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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평택성동신협산악회 원문보기 글쓴이: 성공나라
2012. 10. 27.(토) 날씨: 가을비흠뿍 내림.....
사진.1 속리산 법주사 경내에 있는 단풍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속리산 산행 가는 날....
얼마나 학수고대 기다리던 날이었던가...
속리산... 명산중에 명산이 아닌가....
대한민국의 국립공원이고 "법주사"란 유명사찰이 있어 더 유명한 관광지다.
법주사는 명승지이면서도 보호문화재다...
그래서 법주사 전경은 교과서에도 자주 등장하고...
책이나 캘린다 표지에서도 쉽게 찾아 볼수 있을 만큼 유명한 사찰이다.
그런 명승지를 내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다.
이상하리 만큼 나와는 인연이 없었다....어쩌다가 갈 기회가 생기더라도
금새 계획이 변경되거나 취소되곤 했었다.
사실 이번에도 기상조건의 변화로 기회가 상실될까 가슴을 조아렸다.
매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다가도 하필 그날만 비가 온다는건지....
매시간 마다 방송을 해대는 기상 통보관들이 왜 그렇게 밉기만 하던지....
그런데 전날까지만 해도.... 아니 밤이 이슥해지도록 밝은 달이 휘영청청 떠 있었다.
이번 만큼은 기상예보가 "오보"이려나 보다 하는 희망을 버릴 수 가 없었다.
그러나 희망은 새벽에 여지없이 날아가 버렸다.
이젠 그만큼 기상을 예측하는 과학수준이 많이 업그레이드 된 듯하다...
우산을 받쳐든 채 배낭을 둘레메고 평택역으로 나갔다...
도착예정 시간이 아직 더 남은 듯 한데 이미 버스가 도착해 있었다.
미안한 마음에 황급히 달려가 버스에 오르니 이미 산우님들이 한 가득이다...
번뜩거리며 눈동자를 굴려보아도 빈자리가 별로 눈에 띄이지 않는다......
맨 뒷자리로 들어가서야 겨우 자리 하나를 잡아 앉았다.
궂은 날씨임에도 산우님들의 산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경탄 스럽다.
잠시후....
문예회관 앞에 도착하니 이미 다른 버스 두 대가 더 있었다.
임원님들의 인원점검이 시작되고, 한쪽에서는 비품과 음식료등을 챙기느라 분주하다.
6시15분... 모든준비를 마치고 3대의 버스는 속리산을 향해 출발했다.
버스는 문예회관을 빠져나와 곧바로 경부 고속도로에 올라서더니 빗속을 쏜살같이
질주 해 나갔다...
버스가 달리는 동안 빗줄기는 점차 굵어지고 있었다..
7시가 조금 못되어 천안휴게소에 버스가 도착했다.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내리는데 내리는 빗줄기가 장난이 아니다....
이 빗속에서 어떻게 식사를 한다는건지...
버스에서 내려 빗속을 뚫고 임원님들을 따라 갔더니...
휴게소 한쪽 모퉁이에 천막텐트와 정자테크 대여섯개가 눈에 들어온다.
참으로 기막힌 장소가 아닌가...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 이렇게 비를 피할수 있는 천혜의 공간이 있다니...
임원님들의 탁월한 지혜와 눈썰미가 돋보인다.
이 아늑한 공간에서 따끈한 된장국에 밥을 듬뿍말아 겉절이 김치를 얹어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따끈한 국물로 빈속을 채우니 차가운 날씨에 움츠려 들었던 몸이 녹아 내린다....
그러더니 이내 졸음이 쏟아진다....
얼마를 더 졸았을까...
버스는 마지막 휴게소에 도착했다...
잠시 졸음을 쫒기위해 버스에서 내렸다.... 내리는 빗줄기는 여전하다....
버스가 다시 출발하고... 잠시후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국도로 들어서니....
차내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목적지가 가까워오자 등산을 해야 할것인지...포기해야 할것인지... 갈등이 시작 된 것이다.
