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의 사자성어(9)>
상선약수(上善若水)
위 상(上), 착할 선(善), ‘상선’ 이라함은 ‘가장 선한 것’또는 ‘가장 좋은 것’을 뜻한다. 같을 약(若), 물 수(水),‘약수’는 ‘물과 같다’ 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상선약수’란 ‘가장 선한 것은 물과 같다’라는 뜻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긴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에게 큰 이익을 주면서도 자기를 주장하여 다투지 않는다. 바위같은 장애물이 있으면 부딧치지 않고 돌아서 흘러간다.
그리고 누구나 싫어하는 낮은 장소에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 도(道)의 본래 모습에 가깝다. 이와같이 노자는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上善若水)고 했다. 거처할 때는 물처럼 땅을 좋게 하고, 마음을 쓸 때는 물처럼 그윽함을 좋게 하고, 사람을 사귈 때는 물처럼 어짊을 좋게 하고, 말할 때는 물처럼 믿음을 좋게 하고, 다스릴 때는 물처럼 바르게 하고, 일할 때는 물처럼 능하게 하고, 움직일 때는 물처럼 때를 좋게 하라. 그저 오로지 다투지 아니하니 허물이 없다.(거선지 심선연 여선인 언선신 정선치 사선능 동선시 부유부쟁 고무우/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 )」물은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므로 많은 계곡과 강에서 흘러 들어오는 물을 그 속에 담을 수 있다. 큰 바다(大海)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제멋대로 높은 곳에 올라가려고 하기 때문에 분쟁이 일어나게 된다. 그렇지만 물은 스스로 몸을 낯추어 낮은 곳으로 흐르는 까닭에 다른 것과 경쟁할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 .
물은 부드럽다. 그러나 이 물에 속도를 가하면 강판을 절단하는 것을 수년전 텔레비젼에서 시현하는 것을 필자는 보았다. 천하의 부드러운 것이 천하의 가장 딱딱한 것을 부러뜨리는 것이다.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함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이러한 노자의 물에 대한 관념에 대하여 공자의 생각은 다르다.
공자는 물은 한순간도 쒸지않고 끊임 없이 흘러가므로 군자는 마땅히 물을 본받아서 끊임 없이 스스로 격려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물은 웅덩이가 있으면 이를 메우고 또다시 앞으로 나아가 바다에 들어가는 순리성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노자가 물의 부드러움과 다투지 않음과 겸손함을 예찬했다면 공자는 물의 연면함과 순리성을 군자의 수양에 유용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경기도 여주시 신륵사에 가면 이런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다.
「청산은 나를 두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두고 티없이 살라하네
성냄도 벗어놓고 탐욕도 벗어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가라하네.」
고려시대 나옹스님이 읊은 선시(禪詩)이다.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가라고 하는데,
요즘 대선에 나선 사람들은 상대방 결점만 들쳐내기에 열을 올리며, 니전투구(泥田鬪狗)하고 있다. 마치 진흙탕 속에서 개들이 싸우는 모습과 흡사하다. 어제의 최종 Tv토론회에서 상호비방은 여전하다. 노자가 말한 물의 부드러움과 순리성과는 거리가 멀다. 한번쯤 상선약수의 참된 의미를 음미해보고, 페어플레이를 하기를 바란다.(202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