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노는 것으로 내 몸을 상할까?
골프를 시작하고 많이도 다쳤다.
손발에 물집잡히는 것으로 시작해서, 손목, 팔, 어깨, 갈비뼈, 엉덩이 다리 ......
참 많이도 다쳤다.
언젠가는 손목을 다쳐서 몇 개월, 또 언젠가는 갈비뼈를 다쳐서 몇 개월, ....
작년 4월에는 오른쪽 어깨관절을 다쳐서 6개월 정도를 고생했고, 올 봄에는 손가락을 다쳐서 지금도 고생하고 있다.
골프를 하면서 다친 것들이다.
왜 그렇게 다치지?
왜 그렇게 다치면서 해야할까?
내가 다쳤듯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많이 다쳤을까?
나보다 나은 실력을 갖춘 사람들은 모두 나 정도의 부상들을 겪었을까?
나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나요?” 하고 물어오면
“갈비뼈 부러져 봤나요? 더 열심히 해서 갈비뼈도 부러지고, 어깨도 다쳐보고.... 해야 되니까, 더 열심히 하세요” 로 답해야 할까?
우선 올해 다친 손가락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작년 4월에 심하게 땅을 찍으면서 오른쪽 어깨 관절을 다쳐서, 왼팔 위주로 운동하면서 새로운 발견을 통해서, 11월 정도에 어깨가 나아질 쯤에는 오히려 이전보다 실력이 좋아진 상태를 느꼈었다. 한 팔이 아픈 상태이므로 골프연습은 안하고, 기회될 때 필드만 나가는 상태에서 실력이 오히려 좋아진 것이다. 비결은 '왜 이렇게 다치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주 했던 것.
또한, 골프 배우라고 1년 이상 레슨비까지 대줬던 직원들의 미숙한 모습에서 일반적인 레슨과정의 문제점을 생각하면서, ‘내가 지도하자’ 며, 올 1월에는 골프 지도자역할도 하자고 나섰다.
‘돈 시간투자없이 뱃살빼는 골프’라는 밴드도 만들고 하면서 시도하다가, 다른 사람들을 지도하려면 제대로 배우자며, SBS골프에서도 레슨프로로 활동했던 이시우프로로부터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이시우프로로부터 인정을 받은 다음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지도자 역할을 하자며, 밴드 등을 통한 골프지도자 역할도 멈췄습니다.
저를 지도하는 이시우프로는, 2009년 1월에 동네에 스크린골프장이 생기면서 스크린골프장에서 레슨을 하는 이벤트를 했을 때 만났던 프로로, 그 때는 "좋습니다. 그런데 이것만 요렇게 해보세요" 식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상대를 인정하면서 이끌어가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벤트 기간이 끝나면서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레슨프로가 될 생각으로 레슨을 받는 것이라고 하니까, 그러면 제대로 시작하자고 했고, 나도 최대한 적극적으로 하자고 레슨에 참여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손가락이 아파왔다. '어디 겹질렸나?'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골프를 하고나면 더 심하게 아파서, 레슨받기를 손가락이 나으면 다시 시작하자며 중단했는데, 5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불편하다. 불편해서 레슨받기를 중단한 상태로 가끔 필드만 나가고 있다. 필드에서는 아픈 오른손 검지와 중지는 (내가 고안한 장치로) 고정해서 클럽을 잡지 못하게 하고 게임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관절이 다치지는 않았고, 건초염인것 같다며, 특별한 조치를 할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
왜 다쳤을까?
처음에는 골프와 상관없이 그냥 우연히 다쳐서 불편한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다칠 사건이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코치하는대로 열심히 따라하면서 다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동안 해왔던 폼이 아닌 방식을 몸에 익히려고 하다보니까, 손가락이 뒤틀렸고, 또 (너무?) 열심히 따라하다보니까 다친 것은 아닐까로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내가 골프를 직업으로 삼을 것도 아닌데, 내가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을까?
또 골프와 상관없는 삶을 살다가, 40대 이후에 처음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고, 이제 50 이 넘은 나이에 프로선수들이 하는 동작을 따라하겠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왕년의 대단했던 프로들이 시니어 대회에 나와서 경기하는 것을 보면, 어정쩡하게 보이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에 대회에 참가했던 최광수프로의 모습도 요즘 젊은 선수들의 모습과 비교하면 멋있어보이지 않는 어정쩡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최광수프로가 나와 1살 차이이다.