한상무님... 옹달샘님도 내 의중을 물어 오신다...
하늘은 어둡고... 굵은 빗줄기가 내리니 산행의 달인들도 좀처럼 엄두가 나지않는 모양이다.
사실 나도... 오는 내내 고민을 거듭했었다.
그러는 사이 버스가 속리산 화북매표소 방향으로 접어 든다....
여태까지 결정을 못했다면 더 이상의 고민은 의미가 없을 듯 하다.
본능적으로 등산화 끈을 조여매고 자연스럽게 배낭에서 우의를 꺼내 펼쳐 들었다.
등산을 포기한다면....
산 밑에서 6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지...
사실은 그 고민이 더 컸었기 때문이다.
또한 벌써 산행경력이 3년차인데....
1년차 여성 산우님들도 우중산행을 주저하지 않고 나서는데....
내가 포기해서야 체면이 서겠는가....
이미 차내에서 준비를 마친터라 우의를 걸치고 통로를 빠져 나오는데...
중년을 훌쩍 넘긴 여인네들이 놀라며 근심어린 표정으로 수근 거린다....
빗줄기는 그칠줄 모르고, 하늘이 컴컴한데 산을 오르는 것이 무모해 보이는가 보다.
막상 차에서 내리니 다행스럽게 빗줄기가 생각보다 가늘어 졌다....
이미 선두는 산행을 시작했고 줄지어 산을 오르는데
행렬을 살펴보니 전체 인원의 1/3 정도만이 산행에 나선 듯 보인다....
산행입구를 올라서니 붉게 타오르는 단풍이 젤먼저 반겨주는데...
비에 흠뻑 젖은 채 힘겹게 매달려 가벼운 바람조차 몸을 가누지 못하는
단풍잎이 마냥 애처롭다...
사진.2 산을 오르기 시작할무렵, 이렇게 매혹적인 단풍이 우리를 맞아 주고 있네요... 화장실앞에서
문장대를 향하여 산을 오르는 길은,
계곡을 타고 트래킹하는 수준이어서 비교적 수월했다.
계곡의 노면 특징이 그러하듯 주로 크고 작은 돌멩이를 밟고 건넌다....
진흙이나 참흙땅 보다는 훨씬 덜 미끄럽다....
몰아치는 비바람에 단풍잎이 꽤나 떨어져 나갔지만....
남아있는 단풍잎의 자태는 아직도 곱기만 하다...
그렇게 단풍 계곡길을 한걸음씩 또 한걸음씩... 조심스럽게 오른다....
단풍길이 끝나면 조릿대가 우거진 대나무 숲이 나타나고....
가끔씩 이름 모르는 넓고 웅장한 기암바위도 스쳐 지나간다. 비만 내리지 않았다면...
그래서 그 바위 위에서 막걸리 한잔 걸칠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법도 할터인데....
조금 아쉽긴 하다.
그래도 단풍이 우거진 계곡 길을 걷는 마음이 그 중 제일 정겹고 황홀하다...
차츰 빗줄기도 가늘어지고 바람도 잦아 드니 안락함 마저 찾아든다...
단풍 삼매경에 빠져들어 한걸음씩 오르다 보니 힘든줄도...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정상에 도달했다.
문장대를 향해 마지막 돌계단길을 오르는데....
세차게 몰아치는 정상의 강풍은 풍속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지난 여름 한반도를 휩쓸어 갔던 태풍 "볼라벤"이 연상된다.
역시 명산의 정상은 쉽게 열리지 않나 보다...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계단을 오르는데 비바람 몰아치는 강풍에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고....
내딛는 발걸음의 위치마저 흔들어 놓아 계단을 헛 디딜뻔 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힘겹게 정상에 올라 "문장대"를 알리는 표지석을 바라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사진.3 속리산 정상 "문장대" 이네요... 인증샷을 못하고 표지석만 찍고 왔습니다.
그러나 그 것도 잠시다...
이미 정상은 구름에 휩싸여 시야가 캄캄하다....
