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부터 17일까지 4박 5일의 일정으로 중국 무이산, 삼청산, 황산 트레킹을 다녀왔다.
오래전부터 마음먹었고 기다리던 트레킹이었다.
2018. 5. 13. 일요일
중학 동창 2명을 아침 8시에 의정부에서 만나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향했다.
황산행 항공편인 KE817이 예정 시각보다 25분 정도 늦은 13시 50분쯤 이륙했다.
비행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시차는 1시간. 황산공항에 도착하여 조선족 현지가이드를 만나 4박 5일의 트레킹 일정이 시작됐다. 황산시는 무이산시와 함께 산의 이름을 딴 몇 안 되는 시 중 하나라고 하는데, 안휘성(安徽省, 안후이성) 남쪽 끝에 자리 잡고 있었다.
먼저 명・청 시대의 휘주성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휘주박물관에 들러 구경을 한 후, 황산역에 가서 CRH 고속열차를 타고 2시간 30분을 남쪽으로 달려 18시 35분쯤에 무이산역에 도착했다. 무이산시는 복건성(福建省, 푸젠성)의 북쪽 산악지대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고속열차는 시속 280~290km대를 유지하며 달렸고, 우리나라의 KTX에 비해 소음도 적고 정숙성이 좋았다. 중간에 인구 천만의 상라오시를 경유한 것 말고는 거의 산골을 지나갔다.
현지식으로 저녁을 먹은 후, 숙소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5. 14. 월요일
트레킹 둘째 날, 무이산과 구곡계를 구경하는 날이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은 후, 8시에 버스를 타고 10분간 무이산으로 이동했다.
무이산(武夷山)에 도착하여 미니열차를 타고 트레킹 시작점으로 갔다. 무이산은 도교의 본산지이자 무릉도원이라 불리는 곳이라고 한다.
트레킹 코스 어귀에 있는 무이정사(武夷精舍)에 들렀다. 무이정사는 남송의 대표적인 유학자인 주희(朱熹, 朱子)가 후학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서원이다.
오래전부터 유명한 찻잎이 재배되었다는 다동(茶洞)까지는 경사가 완만한 계단길이었다. 운와(雲窩)를 지나갈 무렵에는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동굴 근처 바닥에 신비스럽게도 서늘한 기운의 옅은 안개가 낮게 깔려 있었다.
무이산 정상인 천유봉으로 오르는 길은 돌계단이었고 가팔랐다. 위로 올라갈수록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이 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첩첩산중의 봉우리들이 눈앞에 펼쳐졌고, 무이산의 기암절벽 아래를 따라 구곡계가 용처럼 꿈틀대며 흐르고 있었다! 그 구곡계를 따라 관광객을 태운 대나무 뗏목들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었고…….
신선이 기거한다는 천유봉(天遊峰, 408m)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북쪽 길로 하산하였다.
하산길에 도원동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보였다. 도교에서 말하는 이상세계인 도원동(桃園洞)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트레킹 거리 약 5km, 2시간 정도 소요.
하산하여 버스로 대나무 뗏목을 타는 곳으로 이동하여 점심을 먹었다.
6명씩 뗏목에 올라탔다. 사공은 앞뒤로 두 명이었는데,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는 20위안씩 거둬서 사공에게 팁으로 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팁도 뱃삯과 함께 마을에서 공동으로 관리・분배한다고 하였다.
날씨는 아주 좋았다.
구곡계(九曲溪)는 9km에 걸쳐 9개의 계곡과 36개의 산봉우리와 99개의 암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절경이었다. 선착장에 도착할 때까지 주변 경관으로부터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강가에 몇 그루의 치자꽃이 짙은 향을 풍기며 피어 있었다. 무이산 북쪽 기슭에서도 몇 그루 보았다.
팁을 준 효과인지, 중간에 우리에게 대나무 삿대를 쥐여주며 직접 뗏목을 몰아보라고 하였다. 나를 포함하여 남자 3명이 삿대를 젓는 재밌는 체험을 하였다.
1시간 35분 정도의 뗏목 유람을 마치고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무이궁을 나와 무이산역으로 가서 고속열차를 타고 황산시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여장을 푼 후 저녁을 먹었다.
구곡계 대나무 뗏목에서 바라본 무이산의 봉우리
황산역에서 무이산역으로 가는 CRH 고속열차
무이산시 숙소인 금강도성호텔
아침에 무이산시에서 바라본 무이산 줄기
무이산 입구
관광객을 태운 대나무 뗏목들이 구곡계를 따라 내려오고 있다.
주희의 무이정사 입구
주희 초상화
운와(雲窩)를 지나 다동(茶洞)으로 가는 길
다동의 이정표
다동에서 바라본 무이산의 한 봉우리
다동 안내문
천유봉 오르는 길에서 바라본 구곡계
구곡계를 배경으로...
구곡계를 따라 유람 뗏목들이 흘러가고 있다.
천유봉 앞에서
천유봉에 있는 대유각
도원동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
차밭
구곡계 뗏목 타는 곳 입구
대나무 유람 뗏목 출발지
관광객을 태우고 구곡계를 따라 아홉 계곡을 돌며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 뗏목들
뗏목에서 바라본 무이산 봉우리들
급류를 헤치며...
