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안탈리아에서 전지훈련 중인 포항 스틸러스는 설날 당일도 훈련을 강행할 계획이다. 선수단은 설날 오전 리조트에서 간이 합동 차례를 지낸 후 오후에 곧바로 훈련에 들어간다. 세계적인 휴양도시인 안탈리아에 와서도 관광을 하지 못할 정도로 빡빡한 일정 속에서 전지훈련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바빠진 이들이 있다. 포항의 살림을 도맡아 하는 선수지원팀의 임정민 대리는 요즘 설맞이 준비로 바쁘다. 낯선 땅에서 설 명절을 보내야 하는 선수단을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임 대리는 "한국에서 인스턴트 떡국을 주문했다. 또 묵고 있는 크렘린 팰리스 리조트에 양해를 구해 단체로 차례를 드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포항 선수들 중 일부는 향수병에 시달리고 있다. 미드필더 신진호의 카카오톡 대화명은 '어머니가 끓여 주는 찌개가 먹고 싶다'이다. 리조트 뷔페에 질린 포항 선수들은 조정길 홍보마케팅팀 대리가 지난 3일 한국에서 공수해 온 김치로 간신히 입맛을 되찾았다. 하마터면 그 김치도 못 먹을 뻔했다. 안탈리아 공항에서 검색원이 김치 포장을 뜯어 조사하면서 위기(?)가 있었다. 다행히 김치는 무사통과됐고 포항 선수들의 입맛도 살아났따.
예외인 선수들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포항의 막내 문창진. "향수병이 뭐냐"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문창진은 초등학교 때 독일 레버쿠젠과 베르더 브레멘에서 2년 반 동안 지낸 경험이 있어 객지 생활에 익숙하다. 포항 선수들은 이틀 훈련에 하루 연습경기로 짜여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뒤 2월 15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