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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준비에서 빠트린 것 같아 덧붙이고자 하면, 우선 크게 숙소와 나라간의 이동 수단을 정하는 걸 제일 우선시 했었다. 사실 어린 아이들과 떠나는 여행이라, 행여 잠자리를 못 구하면 어떻게 하나, 또 하도 기차가 위험하다는 얘기들과 또 비싼 유레일 패스가 부담이 되어(사실 따지고 보면, 이익이 됐는 지는 모르겠지만,) 런던에서 파리는 유로 스타로(유로 스타사이트에서 구입하는 것 보다, 한국 사이트에서 구입하는 게 훨씬 저렴해서 railpass. co.kr에서 구입해서 여기로 해외우편으로 받아서 갔다.), 파리에서 제네바, 또 로마로의 이동은 이지젯이라는 저가 항공을 이용했다. 이용 시간에 따라서도 요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른 아침시간을 이용하는 걸로 거의 한달 전 쯤 미리 예약을 했었다.
비행기로 이동하면, 나라 간 이동시간이 짧다 보니, 이른 아침에 또 관광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새벽에 움직이다 보니, 아이들이 피곤해 힘들어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번 호주와 뉴질랜드를 여행사를 통해 갔을 때는 새벽 3시에도 일어나 공항으로 갔던 걸 생각하면 그래도 괜찮지 않나 하고 여기기도 했다.
숙소는 런던에서는 거의 같은 블록에 있는 호텔에서 이틀, 민박집에서 사흘을 머물렀고, 파리에서는 Lonely planet에 나와 있는 호텔을 찾다가, 알게 된 호텔을 이용했으며, 제네바에서는 다음날 새벽 로마로의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을 이용해 셔틀 버스로 이동했고, 로마에서는 민박집을 이용했다. 단지, 인터라켄에서만 숙소를 정하지 못했는 데, 사실 융프라요흐를 갈 지, 아니면 근처 로잔등을 다닐 지, 정하지 못해서 가서 구하자 싶어 그냥 갔었다. 다행히, 융프라요흐를 갔다 내려와서, 인터라켄 동역에 있는 공중전화를 이용해서 Backpackers Villa Sonnenhof라는 곳에 문의 해서 이용했는 데(대부분의 근처 호스텔이 CHF150이었는 데, 여기는 CHF115였다.), 주변 경관도 아름답고, 코인 세탁기로 큰 빨래도 하고, 기대 이상으로 잘 이용했었다.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런던이나, 파리, 로마가 그리 넓지도, 또 유명한 곳들은 지하철로 다 잘 연결되어 있거나, 도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지도에 나와 있는 거리 이름으로도 어렵지 않게 찾아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꼭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대략적인 경로는 정하고 다니는 게 좋을 듯 하다.
나같은 경우는 하루 발에 불 나듯 다니다 보니, 돌아오고 나서는 이런 저런 생각 하기도 싫었고, 양말 빨아 놓고는 자기 바빴던 것 같다. 사실 나도 유럽으로 간다는 거 자체가 들뜨고, 아이들과 잘 다닐 수 있을 까 하는 두려움등으로, 정말 유럽을 더 알고 가는 준비를 못 했었는데, 미리 그들의 역사나, 박물관의 소장품들이나, 유명한 작품들에 대해서는 미리 공부를 좀 하고 가서 보면 정말 작품을 대했을 때의 감흥이 다르지 않을 까 싶다.
런던에서의 개략적인 나의 일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사실 이동 경로는 꽝이다.
* 3월 31일 (내셔널 갤러리-런던 타워 - 템즈강 유람선- 옥스퍼드 거리)
호텔에서 나서기는 했는 데, 시계를 보니, 9시가 될래도 30분 정도 남아서 지하철은 타지 말고, Blackfrairs Bridge쪽으로 걸어 가보자 싶어, 걸어가는 데, 아침을 가르는 너무나 시원한 공기가 좋기도 했지만, 어찌나 춥기도 허던지, 그래도 아이들은 코 끝이 빨개지면서도 저 멀리 보이는 타워 브리지랑 런던에 있다는 사실에 마냥 들떠했었다.