그림 같은 구곡계 풍경들...
그림 같은 구곡계 풍경들...
함께 한 트레킹 팀원들
잠시 뱃사공이 되어...
아름다운 구곡계를 뒤로 하고 선착장에 도착~
무이산 입구에서 동창들과 같이...
주자(朱子)의 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
武夷山上有仙靈 山下寒流曲曲淸
欲識箇中奇絶處 櫂歌閑聽兩三聲
무이산 위에 신선 영혼이 있으니
산 아래 한류가 굽이굽이 맑더라
그 가운데 절승지를 알고자 할진댄
즐거운 뱃노래를 귀기우려 들어보게
山無水不秀 水無山不淸
曲曲山回轉 峰峰水抱流
산은 물이 없으면 수려하지 않고
물은 산이 없으면 맑지 못하다
골짜기 골짜기마다 산이 돌아가고
봉우리 봉우리마다 물이 감아 돈다
一曲溪邊上釣船 慢亭峰影잠晴川
虹橋一斷無消息 萬壑千巖鎖翠煙
일곡의 물가에서 낚시배에 오르니
만정봉이 맑은 물속 푸른 하늘에 잠겨있네
무지개 다리는 한번 끊어진 후 소식이 없고
골골마다 암봉에는 비췻빛 안개가 자욱하네
二曲停停玉女蜂 揷花臨水爲誰容
道人不複荒臺夢 興入前山翠幾重
이곡에 우뚝 솟은 옥녀봉이여
꽃처럼 예쁜 단장 누구를 위해 꾸몄는가
도인은 황대몽(荒臺夢)을 다시 꾸지 않는데
흥에 겨워 앞산에 드니 푸르름이 첩첩이네
三曲君着袈壑船 不知停櫂幾何年
桑田海水今如許 泡沫風燈敢自憐
삼곡에서 그대는 가학선을 보았는가
노젓기를 그친지 몇 해인지 모르겠네
뽕나무밭이 바다가 된 것이 지금부터 언제런가
물거품같고 바람 앞 등불 같은 우리 인생이 가련하다
四曲東西兩石巖 巖花垂露碧氈삼
金鷄규罷無人識 月滿空山水滿潭
사곡의 양쪽에는 바위산이 두 곳인데
바위틈 꽃에는 이슬이 맺혀 푸르르네
금닭(金鷄)이 울어 아침을 열지만 아무도 본 이가 없고
달은 텅 빈 하늘에 가득하고 물은 웅덩이에 가득 차 있네
五曲山高雲氣深 長時煙雨暗平林
林間有客無人識 欲乃聲中萬古心
오곡의 산은 높고 구름 기운 깊어라
언제나 구름 비에 평림(平林)은 어둑하네
숲 사이의 나그네를 알아보는 이 없고
사공의 노래소리에 만고의 수심이 깊어지네
六曲蒼屛繞碧灣 茅茨終日掩柴關
客來倚櫂巖花落 猿鳥不驚春意閑
육곡의 바위 병풍은 푸르른 물굽이를 휘감아 돌고
종일토록 이끼는 사립문을 덮고 있네
나그네가 노에 몸을 기대니 바위에서 꽃이 떨어지고
원숭이와 새가 놀라지 않고 봄빛은 완연하네
七曲移船上碧灘 隱屛仙掌更回看
却憐昨夜峰頭雨 添得飛泉幾道寒
칠곡에 배를 몰아 푸른 여울에 올라서서
은병봉과 선장암을 다시금 돌아보네
어제밤에 내린 비에 드더욱 아름답고
떨어지는 폭포수는 시원함을 더해주네
八曲風煙勢欲開 鼓樓巖下水濚회
莫言此處無佳景 自是遊人不上來
팔곡에 바람 불어 구름이 개려는데
고루암(鼓樓巖) 아래에 맑은 물이 돌아드네
이곳에 좋은 경치가 없다고 말하지 말게
여기부터 속인은 올라갈 수 없다네
九曲將窮眼豁然 桑麻雨露見平川
漁郞更覓桃源路 除是人間別有天
구곡에 다다르니 눈앞이 탁 트이는데
상마(桑麻)에 맺힌 이슬 평천(平川)을 바라보네
뱃사공은 다시금 무릉도원 가는 길을 찾지만
이곳이 바로 인간 세계의 별천지라네
☞ 三保山에서 발원하여 성촌을 거쳐 일곡까지 9.5Km의 계곡에는 구곡이 있는데, 여기를 武夷九曲 또는 淸溪九曲이라고 부르며 36개 峰과 37개 巖이 있어 계곡 양안의 절벽은 가히 복건성의 제일의 명승지이다.
구곡은, 升眞洞(승진동), 玉女峰(옥녀봉), 仙機岩(선기암), 金鷄岩(금계암), 鐵笛亭(철적정), 仙掌峰(선장봉), 石唐寺(석당사), 鼓樓岩(고루암), 新村市(신촌시) 등 아홉 명소를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