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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성실함 만이 살이갈길이다~~~ 원문보기 글쓴이: 배추~~~
VOLVO S80 3.2 The 2nd Rou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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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으로 시작해 ‘진화’로 무르익다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볼보 S80이 우리 곁에 왔다. 유럽 이외의 지역에선 우리나라가 첫 데뷔 무대다. 10년 만의 획기적인 변신. ‘올 뉴’를 부득부득 붙여 강조할 만도 하다. S80은 볼보의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기함의 상징성도 그렇거니와 브랜드에 ‘혁명’의 바람을 거세게 일으킨 주인공인 까닭이다. 볼보는 말한다. 첫 모델이 ‘혁명’이었다면, 이번엔 ‘진화’라고. ‘올 뉴’ 볼보 S80의 몸집은 이전보다 한결 컴팩트하고 단단해 보인다. 수치를 따져보면 분명 커졌다. 길이는 4천850mm로 이전보다 20mm 늘었다. 너비와 높이 역시 각각 27, 34mm 늘었다. 휠베이스는 45mm, 앞뒤 트레드는 8, 25mm 늘어났다. 플랫폼은 초대 모델의 P2가 아닌, EUCD. 첨부한 박스에 자세한 내용을 덧붙여놓았다. 새 S80은 참 잘생겼다. 멋대로 성별을 규정짓긴 조심스럽지만, 사람으로 치면 어여쁜 ‘꽃미남’이라기보단, 선이 굵고 반듯한 ‘조각 미남’에 가까워 보인다.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의 취향은 제각각이기 마련. 하지만 의외로 잘생긴 차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리지 않는다. 취향이 극과 극을 달리는 취재팀 사이에서도 S80의 외모가 준수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S80의 표정엔 부드러운 미소가 스몄다. 눈매가 양쪽으로 쳐져 다소 억울해 보였던 과거의 S80보다 확실히 표정이 밝다. 그렇다고 마냥 순해 뵈진 않는다. 살짝 치켜뜬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미소’하면 방패 그릴의 폭스바겐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볼보 S80의 미소는 친근하기보단 의기양양한 쪽에 가깝다. 뒷모습은 싹둑 잘라낸 듯했던 S60과 달리 모아 쥐듯 부드럽게 다듬어 아담해 보인다. 테일램프의 미등은 반투명 여과막을 덧씌워 은은하고 산뜻한 빛을 뿜는다. 현란한 LED를 과시 못해 안달인 경쟁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불빛의 형상은 의외다. 잔뜩 찌푸린 표정이다. 이전 S80의 울상이 이번엔 뒤쪽으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차체 옆면은 심오한 곡면 처리가 돋보였던 전 모델과 달리 기교를 아꼈다. 잔뜩 부풀리면서 다소 밋밋해졌다. 볼보의 상징, 어깨 라인 역시 옆구리가 부픗하게 솟으면서 이전보다 불끈 불거진 느낌이 덜하다. 머플러는 범퍼 속으로 숨었다. 반면 V8은 차별화를 위해 범퍼 끝자락에 두 가닥으로 뽑아냈다. 그러고 보니 근사한 디자인의 에어로 킷이 기본 장비다. 차를 둘러보니 볼보의 표현, ‘진화’가 가슴에 와 닿는다. 이전 S80의 잔영이 스멀스멀 배어난다. 이 정도로 변하겠구나 싶은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급진적인 변화에 바쁜 BMW보단, 주된 테마를 보존하면서 세련미를 덧씌워가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진화 과정과 비슷한 느낌이다. 볼보가 스스로 고른 디자인 언어에 만족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 |||||||
