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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서 멋모르고 살던 청년시절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리던 꿈많은 신문 배달소년
야간학교 다니는 동생을 위해 이른새벽 종이 봉지에 든 붕어빵 사들고 삐걱 거리리는 셋방 문을 열고 들어 오는 맏언니
이젠 전설이 되어 버린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
그들이 다니던 골목길이다. 겨우 40cm타일 두장이 바닥에 깔려 있으니 넓이는 채 1m가 되지 않지만 경부고속도로보다 훨씬 많은 사연을 골목은 품고 있다......
가끔씩 걸쭉히 취한 사람들이 나타나 옛이야기를 반추시키길 기다리면서....
비가 많이 오면 좁은 길은 수로가 되어 지친 삶의 지꺼기를 토하듯 밀어내지만 대부분은 신작로에 닫기도 전에 그 힘을 잃어 버리기 일쑤다.... 헛되고 맥없기는 닭똥집+쏘주잔에 실어 보내는 서민들의 한풀이와 비슷하다. 요즘 중딩 표현으로는.. ----- 헐 --------------
길을 가는 것은 참견이다. 특히 나이든 사람들이 더 그래.... 아저씨... 벌건 대낮에 왜 더듬 거리고 계슈?
응~~이 안은 어두워서 성냥 찾는 중이라우 그 많던 성냥공장 아가씨들은 다 어디갔는지 원....
길이 만들어 지는건 길을 구속하고 있는 담장들이 있어서 길이 되는 것이다. 저혼자 잘났다고 내가 길이요.. 하면, 당신 같으면 그걸 길이라 하겠소 ?
길이 나이를 먹는 것도 길을 막고 있는 담장이나 집들이 나이를 먹기 때문이다.
세월을 먹고 얼굴에 녹이 슨다. 기억을 묻어 버리듯 새 페인트를 덧칠해도 당해 낼수 없다.
그런다고 재개발 공룡을 투입해서 기억을 송두리째 지워버리는 것이 좋은가 ?
세월의 담장을 깔고 앉아 반병신이 되어버린 철재난간
썩어가는 버팀목들과 어우러져 등신들 처럼 의지하고 있다.
새색시 같이 곱던 하얀 타일벽도 금금 갈라져 검은 잡티 가득한 할머니 되어 버렸다.
새색시 수호자였던 담장과 난간이 늙어 버린 일손을 놓고 멍하니 공간만 차지 하고 있다.
이 무료한 퇴직자들 겨드랑이 사이로 담쟁이 덩쿨이 스믈거리며 올라 왔다.
퇴직자의 가려운곳 긁어 주고 바람이 전해주는 세상소식 살랑거리며 전하더니
이젠 길의 주인이 되어 위세를 펼치고 있다.
휴먼스케일이란 이런것이다. 그저 문이면 사람만 드나들 크기 그 위로 슬레이트 조금 얹어 빗물좀 덜 떨어지면 그것이 처마 캐노피이고 지붕이다. 문짝이라고 그저 큰 바람만 피하면 되니 저모양으로 양철판 문짝이고 영엮은 발이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의 휴먼 스케일은 저것이 아니기 때문이고 저런것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길이 이어지고 가파른 골목을 숨차게 올라 갔다.
좁은 계단길은 골룸과 함께 올라가는 "프로도" 의 길일수도 있다. 이곳에 오랜세월 살아온 분들에게는.......
이런 길이 싫으면 이사를 가버리면 그만이다. 사람들이 밟는 횟수가 줄어들면 터미네이터들이 등장한다. 저들에게 몇년만 공간과 시간을 내주면 그땐 아예 길로서 기능은 끝장이다.
길에는 쉬어가는 곳이 있어야 하고 그 자리의 위치 표시가 있어야 한다. " 차이나타운 37-6 "
길은 소년의 집앞을 지나 이웃집으로 향하는 것이 기본이다. 소년의 집앞을 지나 다니는 골목 끝집엔 호남선 열차타고 올라온 성냥 공장 다니는 누나가 있었지?
집 대문 밑에 있는 휴먼스케일의 조그만 화장실 늘 열린상태로 두었는데....
무쟈게 더운 여름 아이스케키 먹다 배탈이 난 소년 열나게 뛰고 기어올라서 화장실에 확 들어섰는데. 악~~~ 어두운 칫간에서 황급히 다리를 조이며 일어서서 소년을 밀치고 밖으로 나가는 여인 ?
골목끝에 사는 성냥공장 아가씨였다. 성장한 소년의 코끝에 남아 있는 그시절 향기 그건 " 신탄진"담배 냄새였다...
청년이 된 소년은 나이트클럽에서 일을 했다
가끔씩 만나게 되는 시집을 가서 동네 슈퍼 주인인 된 성냥공장 누나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다녔다.
하늘땅모텔 입구는 가파른 경사 계단으로 이어져 있다. 자유공원 맥아더 장군의 피를 이어 받은 양키들, 성냥공장 누나들.... 인천의 유지 공대생들...... ㅎㅎㅎㅎ 좋은밤 위하여 내려가는 이 길은 참 좋은 길이 었을 것이다.
말타고 가던 나그네 목이 마르면 말모가지 잘라 피를 마시겠지만,
자전거는 버리고 가면 그만이다. 운좋아 돌아 오는 길에 있으면 다시 끌고 가고 버려도 요즘돈으로 저거 한 4만원이나 받을래나...... |
첫댓글 너무 실감나는 소설이신데 ----. 새로운 장르로 봐도 될까요 ? 사진과 중편 소설
이런 장르는 그저 이런데서만 보고 지나가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한편의 소설...아니 영화의 한장면을 본듯한...감동...
천사님 요즘 용안 뵙기 힘드네요...
자주 오세요
세무조사받느라 정신없네요 절세는 했어도 탈세한적은 없으니까..ㅋㅋ
잘될거같아요 가을이 오면 일도 사진도 모두모두 열심히 할께요
세무조사요...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힘내시고, 문제 없이 잘 해결 하시길 바랍니다.
문제가있었던 창신동골목???
전 결단코 암 문제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