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크게 일차성(원발성 또는 본태성) 고혈압과 이차성(또는 속발성) 고혈압으로 나누는데 어떤 병의 증상으로 고혈압이 나타나는 경우를 이차성(속발성)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고혈압을 이차성 고혈압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일차성(본태성)고혈압은 고혈압 전체의 90~9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원인이 없다고 말했지만 한가지 원인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없을 따름이며,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고혈압을 유발시킨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유전적으로 고혈압이 되기 쉬운 체질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고혈압환자의 약 30%는 이 유전적인 체질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일차성(본태성) 고혈압이 생기는 이유를 한가지만 딱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정신적 스트레스, 오랜 동안의 과다한 염분섭취, 칼륨과 칼륨의 섭취 부족, 당뇨병, 인슐린 저항성, 비만, 염분과 관련된 호르몬의 과다분비, 혈관확장물질의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혈압이 높아지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차성 고혈압은 전체 고혈압의 5%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그 원인을 제거하면 그 뒤로는 고혈압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혈압이 올라간 원인을 찾고 가능하다면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혈압이 높은 분들이 흔하지만 나이가 적은 사람들에서는 혈압이 높은 분들이 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이드신 분들의 고혈압은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일차성 고혈압인 경우가 많지만 나이가 적은 분들의 고혈압은 어떤 원인을 찾을 수 있는 이차성 고혈압의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래서 젊은 사람이 혈압이 높으면 이차성 고혈압이 아닌 지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차성 고혈압의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중 몇 가지를 보면 만성신우신염, 급성 및 만성 사구체신염 등의 신장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갈색종, 말단비대증 등의 내분비 질환, 다발성신경염등의 신경계질환, 대동맥협착등의 심혈관질환, 약물복용, 급성 스트레스 등이 있습니다.
[특징]
혈압은 대개 동맥혈압을 말합니다.
동맥혈압이란 동맥의 벽에 미치는 피의 압력을 뜻합니다.(물론 정맥혈압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즉, 혈압은 동맥혈관의 벽에 미치는 피의 압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혈압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데 심장이 한번 뛰는 동안에도 혈압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심장이 수축하여(오므라들어) 동맥혈관으로 피를 내보낼 때의 혈압이 가장 높은데 이때의 혈압을 수축기 혈압이라고 합니다.
그냥 최고혈압이라고 하기도 하구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심장이 수축하여 피를 뿜어내려면 반드시 심장이 늘어나서 정맥에서 피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심장이 늘어나서 피를 받아들이는 시기에는 동맥혈관에 미치는 압력이 가장 낮은데 이때의 혈압을 이완기 혈압이라고 말합니다.
그냥 최저혈압이라고 말하기도 하구요.
혈압을 나타내는 단위는 혈압계의 수은(원소기호 Hg)기둥의 높이를 mm단위로 나타낸 것을 씁니다.
그러니까 단위는 mmHg인 셈입니다.
혈압을 나타낼 때에는 수축기 혈압을 먼저 쓰고 사이에 "/"을 그은 다음에 이완기 혈압을 씁니다.
그리고 단위를 붙입니다. 그러니까 120/80 mmHg, 110/70 mmHg 등의 형식이 되는 것이지요.
고혈압은 진단하기도 쉽고 치료법도 간단하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어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러면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키는 소위 문명병으로서 후진국보다는 선진국에서 중요한 국민보건문제중의 하나입니다.
1980년대에 들어선 후 우리나라 사람의 사망원인이 되는 질병은 선진국과 비슷한 양상으로 급속히 변했으며 지난 20년 동안 순환기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약 10배가 증가하여 순환기 질환 사망률이 제 1위로 전체 사망자의 약 30%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순환기 질환에 의한 사망률의 증가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므로 머지 않은 장래에는 우리나라 사람의 40% 또는 그 이상이 순환기 질환으로 사망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순환기질환의 대다수가 고혈압과 이에 관련된 질환임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우리 주위에서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각종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약 20% 정도가 혈압이 높고 이중 20% 정도는 중증 고혈압이고 나머지 80%가 중등도 고혈압입니다.
우리나라 어른 다섯 명 중에 한명은 혈압이 높고 100명중 4명은 중등도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고혈압을 적절히 치료하여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줄일 필요성이 날로 커져 가고 있습니다.
본태성고혈압의 태반은 각 장기에 분포하고 있는 세동맥, 등 말초혈관의 저항이 높아져 있습니다.
이 말초혈관의 저항에 나이, 식염의 과잉섭취, 또는 한랭이나 정신적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인자가 가해져 고혈압의 정도를 악화시키는 것입니다.
고혈압환자는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거나, 코피가 자주 나거나,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있다고 흔히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높더라도 아무런 증상이 없이 지내다가 신체검사 등에서 우연히 발견됩니다.
머리가 아프면 혈압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나 실제로는 중증 고혈압 환자에서만 두통이 나타납니다.
고혈압 때문에 나타나는 두통은 주로 아침에 후두부에 나타나고 한두 시간 후에 저절로 나아집니다.
