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라..?
올림픽코스X2=???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주말훈련도 개인적 사정으로 2주 연속 불참...
킹코스까지 했는데..그정도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주 런훈련과 근력훈련에는 신경을 썼다..
6월12일 D-2
수원사는 친구넘이 왔다..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친구라 나까지 이넘을 외면하기가 어려웠다..
친구넘과 그 친구넘 그리고 나..
참많은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만큼이나 많은 술잔들이 오갔다..(내일 하루 쉬면 될꺼야)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간에야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6월13일 D-1
술에는 장사가 없다..
아직도 내가 움질 일때마다 홍시 냄새가 난다.
아니나 다를까 영수형님이 한말씀하신다..
"창성이 지나가니 홍시냄시가 아직도 난다"
"제가 어제 좀 ..."
아침으로 경주서 유명한 맷돌순두부를 챙겨 먹는데 계란을 3개를 넣었다.
이넘의 저주받은 식성은...
날씨가 점차 후중충한듯하다..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잠이 올듯도 하고 안올듯도 하는 묘한 그런 혼수상태가 지속된다..
동해바다라..?
휴게소에내려서 보는 동해바다는 참으로 곱다...아니 참으로 거칠다..
작년 속초대회가 생각이 난다...
딱 이곳 휴게소에서 바다를 보며 설레였는데..지금은 그런 설레임이나 긴장감은 거의 없다..아마도 술기운이지 싶다.
격전지 삼척..?
예상보다 이른시간에 도착으로 해서 선수등록을 마쳤다.
예약했던 숙소가 아니라 그옆집으로 변경이 되어서 내심 마음이 언짢다.
내가 저지른 일이라 말은 못하지만 회원들의 눈치가...허허허허
검차를 꼼꼼히 마치고 점심을 먹는다.
아마도 이번 강원도 대회중에 그나마 맛나게 먹었던 점심이다(시장이 반찬이였을까?)
오랜시간 이동한지라 다들 소주생각이 나는듯해서 회한접시와 소주 한잔씩을 마신다..
이넘의 저주받은 머리는 그새 또 망각을 하고 소주잔을 받는다..
다들 바다구경을 한번씩 하고 한마디씩 한다..
"조류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흐르는 것 같다"
"파도가 생각보다 높다"
"수온이 송도보다 낮은듯하다"
긴장감이 없다..이건 정말 않좋은 나만의 징크스...
아무래도 난 이번대회는 어려울듯하다...
저녁을 챙기고 곧바로 이어지는 술자리...
최대한 긴장감을 가지려고 일부러 술잔을 피했건만..
이 저주받은 몸뚱이는 또다시 술에 젖고 만다...
바깥 찬바람속에서 마지막 술병을 비웠다..
6월14일 D-0
결전의 날..?
머리가 무겁다..
다들 부산하게 움진ㄱ인다.
머리속이 텅~~비어 있는듯하고 내가 뭘해야 할지도 생각이 없다...
아침밥을 억지로 밀어넣고, 화장실에 앉았다...
세수를 한바탕 하고나니 점차 사람들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짐을 챙겨들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일부 참가 선수들이 슈트를 입고 바다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준비를 하고, 사이클를 점검하며, 각각의 짐들을 맡긴다.
바다에 들어갔다..
아무것도 안되는듯한 느낌...
뭔가가 나를 꽉 잡아 메어놓은듯한 그런 갑갑함...갑자기 긴장감을 넘어선 두려움이 생긴다..
출발...?
무슨 워밍업을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지만 스타트 라인에서난 서있다..그리고 출발신호가 울리고 본능처럼 물에 뛰어 든다..
수정을 위해 난자를 찾아가는 정자처럼 맹목적으로 나아간다..
차이고, 맞고, 할퀴고..
양옆에 두넘이 너무나 성가시다..어디를 가도 나만 따라다니는 듯한 이 지긋지긋한 넘들...
결국은 이넘들이 내 슈트지퍼를 열어 버렸다....젠장..
"아 씨바..."
'어쩐다...? 일단 심판을 불러서 슈트지퍼를 채워 달라고 해야 겠다'
이러는 찰나에 귓뒤에서 낯익은 목소리
"창성아 와..?무슨일있나..?"
회장님이시다...반가움에 눈물이 날뻔했다..
"어떤 개새끼가 내슈터를 벗겼습니다"
두사람은 라인 안으로 들어와 슈트 정비를 한다...
고맙습니다...
수영에서 힘에 밀려 이꼬라지가 된 내가 참으로 한심스럽다...
T1..바꿈터..?
사이클 준비를 하는데 승환이가 들어왔다..
"행님 안나가십니까?"
"그냥..오늘은 천천히 관광모드로 가야겠다.."
주섬주섬 챙겨서 출발선으로 간다...
함이사님의 말씀이 들린다...
"머하노 빨리 출발해..."
45Km...?
드디어 올것이 왔다..
그 와중에도 숱한 사람들에게 내 등을 보여주면서 왔는데...
졸립다...
그냥 졸립다..
"창성아 괜찮나..?"
얼마전에 지나쳐 온 회장님께서 어느새 내 뒷쪽에 계셨다..
아무래도 뒷쪽에서 보는 나의 움직임이 이상해 보였나 보다..
"그냥 좀 졸려서요.."
"탈수 온거 아니가..?"
"음료공급은 계속하고 있는데 몸이 말을 안듣네요.."
음료공급 음료공급 음료공급...