우리는 Embankment거리를 쭉 따라 비비안 리의 ‘애수’에 나오는 Waterloo Bridge도 지나고, 건너편의 런던 아이랑 절제된 화려함으로 다가오는 빅벤도 배경 삼아 사진도 찍어면서 웨스터 민스터역 근처까지 걸어갔다.
아이들이 빨간 이층 버스를 보더니, 타고 싶다 해서 빅벤 건너편 엽서 파는 가게에서 물으니, 어른 18파운드에 어린이 12파운드라 해서 너무 비싸다 싶어, 엽서만 몇 장 사고는 빅벤과 국회 의사당 건물 구경을 하면서 호스 가드를 보기 위해 Whitehall거리로 걸어 가고 있는 데, 마침 hop-on Hop-off 빨간 이층 버스가 서 있는 게, 아이들이 “엄마. 한번만 타 봐요.“ 해서 가격을 물어보면서 딸 아이를 6살이라고 하니(사실 아까 가게에서 딸아이가 만으로 7살이라, 7살이라 했더니, 그러면 어린이 요금을 낸다해서), 30파운드고, 아래에 있는 표로는 템즈 강에서 유람선을 탈 수 있다 해서 버스 기사에게 표를 구매해서 이층으로 올라가니, 아이들은 신이 나서 즐거워 했다.
그러나, 트라팔가 광장쯤 오니, 모두 다 내리길래, 우리도 내셔널 갤러리를 가보자 싶어 내려서는 트라팔가 광장으로 향했다. 넬슨 제독이 나폴레옹과의 트라팔가 전투에서 이겨서 그 때의 대포등을 녹여 만들었다는 4마리의 사자상과 분수를 구경하고는 내셔널 갤러리로 향했다. 지도에 나와 있는 방 번호를 참고로 하여 둘러보는 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흐나 세잔등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오면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모여 있었는 데, 원체 ‘까막눈’이라 그 그림들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아보지 못하고, 아, 유명한 그림이니까 봐야지 하는 마음에서 그림을 봐야 된다 생각하니, 스스로가 안타깝기도 했다.
런던을 떠나기 전에 한번 또 와야지 하고는 나와서, 건물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아까 Hop-on, Hop-off 버스 정류장이 있어 다시 버스를 타보기로 하고는 런던의 전체적인 시내 구경에 나섰다.
여기서, 런던과 파리의 Hop-on, Hop-off Bus를 비교해보고자 한다.
* 런던
1. 어른 18파운드, 어린이 12파운드
2. 당일 이용만 가능, 같은 표로 템즈강 유람선을 이용할 수 있음.
3. 영어 가이드가 유명명소를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지나가는 유명 건물과 왕실과의 에피소드, 숀 코넬리등 유명인들이 산다는 고급주택가등도 이야기 해주는 등 심심하지 않게 정말 열심히 얘기 해줌.
* 파리
1. 어른 22유로, 어린이 11유로
2. 이틀에 걸쳐서 이용할 수 있음, 한국어 오디오 설명이 되는 버스도 있는 것 같음.
3. 정류장에서 지체하는 시간이 런던에 비해서 길며, 파리는 멀지 않은 거리내에서 유명명소들이 많기도 하고, 박물관에 들어가면 관람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이틀이라지만, 탈 기회가 오히려 많이 없었던 것 같음
4. 그러나, 도시 전체가 워낙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서, 지하로만 어서 이리가야지, 저리 가야지 하면서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람들은 못 느낄 것 같은 계속 돌아가는 파리의 아름다운 필름 속에 내가 있는 듯한 느김이었다.
우리는 타워 브리지를 건너서, 런던타워에 내렸다. 카이사르 시저의 동상을 지나, 런던 타워 매표소 가기 전 지하로 들어가, 치킨 너켓과 감자 칩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런던 타워로 갔다. 여기서 타워 브리지 올라가는 모습도 보고, 성을 둘러보는 데, 생각했던 것보다, 볼 것도 많고, 안에도 여러개의 성이 있어 둘러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었다. 특히나,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530캐럿짜리 다이아몬드는 옛날 남아공에서 다이아몬드지도 모르고 가지고 놀았다는 그 아이의 안목이나, 나나 비슷해서 엄청 좋다는 것보다, 여왕은 이런 왕관들 쓰고 있을 라면 목이 꽤나 아프겠다, 하면서 아쿠아리움에 상어투브 구경할 때 타는 무빙 워크위에 올라서 한 바퀴 돌고는 나와 기다리고, 애들보고는 다시 줄 사이로 들어가 한 두 번 더 보고 오라고 밀어넣었던 게 생각난다.
