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 正史 5.18 ＜46＞제2부 장엄한 저항(16) 국교교사도 총들고 [시민군]에 합세

[송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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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교사도 총들고 [시민군]에 합세
남광주역 시민들 몰려 [피난열차]방불 공수부대, M16착검 공용터미널 "누벼"
"눈물의 마지막 수업 거두고 참혹한 현실맞서 [민주시민의 길] 택할 수 밖에 없었다.

[5월19일, 수많은 학생들이 발가벗기어 있었다.

그들은 두손이 등뒤로 묶여 있었으며 길바닥위에 끓어앉혀 있었다. 그것도 두세시간동안 자신들의 두 다리에 머리를 처박은 채였다. 시민들은 바로 그러한 학생들을 보고말았다. 그때 공수부대원들은 외치기 시작했다. [전라도놈들의 씨를 말려버리겠다.] 곧이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였고 엄청난 부상을 입었다.

또 2백여구의 시체를 보았다. 목격자들의 증언과 기기에서 파생된 유언비어들이 시내 전역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번져나갔다. 그러나 나는 내 두눈으로 2백여명의 사상자들을 헤아릴 수 있었다. (북미한국인권문제연합회장 페기 빌링스가 편집한 한국파원의 보고기사에서 인용)

= On May 19students were stripped their hands tied behind the air heads and were made to sit on the road were everyone could see them with their heads between their hands tied behind the ir heads and were made to sit on the road where everyone could see them with their heads between their heads between their legs for two to three hours. The parratroopers began shouting (in Kyungsang Province dialect) [Let's kill the cholla Province bastards and then get out of here] Many many were killed and injured. I counted 200 Corpses. Other witnesses and rumors put the number much higher but I myself counted 200 dead bodys.-Peggy Billings Chairp erson North American coalition for Human Rights in Korea.]

[잔인한 5월]이 무등산을 강타하던 1980년 5월의 광주. 당시 4만여명을 넘어서던 초·중·고 선생님들과 대학교수들 그리고 수십만명을 헤아리던 두 눈이 너무도 초롱초롱한 학생들-그들은 과연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까.

2백여명 사상자 목격
우선 정해직선생부터 떠올리며 그날의 학교현장으로 다가서 본다.

광주교육대학을 졸업, 초임지 보성군 노동면 노동국교 광곡분교로 발령받아 나간 정해직선생. 때마침 불어오는 싱그러운 봄바람을 가슴깊이 들여마시며, 코흘리개 17명을 가르치던 국민학교 교사 정해직.
갓 태어난 강아지와도 같이 공부보다는 우선 재롱을 부릴 줄 밖에 모르는 어린아이들을 가르치며, 서서히 이땅에서의 [교사의 꿈]을 가꿔가기 시작하던 교사 정해직. 그는 왜 총을 들고야 말았을까.

더더구나 [교사의 신분]으로. 혹여 어린 아이들이 장난감총을 가지고 놀며 서로간에 [빵! 빵!]총질을 할 때 말려야할 교사인 그가 왜 [M1]혹은 [칼빈]을 들고 일어서고야 말았을까.
그의 그러한 행동 앞에서 [교사의 길] [민주 시민의 길] [자기 고향과 자기 나라를 지켜야하는 길]도 동시에 생각되어진다. 아, 정말 국민학교 교사인 그가 꼭 총을 들 수밖에 없었을정도로 80년 5월의 광주는 너무도 참혹했고, 억울했고, 분노를 스스로 눌러 끌 수도 없었단 말인가.

성숙된 공동체의식
[교사의 신분] 그리고 [교사의 길]이라?

사람들은 당연히 80년대 5월의 광주를 통해 당시 광주에서의 교사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으리라. 어쩌면 모든교사들은 당시 가톨릭센터를 드나들던 조비오신부가 군사법정 최후진술에서 말한 [하나님의 사제이지만, 정말 나는 총을 들고싶었다]를 함께 받아들이며 [공분]했는지 모른다.
[교사의 신분이지만 나는 총을 들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술회하는 정해직을 통해서 80년5월의 광주가 얼마나 잔인했고, 그러나 한편으로는 얼마나 아름다웠으며 [시민공동체의식]이 저마다의 가슴 저 밑바닥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왔는가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어느 한 지역에, 어느 한 나라에 [아닌 밤 홍두깨]식의 엄청난 폭력이 쏟아질 때, 교사들은 갈등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나도 총을 들어야 할 것이냐, 아니면 가르치던 책을 펼쳐둔채 뒤로 물러서야 할 것이냐]에 대하여, 예컨데 영국의 문호 세익스피어의 희곡주인공인 [핼릿식의 갈등]에 부딪힌다. 따라서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수업]에 나오는 불어교사와 영화 [사막의 라이온] 주인공인 [오마 목타르]두 교사가 갔던 길을 놓고, 갈등에 갈등을 거듭한다.

[알퐁스 도데]의 소설 [마지막 수업]장면을 들여다보자. 프로이센 병사들이 알사스 로렌 (오늘날은 프랑스의 영토 중심도시는 슈트라스부르그로 서양인쇄술의 개척자인 구텐베르크의 고향이며 18세기 종교개혁의 선봉자인 캘빈의 고향이기도 함)을 쳐들어올 때, 그리하여 학교 운동장까지를 짓밟기 시작할 때, 불어교사는 [마지막수업]을 끝낸다.

