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항 당시 여승무원도 동승… 사측 “다른 팀장과 비슷”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44)이 업무 복귀 이후 과중한 비행 스케줄 탓에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18년 근무하면서 이런 ‘지옥의 스케줄’은 처음”이라며 회사 측의 인사 보복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박 사무장은 2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결심공판에서도 “업무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회사 측 말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른바 ‘땅콩 회항’ 당시 조 전 부사장에게 폭언·폭행을 당한 뒤 비행기에서 내렸다가 58일 만인 지난 1일 현업에 복귀했다.
경향신문이 입수한 박 사무장의 이달 비행 스케줄을 보면 대부분 국내선이나 일본·중국·동남아 단거리 국제선으로 짜여져 있다. 매달 3번 이상 편성되는 장거리 노선은 인천~이탈리아 로마 1번 뿐이다.
박 사무장은 4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2시45분까지 김포~여수 4편 비행일정이 잡혀 있다. 13일에는 오전 8시부터 김포~제주~원주~제주~부산~김포를 오가는 일정이 잡혀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노선은 대부분 현지에서 체류하지 않고 바로 승객을 받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며 “승무원들은 비행 수당도 많고 체류비도 나오는 장거리 노선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사무장의 경우 국제선 스케줄도 현지에 도착해 항공기에서 대기하다 바로 출발하는 ‘퀵턴(quick turn)’ 노선에 많이 배치돼 있다. 11, 24일 홍콩행은 비행시간이 왕복 7시간으로 여느 단거리보다 길어 승무원 사이에서 힘들다고 소문나 있다. 11일 비행 때는 이른바 ‘땅콩 회항’ 당시 함께 탔던 승무원과 함께 근무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 있다.
한 전직 승무원은 “힘들고 돈 안되는 노선을 중심으로 시간표를 편성하면서 꼬투리를 잡기 위해 사측 인사들과 함께 비행시키는 것”이라며 “노조 활동을 열심히 했던 직원들의 징계 수순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승무원 14명을 이끄는 팀장에 걸맞게 다른 팀장들과 비슷한 수준의 업무”라며 “박 사무장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이성희·목정민 기자 mong2@kyunghyang.com>
땅콩회황에 직접적인 피해자였던 박창진 사무장이 회사로 복귀했씁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에서는 관심사원 대우하고, 지옥 스케줄로 괴롭히고 있다고 합니다.
대한항공의 이러한 처사는, 내려갈 때로 내려간 대한항공의 브랜드에 더욱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땅콩회항은 갑질의 대명사로 국민들의 인식에 확고하게 자리잡았습니다. 단순히 쉽게 잊혀질 사건이라고 생각하여 대한항공처럼 사퇴를 종용하는 방법은 미봉책이자 사건을 악화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조양호 회장이라면,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처럼 박창진 사무장을 이용한 이미지 쇄신을 노려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