혈압이 높으면 두통 외에도 어지럼증, 심계항진(가슴이 두근거리는 것), 피로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고혈압에 의해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비출혈(코피), 혈뇨, 어지럼증, 시야흐림 등이 나타나며 심부전에 의한 협심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흔히 고혈압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걸리는 병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나이가 많아질수록 혈압이 높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고혈압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만 생기는 병은 아닙니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 중에도 혈압이 높은 사람은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어린이 중에도 혈압이 높은 경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 있으면서 혈압도 높은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합병증이 없는 인슐린의존형 당뇨병의 경우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과 고혈압 유병률이 비슷하지만 인슐린비의존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과 콩팥에 합병증이 생긴 인슐린의존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혈압이 높은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아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혈압이 두배 정도 많습니다.
그런데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혈압이 높으면 당뇨병의 미세혈관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을 촉발하거나 심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혈압을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그 합병증으로 심혈관계 질환이 생기는데 당뇨병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혈관계 질환이 2배 - 6배 많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 당뇨병이 있으면 사망위험성이 크게 높아지는데 당뇨병도 없고 고혈압도 없는 사람의 사망위험성을 1로 볼 때 고혈압만 있는 사람의 사망 위험성은 1.93배, 당뇨병과 고혈압이 함께 있는 사람의 사망위험성은 2.99배로 크게 증가합니다.
이렇게 당뇨병이 있을 때 혈압까지 높으면 사망률이 증가할 뿐 아니라 당뇨병의 흔한 합병증중 하나인 망막합병증과 신장합병증은 고혈압이 있을 때 촉진됩니다.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서 고혈압을 치료하면 당뇨병의 이러한 합병증이 진행되는 것을 막거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으므로 당뇨병 치료와 더불어 혈압을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뒷목이 뻣뻣하니 혈압이 올라간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종종 있습니다.
혈압이 올라가면 뒷목이 뻣뻣해진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널리 퍼져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분의 혈압을 재보면 혈압이 높은 경우보다는 높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화나거나 흥분할만한 일이 있으면 '혈압 올린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럴 때 뒷목이 뻣뻣해진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 혈압이 약간 올라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뒷목이 뻣뻣해지는 것은 혈압이 올라가서 생기는 현상이 아닙니다.
화나고 흥분하여 목의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한 결과인 것입니다.
최고혈압이 높은 것은 신경을 쓰지만 최저혈압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무심코 지나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아래쪽 혈압(최저혈압, 이완기혈압)이 높은 것이 위쪽 혈압(최고혈압, 수축기 혈압)이 높은 것보다 더 중요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옳지 않은 말입니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최저혈압(이완기 혈압)과 최고혈압(수축기 혈압)이 함께 높은 경우가 많지만 둘중 하나만 높은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어느쪽 혈압이 높거나 합병증을 일으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최저혈압이 높은 경우에 최고혈압이 높은 경우보다 합병증이 더 심하거나 잘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쪽 혈압이 높은 것이 위쪽 혈압이 높은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은 아래쪽 혈압이 높은 것은 위쪽 혈압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는 말로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혈압을 잰 후에 혈압이 높다고 말씀드리면 '어제 쟀을 때는 높지 않았는데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혈압을 쟀을 때 정상이었던 분도 다음에 재면 높은 경우가 있고 높았던 분도 다시 쟀을 때 정상인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혈압이 정상이더라도 수치가 조금씩 변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의 혈압은 항상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잴 때마다 차이가 납니다.
그것은 혈압을 결정하는 요소가 수시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혈압을 결정하는 요소는 크게 심장이 수축하는 힘과 동맥혈관의 저항과 전체 혈액량의 세가지인데 이 세가지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또한 아주 다양합니다.
실제로는 심장이 한번 뛰는 동안에도 혈압은 크게 변하는데 그중 가장 높은 것을 최고혈압 또는 수축기 혈압이라고 하고 그중 가장 낮은 것을 최저혈압 또는 이완기 혈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혈압을 하루종일 계속해서 재보면 아침과 저녁의 혈압도 차이가 나는데 대개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혈압이 올라가기 시작하여 오전에 혈압이 가장 높고 오후에는 차차 혈압이 떨어져 잠자는 중에는 가장 낮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혈압을 재는 곳의 환경에 의해서도 혈압이 차이가 나는데 안정되고 편안한 곳에서 혈압을 재면 좀 낮고 시끄럽고 편치 않은 곳에서 혈압을 재면 혈압이 좀 높습니다.
병원에서 잰 혈압은 대개 집에서 잰 혈압보다는 높은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아마도 집과 병원이라는 환경의 차이가 관계하는 것 같은데 집에서는 정상혈압이다가 병원에만 가면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흰옷 고혈압'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물론 이 흰옷 고혈압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고혈압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같은 사람의 혈압도 재는 사람마다, 그리고 같은 사람이 재도 잴 때마다 약간의 차이가 납니다.
같은 사람에게 혈압은 잰다면 나중에 잰 혈압이 처음에 잰 혈압보다 낮은 경우가 많지요.