정상 표지석 옆에는 커다란 바위 전망대를 오르는 철계단이 놓여있다.
이 마지막 철계단을 올라야 비로소 정상을 오르는 셈이다....
철계단을 오르려고 다가서니 마음이 흔들린다...
사정없이 몰아치는 비바람에 여기서도 1분을 버티기 힘든데....
구태여 전망대에 올라 서본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둑한 구름이 시야를 가렸는데 무엇을 볼수 있겠는가...
철계단을 오르다가 행여나 태풍같은 비바람에 몸의 균형을 잃거나 발을 헛 디디면
대형사고를 당하기 십상일 듯 도 하고.... 잠시 망설이는 동안 만감이 교차한다.
결국 전망대 오르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인증샷이라도 한장 남기고 내려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표지석쪽으로 다시 돌아오니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사진4 문장전망대.... 비바람 엄청 몰아치고 구름에 갇혀 조망은 꽝이랍니다....
이런... 인증샷 찍어 줄사람이 없으니 낭패가 아닌가....
허긴... 이 돌풍에 여기남아 서성거릴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서둘러 돌계단길 아래로 내려오니 일행들이 기다린다....
일행들과 여기서 진로를 다시 의논한 결과 당초에 신선대쪽으로 하산하기로 했던
코스를 변경해 중사자암 방향으로 곧장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기상조건이 최악이다 보니 암벽이 산재해 있는 위험한 코스를 피하자는 것이
중론이었기 때문이다...
능선을 내려서 계곡으로 들어서니 금새 바람이 잦아들어 아늑함마저 느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제 내리던 비까지 멈추었다. 정상과 계곡의 기상 차이가 현저함을 실감케 한다.
비도 그치고, 바람도 잠들고, 계곡은 단풍으로 물들어 수를 놓으니
마음이 평온하기가 그만이다. 내려서는 발걸음도 마냥 가볍다.
내려오늘 계곡길에서...
짙은 녹색의 자켙을 곱게 차려입은 중년의 여인이 앞서 간다...
어딘지 모르게 내딛는 걸음이 어색하고, 단풍, 계곡, 기암괴석에 심취한 듯
주위가 산만해 보이고 행보가 느린 것이 이국적 느낌이 배어나온다.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 보았다....
산에 처음 오신분이냐고... 어디서 오셨냐고....
돌아오는 대답이 고향은 평택인데, 지금은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사는 교포라고 하신다.
일년에 두 번 정도 한국에 나올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에 나오면 등산을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미국에서 카페를 검색해 본 모양이다.
의외로 평택에 많은 산악회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하시며....
그 중 "성동신협산악회"가 가장 신뢰가 가는듯 하여 "함초롱"이란 예쁜 닉네임으로 가입을 하시고는
미국에서 산행신청을 하신 모양이다.
사진.5 함초롱님...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동신협카페에 산행신청을 하고 오셨답니다....
어쩐지... 그분의 행보를 유심히 살펴보니 단풍잎 하나에도... 밟고 가는 돌멩이 한 개에도...
미련을 담으려는 듯... 좀처럼 시선을 떼지 못하고 묶어 두려 하신다...
아마도 고국의 산하 모두가 소중하고 그리운가 보시다....
문득... 나는 늘 밟고 다니는 내땅이... 늘 오르는 산이... 늘 내곁을 흐르는 강이
왜 소중하게 느껴 보지 않았을까...
오늘따라 빗속에 담겨진 속리산 단풍과 계곡이 더욱 감사하게만 느껴진다....
중턱을 채 못내려 왔다는 생각이 드는데....
허기가 밀려 든다...
그동안 비바람에 시달리다 보니 점심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물론 점심먹을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 주막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이 높은산 중턱에 주막이 있다니 의아스럽다... 그것도 분명 국립공원인 속리산에...
사진.6 속리산 중턱에 자리잡은 주막... 국립공원안에서 아직도 영업을 하네요.. 서울은 진즉 철거되었는데...
