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1일 금-피겨스케이팅 대회 관람기
밤 사이 내린 눈이 엄청 쌓였습니다. 길이야 미끄럽든 상관없이 아이들은 마냥 즐겁네요. 계속 내리는 눈이 걱정되어 먼길 나들이는 취소하고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흰 눈을 본 아이들의 흥분이 가라 앉질 않아 시냇가 집 앞 놀이터에서 눈싸움을 한 판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 우리 문화 그림책 전시회
덕양 어울림누리 안의 높빛마슬에서 재미있는 전시회를 합니다. 우리문화에 관한 그림책들을 모아 전시회를 하는 거지요. 아마도 사계절출판사에서 주최하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전시회장으로 가려고 하자 엄마랑 이곳으로 나들이를 오기로 한 친구들이 있어서 미루기로 했습니다.
''한 번 보고 또 뵈도 되잖아?''라고 물었습니다.
''아냐~ 엄마 하고 재미있게 보고 싶어''랍니다. 다 큰 친구들이 엄마 손 잡고 나들이 와서 백 배로 즐기고 싶다 하니, 오늘은 제가 양보하기로 했습니다. 하여, 빙상장으로 향했습니다.
* 김연아 선수가 나올까?
바로 옆 건물에서는 62회째라는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가 치뤄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온 국민을 기쁘게 해 준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이 어떤 것인지 관람을 히기로 했습니다. 물론 김연아 선수는 안 나오지요.^^
* 관람하기에 아주 좋은 자리
우리가 앉은 자리가 아주 좋은 자리더군요. 어려운 서너 바퀴 턴을 꼭 우리 앞에 와서 하는 겁니다. 1층 맨 앞줄에 앉았기에 우리들은 정말 리얼하게 보았습니다. 넘어지는 거, 완전하게 찾지하는 거 모두 다요. 선수들이 내쉬는 거친 호흡도 들릴 정도였죠. 거기다 표정연기까지 보이니 관람이 긴장되더군요.
* 훌륭한 관람인
너무 가깝다보니, 그리고 또 텔레비젼에서만 보던 경기를 직접 눈으로 보니 카메라에 담고 싶었나 봅니다. 핸드폰을 꺼내 사진도 찍었죠. 하지만 넘어지는 것만 찍으면서 계속 ''넘어져라, 넘어져라'' 하고 소리 내서 기원을 하니 주변 사람들에게도 미안했고, 특히나 선수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훌륭한 관람인이 갖춰야 할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편을 나누어 하는 경기도 아니고, 혼자 하는 경기니까 출전 선수가 힘매길 기원하며 보는 것이 훌륭한 태도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남이 나쁘게 되라고 빌면, 나에게 그 나쁜 기도가 다시 돌아온다고 말했더니 잔득 겁먹네요. ^^ 그리고는 이내 훌륭한 경기 장면을 찍으려고 노력합니다.
김연아 선수 덕에 뉴스로만 보던 경기를 직접 눈으로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눈이 와서 아이들이 마음도 한껏 부풀어 있었구요.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는 택시가 잡히지 않아 엄청 고생했는데, 진혁 엄마께서 길 위에서 해매는 우리를 구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