그들의 모습이 어정쩡하게 보이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노화된) 몸에 맞는 스윙을 찾아서 하다보니까, 젋고 유연한 정상의 선수에 비해서 어정쩡하게 보이는 것일 것이다.
또한 시니어 아마추어 최강자들의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폼이 엉성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많았었는데, 그들의 폼이 나쁜 것이 아니고, 그들은 자기 몸에 적합한 스윙을 찾은 것이라는 생각도 새삼스럽게 해본다.
대부분 아마추어들은 프로선수들이 나이들어서 포기할 나이에 처음 클럽을 잡는 것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제 경우는 40대 이후에 시작). 그러면서, 최경주, 타이거우즈, 맥길로이 등의 폼을 따라하려고 한다. 거기에다가 골프에서 사용하는 근육이 발달돼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몸을 만들 생각은 안하고 폼만 따라하려고 한다.
‘그러니까 다치지’ 라고 말하면 심한 비약일까?
50이 넘은 이 나이에 “젊은 프로들의 폼'을 열심히 따라하려 노력했으니, 다친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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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골프는 무엇인가에서부터 살펴보자.
내게 골프는 바둑, 당구, 고도리 .... 등 즐길거리 중의 하나일 뿐이다. 노성렬이나 최광수처럼 직업이 아닌, 그냥 취미생활일 뿐이다.
골프를 특별히 잘한다고 사람들이 어울려주는 것도 아니고, 조금 못한다고 어울려주는 사람이 없어지는 것도 아닌, 그냥 즐겁게 게임하는 모습만으로도 함께 즐길수있는 상대가 있는 그냥 취미생활인 것이다.
몸도 다져진 상태가 아니고 (점점 유연성이나 근력이 떨어지는 노화되는 연령대)
골프를 잘하는 것에 의한 특별한 이익도 없다. (심지어 너무 잘해서 돈이라도 챙기면 미움받는다)
골프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합니다.
골프에서의 최선을 생각하지 말자.
그냥 어떻게 즐길까를 생각하자.
건강을 위해서 하는 모습으로 즐기자.
획기적인 동작의 변화는 조심하자.
다른 사람에게도
이렇게 해야된다고 조언하지 말자.
(조언을 구해올 경우에) 억지로 몸을 맞추려고 하면서, 무리하지 말라는 말을 자주 전하자.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했었고,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은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편하게 전하자.
골프를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돈이 많이 들어서
몸을 다칠까봐
.....
등등으로
주저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역할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골프가 왜 이렇게 어렵지?‘ 하면서
고민하시는 분들이
'조언을 구하는 경우'에는
제 경험과 생각을 적극적으로 전하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라는 말을 제게서 들었던 분들께 죄송했습니다.
앞으로 좀 더 조심스럽게 행동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을 줄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 사람들과 어울려서 즐기는 운동으로 골프를 아주 좋아합니다.
다친 상태에서도 할 수 있으면 합니다.
(오른 손목을 다쳤을 때, 오른 팔을 다쳤을 때, 오를 손을 다쳤을 때는 '한손으로 하면 안되나?' 하면서 했습니다.
갈비뼈를 다쳤을 때, 목을 다쳤을 때, 다리를 다쳤을 때는 할 수 없었습니다)
해야하기 때문에 할 정도로 (내게서) 골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겠습니다.
언젠가는 골프를 포함한 어떤 운동도 할 수 없는 때를 맞이할 것입니다.
그 때도 편한 마음이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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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놀아주면서 저를 즐겁게 하셨던 (고마우신) 분들!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왜 내가 프로를 따라하려고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이 글을 메모했습니다.
내가 골프지도자가 된다고 할 때, 나의 의미는?
내가 지도자가 된다고 해도, 선수를 지도하는 역할은 능력도 안되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내가 지도할 수 있는 사람은 순수 아마추어.
그것도 '이렇게 하면 되니까, 나를 따르라'식이 아닌,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하는데, 이런 장점으로 인한 좋아짐이 있다는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면, 프로는 어떻게 할까가 아닌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일반인들이 어떻게 다치지 않고, 많은 투자없이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가 내가 연구할 분야라는 생각에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려 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