런던타워의 유명인인 beefeater아저씨랑도 사진도 찍고, 열심히 런던타워를 지키는 Black bird씨인 까마귀씨도 구경하고, 나오니, 꽤 시간이 흘러, 거기서 바로 옆에 있는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템즈강을 따라 웨스터민스터 쪽으로 다시 왔다가, 아이들이 너무 추워해서 외투나 사야지 하고, 차이나 타운으로 가야지 하고는 옥스퍼드 서커스에 내렸는 데, 차이나 타운은 어디로 가야 되는 지도 모르겠고, 그냥 거기서 옷가게 구경도 하고, 간단히 저녁도 먹고 하면서, 옥스퍼드거리쪽으로 걸어가니, Border라는 큰 서점이 있어서 아이들보고는 안에 들어가 책 보라고 하고, 나는 바로 옆에 있는 NEXT라는 옷가게에 들어가 잠바와 조끼를 사서 서점으로 오는 데, 무슨 안내 방송을 하는 데, 무슨 고객센타로 오라는 데, 내 이름 같기도하고, 설마, 아는 사람도 없는 데, 싶어면서도, 3층 어린이 코너의 안내센터로 가니, 딸아이가, 여기서 유행하는 디즈니 채널의 Winx Club이라는 만화가 있는 데, 그 책 있냐고 물어보니, 점원이 너의 엄마 어디 있냐 물었고, 지금 오빠랑 둘이 있고, 엄마는 옷 사러 갔다 하니, 결국 나 찾은 거였다. 그러면서 그 점원이 여기 옥스퍼드 거리가 얼마나 위험한 데 애들만 놔두고 가느냐고, 해서, 런던이 이렇게 추운 줄도 모르고 와서, 바로 옆 가게에 옷 사러 갔다 왔다.고 둘러대기는 했지만, 어찌나 머쓱한 지...
* 4월 1일(호스 가드- 세인트 제임스 파크-버킹엄 궁전-대영박물관-런던 아이-민박집으로 옮김)
런던에서 거의 5일 정도 있다보니, 크게 이동 코스에 신경 안 쓰고, 그 날 그날 가고 싶은 데 갔었다. 그래서 어제 못 본 호스가드부터 보자 싶어 아침 일찍 나서서는 이번에는 테이트 모던 갤러리로 해서 세인트 폴 대성당을 바라보면서,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너가는 데, 어제 아침에 조깅하는 사람을 오늘 아침에 또 보니, 왠지, 혼자만 반갑고, 런던 사람 다 된 기분이(좀 많이 오바지만)드는 것 같기도 했다. 9시 30분 전에 지하철에 갔는 데도, off-peak 티켓을 줘서, 좋아라 했더니만, 생각해보니, 일요일이라 on, off-peak이 없어서 가격이 싼 거였는 데.
Whitehall거리를 따라 다우닝 10번가를 지나 가니, 빨간 코트의 가늘고, 긴 칼 든 아저씨가 있어 사진도 한 장 박고, 안으로 들어가니, 벌써 사람들이 빙 둘러 서 있었다. 동영상으로 버튼 눌러 놓고, 들고 있는 데, 처음에는 좀 멋있더만, 나중에는 지루한 게 느껴지는 게, 그렇다고, 끄기도 아깝고, 뭐 그런 느낌이었다고 할까. 끝나자,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세인트 제임스 공원쪽으로 가길래, 또 따라서 걸어갔다. 공원 들어가는 곳에, 카페가 있는 데, 안에 정말 맛있어 보이는 조각 케익들도 많고,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 같았다. 하도 추워서 그런지, 그 때 마신 한 잔의 커피가 지금도 그리워진다. 날씨는 추워도, 개나리도 벚꽂도 피워 Cruel April이 왔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공원을 따라가니, 버킹엄 궁전이 나왔는 데, 여기도 사람들이 벌떼 같이 모여서 근위병 교대식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도, 보자 싶어 기다라는 데, 11시가 지나도 영 말 머리도 보이지 않는 게, 어떻게 틈이 나서 끼워 들어간 궁전 앞 창살 벽에 가니 From Autumn to Spring the guard changes every other day란다. 그래도, 간단히 두 세명 교대 하는 것만 심플하게 보다가, 그린 파크 공원쪽으로 걸어나와 지하철을 타고는 Tottenham Court Road역에서 내려 대영박물관쪽으로 걸어갔다.
