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전정과 웃자란 가지 활용
가. 여름전정
낙엽과수에서 여름전정이란 봄철 눈 발아부터 낙엽이 질 때까지의 눈따기, 순지르기(적심, 摘心), 순비틀기(염지, 捻枝) 등의 새가지 관리를 포함한 수형 만들기와 가지치기 등 일련의 작업을 말하는 것인데, 광 환경 개선과 깊은 관련이 있다. 복숭아는 특히 내음성이 약한 과수이므로 광 환경의 개선이 없이는 가지의 활용도를 높일 수 없다. 따라서 불필요한 가지를 이른 시기에 제거하거나 유인하지 않으면 고품질과 생산 및 결과부위 상승 방지를 이룰 수 없게 된다.
(1) 여름전정의 효과
겨울전정(冬季剪定)과 비배(肥培)관리만으로는 나무 세력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생육기의 새가지 관리를 그때그때 알맞게 실시함으로써 나무 세력을 조절할 수 있고, 수관(樹冠) 내부까지 햇빛이 잘 들어감으로써 꽃눈(화아)분화와 저장양분 축적이 좋아져 충실한 열매가지 수가 증가하여 수관 내부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여름전정은 겨울전정에 비해 전정 상처의 아묾이 좋아 병해 발생이 적기 때문에 나무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2) 여름전정의 문제점
생육 중에 가지나 잎을 제거하게 되면 양분의 손실에 의해 나무 세력의약화와 생육량 감소를 초래하는데, 특히 가지와 잎의 자람이 끝난 직후에 전정을 실시하면 이런 영향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고, 과실이 발육 중인 때에 전정을 하면 새로운 가지와 잎의 생장에 양분이 소비되기 때문에 과실 쪽으로 가야할 양분이 감소하여 숙기가 늦어지고 품질이 떨어지며, 꽃눈분화가 시작되는 시기에 전정을 하면 새가지 생장이 정지되지 않고 계속되어 생식생장보다는 영양생장 쪽이 왕성하게 되므로 꽃눈 맺힘이 나빠지며, 왕성하게 자라고 있는 가지를 잘라내면 새로 발생된 연약한 부초에 병해충 발생이 많아지는 등의 문제점이 있으므로 여름전정 시에는 이런 점을 충분히인식하고 실시해야 한다.
(3) 여름전정 시기
개화 후부터 장마기까지의 여름전정은 새가지 발생과 자람이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에 눈따기, 순지르기, 순비틀기 등으로 불필요한 가지를 이른시기에 유인 또는 제거해 줌으로써 수형 구성과 나무 세력 조절에 매우 효과적이다. 조생종 복숭아의 경우 장마기의 여름전정은 수확이 완료된 이후에는 상당히 강하게 자름전정을 실시하여도 나무 세력이 빨리 회복될 수 있으며, 생육기간이 긴 남부지방에서는 새로 발생된 새가지에도 꽃눈이 맺힐 수 있다. 그러나 중생종, 만생종에서는 이 시기의 전정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불가피한 경우 가능한 한 가볍게 실시한다. 꽃눈이 분화·발육하는 한여름의 여름전정은 꽃눈 맺힘이 방해를 받을
뿐 아니라 나무 세력이 쇠약해질 염려가 있다. 가을철은 저장양분이 축적되기 직전의 시기로 수확이 완료된 이후에는 이미 꽃눈분화가 종료되어 있을 뿐 아니라 전정 상처의 아묾도 여전히 좋기때문에 수관 내부의 광 환경 개선 및 남아있는 가지의 저장양분 축적 증대로 열매가지가 충실해져 다음 해의 결실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4) 여름전정의 정도와 수체 반응
가지 끝을 잘라내지 않고 순 비틀기를 하거나 수평으로 가지를 유인해주면 가지의 영양생장이 약화되어 꽃눈 맺힘이 좋아지며, 웃자란 가지와 같은 세력이 강한 가지로 되기 전에 새가지 끝을 손으로 따주면 그 이후에 발생하는 부초에 꽃눈이 맺힌다. 그러나 순지르기를 상당히 강하게 하면 그 후에 발생하는 새가지가 웃자라 꽃눈이 맺히지 않는다. 또한, 전정시기가 늦어지면 꽃눈 맺힘이 나빠진다. 따라서 지나치게 강한 여름전정으로 성숙중인 과실의 숙기가 지연되거나 품질이 떨어지고, 부초가 자라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과실 수확이 끝나고 꽃눈분화가 완료된 가을철에 실시하여야한다.
