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딧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출정하면서 집안 일과 아들 텔레마커스의
교육을 맡긴 친구의 이름이 바로 멘토 (Mentor)이다.
오딧세우스가 20년이 되도록 돌아 오지 않자 잔성한 텔레마커스가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데 오딧세우스의 수호신 아데나가 멘토의 모습을
하고 텔레마커스가 곤경에 처할 때마다 그 앞에 나타나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Mentor라는 이름을 친구, 선생, 상담자.
조언자, (진짜 아버지는 아니지만 ) 아버지의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라는
뜻을 사용한다.
이에 맞추어 멘토의 지도를 받는 사람을 멘티( Mentee)라고 한다.
영화속의 멘토와 멘티들
우선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다룬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굿 윌 헌팅' '파인딩 포레스터' 같은 영화들...
멘토가 자상한 할아버지같은 존재일 때도 있다.
'시네마천국' 에서 알프레도 (필립 느와레) 는
어린 소년 토토에게 영화의 세계를 알려 주는 멘토의 역할을 한다.
토토가 영화에 대한 꿈을 꾸고 그것을 구체화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알프레도 덕분이었다.
친구가 멘토인 경우,
영화 '친구'에서 동수 (장동건) 와 준석 (유오성) 의 관계가 그렇다.
다른 아이들에게 놀림받는 장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에게서는
도저히 꿈을 발견 할 수 없었던 동수는 자기를 위해서 싸워주는 준석을
멘토로 삼았다.
그래서 동수가 가는 곳에 같이 가고 동수가 하는 일에 함께 한다.
맨토는 연인이 될 수도 있다.
'더티댄싱' 에서 주어진 규칙을 따르는 법밖에 모르던,
하지만 그 규칙 속에서는 삶의 재미를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상태에 있던 소녀 베이비 (제니퍼 그레이)에게
댄서 조니 캐슬 (패트릭 스웨이지)는 멘토가 된다.
조니를 통해서 베이비는 자기에게 주어진 틀을 깰 용기와
기회를 얻는다.
타이타닉'의 주인공 로즈 (케이트 윈슬렛) 에게 잭 도슨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역시 멘토이다. 단 며칠 간의 만남뿐이었지만 그녀의 향후 인생을 결정했기 때문이
다. 할머니가 된 로즈의 침대 머리맡에 놓인 사진들 -( 말도 타고, 여자 비행사도
되고, 결혼도 하고....) 을 천천히 보여 주던 마지막장면.....
그 사진들은 도슨이 죽어가며 당부한
"당신은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다 해야 한다.." 던
유언을 그녀가 실행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도슨과의만남을 통해서 삶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서 자살을 시도하던
로즈가 그렇게 당당한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
멘토는 그냥 좋은 사람만은 아니다.
영화 '플래툰' 에서 주인공 크리스 (찰리 쉰)에게는 두 멘토가 있다,
하나는 선을 상징하는 엘리아스(윌리엄 데포), 다른 하나는 악을
상징하는 반즈 (톰 베린저)다.
둘 다 그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데..그리고 그 둘은 모두 죽는다.
반즈의 꼼수로 엘리아스가 죽어가는 장면은 베트남 전쟁에서 선의가 죽어버리고
악의만 남았다는 감독의 시선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대표적인 멘토와의 결별
방법중 하나를 보여주기도 한다.
멘토와의 결별을 가장 낭만적으로 묘사하는 방법이 바로 죽음이니까....
같은 감독의 다른 영화 '월스트리트'에서 버드 콕스라는 배역으로 등장하는 찰리 쉰은
아버지라는 멘토를 버리고 증권가의 거물 고든 게코(마이클 더글라스) 를 멘토로 삼는다.
하지만 결국 이 멘토에게서 자기 꿈의 어두운 면을 깨달은 버드는 게코를 버리고 아버지
에게로 돌아 간다.
"데블스 에드버킷'에서도 마찬가지 이야기가 반복된다.
자신만만한 변호사 케빈 (키아누 리브스)는 자기의 꿈을 이루어 줄 것 같던 거물변호사
존 밀튼 (알 파치노)를 찾지만, 결국 그가 악마라는 걸 깨닫는다.하지만 어쩌랴,
그 악마를 선택한 것은 자기 내면의 욕망이었던 것을...
이렇게 멘토와의 만남은 자기 자신 내면에 숨겨진 다른 모습을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버지 자체가 선과 악을 가진 경우도 있다.
'대부'에서 마피아의 대부 돈 비토 꼴레오네 (말론 브랜도)를 아버지로 둔 아들 마이클
(알 파치노)는 가장으로서의 아버지를 존경하지만 동시에 범죄조직의 두목인 아버지처럼
살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결국 그가 택한 건 아버지의 어두운 면이었다....
스타워즈'의 멘토계보
1977년 작 '새로운 희망-4편' 에서 멘토는 오비완 케노비이고 멘티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인데
이때만 해도 스페이스 판타지 라는 장르에 어울리는 이 관게는 참신하기까지 했다.
"포스가 너와 함께 할 것이다" 라는 오비완의 가르침은 꽤나 그럴듯한 메세지가 아니던가.
1980년 작 '제국의 역습-5편' 에서 멘토는 요다선생이고 멘티는 역시 아나킨. 뭐니뭐니해도
"내가 니 애비다"라는 다쓰베이더의 커밍아웃이 화제였지... 여기서 부터 조짐이 불길해진다.
아버지는 최초의 멘토여야 하고 그 멘토와 결별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원수가 되기도 한다.
생애 최대의 원수가 자기 아버지 라는건 그 이후 '데블스애드버킷'에서도 등장하는 구도이지만
여기선 대단한 스캔들이었다....
1983년 '제다이의 귀환' 은 이제까지 나온 멘토들이 전부 등장...
그리고 나서 한 참 뒤인 1999년에 등장한 '보이지 않는 위협'은 완전히 멘토와 멘티 판..
여기서는 이전에 나왔던 멘토들의 멘토까지 등장하는데 콰이곤 진은 오비완 케노비의 멘토,
요다는 콰이곤 진의 멘토,오비완은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멘토. 그런데 아나킨은 다쓰베이더가 되어
오비완을 죽이게 되고,같은 오비완의 제자인 루크는 다시 아버지와 대결한다.
요다는 이후 아나킨의 사형 뻘 되는 카운트 두쿠( 크리스토퍼 리)와 대결하고.. 여기쯤 되면서
영화는 얽히고 설킨 멘토와 멘티 관계와 그 와중에 서로 원수가 된 멘토와 멘티간 싸움들로 점철된
영화로 변신한다..
별들의 전쟁인 스타워즈 Star Wars 가 아니라 멘토끼리의 전쟁 멘토워즈 Mentor Wars 로 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