박물관 근처에 한국 분식집이 있어 비빔밥과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는 박물관으로 들어가면서 만나는 대영박물관의 외관은, 책에는 클래식 양식의 걸작이라더만, 런던처럼 빛 바랜 회색같다면, 우리 아들부터 엄마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세요? 할지 모르지만, 그냥 나한테 꽂인 필은 그렇다는 거다.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세계 3대 박물관 중의 하나라는 명칭의 무게 만큼 ‘에잇 도둑놈들’하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참 많이도 다른 나라꺼 가져다 아이들 공부에 참 많이도 도움되게 훌륭하게 전시되어 있는 데, “ 엄마 이집트께 왜 영국에 있어?”하는 아이의 물음에 과연 어떤 답이 올바를까? 사실 얼마 전에 친구 연필을 가져 온 딸아이에게 하느님이 이 세상에서 절대 하면 안되는 게 도둑질과 거짓말이라고 했는데, whatsoever, 우리가 없어졌을 지도 모르는 이 소중한 유적을 영국인의 높은 유물 보존 정신 때문에 여기서 몰 수 있다는 거에만 감사하고, 남에게 뺏기지 않을 려면 어떻게는 강한 사람으로 자라야 된다는 걸 덤으로 말해 주어야 할까?
거의 오후 한 나절을 여기서 보내고, 그냥 들어가기는 아쉽고 해서 런던아이를 타러 갔다. 워털루 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데, 훠훠 벌판에 어찌나 바람이 불어제끼던지, 어른은 14.5파운드고, 어린이는 7.25파운드였는 데, 나중에 셜록홈즈 박물관가다가, 마담투소 지나가면서 보니, 마담 투소와 런던 아이를 묶어서 조금 저렴하게 파는 지, 표산다고, 길게 줄 선걸 보았다. 우리는 마담 투소를 보지는 않았는 데, 로마에서 만난 아이 말로는 꽤 괜찮다고 해서, 우리도 볼 껄 그랬나하고 아쉬워 하기도 했다.
* 4월 2일 (옥스퍼드- 타워브리지 야경)
빅토리아 스테이션에서 내려 빅토리아 코치 스테이션으로 걸어가느 도중에, 길가에 10분 마다 옥스퍼드행이라는 빨간 이층버스를 보고는 가격을 물어보니, 어린이는 공짜고, 어른은 왕복 12파운드라고 해서 우리는 이 Oxford Tube버스을 타고 옥스퍼드로 향했다. 1시간 반 정도 걸렸는 데, 우리와는 다른 길가의 풍경구경에 금새 도착한 것 같았다.
우선 칼팩스에 가서 지도도 사고, 가파르고 좁은 계단을 따라 꼭대기로 올라가 우선 전체적인 옥스퍼드 구경을 하는 데, 수 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 대학도시가 자아내는 공기를 들어 마시는 것 만으로도, 왠지 IQ+EQ가 레벨 UP되는 기분이 들었다.
또 여기서 왠 커플이 사진 찍어 달래서 찍어 주고는, 우리도 한 장 부탁해서 간 만에 가족사진 한 장 찍었는 데, 카메라를 건네주면서 그녀가, “I hope you like it."하는 데, 간단한 말로도, 사람 참 기분 좋게 해 주는 것 같아, 다음부터는 나도 사진 찍어주고 나면 꼭 그렇게 말했다.