그러므로 혈압이 자꾸 변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단지 변하는 혈압중에 높은 경우가 자주 있으면 그것에 걱정되는 일입니다.
혈압은 얼마가 정상이냐고 물으면 한마디로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병이 없고 자신의 상태가 좋다고 느끼는 사람을 여럿 모아서 혈압을 재보면 아주 높은 사람부터 아주 낮은 사람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입니다.
이 모두가 정상혈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여러사람을 대상으로 측정한 혈압을 그래프로 표시하면 통계에서 말하는 정규분표곡선을 따른다고 합니다. 즉 혈압이 중간인 사람이 가장 많고 아주 높거나 아주 낮은 사람의 수효는 적은 그런 분포이지요.)
이렇게 증상도 없고 불편함도 없고 다른 검사에서 아무 이상도 없는 사람들을 오랜 시간동안 관찰해보니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동맥경화, 심장병, 신장병 등이 잘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혈압이 높은 사람들에게 고혈압약을 투여하여 혈압을 낮게 유지하면 이러한 병이 잘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동맥경화, 신장병, 심장병 등이 생기는 위험성이 높아지는 혈압이 얼마인지를 조사해 그 혈압을 중심으로 정상혈압과 고혈압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기준을 정하여 고혈압과 정상혈압을 나누는데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의 기준이 따로 있어 이 두가지가 모두 정상이면 정상혈압이고 두가지중 한가지라도 그보다 높으면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이완기 혈압은 85 mmHg 이하를, 수축기 혈압은 139 mmHg 이하를 정상이라고 합니다.
혈압계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그중에서 표준으로 삼는 것은 손으로 공기를 불어 넣고 수은기둥의 높이로 혈압을 재는 수은 혈압계입니다.(가장 원시적으로 생겼죠?)
구조가 단순하고 오차가 발생할 여지가 적기 때문에 표준으로 삼습니다.
그렇지만 덩치가 커서 휴대하기가 불편하고 전문인이 아니면 혈압재기가 어렵습니다.
손으로 바람 넣는 다른 혈압계도 있는데 그것은 동그란 눈금판에 압력이 표시되는 것으로 아네로이드 혈압계라고 합니다.
물론 이것은 표준 혈압계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표준혈압계보다 크기가 작고 휴대가 간편해서 의료기관에서도 많이 사용합니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혈압재기가 어렵기는 수은 혈압계와 마찬가지입니다.
혈압을 재기에 가장 간편한 것은 역시 전자혈압계이지요.
그렇지만 간편한만큼 단점도 있습니다.
전자식 혈압계의 경우(표준 혈압계에 비해)수축기 혈압은 높게 측정되고 이완기 혈압은 낮게 측정되기 때문에 고혈압의 진단을 위한 목적으로는(이런 목적으로 혈압계를 사용하는 곳은 주로 의료기관입니다.) 사용하지 않습니다.
즉, 이미 고혈압임을 알고 있거나 고혈압이 아님을 알고 있는 사람이 혈압의 추이가(변화가) 어떠한 지 스스로 알아보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전자혈압계입니다.
아네로이드 혈압계와 전자 혈압계는 실제 혈압과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표준 혈압계로 잰 혈압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늘어나면서 집에 전자혈압계를 사두고 가끔 혈압을 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정에서 혈압을 재실 때에는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하신다면 혈압을 더 정확하게 재실 수 있을 것입니다.
혈압은 어느쪽 팔에서 재거나 별 상관이 없습니다.
양쪽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대개는 10mmHg이내의 차이가 납니다. 양쪽의 혈압이 이보다 많이 차이나면 원인을 찾아보야야 합니다.)
누워서 잰다면 팔과 하지(다리)의 혈압은 큰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팔에서 재거나 다리에서 재거나 별 차이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혈압계는 발에서 재기에 부적합하게 되어 있으므로 다리에서는 혈압을 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외에 혈압을 재는 데 주의사항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너무 차거나 덥지 않은 적당한 온도의 조용한 실내에서 혈압을 재야 합니다.
2. 혈압을 재는 팔에는 아무 것도 입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3. 옷을 걷어 올렸을 때에는 걷어올린 옷이 팔을 조이지 않아야합니다.
4. 음식을 먹은 지 30분 이상 지난 후에 재는 것이 좋습니다.
5. 커피를 마신 후 한시간 이상, 담배를 피운 지 15분 이상 지난 후에 재는 것이 좋습니다.
6. 운동한 직후에는 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7. 혈압을 재기 전 5분동안은 안정된 상태로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고혈압 환자들은 아무런 증상이 없으므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일단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혈압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말고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혈압이 높으면 몸이 어디가 불편한 곳이 생겨서 혈압을 낮추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혈압은 증상이 있으면 치료하고 증상이 없으면 치료할 필요가 없는 그런 병이 아닌 것입니다.
혈압이 높은 상태로 오래 지내면 높은 혈압이 몸의 여러 기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고혈압의 합병증이 나타납니다.