전통, 진화, 혁신의 오붓한 어울림 ‘진화’의 흔적은 인테리어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계기판 주위를 사다리꼴로 감싼 모양새 하며, 사과 깎은 자국마냥 층지게 다듬은 대시보드의 표면이 이전 S80의 분위기 그대로다. 심지어 A필러 밑쪽의 얄팍한 한 줄기 송풍구와 센터 콘솔의 구성마저 판박이. 하지만 감성 품질은 월등히 나아졌다. 그리고 한결 심플해졌다. 시트는 두께나 디자인 모두 볼보의 고유한 틀을 유지했다. V8은 통풍 기능까지 갖췄다. 새 S80의 인테리어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센터 스택. 명색이 기함이니만큼 스위치 개수는 다소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쓰기 편하다. 그런데 두께가 만만치 않다. ‘초박형’이라 부르기엔 머쓱하다. 그래도 센터 스택 뒷부분의 수납공간을 얻었으니 그게 어딘가 싶기도 하다. 실내 공간은 부족하진 않되 딱히 남아돌지도 않는 느낌이다. 대시보드를 휘어내고, 도어 트림을 도려내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려는 꼼수 따윈 찾아볼 수 없다. 볼보는 애당초 그런 기교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수치로 드러난 실내 공간은 이전만 못하다. 뒷좌석 머리 공간이 17mm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앞뒤의 어깨 및 다리 공간은 몇 밀리미터씩 줄었다. 하지만 신장 187cm인 포토그래퍼가 운전석을 자기 체형에 맞춘 뒤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에 여유가 있는 걸 보면, 결코 좁은 실내는 아닌 셈이다. 신전의 기둥만큼이나 두터운 필러는 여전하다. 한편, 트렁크 공간은 40X가 늘어난 480X.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로 아우디 A6은 546X, BMW 5시리즈는 520X,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540X. ‘올 뉴’ S80은 언뜻 변화의 폭이 적을 듯한 ‘진화’의 탈을 썼지만, 첨단 장비가 놀라우리만치 늘었다. 속도 감응식 스티어링은 오너의 취향에 따라 3가지 다른 답력으로 세팅할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시속 80km 이상의 속도에선 한 가지 세팅으로 고정된다. 뒷유리 열선은 버튼 한 번만 눌러 놓으면, 언제든 외부 온도가 영상 9도 이하로 떨어질 때 자동으로 켜진다. 또한, 사각 정보 시스템, BLIS(Blind Spot Information System)이 드디어 달렸다. 사이드 미러 밑에 달린 카메라가 사각 지대의 물체를 감지해 A필러 안쪽의 경고등을 발갛게 물들인다. 시속 10km 이상의 속도에서 작동하며,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물체에 한해 감지한다. 실제로 써보니 어찌나 요긴한지 당장 떼어내 내 차에 옮겨달고 싶은 욕심이 일었다. 그 밖에 레이더를 이용해 차간 거리 유지를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앞 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질 때 경고를 보내고 급제동을 돕는 ‘충돌 경고 시스템’(CW)이 있는데, 법규 때문에 내년 초부터 쓸 수 있단다. 하드웨어는 이미 담겨 있어 봉인만 풀면 된단다. 그러나 스티어링 조향각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어댑티브 바이제논 램프는 여전히 쓸 수 없다. 최소한의 크기로 다진 파워트레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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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으로 시작해 ‘진화’로 무르익다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볼보 S80이 우리 곁에 왔다. 유럽 이외의 지역에선 우리나라가 첫 데뷔 무대다. 10년 만의 획기적인 변신. ‘올 뉴’를 부득부득 붙여 강조할 만도 하다. S80은 볼보의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기함의 상징성도 그렇거니와 브랜드에 ‘혁명’의 바람을 거세게 일으킨 주인공인 까닭이다. 볼보는 말한다. 첫 모델이 ‘혁명’이었다면, 이번엔 ‘진화’라고. ‘올 뉴’ 볼보 S80의 몸집은 이전보다 한결 컴팩트하고 단단해 보인다. 수치를 따져보면 분명 커졌다. 길이는 4천850mm로 이전보다 20mm 늘었다. 