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언론, 인터넷기사에는 게재되지 못하고(검색안됨) 소비자신문에 실린 것인듯합니다. 우연히 기사를 보고 올려드립니다. 이런 내용도 많이 알려지고 활용되도록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육류 항생제 뒤범벅 부동의 세계1위" 충격
출처: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http://www.consumernews.co.kr/)
유태현기자, csnews@csnews.co.kr
등록일: 2007-05-02 오전 7:30:38
최근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직접 들려준 이야기. 피부병이 번져 입원한 여자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했다.
그러나 균의 내성이 워낙 강해 치료가 되지 않았다. 가검물을 채취해 내성검사를 실시한 결과 무려 7가지 항생제에 대해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에게 그동안 약을 많이 먹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펄쩍 뛰면서 약은 무조건 독약이라고 생각해 감기에 걸려도 끙끙 앓고 살았다는 것이다.
이상해서 환자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자 육식을 워낙 좋아해 하루라도 밥상에서 고기를 걸러 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결국 이 환자의 항생제 내성균은 인체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항생제 잔류량이 많은 고기에서 전달됐다는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의사의 이같은 추론을 뒷바침하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표는 다음의 url로 확인하세요)
http://www.consumernews.co.kr/data/photos/200705/pp_31343_3_1178066785.gif
한국동물복지협회(회장 조희경)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양재동 외교센터에서 개최한 ‘동물복지와 축산물 안전성과의 관계’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2002년 기준 우리나라의 소 돼지 닭등 육류 1톤당 항생제 사용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002년 기준 우리나라의 축산물 1톤당 항생제 사용량은 0.91kg에 달했다.
이 조사는 한국동물복지협회와 세계야생동물보호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것이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항생제 사용량이 많은 일본(0.35)보다도 3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세계에서 축산물 생산량이 가장 많은 미국(0.14)보다도 7배 가량 많고, 덴마크 (0.04) 뉴질랜드(0.04) 스웨덴(0.03)보다는 무려 20배 이상 많았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각종 고기가 항생제로 뒤범벅되어 있다는 반증이다. 동물에게 투여되는 항생제는 동물 체내에 잔류하고 고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항생제 오남용의 또 다른 문제점이 되고 있다.
(표는 다음의 url로 확인하세요)
http://www.consumernews.co.kr/data/photos/200705/pp_31343_3_1177997891.gif
특히 이같은 동물항생제 사용은 2002년 이후 구제역과 조류독감 돼지 콜레라등이 빈번하게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사용량이 더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협회측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돼지의 경우 지난 4~5년간 전신성소모증후(PMWS)라는 새로운 질병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항생제가 더욱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닭도 조류독감의 영향으로 항생제 투여량이 급증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항생제로 범벅이 된 고기를 먹고 있다는 결론이다.
항생제는 일반적으로 두가지 방법으로 투여되고 있다. 배합사료 제조시 아예 섞어 넣는 방법과 농가가 직접 투여하는 경우다. 우리나라는 자가 투여 비율이 51.5%, 배합사료 제조용이 41.6%여서 농가에서 아무런 제재없이 마구잡이로 투여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
그러면 왜 우리나라 동물에게만 유독 항생제가 과다 사용되고 있을까?
동물복지협회는 열악한 사육환경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단체가 2005년 6월부터 작년 3월까지 10개월동안 전국 11개소의 돼지농장과 7개 도축장을 직접 방문해 조사해 직접 찍은 동영상은 우리나라 축산물 생산의 생생한 현장을 보여준다.
서로 몸을 비틀기도 어려운 비좁은 사육장에서 오물과 함께 뒹굴고 있다. 자연상태의 돼지는 먹는 곳과 배설하는 곳 쉬는 곳을 구분하는 데 좁은 우리에서 돼지들은 오물을 뒤집어 쓴 채 자고 먹는다.
이어 새끼 돼지들은 아무 마취도 없이 이빨자르기, 꼬리자르기, 거세 등의 시술을 받는다. 고통을 못이겨 소리를 지르고 몸부림 치는 모습이 처절하다. 이빨과 꼬리를 자르는 것은 비좁은 사육장에서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못이겨 서로 상처를 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새끼를 낳는 모돈(어미돼지)은 자신의 몸보다도 적은 사육장에서 꽉끼인 채 1년에 2~3차례의 임신만을 강요당하며 평생 출산의 고통속에 살고 있다. 도축장에서는 전기봉으로 돼지를 다뤄 죽음을 앞둔 돼지의 스트레스를 극한으로 몰았다.
운송도중 거의 도태지경에 달한 돼지들은 계류장에서 물 한모금 못먹는 채 극한 고통속에서 1~2일동안 방치된채 죽어갔다. 내장이 쏟아져 피를 철철 흘리는 돼지 옆에 목마른 돼지들이 몰려 그 피를 핥아 먹었다.
비좁은 사육환경과 무창(창문이 없는)시설로 인한 환기 불량, 극한 스트레스 등이 동물들의 면역력을 약화시켜 결국 항생제를 퍼부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돼지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육하는 농가도 많이 있다. 그러나 국내 전체 돼지고기 생산량 가운데 그 비중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사단법인 대한양돈협회의 정선형 전무는 이번 세미나에서 “(돼지의 경우) 최근 전신성소모증후근 등 신종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항생제 사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했을 뿐”이라며 “국산 돼지고기는 규정에 따라 출하 30일전에 항생제 투여를 중단하고 항생제 잔류 시료 검사를 거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을 진행한 건국대 수의과 대학 김진석(동물복지와 권리연구소장) 교수는 “그런 규정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인 것은 정 전무님도 잘 아는 사실이 아니냐”며 반문했다.
조희경 동물복지협회장은 "동물들의 복지를 고려하지 않은채 생산성에만 집착한 공장식 사육은 동물들을 병들게 하고 품질 나쁜 생산물을 만들어 낸다”며 “ 결국 이같은 체제는 최종 소비자인 사람에게 부머랭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동물복지를 고려한 축산 생산시스템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