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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지리산 당일종주는 팬아시아에서 주관한 등반행사에 꼽사리를 끼어 참가하였다.
총 인원은 29명이고 회사직원과 그 가족들, 전주클럽, 런너스클럽, 그리고 온고을클럽 등 4개의 단체가 섞였으니 그 모양새가 클럽연합행사처럼 되었다.
일요일(6/19) 새벽 1시, 전주를 출발한 버스가 4시가 좀 못되어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하고 매표소에서부터 산행은 4시20분에 시작된다.
오늘 코스는 중산리에서 칼바위/법계사를 지나 천왕봉에 오른뒤 주능선을 역종주해서 노고단, 성삼재까지 이르는 것으로 예전에 몇차례 해본 당일종주와는 차이가 있다.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이르는 길이 거리는 짧다지만 아주 경사가 심한 난코스로 알려져 있고 여기에서 체력이 소진되어 버리면 주능선에선 그 머나먼 길이 더욱 멀어 보일수 있다.
그나마 나은 점은 산행 맨 끝에 엄청나게 길고 거친 내리막을 풀린 다리로 내려오는 게 부상의 위험이 높았는데 이번코스는 성삼재까지 좋은 길로만 내려가기 때문에 그런 위험은 없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
간단하게 비교해서 성삼재(해발1,070m) -> 백무동(약400) : -670m
중산리(약400m) ->성삼재(해발1,070m) : +67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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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340m차이
매표소를 지나면서 곧바로 대열이 분리되어 선두그룹에 서브-3주자 네명이 발을 맞춘다.
서로를 너무도 잘아는 네사람- 강기상, 주운로, 김성익, 서길섭
지난주 강원도 두타산에 오를땐 4시반경에 이미 날이 밝아 전등이 필요없었는데 중산리 계곡쪽은 5시가 다 되도록 발 아래가 분간되지 않는다.
길도 참 거칠고 ...
길섭의 손전등에 함께 의지해서 오르다가 날이 좀 밝았나 싶을 무렵에야 계곡을 벗어나 계단식 오르막에 접어든다.
이제는 한도 끝도 없이 계단식 경사면이 이어진다.
위로 올라갈 수록 추월해야할 사람들도 많아지는데 이 분들은 우리보다 한시간 먼저 출발했다고?
로타리산장에 1시간 1분 만에 도착해서 간식을 먹고 곧바로 천왕봉을 향해 출발, 44분만에 천왕봉에 이른다.
산장에서 5분여간 쉰것을 포함 1시간50분만에 지리산의 최고봉에 오른 것이다.
쟁쟁하고 화려한 호화맴버!
서로가 서로의 힘에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에 심장이 터질듯한 과부하를 이겨내며 이렇게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사진을 찍으며 7분여간 휴식한뒤 심호흡 후에 본격적인 주능선 종주에 나선다.
"주능선을 7시간 이내에 주파하면 마라톤에서 서브-3 이상으로 대단한 기록으로 인정한다던데 오늘 한번 도전해볼까?"
"에이~농담도 심하셔!"
오늘 날씨도 좋고 맴버구성은 더욱 좋고,
오늘만 같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디...
(성익씨를 제외하곤) 당일종주를 몇번씩 해본 사람들인지라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하지만 밀어붙여! 오늘 못하면 아마 평생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천왕봉을 출발한지 29분, 장터목산장에 도착해서 비로소 아침을 먹는다.
시간은 아직 7시도 되지 않았다.
김밥으로 꾸역꾸역 끼니를 떼우는데 김치도 먹고싶고 옆에서 끓여대는 라면 국물도 한수저만 떠먹었으면...
"어? 20분이 다 되어간다! 어서 출발~"
세석까지 가는 도중에 운로가 엄살을 피우며 한템포 늦게 뒤따라온다.
먼저 도착한 셋중 길섭과 성익이 물을 뜨러 내려가고 삼거리에서 운로를 기다리는데 한신계곡으로 올라온 중년남자가 말을 건넨다.
"산악마라톤을 하는가보네?"
"뭐...그런 셈이죠!"
어디서 올라왔느냐 어디까지 가느냐를 묻더니...
"중산리에서 성삼재까지 9시간15분이 최고기록이라고 어디 책자에 나와있던데..."
"그래요? 근디 우리는 그 기록을 넘어서려면 좀 더 준비를 해야될 것 같아요"
말을 해놓고 나서 가만히 따져보니 그리 어려울것 같지만은 않다.