너비와 높이 역시 각각 27, 34mm 늘었다. 휠베이스는 45mm, 앞뒤 트레드는 8, 25mm 늘어났다. 플랫폼은 초대 모델의 P2가 아닌, EUCD. 첨부한 박스에 자세한 내용을 덧붙여놓았다. 새 S80은 참 잘생겼다. 멋대로 성별을 규정짓긴 조심스럽지만, 사람으로 치면 어여쁜 ‘꽃미남’이라기보단, 선이 굵고 반듯한 ‘조각 미남’에 가까워 보인다.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의 취향은 제각각이기 마련. 하지만 의외로 잘생긴 차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리지 않는다. 취향이 극과 극을 달리는 취재팀 사이에서도 S80의 외모가 준수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S80의 표정엔 부드러운 미소가 스몄다. 눈매가 양쪽으로 쳐져 다소 억울해 보였던 과거의 S80보다 확실히 표정이 밝다. 그렇다고 마냥 순해 뵈진 않는다. 살짝 치켜뜬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미소’하면 방패 그릴의 폭스바겐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볼보 S80의 미소는 친근하기보단 의기양양한 쪽에 가깝다. 뒷모습은 싹둑 잘라낸 듯했던 S60과 달리 모아 쥐듯 부드럽게 다듬어 아담해 보인다. 테일램프의 미등은 반투명 여과막을 덧씌워 은은하고 산뜻한 빛을 뿜는다. 현란한 LED를 과시 못해 안달인 경쟁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불빛의 형상은 의외다. 잔뜩 찌푸린 표정이다. 이전 S80의 울상이 이번엔 뒤쪽으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차체 옆면은 심오한 곡면 처리가 돋보였던 전 모델과 달리 기교를 아꼈다. 잔뜩 부풀리면서 다소 밋밋해졌다. 볼보의 상징, 어깨 라인 역시 옆구리가 부픗하게 솟으면서 이전보다 불끈 불거진 느낌이 덜하다. 머플러는 범퍼 속으로 숨었다. 반면 V8은 차별화를 위해 범퍼 끝자락에 두 가닥으로 뽑아냈다. 그러고 보니 근사한 디자인의 에어로 킷이 기본 장비다. 차를 둘러보니 볼보의 표현, ‘진화’가 가슴에 와 닿는다. 이전 S80의 잔영이 스멀스멀 배어난다. 이 정도로 변하겠구나 싶은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급진적인 변화에 바쁜 BMW보단, 주된 테마를 보존하면서 세련미를 덧씌워가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진화 과정과 비슷한 느낌이다. 볼보가 스스로 고른 디자인 언어에 만족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 |||||||
전통, 진화, 혁신의 오붓한 어울림 ‘진화’의 흔적은 인테리어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계기판 주위를 사다리꼴로 감싼 모양새 하며, 사과 깎은 자국마냥 층지게 다듬은 대시보드의 표면이 이전 S80의 분위기 그대로다. 심지어 A필러 밑쪽의 얄팍한 한 줄기 송풍구와 센터 콘솔의 구성마저 판박이. 하지만 감성 품질은 월등히 나아졌다. 그리고 한결 심플해졌다. 시트는 두께나 디자인 모두 볼보의 고유한 틀을 유지했다. V8은 통풍 기능까지 갖췄다. 새 S80의 인테리어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센터 스택. 명색이 기함이니만큼 스위치 개수는 다소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쓰기 편하다. 그런데 두께가 만만치 않다. ‘초박형’이라 부르기엔 머쓱하다. 그래도 센터 스택 뒷부분의 수납공간을 얻었으니 그게 어딘가 싶기도 하다. 실내 공간은 부족하진 않되 딱히 남아돌지도 않는 느낌이다. 대시보드를 휘어내고, 도어 트림을 도려내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려는 꼼수 따윈 찾아볼 수 없다. 볼보는 애당초 그런 기교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수치로 드러난 실내 공간은 이전만 못하다. 뒷좌석 머리 공간이 17mm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앞뒤의 어깨 및 다리 공간은 몇 밀리미터씩 줄었다. 하지만 신장 187cm인 포토그래퍼가 운전석을 자기 체형에 맞춘 뒤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에 여유가 있는 걸 보면, 결코 좁은 실내는 아닌 셈이다. 