혈관, 신장(콩팥), 심장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혈관에는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고 신장에는 신경화증이라는 신장병을 일으키며 심장에는 심부전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혈압이 높은 상태로 오래 지나면 동맥경화로 인한 뇌졸중(뇌출혈이나 뇌경색), 협심증, 심근경색증, 말초순환장애 등이 오게 되며 신장장애로 인한 신부전(요독증), 오랫동안 심장에 과도한 부담을 가해서 생기는 심부전 등이 오게 됩니다.
물론 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시간이 갈수록 혈압이 높아지고, 종국에는 혈압이 심하게 높아져 높은 혈압자체로 인한 여러 가지 장애를 보이는 악성 고혈압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합병증은 혈압의 높은 정도와 질병을 앓은 기간에 비례하여 그 정도가 심합니다.
즉, 혈압이 많이 높을수록, 혈압이 높은 기간이 오래될수록 고혈압의 합병증은 심해집니다.
이런 합병증을 예방하고자 고혈압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뇌졸중은 뇌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에 이상이 오는 것인데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것은 혈압이 높은 정도와 관계 있는 것이 아니라 뇌혈관에 동맥경화가 얼마나 심한지와 관계있습니다.
그러니까 혈압이 심하게 높더라도 동맥경화가 심하지 않으면 뇌졸중은 잘 오지 않지만 동맥경화가 심하면 혈압이 심하게 높지 않더라도 뇌졸중이 잘 오는 것입니다.
젊은 사람에서는 혈압이 심하게 높더라도 동맥경화가 심하지 않으므로 뇌졸중이 잘 오지 않고, 나이드신 분은 동맥경화가 심하므로 혈압이 그리 높지 않더라도 뇌졸중이 잘 생기는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동맥경화는 혈압이 높을수록 빨리 심해지고, 혈압이 높은 기간이 길수록 더 심해집니다.
그러므로 혈압이 오랫동안 높았다면 언제든지 뇌졸중이 올 수 있습니다. 물론 당뇨병, 비만, 유전적 성향, 흡연, 비활동적인 생활습관 등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다른 요소가 있으면 그 위험성은 훨씬 높아집니다.
나이드신 분들이 코피가 나면 혈압이 높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걱정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분들의 혈압을 재보면 혈압이 높은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코피가 나는 것은 혈압이 높거나 높지 않거나 흔히 있는 일입니다.
혈압이 아주 높은 경우에는 코피가 나는 일이 종종 있지만 혈압이 높다고 해서 정상 혈압인 사람보다 코피가 더 자주 나는 것도 아닙니다.
코피가 날 때 혈압이 높은 이유는, 물론 평소에 혈압이 높을 가능성도 있지만 출혈에 의한 자율신경계 흥분 때문에 혈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혈압이 높아 (머리)안으로 터지는 것-뇌출혈-보다 (머리)밖으로 터진 것이 훨씬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하면서 코피가 난 것이 다행인 것처럼 말하기도 하지만 혈압이 높은 사람이 코피가 난다고 해서 뇌출혈의 위험성이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주위에서 아는 분들이 고혈압으로 쓰러져 입원하셨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그러나 혈압이 높다는 이유로 사람이 쓰러지거나 입원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습니다.
물론 혈압이 심하게 높으면 그것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구토가 심하여 입원하는 경우가 입원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고혈압으로 쓰러졌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대개는 뇌경색증이 나 뇌출혈과 같은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분들이 많고 고혈압 때문에 심해진 관상동맥의 동맥경화로 생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말씀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평소에 혈압이 높으시던 분이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는 뇌졸중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우선은 환자를 움직이려하지 말고 안정하시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갈 방법을 찾아야지요.
만약 머리가 심하게 아프다하시고 토하시면 물이나 음식을 억지로 드시게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의식이 없으시다고 해서 구급약을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무엇을 먹이면 그것이 기도로 넘어가 질식사하는 수도 있고, 다행히 질식하지 않더라도 폐렴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임신중에 혈압이 높으면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여야 합니다.
그렇지만 혈압이 높다고 해서 원인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닙니다.
임신중에 흔한 임신중독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임신전부터 혈압이 높은 분인 경우도 있으며, 신장기능이 나쁜 분이 임신중독증에 걸렸을 때나 임신때문에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임신중에 혈압이 높아지는 원인이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에 치료가 일률적으로 같을 수는 없고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만 혈압을 정상으로 조절해주는 것만은 공통적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야만 아기와 엄마가 함께 안전해지거든요.
임신중에 먹는 고혈압 치료제가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까 걱정되신다구요?
고혈압 치료제중에는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지지 않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되지요.