그렇다..난 무의식적으로 입만 헹구고 물을 마시지 않았다..
태백을 지났다..
그리고 섰다...
소변을 보는데 색깔이 노랐다..
영수 형님이 지나가신다
"창성아..괜찮나..?"
"그냥 오줌누려고요.."
한참을 서 있었던 듯하다..그냥 멍하니...여러사람들이 자니쳐 간다...
정신이 잠깐 든다..
다시 패달을 밟는다..
65Km..?
섰다..아니 그냥 주저 앉았다..
내 이름으로 나선 대회에서 최초로 포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비가 온다..엉덩이 밑으로 물이 흐른다..지나가던 사람들이 한마디씩 던진다..
"부상입니까..?"
"잠시 쉽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카보샷과 바를 씹어 먹는다...
'그래 이래도 않되면 그때가서 포기하자..'
78Km..?
"서부산 신창성 화이팅"
확성기를 들고 있는 함이사님이 외치는 소리에 눈물이 날뻔했다...
"창성씨 화이팅"
미경누님의 목소리도 들린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자욱한 안개속으로 달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영수형님, 회장님..너무 반갑다..
T2...바꿈터..?
비에 젖은 비닐백을 열었다...
양말을 갈아 신고 CCD를 태워 마셨다..여분의 카보샷을 레이스벨트에 넣었다..
이젠 20Km만 달리면 된다..
선수촌에서의 2회전 동안 뛰면서 졸음과의 싸움이 계속 되었다..
2바퀴를 돌고 나가는 길에 사이클로 들어오는 재걸이 형님을 만났다.
반갑다..
"재걸이 행님 화이팅"
곧이어 성호 형님도 만났다
"서부산 화이팅"
내리막...그 지루함..?
포장도로가 끝나갈 즈음에 보급소...
"오늘 서부산에서 선수들 많이 왔나 보네요?"
"많이 보이던가예..?"
"방금도 지나가던데.."
아마도 회장님이신가 보다..
12Km...?
보급소에서 회장님을 만났다..
"괜찮나..?"
"잠이와서 좀 빨리 들어가 사우나에서 자야 겠습니다.."
"그래 무리 하지말고 빨리 가서 좀 쉬라.."
오르막은 철저하게 걷고, 내리막에서 철저하게 달렸다..
마지막 내리막...?
"창성씨 마지막 400m...화이팅.."
미경누님이 마지막 오르막이 기다리는 지점에서 응원을 하신다...
의관을 정제해야 하는 시간이 왔다...
걷거나 뛰면서 그 지루하고 지루한 오르막과의 마지막 싸움을 끝내려 한다.
스피커소리가 들린다..
"서부산철인클럽 신창성 선수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때까지 결승점에서 기다려준 함이사님이 사진기를 들고 있다.
맨날 같은 포즈로 결승점에 들어온다고 타박을 하던 후배 생각이 나서
대학다닐때 만든 동아리의 고유포즈를 취해봤다..
6월17일 D-25
새로운 도전...?
O2의 교훈은 나의 뇌리에 각인이 되었고, 뼈에 새겼다..
"절대 자만하지 마라"
"절대 게을리하지 마라"
"절대 과음하지 마라"
이젠 제주아이언맨대회다...
14시간대 목표...
첫댓글 창성아! 너무도 수고했다. 14시간 대 .... 한번 해봐야지. 힘!
지난번이 15시간대 였으니 이번에는 꼭...
창성아 나도 경험했다. 3가지 절대 이지지 말자. 고생했다.
무기력에 빠진..늪에 빠진 그런 느낌...
수고 마이했고 고생혔다~~~
경기시간이 길어질 수록 더 힘들어지지요
창성씨는 아마도 과음만 안하면 날라다닐겁니다. 수고했어요.^^
어제부로 저 술끊었습니다...
뭐라해도 창성이는 서철의 기둥이고 중심이다...어리석다니...말도 안된다...기냥 쏘주 한잔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자...하지만 스스로 느낀 교훈은 잊지말자!! 그라먼 다~~죽었어^^
요행을 바라는 모습이 더 나빴던것 같습니다...
멎있다....이말 밖에는..없네요..보급쳐에서도,,쏘주,,한잔씩 줘야 헤장이되는데...그라면..아마도 ㅎㅎㅎ 화이팅~~~
행님~~쫌~~~..술이야기 금지...
그래 술....줄이자
최근에 마신 술자리엔 형님이 꼭 계셨던것 같습니다...
행님도 힘들군요... 저는 행님은 힘안든줄 알았습니다~~ㅎㅎ 수고하셨습니다~~
승환아 나도 사람이다....
창성아 범이 토끼를 잡을때에도 최선을 다한다... 이젠 그게 뭐시라꼬가 안통한다... 가슴에 서부산 철인클럽을 달고 있는한 포기는 없다.. 그리고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이 진정한 철인이다..
타클럽에 비해 30대의 성적이 너무나 저조한 것도 맘에 걸립니다...
햐~~~ 진짜 멋지네.....드라마다 드라마.......그리고 겁이 팍 난다.
내년엔 꼭 같이 가자...
니는 몸이 재산이다 클럽 챙기라 니 챙기랴 무지 바쁘고 짜증도 나겠지만 그래도 연습한거 도로아미 타불로 되는 짖은 말자.제주도에서 기대할게
대낄이 수고하셨고.. 이제 제주에서 또 한번 싸워야죠
창성아~~고생했다...그라고..제주대회에선..보다..나은 성적으로 완주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