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 영화를 꼭 보리라 마음 먹었었던 것은, 지난 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봄은, 묘한 과거의 향수와 더불와 싱그러운 새로운 일들의 기대감을 함께 포옹하고 있는 신비한 계절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뭔가를 이번에는 꼭 해야지'하는 결심을 품도록 한다. 어쨌든 어느 봄에 아주 따뜻한 태양의 기운을 받으며 소소히 떠다니는 먼지들 가운데 앉아 나는 아마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리빙 하바나'는 쿠바의 재즈뮤지션이 '음악인으로서의 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명제를 지니고 있다는 전제적인 스토리아래 사랑과 가족애,조국애..등이 결집된 인생이 담긴 영화다. 영화의 곳곳에는 간들어진 혹은 풍성하고 육감적이면서 상당히 과감한 류의 재즈곡들이, 그리고 암울하면서도 초저녁의 그림자같이 길고 여린 재즈의 모습들이 어려있었다.
영화는 대체로 지루하고도 잔잔하지만, 어딘가모르게 현실감이 있었고, 인생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의 주인공 앤디 가르시아였던가.. 여튼 그의 뮤지션연기는 과히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