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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천 복개공사를 하면서 사라진 읍내동장승이 최근 회덕동주민센터에서 발견돼 25년 만에 다시 세워진다.
대전지역 문화유산 보호단체인 (사)문화유산울림에 따르면 지난 13일 지역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 대덕구 블로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광섭씨가 정월대보름 현장을 취재하다 회덕동주민센터 화단에 방치돼 있는 읍내동장승을 발견했다.
평소 회덕동주민센터 주차장 옆 화단에 누워있는 것이 당간지주라 여겨왔던 이 씨는 이것이 25년 전 토목공사로 사라진 읍내동장승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각종 자료를 뒤져 대덕문화원이 1997년 12월에 발간한 『대덕의 문화유산』에 나오는 읍내동장승과 동일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문화유산울림과 이 씨는 이 책의 저자인 강성복씨에게 확인을 벌여 지난 16일 화단에 누워있는 장승이 책자 속 읍내동장승과 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읍내동장승은 얼굴 모습을 한 인면형 장승이 아닌 선돌형 장승이기 때문에 단순한 석물 등으로 여겨 아무도 눈여겨 보지않고 20여 년 동안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 읍내동주민센터 화단에 누워있는 상태로 방치됐던 읍내동장승의 모습 (사진=대전문화유산울림) |
『대덕의 문화유산』은 읍내동장승에 대해 “2기의 선돌이 마주보고 있는데 몇 년 전 토목공사를 하면서 훼손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읍내동장승의 원래 위치는 현재 읍내네거리로 25년 전 법동천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있었지만 복개공사를 하면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광섭씨는 “20년 넘게 읍내동장승은 책속에만 있는 추억의 장승이 될 뻔 했다”며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재를 찾고자 노력한 대가로 읍내동장승 1기를 찾았지만 반대편에 있던 장승까지 마저 찾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읍내동장승이 발견됨에 따라 대덕문화원, (사)대전문화유산울림, 회덕동주민센터는 공동으로 21일 오전 공10시 30분 ‘읍내동장승 다시 세우기’ 행사를 갖는다.
(사)대전문화유산울림 안여종 대표는 “읍내동장승이 어떻게 해서 회덕동주민센터 화단에 눕혀져 오랜시간 동안 아무도 모르는 상태로 방치돼 있었는지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며 “우선 회덕동주민센터 내 적당한 장소에 옮겨 세우고, 앞으로 대덕문화원이 중심이 돼 옮겨진 내력에 대한 조사는 물론 아직 찾지 못한 나머지 1기를 찾기 위한 활동, 원 위치로의 이전 및 장승제 진행 여부 등에 대해 좋은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은 돌장승의 도시라고 할 만큼 돌장승이 산재해 있다. 대전시 민속문화재 제1호로 지정된 법동석장승을 비롯해 읍내동뒷골장승, 용운동용방이장승, 비룡동줄골장승 등이 얼굴이 있는 인면형 장승에 속하고, 대동장승, 소제동장승, 괴곡동장승 등은 선돌형 장승으로 천하대장군 등의 명문이 있거나 아예 명문이 없는 경우도 있다.
대전문화타임즈-201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