라.. 어찌 할까 두리번거리며 보자기를 다시 푸는데..
민상궁 : (E) 너 목 아플 때 어떤 음식이 좋은지 알지?
장금 : (E) 그건 왜요?
씬69 처소마당
장금 : 목 아프세요?
민상궁 : 나 말고.. 한상궁마마님..
장금 : 마마님께서 많이 편찮으시대요?
민상궁 : 아니.. 목이 아프시다길래.. 오늘 조반을 내가 만들어드릴려고..
장금 : 그러면요.. 우선.. 배에다가.. 에이.. 제가 같이 할게요..
하고는 민상궁과 같이 부엌으로 간다.
씬70 장금의 방
‘휴’ 안도를 하는 영로. 다시 꺼내서는 보자기에 싼다.
씬71 처소마당
나오는 영로.. 주변을 살피고는 얼른 도망치듯 나간다.
씬72 장고막사
영로와 금영이 있고.. 최상궁이 장부를 보는데..
최상궁 : (보며) 이건 그냥 실사만 한 장부아니냐!
(그리고는 또 다른 장부보다가는) 수십년전의 장부까지..
하며 갸우뚱하는데..
이때.. 장부에 끼어있던 박나인의 서첩이 툭 떨어지는데..
집는 최상궁.. 펴서.. 읽기 시작하고.. 보면서.. 점점.. 의아한 표정..
그런 최상궁을 보는 영로와 금영의 표정
씬73 장금의 방
장금이 들어와 문갑을 연 상태로 놀란 얼굴이다.
장금 : 어디갔지?
하며.. 근심스런 얼굴로.. 생각하다가는 뭔가에 생각이 미친 듯.. 깜짝 놀라며
장금 : 어머니의 서첩!
하고는 놀란 얼굴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