[불어수업]으로 마지막 수업을 끝내고, 깊이 깊이 울면서 다시는 펼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르는 [불어책]을 덮는다. 울면서, 그러나 소리없이. 자, 그럼

국내에서도 절찬리에 상영된 바 있는 [안소니 퀸]주연의 영화 [사막의 나리온]을 떠올려 보자.

조국 리비아를 구하기 위하여 식민 지배자들을 향해 맹렬하게 떨쳐일어섰던 [오마목타르]는 국민학교 교사임에도 불구, 일단의 애국자들을 이끌고 끝내는 총을 들고 일어나 버린 것이다.

한손에 [코란]을 들고 그러나 또 한손에는 [칼]을 들었던 저 이슬람교의 창시자 모호메트처럼 3백년동안의 스페인통치를 박차고 일어난 멕시코 독립운동의 아버지 [이달고]신부처럼, 한 손에는 [바이블]을 들고 그러나 또 한손에는 [총칼]을 들어 식민주의자들에 대적한 그 이달고신부처럼…. 교사와 조국, 교사와 고향사랑, 교사와 싸움, 교사와 총, 그리고 양심과 정의, 교사와 행동 (앙가주망)은 분명산 첩첩의 갈등을 요구한다.

그러나 결국 80년 5월 광주에서 국민학교 교사, 정해직은 그만 [M1] [칼빈]총을 들어버린 것이다.

목놓아 울부짖으며 치솟아 하늘로 올라가는 깃발처럼 그렇게. [보성군 노동면 광곡분교까지 매일 출퇴근했어요. 시간은 기차로 1시간 거리. 자연히 대인동 공용터미널과 남광주역을 이용하게 마련이었죠. 아, 그런데 5월19일날 나는 보았어요. 공용터미널에서. [M16]자동소총에 대검을 꼿은 일단의 공수대원들이 [죽여버려 소리치며 몰려와 한순간에 시민·학생들을 쑥밭처럼 짖뭉개버리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어요.
어쩌면 거기에서 나도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뒷덜미라도 붙잡혔으면 말입니다.

한나라의 군인들이 그것도 우리국민을 지켜준다는 우리나라의 군인들이 광주시민을 무찌르듯이 파고들때 그만 나는 넋이 나가버렸어요. 상식이 무너지고, 교사의 신분이고 뭐고, 갑자기 본능적인 자아의식이 온통 내 몸을 뒤흔들더군요. 공수부대원 앞에서 푹푹 고꾸라지던 광주시민들…. 그들 공수들은 완전히 총검술자세를 유지한 채 공용터미널 일대를 파죽지세로 밀어붙이더군요.]
정해직은 울먹이며, 당시에 대한 생각으로 치가떨리는지 말을 잊지 못하다가 이윽고 하던 말을 계속해준다. [남광주역으로 갔어요. 5월19일 저녁이 때마침 숙직날이었거든요. 그때 남광주역은 [6·25전쟁]을 방불케 했지요. 숙직하러 가기 위해 올라탄 기차는 완전히 [피난가는 열차]그것이나 다름없었어요.]

그러나 1980년 5월20일 아침 보성군 노동면 노동국교 광곡분교 1학년 전체 17명의 학생들 앞에서 교사 정해직의 [마지막 수업]이 이루어진다.

[선생님 왜 그렇게 울고 계세요. 울지마세요. 선생님!] [얘들아, 오늘 너희들의 선생님은 도저히 수업이 안되는구나.]. 미안하다, 미안하다. 얘들아. 내가 어디가 아픈 모양이다. 그럼 내일, 아니면 또 모레쯤이나 보자꾸나….]
정해직의 수업은 그렇게 끝내고  다시는 보성군 노동면 노동국교 광곡분교의 아이들 앞에 서지 못한다.

총검술로 시민들 위협
평소 눈물이 많았던, 인정도 많고 순결함마저 그득히 간직한 촌락의 국민학교교사였던 정해직. 그는 걸어서 걸어서 화순너릿재를 넘어 [마지막 수업]을 끝낸 그길로 광주에 진입한다. 그리고 5월21일 오후 총성이 울려퍼지고 공수대원들이 물러나자 저 위대한 역사의 현장인 [금남도청]으로 들어간다. [시민군]이 되어 총을 움켜쥔다.

의료·시신관리·장례·생필품운반·시민행정을 담당하는 시민군의 [민원부장]이 되어 5월27일 새벽까지를 끝까지 버티다가 총탄이 쓰러진 윤상원등 동지들을 뒤에 남겨둔 채 전남도청 2층 [식산국장실]에서 공수대원에 붙잡힌다.

총소리, 총소리, 울부짖는 총소리 속에서.

정해직의 증언, 그리고 70년대 긴급조치이후 광주에서의 교사운동을 계속했고 80년대 그토록 고통을 당한 그러나 분연히 일어나 [새로운 교사의 길]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던 이른바 5·18해직교사 윤영규 박행삼 박석무 윤광장 공규철 강요한 정해숙 임추섭 송문재 김용근 오종연 정현애선생과 여러 교사들의 [5·18역사]는 이 기획연재물의 다음에 이어진다.

[한솔]

감사합니다.

[꽃님이]

잊져서는 안될 우리의 불행한 현대사 입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 그게, 다 5.18광주민주항쟁 결과물 입니다.
감사합니다.

[푸른별]

잘 읽엇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