해리 포트의 호그와트 마법 학교에 나오는 다이닝 룸이 있는 크라이스트 처치부터 시작하여, 세르도니어 극장, 세인트 메리교회, 머튼 칼리지, 보들리안 도서관 밖에서만 보기, 가게들에 들어가 옥스퍼드 씌여 있는 티 하나 사 볼까 하고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괜시리 비싸기만 한 것 같아, 사면 짐 된다며 몇 번 씩 발걸음 돌리기, 칼팩스 근처에 있는 피자헛에서 점심 먹으면서 “Everything's all right?"하고 친절하게 물어주는 걸 보고는 런던에서의 식당과는 다르게 여기는 참 친절하다고, 하는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맞장구도 쳐주고.
끝에 옥스퍼드 스토리를 보러 갔었는 데, 여기는 사실 나름대로 비싼 가격 만큼 실속 있는 구경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무빙 기차같은 걸 타고, 마담 투소에 있을 것 같은 인형들의 모형이 보여주는 옥스퍼드의 역사라는 데, 영어로 열심히 설명해주는 오디오도 잘 못 알아 듣겠고, 그래도 아들이 다 보고나와, 엄마 미스터 빈도 옥스퍼드 나왔되요?해서 그래하고는 나왔다.
세인트 메리 교회 위에서 보는 가고일도 놓치지 말고 구경하면 좋을 것 같고, 나중에 보게 되는 세인트 폴 대성당을 설계한 옥스퍼드 출신의 크리스토퍼 렌경이 설계한 크라이스트 처치의 톰 타워나 로마 황제들의 흉상이 있는 세르도니어 극장도 눈 여겨 보면 좋을 것 같다.
하도 걸어다녀서, 모들린 칼리지까지 갈려니, 다리가 아파서 못 간 게 두고두고 아쉽다. 애슈몰린 박물관은 월요일이라 휴뮤라서 아쉽게 외관만 구경했었고, 4:30분 정도에는 거의 관람이 끝나서 아들이 정말 보고 싶어한 머튼 칼리지도, 양해를 구해 정원 정도만 본 것도 아쉽다.
“엄마, 다음에 또 와야겠어요?”해서 다음에 너희가 장학생으로 오면 엄마가 자주 올 수도 있겠다하면서 우리의 아쉬운 옥스퍼드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접어서 가슴 속 Chapt 2 옥스퍼드 기행에다 꽂아두었다.
돌아올 때는 퇴근 시간이라 하도 차가 막혀서 노팅힐 부근에서 그냥 내려, 근처에 TESCO에서 간단히 장을 보고(우리가 머문 민박집은 식사가 제공되지 않아서) 딸 아이는 춥고, 피곤하니, 집으로 돌아가자하고, 아들은 지난 번에 타워 브리지 야경을 제대로 못 보았으니 보고 가자하는 데, 일찍 들어가면 뭐하겠나 싶어 또 지하철에다 지친 몸을 실었다.
그런데, 타워 브리지도 아름답지만, 밤에 보는 런던 타워도 참 아름다웠다. 낮에 타워가 주는 차가움을 밤의 고요과 은은한 불빛이 신비로 감싸준다고나 할까?
다시 다리 건너 Tower hill역까지 가기는 싫고, 런던 브리지역에서 지하철을 타자해서 걸어가는 데, 정말 바람이 장난이 아니어서 Marks & Spenser슈퍼 근처에서 처음으로 택시를 탔다, 블랙 캡을. 운전석과의 사이에 가로 놓여 있는 유리창과 접이식 의자등 한 번쯤은 타보는 센스, 좋잖아요? 엄마하는 데, 그래 좋긴 하지만, 미터 올라가는 거 봐라, 엄마 심장 떨린다. 하면서 돌아왔었다.
* 4월 3일(그리니치 천문대-웨스터민스터 사원-셜록 홈즈 박물관- 오페라 유령 관람)
그리니치 천문대까지는 멀 것 같아, 정말 아침 댓바람부터 나와, 아까워도, peak타임 티켓을 사고는 지하철을 타러 내려갔는 데, 출근 시간이라 그런지, 다 검정색 외투를 입은 것 같은 무뚝둑이 런던사람들이 지하철이 미어져라 타고 있는 데, 초록색, 빨강색옷을 입은 엄마와 꼬마 애 둘이 비집고 올라타니, 사실 괜히 나 스스로가 어색하고, 불편한게, 한 정거장만 갔다가 내려, 조금 기다리다, 좀 빈 것 같은 지하철이 왔을 때 다시 타고 갔다.