자세히 다가서보니 주막이라기 보다는 웬만한 식당수준이다..
음료수,막걸리는 기본이고 컵라면, 어묵, 오뎅. 빈대떡, 오이, 고추,상치등.....
먹거리는 거의 슈퍼수준에 버금간다.
마침 주막 앞마당에 비를 피할 수 있는 천막이 설치되어 있고
그 아래 비어있는 테이블 몇 개가 눈에 들어온다.
허기가 밀려든 터에 여기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다만 남의 영업집인데... 그냥 사용하기기 미안스러워 어묵 두 그릇을 주문했다.
따끈한 국물을 한 숟가락 입에 떠 넣으니 잔뜩 움츠려 들었던 몸이 스르르 녹아 내린다...
저마다 꺼내놓은 반찬을 차려놓으니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진수성찬이다...
김밥, 삶은달걀, 장떡부침, 불고기, 막걸리.....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오셨다던 그 분도 배낭에서 꼬마김밥 등....
바리바리 싸온 음식을 꺼내 놓으신다. 30년을 넘게 미국생활을 하셨어도 음식을 정겹게
나누어 먹는 한국인의 습관은 여전하신 모양이다.
사진.7 즐거운 점심시간입니다... 이정도면 진수성찬 아닌가요....?
식사를 마치고 다시 하산길에 나선다...
허기를 면해서일까... 기상이 좋아져서 일까.... 내딛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경쾌하다.
이제는 여유까지 부린다.... 일부는 우의를 벗어 배낭안에 다시 넣기까지 한다...
그러다가 단풍이 우거져 군락을 이루거나, 유난히 정열적인 빛깔의 단풍을 마주하면
주저없이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오르는 계곡보다 이곳 하산길의 단풍이 더 자태가 곱고 빛깔이 아름다워 보였다.
비에 촉촉히 젖은 단풍.....
반짝이는 태양아래 화려하고 현란한 단풍에 비해 호들갑스럽지 않아 더 정감이 갔다.
발그레한 얼굴을 숙이고 있어 수줍음이 배어나와 친근감이 더했다.
장미보다 더 붉은 단풍도 오늘만은 결코 교만하게 뵈지 않아서 좋았다.
노란단풍은 은행친구와 우정이 돈독해 보여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그렇게 단풍으로 덮여진 계곡길을 시간 가는줄 모르고 내려오다 보니 하산길이 끝나버렸다.
내 그렇게 어렵게만 상상하고 있었던 속리산 문장대 산행길이 의외로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싱거운 느낌마저 든다.
치악이나 월악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는 것이 지금도 나의 견해다....
마침내 세심정 휴게소가 나타난다.
이곳 부터는 잘 포장된 도로가 법주사까지 이어진다.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 도로는 단풍터널을 이루어 장관이다.
사진.8 을긋블긋...산을 내려오니 먼길이지만 현란한 단풍터널길이 법주사까지 이어져 지루함을 달래 줍니다...
노면은 단풍과 낙엽이 떨어져 주단을 깔아 놓은듯 화려하기만 하다.
주단길을 따라 흐르는 계곡의 물속에도 단풍과 낙엽이 모아져 십자수를 놓았다.
그 한가운데 송사리들이 바삐 모여 단풍놀이를 즐기곤 한다.
조금더 아래로 내려오니 경관이 빼어난 호수가 단풍과 어우러져 그림을 그려낸다.
호숫가 기슭에 어우러진 단풍이 물속에 그대로 투영되어 절경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물속에서 까지 붉은 단풍의 불길이 훨훨 타오른다....
잠시 걸음을 멈춰 그 거울속 풍경에 뛰어 들고픈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경관이 아름다운 길이긴 하나,
정작 법주사까지 이어지는 2.7km 의 포장도로를 걷는것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았다.
어쩌면 문장대를 오르는 시간보다 더 긴시간이 흐른 듯 착각이 들정도이니 말이다..