고혈압의 합병증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 하나는 혈압이 높아서 심해지는 동맥경화증에 의해 생기는 동맥경화성 합병증이고, 다른 하나는 높은 혈압 자체가 신체기관에 직접 손상을 가하는 고혈압성 합병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뇌졸중이 고혈압의 합병증 중 가장 흔히 발생하며 그 다음으로 심부전증, 신부전증, 허혈성 심장병 등의 순서로 흔합니다.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뇌졸중 중에는 뇌출혈이 뇌경색증보다 많이 생깁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위험인자의 변화로 인하여 허혈성 심장병의 발생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뇌졸중중에서도 뇌혈전에 의한 뇌경색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진단]
안정된 상태에서 몇 번 재어 봐도 최고혈압이 160mmHg 이상, 최저혈압이 95mmHg 사이에 있는 것은 경계고혈압으로, 고혈압이 될 위험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고혈압의 수치는 한 번의 측정으로는 고혈압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2회 이상 안정 상태에서 측정하여 평균한 확장기혈압이 91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높은 수치가 나온 일이 있는 사람은 스트레스 따위를 받으면 혈압이 올라가기 쉬우므로 혈압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예전에는 연령 더하기 90의 범위내가 정상혈압이라는 등의 기준도 있었으나, 현재는 모두 WHO(세계보건기구)의 기준에 따라 진단하게 되어 있습니다.
혈압이 높을 때는 고혈압의 정도 외에 합병증의 유무를 살피는 검사도 행합니다. 고혈압은 발견된 시점에서 이미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그 고혈압이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발생한 고혈압인가, 혈압을 높이는 병이 있어 발생한 2차성고혈압인가도 검사합니다. 검사는 날짜를 바꾸어 몇 번이나 시행해야 할 때도 있는데, 원인 구명뿐만 아니라 그 후의 적절한 치료를 하는데도 중요하므로 지시된 검사는 반드시 받도록 해야 합니다.
1. 문진
과거의 병력(신장병 등 고혈압이 되는 병에 걸린 일은 없는가), 자각증세(두중, 견비통, 기타 고혈압에 수반하는 증세를 느낀 일이 없는가), 기호(짠 음식을 즐기는가), 일상생활(스트레스가 쌓이는 등 고혈압이 되기 쉬운 생활을 하고 있지 않은가), 가족력(혈연 관계가 있는 가족 중에 고혈압, 뇌졸중, 심장병을 앓은 사람은 없는가) 등을 물어봅니다. 또 과거에 비만, 당뇨병, 호르몬의 병을 앓은 일이 있는 사람은 동맥경화의 진행도를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진찰
누운 자세, 앉은 자세, 심호흡을 하기 전후등 조건을 바꾸어 혈압을 재고, 그 변화를 관찰합니다. 심호흡 후에 혈압이 낮아지는 경우는 진찰에 대한 긴장감으로 혈압이 높아진 증거이므로 가정에서 재보는 등 편안한 기분으로 다시 측정할 필요도 있습니다. 또 양쪽 팔의 혈압을 모두 측정해서 차이가 있는지의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밖에 촉진, 청진, 타진이 행해지는데, 눈꺼풀이나 하지가 부어 있으면 신장기능장애, 부정맥(심비대(심장음(경부정맥의 종창 등이 있으면 심기능장애, 손목의 동맥이 굳어져 있으면 동맥경화, 건반사 등이 둔하면 신경장애와 같은 장애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3. 요검사
건강체라면 배뇨한 소변 속에 포함되는 일이 거의 없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는가를 검사합니다. 즉 단백, 적혈구(혈뇨)가 섞여 있으면 고혈압으로 인해 신장기능이 저하되어 있든지(고혈압성신증), 신장염 등으로 혈압이 높아져 있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단백과 백혈구가 섞여 있으면 신우신염 등으로 혈압이 높아져 있음을 의심할 수 있으며, 당이 섞여 있으면 당뇨병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상이 관찰될 때는 24시간요라 하여, 24시간 동안에 배설된 소변을 모아서 소변과 함께 배설된 단백, 당 이외에 혈압을 올리는 원인이 되는 카테콜아민이라는 호르몬, 전해질(나트륨 등)의 총량도 검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4.혈액검사
적혈구가 정상치보다 극단적으로 적을 경우에는 빈혈로, 만성 신부전에 걸려 있는 수가 있습니다. 또 정상치보다 극단적으로 많을 때는 다혈증으로 혈액의 점도가 강하고 말초조직에서의 저항이 높아 혈압이 올라가는 수가 있습니다. 혈소판 수가 정상치보다 극단적으로 많을 때는 혈액이 굳어지기 쉬워 동맥경화 진행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요소질소, 크레아틴, 요산이 정상치보다 높을 때는 신장기능이 저하하여 배설상태가 나빠서 혈액 중에 많이 남아 있다는 증거입니다. 요산이 정상치보다 높을 때는 통풍이 되는 수도 있습니다. 그 외 레닌, 알도스테론, 코티졸, 갑상선호르몬, 하수체호르몬,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 혈당 등을 검사합니다.
4. 흉부X선검사
심장의 모양이나 크기의 이상 외에 흉부대동맥의 석회질화와 동맥경화의 정도, 폐의 이상유무 등을 알 수 있습니다.
5. 심전도 검사
그려지는 파형을 보고 심장에 어떤 이상이 생겼는가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편안히 누워 안정된 상태로 검사하기도 하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벨트 위를 달리는 운동을 하면서 검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6. 안저검사
안저동맥은 외부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유일한 동맥이며, 더구나 이곳의 동맥변화는 뇌혈관 및 전신의 동맥변화를 반영합니다. 안저동맥에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에 의한 강한 변화가 보이면 뇌졸중 등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습니다.