신전의 기둥만큼이나 두터운 필러는 여전하다. 한편, 트렁크 공간은 40X가 늘어난 480X.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로 아우디 A6은 546X, BMW 5시리즈는 520X,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540X. ‘올 뉴’ S80은 언뜻 변화의 폭이 적을 듯한 ‘진화’의 탈을 썼지만, 첨단 장비가 놀라우리만치 늘었다. 속도 감응식 스티어링은 오너의 취향에 따라 3가지 다른 답력으로 세팅할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시속 80km 이상의 속도에선 한 가지 세팅으로 고정된다. 뒷유리 열선은 버튼 한 번만 눌러 놓으면, 언제든 외부 온도가 영상 9도 이하로 떨어질 때 자동으로 켜진다. 또한, 사각 정보 시스템, BLIS(Blind Spot Information System)이 드디어 달렸다. 사이드 미러 밑에 달린 카메라가 사각 지대의 물체를 감지해 A필러 안쪽의 경고등을 발갛게 물들인다. 시속 10km 이상의 속도에서 작동하며,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물체에 한해 감지한다. 실제로 써보니 어찌나 요긴한지 당장 떼어내 내 차에 옮겨달고 싶은 욕심이 일었다. 그 밖에 레이더를 이용해 차간 거리 유지를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앞 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질 때 경고를 보내고 급제동을 돕는 ‘충돌 경고 시스템’(CW)이 있는데, 법규 때문에 내년 초부터 쓸 수 있단다. 하드웨어는 이미 담겨 있어 봉인만 풀면 된단다. 그러나 스티어링 조향각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어댑티브 바이제논 램프는 여전히 쓸 수 없다. 최소한의 크기로 다진 파워트레인 | |||||||
자연흡기 특유의 매끄러움 돋보여 액셀 페달의 답력은 적당히 무겁다. 따라서 세밀하게 조작하기 좋다. 하지만 민감한 편은 아니다. 적당히 눈 감아줄 만한 유격이 존재한다. 그래서 가속의 채찍을 휘두르기 위해선 과감하게 깊이 밟아야 한다. 엔진의 반응성과는 또 다른 문제다. 볼보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 편안함에서 비롯된 세팅이다. 가속은 매끄럽다. 물 흐르듯 막힘 없이 내뻗는다. 자동 6단 기어트로닉 변속기의 움직임도 더할 나위 없이 은밀하고 민첩하다. 희미하게 스미는 엔진 사운드는 경쾌하다. V8 사운드가 되직한 토마토 주스 같다면, 직렬 6기통의 사운드는 찌꺼기 하나 남기지 않고 걸러낸 오렌지 주스 같다. 배기음 역시 그렇다. 마초 기질 다분한 V8과 달리 조용히 숨 죽였다. 엔진의 반응 또한 더없이 부드러워졌다. 후련한 파괴력을 뿜던 터보차저가 사라진 탓이다. 자동차 업계의 영원한 ‘엘도라도’, 미국의 배기가스 규제에 맞추기 위한 선택이었다. 자연흡기의 볼보. 이제껏 없었던 건 아니지만,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진 못했다. 늘 자극적인 성능을 뽐내는 터보 모델의 그늘에 가려 있던 까닭이다. 이제 국내에서 S80은 D5를 제외하곤 자연흡기 엔진으로 재편되었다. 서운해만 할 것도 없다. 터보을 잃은 대신 더 많은 것을 얻었으니까. 우선 고질병이던, 급가속 때 토크 스티어가 거의 사라졌다. 주행안정장치로도 막지 못하던 휠 스핀 역시 마찬가지. 점잖은 외모가 무색하리만치 천방지축 날뛰던 예전의 S80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새 S80의 디자인은 ‘진화’로 거듭났을지언정, 성격만큼은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겪은 셈이다. 성능은 어떨까? 계측 결과 S80 3.2는 0→시속 100km 가속을 평균 9.526초에 마쳤다. 볼보가 제시한 제원 성능은 7.9초. 이전 S80의 톱 모델 T6의 제원 성능은 7.1초. 불과 0.8초 차이다. 게다가 S80 T6의 본지 계측 결과는 9.935초였다. 3.2보다 뒤지는 기록이다. 상황에 따라 T6 이상의 성능도 이끌어낼 수 있겠다. 3.2가 이 정도니 V8은 오죽할까. 추월 가속에선 터보 랙이 없어 오히려 답답함이 적었다. 