아마도 단풍이 주단을 깔아 주지 않았더라면 걷다가 쓰러졌을지도 모를일이다....
마침내 법주사에 도착했다.
오전내내 비가 내렸던 탓에 인파가 없을법도 하건만.... 어찌나 많은 인파가 북적거리는지...
법주사 경내로 들어서니 여기서도 온통 단풍이 절정이다....
관광객들도 사찰이나 문화재에는 관심이 없고 온통 단풍의 절경을 찾아 사진찍기에 혈안이다.
법주사 경내에서 내게 가장 관심을 끄는 건축물이 하나 있었다.
바로 "팔상전"이다... 국내에서 가장 유일하게 오래된 5층목조탑이다.
사진.9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던 법주사 "팔상전" 이랍니다..
벽면에 부처님의 일대기를 그린 그림이 8면에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이 팔상전은 속리산 법주사의 대표적 상징물이며 내 어릴적 교과서에 종종 등장하여
처음 보지만 전혀 낯설어 보여지지 않았다...
다만 조금 실망스런 것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작아 보였다....
나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언제나 사진에 비치던 팔상전은 주변의 산보다 높아 보였었다... 아마도 그것이 사진의 허상인가 보다....
사실 그 높이가 결코 작은 것은 아니다....
당시에 건축기술로 아파트 5층높이의 목조건축물을 건조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또 하나 낮익은 조형물이 부처님이 우뚝 서있는 "미륵대불"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웬지 낮설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분명 어릴적 교과서에서
종종 보곤했던 유적인데도 말이다...
이 미륵대불은 경내에서 높이가 33미터나 되는 가장 높은 조형물이다...
높이가 아파트 10층 높이쯤 되어 보인다.
신라 진흥왕때 법주사가 창건될때는 규모가 작은 "금동미륵불" 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대원군이 경복궁을 복원하면서 화폐를 주조하기 위해 이 "금동미륵불"을 녹여 썼다고한다.
그 후로 1964년에 시멘트로 조형된 미륵불이 세워졌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색이 변질되고 균열이 생겨 안전에 문제가 생기자 해체하고 1990년에 지금의 미륵불이
완성 되었다고 한다....
내가 어렸을 적에 교과서에서 보았던 미륵불은 아마도 시멘트미륵불 이었던 듯 하다.
사진.10 우뚝서있는 "미륵대불".... 규모가 웅장합니다.
마침내 법주사를 나섰다.
여기서부터 주차장까지도 결코 작은 거리가 아니다.
오늘은 산에서 걷는 걸음보다 도로에서 걷는 걸음이 훨씬 많은 듯 하다.
주차장에 내려오니 그 넓은 광장에 관광버스가 한 가득이다..
우리버스를 찾아오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겨우 버스를 찾아내어 배낭을 내려놓고 일행들과 함께 근처 막걸리집을 찾아 잠시 목을 축였다.
막걸리 집을 들어 설때는 3명이었는데.....
언제 우리 일행곁으로 사람들이 몰려 들었는지 나올때는 10명 쯤 되어보인다...
후미 행렬을 따라 내려오다보니 막걸리 집에 오래 머물 시간이 없었다...
잔을 놓고 일어서는데 벌써 "멋진남자" 님이 계산을 끝내셨다.....
이름만 "멋진남자" 인줄 알았더니 행동도 매너도 "멋진남자" 였다.
멋진남자가 쏜 막걸리는 유난히 맛이 더 좋았다.....
막걸리집을 나와 버스로 돌아오니 많은 산우님들이 벌써 차에 올라 있었다.
잠시후 버스는 평택을 향해 출발했다..
돌아오는 차안의 분위기가 화기애애 하다.
대부분 오늘의 우중산행에 대한 담소를 나누느라 여념이 없고...
일부는 주당파는 소줏잔을 기울이며 회포를 풀어내고..
또 일부는 오늘의 우중산행이 고단했던지 깊은 잠에 빠져든다.
그렇게 평온한 여정이 평택까지 계속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여정의 절반을 넘겼을 즈음...