7. 특수한 검사
말초혈관을 흐르는 혈액량을 검사하는 말초순환혈액량검사, 혈소판의 성능을 검사하는 혈소판기능시험, 신장이 혈류량을 검사하는 크레아티닌클리어런스, 심장의 박동을 보다 정확히 검사하는 맥파검사, 방사성물질을 혈관에 주입하고 검지기를 사용하여 혈류량 등을 검사하는 뇌, 심장, 신장의 방사능동위원소혈관조형술, 방사성물질을 사용하여 장기를 화면에 그려내고 그 상태를 검사하는 신티크래피, 심장이나 혈관에 초음파를 보내 그 반사파를 화상으로 비춰 보는 초음파검사, 뇌와 신체를 가로 세로로 여러 등분하여 비춰보고 병증의 유무를 검사하는 CT스캔, 동맥에 조영제를 주입하여 X선으로 촬영하는 동맥조영검사 등이 필요에 따라 행해집니다. 이것은 고혈압이나 합병증의 상태를 보다 정확히 검사하여 앞으로의 치료와 예방책을 위해서입니다. 이들 특수한 검사는 보통 합병증이 증세가 있을 때만 행해지는데, 한 번에 몇 가지씩 검사를 할 수는 없습니다.
[치료]
고혈압 치료의 최종적인 목적은 고혈압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순환기 질환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그로 인한 사망률을 줄이는 데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혈압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지 않으면서 혈압을 140/90 mmHg 이하로 내려서 장기간 유지하여야 합니다.
대부분의 성인 고혈압환자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혈압이 더 높아집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혈압이 높으면서 혈압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않은 경우에는 생명을 10년 내지 20년 단축시키게 되는데 그 정도는 혈압이 높을수록 더합니다. 심하지 않은 고혈압환자 일지라도 치료를 받지 않고 7년에서 10년이 지나면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정도의 기간이 지나면 치료하지 않은 고혈압환자의 약 30 %에서는 동맥경화에 의한 합병증이 나타나고 약 50%에서는 고혈압에 의한 장기손상으로 인해 심장비대, 울혈성 심부전, 망막변화, 뇌졸중, 신부전 등이 생기게 됩니다.
혈압을 낮추는 방법을 크게 나누면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을 사용하는 약물요법과 약을 사용하지 않고 생활습관을 바꾸고 음식조절을 통하여 혈압을 낮추는 비약물요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부작용이나 비용 등을 고려할 때 비약물요법이 부작용이 없고 비용이 적게 들어 더 낫고 약물치료를 할 경우에도 비약물요법은 약물요법의 효과를 높여줍니다.
반대로 약물을 사용한다고 해도 비약물요법을 잘 하지 않으면 그 효과가 덜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에 혈압이 심하게 높지 않은 경우(이런 경우를 '경증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경증고혈압인 경우가 고혈압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운동, 식습관개선, 체중조절 등의 비약물요법을 먼저 시도해봅니다. 만약 비약물 요법으로 혈압이 잘 조절되면 약을 사용하지 않고 지내고 비약물요법만으로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항고혈압제을 사용하는 것이 통상적인 치료방법입니다.
물론 비약물요법만으로 혈압이 잘 조절되는 경우에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서 다시 혈압이 높아지지 않는지 잘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1. 비약물적요법
혈압을 낮추는 비약물요법을 요약하면 염분섭취를 줄여 짜지 않게 먹고, 체중을 적정선으로 유지하며, 매사에 느긋하고, 흡연을 삼가고, 과음을 피하며,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직접 혈압을 낮춰주지는 않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혈압이 있을 때 심해지기 쉬운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금연과 지방섭취 조절과 같은 동맥경화 예방법은 고혈압의 비약물요법과 함께 항상 실천하여야 합니다.
1) 금연
담배를 피우면 혈압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그렇지만 담배를 피우면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담배를 많이 피운다고 고혈압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고혈압 환자가 담배를 끊어도 혈압이 낮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암,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고 관상동맥질환과 급사의 위험이 2배 이상으로 증가하며 악성고혈압과 지주막하출혈(뇌출혈의 일종)의 빈도가 높습니다. 게다가 고혈압을 치료했을 때 순환계질환의 위험이 줄어드는 정도가 비흡연자만큼 뚜렷하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혈압이 높은 사람이 금연했을 때 여러 가지로 이로운 점이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따라서 고혈압을 치료할 때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를 끊어야 합니다.