커티 사역에 내리니, 비가 보슬보슬 내리서, 근처의 서점에 들어가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기다리다가 비가 좀 그치는 것 같아, 나와 걸어가보니, 커티삭호는 지금 보수중이라 높다란 바리케이트안에 그 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그래서 아쉬운 대로 옆에 있는 박물관을 잠시 구경하다, 그리니치 공원으로 갔다.
정말이지, 런던에 있는 공원들은 그 넓고 푸르름이 가슴을 탁 틔여 주는 것 같다. 사실 엄마의 지식의 짧음으로 본초 자오선이 뭐 냐고 묻는 아이의 질문에 위도, 경도 뭐 얼버무리고는 나중에 지구과학시간에 배울 거니까, 지금 잘 봐나라, 그 대 기억나게 하고 말았었다.
얼마 전에 읽은 다빈치 코드에도 본초 자오선이 나오더만, 그 때 책 좀 찾아 볼껄 하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런던 시내로 다시 돌아 올 때는 경전철 타기도 귀찮고 해서 188번 버스를 타고 왔는 데, 시간은 더 걸렸는 지 몰라도, 이층에서 내려다보는 런던의 아웃 사이드 구경도 좋았던 것 같다.
우선은 런던에서의 마지막밤을 위해 아껴 두었던 오페라 유령을 보기 위해 표를 사러 Her Majesty's Theatre를 갔는 데, 창구에서 아저씨가 여기서는 할인표를 안 판다고 우기길래(책에는 판다더만) 다시 레시스터 스퀘어에 있는 tstk창구(여기가 공식적인 뮤지컬 할인 창구이다.)에서 25파운드 자리 티켓을 할인해서 63.75파운드에 3장 사고는 여기서 우선 점심을 해결했다. 이 곳에는 KFC등 식당들이 많이 몰려있어서 간단한(?) 식사를 하기는 괜찮을 것 같다.
여지껏 지나다니기만 여러번 하고 안에는 아직 안 들어갔었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으로 갔다. 가면서 빅벤이 울리는 시계소리도 듣고, 국회의사당의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건물도 잘 있는 지, 더블 체크하고, 웨스터 민스터 사원안으로 들어갔는 데, 엄지 손가락 두 개 높이 들고, "Amazing"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 까 싶다. 눈으로만 사진을 찍어 와 놓으니, 지금은 벌써 기억이 가물거리고, 편하게 누워서 가시고 나서도, 그들의 침묵을 가장한 위엄을 후세에 보내고 있는 것만 생각이 나는 듯 하다.
우리는 서둘러 셜록 홈즈 박물관으로 갔다. 셜록 홈즈만 알고, 그 탐정 소설을 많이 안 읽었다면, 그냥 소담스러운 외관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박고, 가게에서 쇼핑정도 하면 enough하지 않을 까 싶고, 셜록 홈즈의 소설을 정말 좋아하고, 재미 있어 한다면, 위로 올라가서 구경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소설 속의 등장 인물들을 이야기의 한 장면 한 장면 재현 시켜 놓은 인형들이 있어서 큰 아이는 이 이야기는 어떤 책에 나오고, 하면서 대개 흥미를 가지고 보는 데, 작은 아이는 단지 인형들의 모습들이 괴기하게 되어 있으니, 그것만 겨우 보고 즐기는 듯 했다.
드디어, 오페라 유령을 보기 위해 피카딜리 서커스로 향했는 데, 광장 주변으로 전광판들에 삼성도 있고, 엘지도 있으니, 그게 좋아서, 에로스 동상위의 에로스는 저 구석에다 넣고는 전광판 사진도 찍으면서, 서둘러 극장으로 향했다.