휴게소에서 내려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임원님들과 운전기사님들의 표정이 굳어있다.
3대의 버스중 1대가 고장이 났다고 한다...
고장난 버스의 산우님들이 나머지 2대의 버스에 나누어 옮겨타야 할 모양이다...
잠시후 우리버스에도 고장난 버스의 산우님들이 올라오신다....
나이드신 어르신께 자리를 내어 드리고 통로에 쪼그리고 앉으니
내앞에 소심남님과 마주보고 앉게 되었다....
둘이서 마주 앉으니 딱히 할일이 마땅치 않다. 이때 어찌 소주한잔 빠질 수 가 있으랴....
소줏잔을 기울이니 한상무님.. 옹달샘님까지 합세를 하신다....
이 또한 산에서 늦게 내려와 뒤풀이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어 했던 공백을 이렇게 메워가니
나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주절거리며 술잔을 기울이다 보니 순식간에 평택에 도착했다.....
오늘 하루의 행복했던 여정이 끝났다.
본의 하니게 버스 한 대가 고장나는 바람에 임원님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하루가 되지는 않았을까....
"호사다마"라고 하지 않는가....
어찌 늘 좋은 일만 있으랴....
좋은일에는 언제나 안좋은 일 또한 따라 다닌다는 고상성어를 상기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험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소한 사고한건 없이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평택 가까이 이르러서야 생긴 그런 일은...
언젠나 있을 수 있는... 언젠가 생길 수 있는... 아마도 다음산행을 위한 액땜이 아니겠는가....
늘 즐겁고 보람있는 산행을 위해 노심초사 하시는 임원님들 마음의 상처가 없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오늘 함께해주신 모든 산우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꾸~벅 ^^*
2012. 10. 29.
성공나라
☞ 자료사진입니다.
사진.11 발그레한 단풍이 너무고와 카메라에 담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사진.12 드디어 어둠가득한 산길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굵은 빗줄기는 카메라 렌즈에 계속해서 떨어지고...
사진.13 아직도 비가내리고... 중턱을 못올라왔는데도 마냥 즐거운 표정들입니다... 정자님,옹달샘님,소심남님.
사진.14 중턱쯤 올라와서 잠시 쉬어갑니다. 다들 힘들어 하는데... 그래도 표정은 밝습니다...
사진.15 옆으로 누워 길게가지를 뻗은 고목아래 예쁜 우의를 걸친 미녀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사진.16 깔닥고개 정상이 보입니다. 고목과 바위와 미녀들이 조화를 이루어 냅니다... 옹달샘과 정자님.
사진.17 중턱을 넘어 정상이 가까워 지면 어디든 조릿대 숲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사진.18 범상치 않은 기암괴석이네요... 이름이 있을법도 한데.... 끝내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사진.19 요것도 기암괴석이겠지요... 조금 평범해 보이긴 하지만.....
사진.20 아~ 드디어 단풍이 우거진 하산길입니다. 비도 그치고... 우의도 벗고... 사진도 찍고... 잠시 쉬어갑니다.
사진.21 단풍과 바위와 조릿대가 한데 어우러져 그림같은 모습을 연출합니다.
사진.22 비가 그치고 어둠이 걷히니... 예쁜 단풍숲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사진.23 역시... 하신길의 단풍이 더 예쁩니다..... 오를때는 어두워 보지 못했거든요...
사진.24 화려한 단풍숲이 나오니 얼른 포즈를 잡네요... 정자님.
사진.25 역시 화려한 단풍앞에서 사진찍고 싶은 마음은 다 같은가 봅니다... 옹달샘님.
사진.26 하산이 끝나갈 무렵... 요상한 이름의 다리하나가 눈에 띕니다...
사진.27 요상한 이름의 다리 앞에서 한장.... 정자님.
사진.28 요상한 이름의 다리앞에서 또 한장.... 멋진남자님.
사진.29 아~ 언제나 미소가 우아하신 공주님께서 거목을 붙잡고 마냥 행복해 하시네요....