2) 저염식
고혈압환자중 일부에서는 염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혈압이 높게 유지되고 항고혈압치료제의 효과를 감소시킵니다. 그리고 일부 경증에서 중등도의 고혈압에서는 엽분섭취를 1일 4- 6g으로 제한하기만 해도 혈압이 조절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1일 평균 염분섭취량은 20 gm 정도로 서구인의 섭취량의 약 2배에 이릅니다. 서구에서는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1일 염분섭취를 4 - 6 gm으로 권장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10 gm으로 줄이는 것도 아주 어렵습니다. 우리의 식습관이 급격히 변하지 않는 한 하루 염분섭취를 10gm 정도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입니다. 염분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지켜야 합니다.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품을 드십시오. 가공식품에는 염분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소위 패스트 푸드등의 인스턴트 식품을 피하십시오. 여기에도 역시 염분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요리할 때 또는 식사중에 소금이나 간장, 된장을 쓰지 마십시오.
가능하면 소금 대체품을 사용하십시오.
몇몇 약에는 염분함량이 높은 것이 있습니다. 소화제, 제산제 등을 함부로 먹지 마시고 담당의사와 상의하십시오.
3) 운동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운동할 때 근육에서 산소가 소모되는 운동을 유산소운동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걷기, 자전거타기, 뜀뛰기, 수영 등이 있습니다.)은 체중 조절을 촉진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보디빌딩, 팔굽혀펴기, 무거운 물건들기 등은 혈압을 높이므로 피해야 합니다. 운동은 하루에 30분 정도 일주일에 3번 이상하는 것이 좋은데 무리한 운동도 해롭지만 너무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숨이 조금 찰 정도로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도 추운 겨울철에는 피하는 것이 좋은데 추운 날씨에 운동을 하려면 보온이 잘 되는 옷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하는 것이 좋으며 운동중에 땀이 나면 추운 밖에서 몸을 식히지 말고 집안에 들어가 실온에서 식혀야 하고, 따뜻한 물로 가볍게 목욕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사람은 혈압이 높은데도 겨울철 추운 새벽에 가파른 산을 뛰어 올라가 아령이나 역기를 하고, 냉수 마찰을 한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는데 이는 극히 위험하고 무모한 행동입니다. 이런 행동을 하면 혈압이 갑자기 심하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허혈성 심질환과 같은 고혈압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 과도한 운동을 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고혈압환자는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조언을 들어야 합니다.
4) 음주제한
과음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때로는 난치성 고혈압이 생기기도 합니다. 따라서 고혈압을 치료할 때에는 알콜을 제한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소량의 알콜은 심장질환의 예방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적은 양의 음주까지 금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람을 기준으로 할 때 하루에 에탄올 20ml이하로 마시는 것은 권할만 합니다. 에탄올 20ml는 양주 40ml(1/4홉), 소주 80ml(1/2 홉), 포도주 160ml(1 홉), 맥주 480ml(3 홉)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음주량을 제한하는 데는 스스로의 강한 의지와 각오와 신념이 있어야 하므로 의지가 약하여 음주량을 조절할 수 없는 고혈압 환자는 술을 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5) 이완요법
어떤 고혈압 환자는 휴식, 요가, 정신요법과 바이오피이드백 치료에 의해 혈압을 장기간 떨어드릴 수 있음이 최근의 연구에서 알려졌습니다. 이런 방법은 한가지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두가지 이상을 복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중증 고혈압보다는 경증 고혈압에서 효과적이고 약물치료와 병합할 수도 있습니다. 이완요법은 아직 연구단계로써 장기효과가 확실하지 않아 고혈압 치료에 결정적인 방법으로 고려하기에는 이르지만 항상 느긋한 마음가짐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6) 일반적인 주의사항
겨울에 고혈압환자는 특히 조심하여야 합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우리 몸의 혈관이 오므라듭니다. 혈관이 오므라들면 혈압이 올라가게 됩니다. 이때 혈압이 정상인 사람보다 고혈압환자에서 혈압이 심하게 올라갑니다. 동맥경화가 심한 상태에서 혈압이 많이 올라가면 탄력을 잃은 뇌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되어 뇌출혈을 유발하거나 동맥경화성 심장병이 있는 환자는 심장마비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고혈압 환자중에 겨울에 쓰러지는 사람이 많은 것입니다. 같은 이유로 겨울에는 아침에 실외에서 운동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만약 운동을 하려면 실내에서 운동을 하거나 보온을 충분히 하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요즈음에는 난방장치가 잘 되어 있어 추운 겨울에도 별 불편 없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볼 수 있는 경우도 많지만, 아직도 옛날같은 단독주택에 사는 고혈압환자들은 겨울에 특히 조심하여야 합니다. 추운 겨울날 아침에 바깥의 화장실에서 용변을 볼 때 힘을 주면 혈압이 급격히 올라가 뇌출혈이나 심장마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유의하고 변비가 있으면 곧 치료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7) 지방섭취조절
육류에 많이 들어있는 포화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식물성기름이나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다가불포화지방을 다량 섭취하면 혈압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고혈압치료에 그대로 응용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그러나 포화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다가불포화지방을 많이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잘 나타나는)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킵니다. 그러므로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섭취를 줄이고 다가불포화지방의 섭취를 늘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하루 300 mg(달걀 노른자 하나에 포함된 정도의 양) 이하로 줄여야 하며 간, 콩팥, 기름기 많은 고기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포함되어있으니 피해야 합니다.