나. 웃자란 가지 활용
복숭아나무에서 웃자란 가지(도장지) 발생이 많게 되면 그늘이 생겨 수관내부의 잎눈(엽아)이 말라 죽게 되어 결과부위의 상승이 초래될 뿐 아니라 수형을 어지럽혀 나무 세력의 안정도 어렵게 만든다. 특히 선단부 쪽의 골격지세력이 급격히 쇠약해져 수량 및 품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하고 과실을 생산할 수 있는 경제수령을 현저히 단축시킬 수도 있다. 작업 편의를 위하여 수고(樹高)를 낮게 유지시키고, 원가지 수도 많게 하는 배상형으로 나무를 키우는 경우 필연적으로 강전정이 수반되어 웃자란 가지의 발생도 비교적 많은 편이다. 따라서 복숭아 재배에서 문제가 되는 웃자란 가지 관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그 특성과 그 활용 방법을 잘 알아야 한다.
(1) 웃자란 가지의 특성
웃자란 가지는 직립성인 가지로 세력이 강하여 이를 직접 열매가지로 사용할 수 없는 자람가지(발육지, 發育枝)의 일종이다. 보통 직경 0.9㎝, 길이 100㎝ 이상으로 부초(2번지)가 붙은 가지이다.
웃자란 가지의 발생은 수형이나 전정이 잘못된 나무에서 많고 과다 시비나 영양 과다상태의 과원에서 많다. 따라서 나무 내 가지 간의 영양공급불균형 상태가 되지 않도록 가지 배치와 전정에 주의가 요구된다. 쿠로다(1969)에 의하면 복숭아나무에서의 웃자란 가지 발생 부위는 굵은 가지를 잘라낸 부근이 가장 많아 전체 웃자란 가지 발생수의 70.7%를 차지하고, 세력이 강한 가지를 잘라낸 선단부에서 24.1%, 기타 부위 5.2%이었는데, 웃자란 가지 자람 정도와 잘려진 면적(切口面積) 간에도 관련이 깊다고 한다.
웃자란 가지는 장과지에 비해 꽃눈분화(花芽分化)가 충실치 못해 맺히는 꽃눈 수도 적고, 발육 상태도 나빠 열린 과실의 품질도 좋지 못하다. 복숭아나무에서도 웃자란 정도가 심한 가지일수록, 기부 쪽으로 갈수록 꽃이 늦게 핀다. 야마시타(1970)에 의하면 전년도 장과지와 웃자란 가지 상의 영양 상태를 비교해 본 결과, 웃자란 가지가 장과지에 비해 전반적으로 질소(N), 칼슘(Ca) 및 당(糖) 함량이 현저하게 낮았으나 총 탄수화물 함량에서는차이 없다고 하였다.
(2) 웃자란 가지의 활용
복숭아 재배에 있어서 전정 시 웃자란 가지 정리는 매우 중요한 작업 중의 하나이다. 유목기(幼木期)에는 원가지 형성에 이용되나 성목기에는 곁가지를 갱신하는 갱신지(更新枝)로 이용되므로 이를 적절히 유인 또는 전정하면 유용(有用)한 열매가지를 만들 수 있다.
복숭아나무 묘목을 심은 후 2~3년간은 세력이 강한 자람가지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자람가지는 대개 웃자라는 성질을 띤 가지로 부초가발생하여 수관이 급격히 확대된다. 따라서 당초 선정해 놓았던 원가지 세력과의 균형이 바뀌어 대체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성목기에는 쇠약해진 곁가지를 갱신하는데 웃자란 가지가 유용하게 쓰이므로 강전정으로 필요한 부위에 바람직한 웃자란 가지가 발생하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다.
(3) 필요 없는 가지의 제거 방법
한겨울의 복숭아나무 전정은 가지 마름을 촉진하고 이로 인한 가지마름
병(胴枯病)이나 세균성 수지병(樹脂病)의 병균이 침입하여 나무 세력을 쇠
약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겨울철 추운 지방에서는 전정시기
를 이른 봄이나 발아 직전까지 늦추어 이들 병균이 상처 부위를 통하여 감
염되는 것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복숭아나무와 같이 전정 상처 부위가 잘 아물지 않는 경우에는 그 자르는
방법에 있어 나무의 생리나 그 생장 특성에 잘 맞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
전정시기와 자르는 방법을 달리한 시험 결과, 매우 추운 1월에 전정한
나무는 3월에 전정한 나무에 비해 가지마름병균의 감염이나 수지 증상의
발생이 많았다. 따라서 겨울철 추운 지방이나 겨울이 추운 해에는 전정시기
를 늦추는 것이 좋다.
한편, 굵은 곁가지나 경쟁되는 가지의 제거는 분지된 기부 조직을 바투
자르지 않고 기부의 주름 잡힌 조직을 약간 남기고 자른 경우가 바투 자른
경우보다 전정 상처 부위의 말라 죽는 정도, 가지마름병 감염률, 수지증상
발생률, 상처부위 조직의 갈변 면적 등이 크게 감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