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에 듣고 싶은 음악
_ 제 13회 인디 속 음감회 @ 상상공장
빗속에서 조금 색다른 13번째 음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비라는 주제를 가지고 회원님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는데요. 다행히도 기상상태가 받쳐주어 다락방의 분위기가 더 아늑해졌습니다. 음감회가 시작되기 전 김기자님과 에디터들은 비오는 날에 어울리는 와인에이드와 까나페를 준비했습니다. 5시쯤 회원님들이 한분 두분씩 도착하시고 소량의 알콜과 함께하는 이번 음감회는 역시 김기자님의 음감회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비와 음악
본격적인 음감회의 시작은 이번이 벌써 세번째 참가라는 서혜연님의 선곡 Kings of Convenience의 'Cayman Islands'로 시작되었습니다. 비오는 날이라 넬의 음악을 생각했으나 다른 분이 가져오실 것 같아 포기했는데 가져오신 분이 없어 씁쓸하다며, 이 곡을 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셨는데요. 곡의 기타선율, 가사가 맘에 들어 곡 선정을 하게 되셨다고 해요. 빠진 음감회가 없는 것 같다는 인디 속 음감회 매니아 김의영님의 Estatic Fear의 'Chapter IX'는 고딕메탈 장르로 음악 중간에 남성보컬의 그롤링이 음울하지만 우아한 느한 느낌이 추적추적 비 내리는 정원의 배경과 잘 어울렸답니다.
다음 곡 나비의 'Dragon'이 스피커에 울려퍼지며 다락방의 분위기도 무르익었는데요. Dragon은 감질나게오는 비가 아쉽다는 이병민 님의 선곡이었어요. 점차 해가 저물어가며 어둑어둑 해질무렵 박종민님의 선곡 김정배 밴드의'When It Rains'가 시작됐는데요.이곡은 연주곡으로 11분정도의 길이였지만 천천히 귀를 기울이며 듣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며 앞서 나온 곡 얘기를 하기도 하고 목도 축이며 비오는 전경을 보기도 했어요. 다락방의 노란등, 비에 젖은 야외정원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음악이 함께하는 시간이었어요.
잠깐의 휴식시간이 끝나고나서 함형조님은 일본인밴드로 애니메이션 주제곡 one 으로 잘 알려진, 곡 마지막부분의 모빌소리가 인상적인 Bz의 'Shower'를 들려 주셨어요. 일본음악특유의 짠한 느낌이 물씬 풍겼어요. 조금씩 내리던 비가 한상희님의 선곡 윤종신의 '단비'가 시작하기 전에 갑자기 많이 내렸는데요. 곡 제목처럼 모두가 원했던 단비가 내려, 그 소리가 효과음이되어 곡의 분위기를 더 살려주었어요.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의 OST인 大切な想い出 을 가져오신 이기현 님은 특정한 날, 때가 되면 보고싶어 지는 영화라며 영화의 줄거리를 설명했는데요. 영화가 너무 감동적이여서 영화의 Ost를 선곡하게 되셨다고 해요. 앞서 들은 shower와 마찬가지로 일본특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곡이었어요.
이어서 들은 곡, 여자가 공감할 만한 가사를 담고 있는 이소라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김용기 님이 가져오신 곡으로 노래가 끝난 후, 이소라의 목소리가 온몸을 감싸는 느낌을 받으셨다는 표현이 와 닿았어요. 또 이 곡을 듣고 나면 여자친구에게 잘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말도 덧붙이셨어요. 감기에 걸린 몸을 이끌고 참석하는만 열정을 보여준 손의수님은 듣고 나서 마음이 아픈 음악을 좋아한다며 로로스의 'Its raining' 을 들려주셨어요. 지난번 음감회 때에도 감기에 걸려서 오셨는데, 다음 음감회엔 감기에 걸리지 않고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김기자님은 아침에 컨디션이 급다운 되어 선곡리스트를 바꾸셨답니다. 재즈 피아니스트 브래드 멜다우의'Exit Music'을 들려주셨어요. 본래 이곡은 라디오 헤드의 곡이죠. 브래드 멜다우가 재즈스타일로 재해석한 곡인데 대부분 아는 곡이라 편하게 들을 수 있을거 같아서 선곡하셨다고 해요. 음울한 멜로디가 아름답게 빗방울과 함께 번져 갔습니다. 이번 음감회는 비 내리는 창가를 배경으로 다락방에 모여앉아 비와 관련된 노래와 이야기를 듣는 이색적인 시간이었어요. 빗속에서 진행된 음감회는 감수성을 더 자극시켜 한층 음악에 몰입하게 해주었습니다.
비오는 날의 깜짝 게스트, JIYO
7시 15분쯤 게스트공연이 시작되었는데요, 이날의 깜짝게스트는 실용음악 보컬을 전공한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JIYO 였습니다. 김기자님은 지요씨와 만나거나 연락하는 날마다 비가 와서 깜짝게스트로 초청했다며 지요씨를 소개해 주셨는데요. 원래는 건반을 치며 노래하나 건반을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라 앨범 프로듀싱을 맡아주신 Goldbranch님의 기타 연주와 함께 곡을 들려주셨어요. 첫 곡은 지요 싱글앨범 jiyo 에 수록된 곡 '봄이 오면' 부터 앵콜곡 '오늘 같은 날이면' 까지 총 5곡을 불러주셨어요. 비 내리는 밤 기타연주와 나긋한 지요 씨의 노래는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운치 있던 13번째 음감회, 다음을 기약하며
비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작한 이번 음감회는 하루 종일 내려준 비 덕분에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비록 모두가 원했던 만큼 주룩주룩 내리는 비는 아니었지만, 분위기만큼은 일품인 인디 속 음감회였습니다. 음악을 매개로 사람들이 모여 소통을 한다는 것이 음감회의 가장 큰 매력이지요. 비오는 날의 13번째 음감회는 같은 공간에서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음감회는 또 어떤 주제로 즐거운 추억을 만들게 될지! 기대해 봅니다~
글/설선민
사진/심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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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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