8) 체중조절
비만과 고혈압의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체중이 증가하면 이에 따라서 혈압도 증가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고혈압 환자가 체중을 줄이면 혈압이 떨어집니다. 염분섭취를 줄이지 않고서도, 그리고 이상 체중에 도달하기 전에라도 섭취하는 열량을 제한하는 것만으로도 혈압이 떨어집니다. 혈압이 높으면서 비만한 사람은 체중을 줄여야하는데 체중은 이상체중의 115%이내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체중조절은 실제로는 힘든 일이며 섭취열량 제한으로 오는 허탈감과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하여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중을 줄이는데 본인의 각오가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말할 필요도 없구요.
9) 칼륨섭취
칼륨을 적게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칼륨을 많이 섭취하면 혈압을 어느 정도 떨어진다는 것이 알려져있습니다. 그렇지만 칼륨이 몸안에 지나치게 축적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목적으로 칼륨의 섭취를 늘리는 방법은 신장기능이 정상이고 혈중 칼륨을 증가시키는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에만 권장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이 있으면 합병증으로 신장기능이 나빠지는 경우가 있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중에는 칼륨을 증가시키는 것도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하여 칼륨섭취를 늘릴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10) 칼슘
어떤 고혈압 환자들은 칼슘의 섭취를 늘리면 혈압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몇몇 연구에서는 피속의 칼슘의 양과 혈압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고혈압환자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일부에만 한정된 것입니다. 칼슘이 어떤 환자에 효과가 있는지 아직 알 수 없으며 음식으로 섭취하는 칼슘을 늘리면 신석증(신장결석,요로결석 등) 발생이 증가할 수도 있으므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권할만하지는 않습니다.
2. 고혈압의 약물요법
고혈압환자의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는 혈압강하제(항고혈압제라고도 합니다.)를 복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런데 혈압강하제는 아주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효과적으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의 종류도 다르고 양도 다르며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도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 효과적인 혈압강하제라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똑 같이 효과적인 것은 아닙니다.
모든 약물은 체내에서 흡수되어 효과를 내는 시간이 각각 다르고 혈압이 높은 정도와 환자의 체질에 따라 약물의 용량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의 종류와 복용의 횟수와 용량을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혈압강하제는 적당량을 꾸준히 계속적으로 복용해야 합니다. 불규칙하게 약을 먹거나, 혈압을 주기적으로 재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약을 선택하여 적당히 먹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렇게 약을 먹으면 혈압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습니다.
혈압강하제를 갑자기 중단하는 일도 삼가야 합니다. 치료를 하다가 갑자기 중단하면 치료받기 전보다 더욱 혈압이 높아져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말이 쉽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맛도 없는 약을 꼬박꼬박 먹는다는 것은 큰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에는 하루에 한두번 먹어도 되는 효과가 뛰어난 약물이 나와 있어 예전보다는 치료받기가 훨씬 쉬워졌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치료를 받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한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하고 극복하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확장기 혈압이 104 mmHg 이상인 환자의 혈압을 혈압강하제를 사용하여 낮추면 고혈압의 합병증과 그로 인한 사망이 확실히 감소합니다. 미국의 통계에 의하면 확장기 혈압이 90 - 104 mmHg인 경증 고혈압 환자에서 항고혈압제로 혈압을 내리면 뇌졸중, 심부전증, 더 심한 고혈압으로의 진행 등에 의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음이 알려졌습니다. 또한 뇌졸중의 위험을 30 - 50%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고혈압은 오래오래 혈압을 조절해야 하는 병입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특수 클리닉을 찾아다니시면서 치료를 하는 것도 좋은 점이 있겠지만 가까이 있는 곳에서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여러 가지로 바랍직합니다. 가까운 곳에서 치료를 받다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담당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혈압은 대부분(약 95%)이 근본원인을 찾아 교정할 수 없으므로 지속적으로 혈압을 낮출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또는 일차성 고혈압)이므로 치료를 시작하여 혈압이 낮아지더라도 지속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일차성 고혈압과는 달리 원인을 찾아서 그것을 고쳐주면 그 뒤로는 다시 혈압이 올라가지 않는 그런 원인이 있는 고혈압을 이차성 고혈압 또는 속발성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일단 혈압이 낮아진 후에 치료를 중단하면 처음 며칠이나 몇 주동안은 혈압이 정상으로 유지되지만 차차 혈압이 올라가 결국은 혈압이 높아지고 때로는 치료하기 전보다 혈압이 높아지는 일도 생깁니다. (이렇게 치료하기 전보다 혈압이 높아지는 것을 '반동현상'이라고 합니다. 마치 공을 바닥에 튀겼을 때 처음 튀긴 지점보다 더 높게 공이 올라가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치료전보다 혈압이 더 올라가는 경우에는 동맥경화가 진행된 고혈압 환자의 경우 - 아시다시피 고혈압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동맥경화가 빨리 진행됩니다. - 탄력을 잃은 혈관벽이 높은 혈압을 견디지 못하여 터져서 뇌출혈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는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