주능선 7시간 주파를 이루면 천왕봉까지 1시간 50분에 올랐으니 9시간이내에도 가능하다는 것 아닌가?
잠시후 네명이 다 모인뒤에 중대발표를 갖는다.
"그러니까 오늘 우리가... 거시기냐....뭐시기해서.... 하여간 일을 저지른다"
"알겠쉽니까?"
"...???"
"허참, 어떤*이 괜히 책자에 그런글을 올려놔가지고...투덜투덜...."
세석까지 59분, 벽소령까지 1시간24분, 연하천까지 54분, 화개재까지 56분
총7시간9분이 걸렸다.
남은 것은 삼도봉의 기나긴 600계단과 그런저런 능선길,
남은 시간은 1시간 50분,
'이게 가능할까?'
초반에 엄살을 피우던 운로는 제일 쌩쌩해져서 펄펄날고 대열에 아무 이상이 없이 잘 돌아간다.
평탄한 길과 급하지 않은 내리막은 죽장 달리는데 등산객들의 박수와 응원이 계속이어진다.
덕분에 박수치던 사람들 시야에 있는 동안은 힘이부치는 오르막이 나와도 계속 뛰어야하는 고역(?)이~
남은 거리를 수시로 체크하며 주능선 7시간 이내 주파와 전체 9시간 이내 완주가 가능할지를 가늠해가는데 마치 마라톤을 하며서 서브3가 가능할지 분초로 따져가며 후반의 힘겨움을 이겨가는 것과 똑같이 느껴진다.
화개재를 출발한지 1시간18분이 지나 대망의 노고단에 안착,
총 소요시간 8시간28분을 가리킨다.
그 와중에 사진을 찍고 2분 30초를 쉰다음 성삼재까지 막바지 산행에 발을 내딛는다.
산장을 지나고 계단길을 내려온 다음 넓다란 찻길에서는 냅다 속도를 내어 뛰기 시작하는데 그 넓은 길 중에서 올라가고 내려가는 사람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달리기가 쉽지않다.
비켜달라고 소리높혀 애원(?)을 해가며 도착한 성삼재,
19분이 딱 걸렸다.
성삼재에 도착한 뒤 한동안 맥이 풀려 넋을 놓고... 헤~~~~!!!!
달려온 주능선길이 꿈만 같다.
언제 다시 이런 도전에 이런 기록을 세워보겠는가?
최고의 기량과 팀웍을 가진 맴버, 그리고 좋은 날씨가 뒷바침 되었기에 이런 성과가 가능했던 것 같다.
구간 |
소요시간 |
누계 |
비 고 |
중산리~로타리산장 |
1:01:53 |
1:01:53 |
※Total 04:20 출발 ~ 13:10 도착 |
간식 |
0:05:05 |
1:06: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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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장 ~천왕봉 |
0:44:00 |
1:5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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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 등 |
0:07:59 |
1:58: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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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장터목 산장 |
0:29:00 |
2:27: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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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 |
0:19:18 |
2:47: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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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목~세석평전 |
0:53:09 |
3:40:24 |
세석에서 15분 급수,촬영 포함 |
세석평전~벽소령 산장 |
1:24:45 |
5:05: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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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 등 |
0:08:00 |
5:1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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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소령~연하천 |
0:54:22 |
6:0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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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 등 |
0:05:39 |
6:1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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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천~화개재 |
0:56:44 |
7:09:54 |
휴식시간 포함 |
화개재~노고단 |
1:18:39 |
8:28:33 |
주능선 6:29:36 |
사진촬영 등 |
0:02:38 |
8:3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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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성삼재 |
0:19:00 |
8:50:11 |
천왕봉~성삼재 6:51:14 |
(후기)
산행을 마친뒤 성삼재에서 3시간50분을 기다려 두번째 종주자 두분을 맞이하고 7시간30분을 기다린 저녁 8시30분에야 최종주자 일곱명을 맞이해 상황종료,
그리고 뱀사골로 중도 하산한 6명을 최종적으로 챙긴게 9시무렵이니 8시간50분 산행에 7시간50분을 기다린 셈이다.
무사히 산행을 마쳤기에 망정이지 기다리는 동안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 몇차례 있었다.
일몰이 되어 가는데 후미 열댓명은 연락도 안되지,
간신히 연락이 된 뒤엔 탈진해 움직이고 못하고 있으니 핼기(구조대)를 불러 달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