역시 할인표가 비지떡이라고, 앞에 기둥이 떡하니 가려지는 게, 좀 거스리기는 했지만, 극이 긑나고, 너무 감동적이라며 안경너머로 눈물을 딲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봤을 때, 그 모습이 너무 대견해서, 가슴이 떨렸는 데, 지금 생각해도 그 모습이 런던에서 내가 본 어떤 위대한 장면들보다, 내 가슴에 가장 감동적인 모습으로 기억에 남는다.
* 4월 4일( 세인트 폴 대성당- 하이드 파크-유로 스타-파리)
더 볼 것 많이 남아 있는 줄 알지만, 매 번 아침 지나만 다니던 세인트 폴 대성당을 들어가보기로 했다. 찰스 황태자와 다이아나 황태자비의 결혼식 장소로 유명하다고만 생각했는 데, 안으로 들어가니, 그 웅장하고 화려함에 어제 본 웨스터 민스터 사원보다 더 좋아보이기도 했다. 옥스퍼드 출신의 크리스토퍼 렌경이 바티칸의 베드로 대성당에서 영감을 받아 지었다고 하던데, 나중에 베드로 성당 가보고, 나니, 책 속의 그 한 줄이 명확하게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중간 돔까지는 위로 올라 갈 수 있는 데, 여기 올라가서 성당안을 내려다 보거나, 아니면 바깥으로 나가 런던 시내를 내려다 보는 것도 아름다운 경험이 되지 않을 까 싶다.
런던에서의 마지막을 하이드 파크에서 보내자는 아들의 제안에 따라 서둘러 하이드 파크로 갔다. 4시 12분에 유로 스타를 타기로 되어 있어서, 민박집에 가서 짐 가지고 워털루역까지 가야(민박집 역시 Southwark라 한 정거장 이지만)한다는 생각 때문에 여유롭게 공원을 산책하지는 못했지만, 공원에서 놀고 있는 다람쥐도 만나고, 멀리서 호수로 바라보면서, 런던이 주는 Strict를 가장한 평화로움인지, 평화로움을 가장한 Strict한 feeling인지는 모르지만, 아쉬움을 간직하고, 유로스타를 탔다.
참고로, 나는 한국에 있는 유로스타 할인 사이트를 이용해서 어른 1, 어린이 2해서 139유로에 구입했다. 유로스타 메인사이트보다 훨씬 저렴했다. 물론 이동 시간과 일등석, 이등석에 따라 요금의 차이가 크겠지만, 미리 예약하면 저렴하고, 빠르게, 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첫댓글 참으로 대단하시다는 말 밖에 안나오네요... 저도 꼼꼼하지만 두 손 들었습니다. 어찌 이리도 세세하게 쓰실수 있는지.... 영어도 저보다 훨씬 위이시고... 첫 배낭여행에 이정도로 찾아다닐수 있다는 것이 경이롭습니다. 여행기를 읽으니 2000년 런던을 헤멨던 일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글자체를 조금 크게 하시고 문장을 잘게 나누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그래서 작은 문장으로 여백이 잇는것이 읽기에 좋지요 저는 기간이 2일밖에 되지 않아 옥스포드와 세인트폴 성당을 못 보앗는데 그렇게 좋았군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현지에서 보니 더 좋은가 보네요. 다음글을 기대합니다.
아 참!! 사진이 없는 것이 간결해서 내용을 읽는데 몰두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좋네요. 혹시라도 사진을 올리고 싶으시면요.... 디카라면 USB 선으로 카메라와 컴퓨터를 연결하면 사진이 컴퓨터에 올라가니 폴더에 저장하세요. 일반 사진이면 스캐너나 프린터복합기로 읽어야 하겠지요. 그러고는 글 쓰는 화면 아무곳이나 마우스를 클릭한다음, 위쪽에 "이미지" 를 누르면 팝업창이 뜨는데 사진추가를 눌러 폴더의 해당파일을 찾아 여세요. 그후는 등록하면 됩니다. 마우스를 클릭하여 꼭지점이 뜨면 크기를 조정하시면 됩니다. 기왕 쓴 글도 "수정" 을 눌러 이미지(사진)를 추가로 넣을수 잇습니다. 그러나 없어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