제동 테스트에선 제 능력을 뽐내지 못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멈춰서는 데 평균 51.48m가 필요했다. 타이어 트레드의 수염이 올올이 살아 있는 새 차이니만큼, 길들이기를 마친 뒤엔 더 나은 기록을 내지 않을까 싶다. 급제동 때 브레이크 페달이 스펀지처럼 꺼지는 듯한 느낌은 확실히 줄었다. 승차감은 편안하다. 서스펜션은 자질구레한 진동을 말끔히 지워낸다. 얼고 녹기를 반복하느라 균열이 많은 스웨덴의 도로를 떠올리면 수긍할 만한 세팅이다. 땜질 자국 많은 북미의 아스팔트길과도 궁합이 잘 맞을 듯. 부드럽긴 하지만 롤링, 피칭은 전 모델보다 한결 개선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속 200km 안팎의 고속에서 착 가라앉는 맛은 아쉬움을 남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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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안 럭셔리’로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퍼포먼스와 운전 재미를 부각시키려는 참이다. ‘올 뉴’ S80은 이런 볼보의 야심이 응어리진 결정체다. S80이 2차 성징으로 거듭나면서, 독일 3사 라이벌과 펼칠 2라운드의 결과는 한결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단,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공방전이 펼쳐지리란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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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으로 시작해 ‘진화’로 무르익다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볼보 S80이 우리 곁에 왔다. 유럽 이외의 지역에선 우리나라가 첫 데뷔 무대다. 10년 만의 획기적인 변신. ‘올 뉴’를 부득부득 붙여 강조할 만도 하다. S80은 볼보의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기함의 상징성도 그렇거니와 브랜드에 ‘혁명’의 바람을 거세게 일으킨 주인공인 까닭이다. 볼보는 말한다. 첫 모델이 ‘혁명’이었다면, 이번엔 ‘진화’라고. ‘올 뉴’ 볼보 S80의 몸집은 이전보다 한결 컴팩트하고 단단해 보인다. 수치를 따져보면 분명 커졌다. 길이는 4천850mm로 이전보다 20mm 늘었다. 너비와 높이 역시 각각 27, 34mm 늘었다. 휠베이스는 45mm, 앞뒤 트레드는 8, 25mm 늘어났다. 플랫폼은 초대 모델의 P2가 아닌, EUCD. 첨부한 박스에 자세한 내용을 덧붙여놓았다. 새 S80은 참 잘생겼다. 멋대로 성별을 규정짓긴 조심스럽지만, 사람으로 치면 어여쁜 ‘꽃미남’이라기보단, 선이 굵고 반듯한 ‘조각 미남’에 가까워 보인다.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의 취향은 제각각이기 마련. 하지만 의외로 잘생긴 차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리지 않는다. 취향이 극과 극을 달리는 취재팀 사이에서도 S80의 외모가 준수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S80의 표정엔 부드러운 미소가 스몄다. 눈매가 양쪽으로 쳐져 다소 억울해 보였던 과거의 S80보다 확실히 표정이 밝다. 그렇다고 마냥 순해 뵈진 않는다. 살짝 치켜뜬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미소’하면 방패 그릴의 폭스바겐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볼보 S80의 미소는 친근하기보단 의기양양한 쪽에 가깝다. 뒷모습은 싹둑 잘라낸 듯했던 S60과 달리 모아 쥐듯 부드럽게 다듬어 아담해 보인다. 테일램프의 미등은 반투명 여과막을 덧씌워 은은하고 산뜻한 빛을 뿜는다. 현란한 LED를 과시 못해 안달인 경쟁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불빛의 형상은 의외다. 잔뜩 찌푸린 표정이다. 이전 S80의 울상이 이번엔 뒤쪽으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차체 옆면은 심오한 곡면 처리가 돋보였던 전 모델과 달리 기교를 아꼈다. 