사진.30 계곡마다 십자수를 놓은 단풍이불이 가득합니다... 그 아래 송사리들을 따듯하게 덮어주네요...
사진.31 숲이 그려낸 노랑과 빨강의 절묘한 조화....
사진.32 하산이 거의 끝나갑니다... 고요한 계곡.. 침묵이 흐릅니다...
사진.33 법주사를 앞에 두고 예쁜 호수가 등장합니다. 환상적 그림이 그려지고 있네요...
사진.34 호숫가를 지나면서 찰칵!!
사진.35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호수와 단풍에 빠져듭니다....
사진.36 붉은 단풍이 물속에서 까지 활활 타오르고 있네요....호수와 단풍, 그리고 산과 하늘이 어우러져 또 한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있네요...
사진.37 단풍숲이 계곡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곡선이 너무 아름답고 예쁘네요....
사진.38 하신길 내내 주단을 깔아 주던 단풍과 낙엽... 너무 포근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사진.39 드디어 법주사 경내로 들어가는데.... 또 단풍앞에서 발걸음이 멈추어 집니다..
사진.40 법주사 뜰옆으로 계곡이 흐르고... 단풍도 흐르고...
사진.41 곱고 고운 단풍숲속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정말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사진.42 법주사 경내에서도 관광객이 온통 단풍에만 관심을 보입니다....
사진.43 법주사 한켠에 웅장한 바위에 보기드물게 양각기법으로 새겨진 좌불상.... 일반적으로 음각을 사용하는데...
사진.44 법주사 경내에서 가장 정열적인 단풍나무입니다.. 한 여인이 단풍을 꺽는데 우리일행은 아니랍니다..
사진.45 요 정열적인 단풍나무를 그냥 지나칠리가 없겠지요... 정자님.
사진.46 역시... 다른 여인들도 마찬가지네요... 멋진남자님이 예쁘게 찍어 줄려나 봅니다...
사진.47 법주사 경내를 빠져나오면서 마지막으로 "법주사인증샷".... 성공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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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 > 본문의 이해를 돕기위해 회원님의 일부사진이 이용된점 양지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4년전 10월 마지막주 가을... 속리산 단풍산행 갔었을때 기억이 새롭습니다.
우리도 10월에 속리산 한번 갈까요...?
네~~~~~~~~~~^^
이참에 미국 실리콘밸리에 계신 여성분도 초청하시죠. ^^
연락처를 모르시나... ^&^
@카르페디엠/여운진 대답을 시원스럽게 크게하셔서 속리산 단풍산행 추진하겠습니다 ㅋㅋ
@고인돌(손상근) 연락처를 알고 있었으면 벌써 손상근 총무님께 소개팅 해드렸죠..ㅋㅋ
우리도 속리산에서 멋진남자 만나서 꽁짜술과 밥 얻어먹을수 있을까나...ㅋㅋ ^^
말로만 듣던 속리산과 문장대를 가고 싶따!!!
산행후기를 읽다보니 저도 거기에 있는 느낌..^
언젠간 가보고 싶은 산이네요..
산우님들 모두 8월 마감 잘 하시길..^^
빨간 단풍이 가슴 설레이네요. 예전 꿈이 작가가 아니셨는지 ㅎ 즐감합니다.
아마도... (^*^)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ᆢ 이미 등단하셨을지도 모르는 일 ㆍ멋진 필명 으로 활동하고 계시는거 아녀? ㅎㅎ
@조명자 역시 보는눈이 수준이 높네 ㅋㅋ
문단에 데뷔하셔도 전혀 손색이 없을듯 합니다~^^
후기가 아니라 수필이네요~
가보고 싶내요~좋은사람들과 함께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잉ᆢ?
잘지내시는겨ᆢ?
다시는 못보는줄 알았더니 여기서 보네~
반가워용~~
@조민서 민서주임도 문학소녀였나ᆢ
글읽는거 좋아한보네ᆢ
칭찬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