잔뜩 부풀리면서 다소 밋밋해졌다. 볼보의 상징, 어깨 라인 역시 옆구리가 부픗하게 솟으면서 이전보다 불끈 불거진 느낌이 덜하다. 머플러는 범퍼 속으로 숨었다. 반면 V8은 차별화를 위해 범퍼 끝자락에 두 가닥으로 뽑아냈다. 그러고 보니 근사한 디자인의 에어로 킷이 기본 장비다. 차를 둘러보니 볼보의 표현, ‘진화’가 가슴에 와 닿는다. 이전 S80의 잔영이 스멀스멀 배어난다. 이 정도로 변하겠구나 싶은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급진적인 변화에 바쁜 BMW보단, 주된 테마를 보존하면서 세련미를 덧씌워가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진화 과정과 비슷한 느낌이다. 볼보가 스스로 고른 디자인 언어에 만족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 |||||||
전통, 진화, 혁신의 오붓한 어울림 ‘진화’의 흔적은 인테리어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계기판 주위를 사다리꼴로 감싼 모양새 하며, 사과 깎은 자국마냥 층지게 다듬은 대시보드의 표면이 이전 S80의 분위기 그대로다. 심지어 A필러 밑쪽의 얄팍한 한 줄기 송풍구와 센터 콘솔의 구성마저 판박이. 하지만 감성 품질은 월등히 나아졌다. 그리고 한결 심플해졌다. 시트는 두께나 디자인 모두 볼보의 고유한 틀을 유지했다. V8은 통풍 기능까지 갖췄다. 새 S80의 인테리어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센터 스택. 명색이 기함이니만큼 스위치 개수는 다소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쓰기 편하다. 그런데 두께가 만만치 않다. ‘초박형’이라 부르기엔 머쓱하다. 그래도 센터 스택 뒷부분의 수납공간을 얻었으니 그게 어딘가 싶기도 하다. 실내 공간은 부족하진 않되 딱히 남아돌지도 않는 느낌이다. 대시보드를 휘어내고, 도어 트림을 도려내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려는 꼼수 따윈 찾아볼 수 없다. 볼보는 애당초 그런 기교엔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수치로 드러난 실내 공간은 이전만 못하다. 뒷좌석 머리 공간이 17mm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앞뒤의 어깨 및 다리 공간은 몇 밀리미터씩 줄었다. 하지만 신장 187cm인 포토그래퍼가 운전석을 자기 체형에 맞춘 뒤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에 여유가 있는 걸 보면, 결코 좁은 실내는 아닌 셈이다. 신전의 기둥만큼이나 두터운 필러는 여전하다. 한편, 트렁크 공간은 40X가 늘어난 480X.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참고로 아우디 A6은 546X, BMW 5시리즈는 520X,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540X. ‘올 뉴’ S80은 언뜻 변화의 폭이 적을 듯한 ‘진화’의 탈을 썼지만, 첨단 장비가 놀라우리만치 늘었다. 속도 감응식 스티어링은 오너의 취향에 따라 3가지 다른 답력으로 세팅할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시속 80km 이상의 속도에선 한 가지 세팅으로 고정된다. 뒷유리 열선은 버튼 한 번만 눌러 놓으면, 언제든 외부 온도가 영상 9도 이하로 떨어질 때 자동으로 켜진다. 또한, 사각 정보 시스템, BLIS(Blind Spot Information System)이 드디어 달렸다. 사이드 미러 밑에 달린 카메라가 사각 지대의 물체를 감지해 A필러 안쪽의 경고등을 발갛게 물들인다. 시속 10km 이상의 속도에서 작동하며, 비슷한 속도로 달리는 물체에 한해 감지한다. 실제로 써보니 어찌나 요긴한지 당장 떼어내 내 차에 옮겨달고 싶은 욕심이 일었다. 그 밖에 레이더를 이용해 차간 거리 유지를 돕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앞 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질 때 경고를 보내고 급제동을 돕는 ‘충돌 경고 시스템’(CW)이 있는데, 법규 때문에 내년 초부터 쓸 수 있단다. 하드웨어는 이미 담겨 있어 봉인만 풀면 된단다. 그러나 스티어링 조향각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어댑티브 바이제논 램프는 여전히 쓸 수 없다. 최소한의 크기로 다진 파워트레인 | |||||||
자연흡기 특유의 매끄러움 돋보여 액셀 페달의 답력은 적당히 무겁다. 따라서 세밀하게 조작하기 좋다. 하지만 민감한 편은 아니다. 적당히 눈 감아줄 만한 유격이 존재한다. 그래서 가속의 채찍을 휘두르기 위해선 과감하게 깊이 밟아야 한다. 엔진의 반응성과는 또 다른 문제다. 볼보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 편안함에서 비롯된 세팅이다. 가속은 매끄럽다. 물 흐르듯 막힘 없이 내뻗는다. 자동 6단 기어트로닉 변속기의 움직임도 더할 나위 없이 은밀하고 민첩하다. 희미하게 스미는 엔진 사운드는 경쾌하다. V8 사운드가 되직한 토마토 주스 같다면, 직렬 6기통의 사운드는 찌꺼기 하나 남기지 않고 걸러낸 오렌지 주스 같다. 배기음 역시 그렇다. 마초 기질 다분한 V8과 달리 조용히 숨 죽였다. 엔진의 반응 또한 더없이 부드러워졌다. 후련한 파괴력을 뿜던 터보차저가 사라진 탓이다. 자동차 업계의 영원한 ‘엘도라도’, 미국의 배기가스 규제에 맞추기 위한 선택이었다. 자연흡기의 볼보. 이제껏 없었던 건 아니지만,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진 못했다. 늘 자극적인 성능을 뽐내는 터보 모델의 그늘에 가려 있던 까닭이다. 이제 국내에서 S80은 D5를 제외하곤 자연흡기 엔진으로 재편되었다. 서운해만 할 것도 없다. 터보을 잃은 대신 더 많은 것을 얻었으니까. 우선 고질병이던, 급가속 때 토크 스티어가 거의 사라졌다. 주행안정장치로도 막지 못하던 휠 스핀 역시 마찬가지. 점잖은 외모가 무색하리만치 천방지축 날뛰던 예전의 S80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새 S80의 디자인은 ‘진화’로 거듭났을지언정, 성격만큼은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겪은 셈이다. 성능은 어떨까? 계측 결과 S80 3.2는 0→시속 100km 가속을 평균 9.526초에 마쳤다. 볼보가 제시한 제원 성능은 7.9초. 이전 S80의 톱 모델 T6의 제원 성능은 7.1초. 불과 0.8초 차이다. 게다가 S80 T6의 본지 계측 결과는 9.935초였다. 3.2보다 뒤지는 기록이다. 상황에 따라 T6 이상의 성능도 이끌어낼 수 있겠다. 3.2가 이 정도니 V8은 오죽할까. 추월 가속에선 터보 랙이 없어 오히려 답답함이 적었다. 제동 테스트에선 제 능력을 뽐내지 못했다. 시속 100km에서 완전히 멈춰서는 데 평균 51.48m가 필요했다. 타이어 트레드의 수염이 올올이 살아 있는 새 차이니만큼, 길들이기를 마친 뒤엔 더 나은 기록을 내지 않을까 싶다. 급제동 때 브레이크 페달이 스펀지처럼 꺼지는 듯한 느낌은 확실히 줄었다. 승차감은 편안하다. 서스펜션은 자질구레한 진동을 말끔히 지워낸다. 얼고 녹기를 반복하느라 균열이 많은 스웨덴의 도로를 떠올리면 수긍할 만한 세팅이다. 땜질 자국 많은 북미의 아스팔트길과도 궁합이 잘 맞을 듯. 부드럽긴 하지만 롤링, 피칭은 전 모델보다 한결 개선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속 200km 안팎의 고속에서 착 가라앉는 맛은 아쉬움을 남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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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안 럭셔리’로 차별화를 강조하면서, 퍼포먼스와 운전 재미를 부각시키려는 참이다. ‘올 뉴’ S80은 이런 볼보의 야심이 응어리진 결정체다. S80이 2차 성징으로 거듭나면서, 독일 3사 라이벌과 펼칠 2라운드의 결과는 한결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단,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공방전이 펼쳐지리란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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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성실함 만이 살이갈길이다~~~ 원문보기 글쓴이: 배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