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전문가가 추천하는 7인7색 여름휴가 - 유연태작가편

[김홍철]

 

  포항 내연산 폭포골

폭포의 진수성찬이 골짜기를 메웠네 경북 포항시 내륙에는 청하골, 일명 폭포골과 하옥계곡 등 두 개의 계곡이 숨어 있다. 청하골에서는 폭포 아래에서 물맞이를 하기에 좋고 오지마을 하옥계곡에서는 캠핑을 즐길 수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포항시 송라면의 동북쪽에 위치한 내연산(710m)은 해발고도만 따지면 그다지 높은 산이 아니다. 하지만 해안 가까이에서 솟아올랐기 때문에 내륙의 엇비슷한 높이의 산보다는 훨씬 더 높고 우뚝해 보인다. 이 내연산 자락를 굽굽이 감아돌며 40리 가량 흘

러내리는 골짜기가 바로 청하골이다. 내연산말고도 문수산(622m), 향로봉(930m), 삿갓봉(718m), 천령산(775m) 등의 높직한 준봉들이 청하골을 반달 모양으로 감싸고 있으니 여느 심산유곡 못지 않게 깊고 그윽하다.

청하골은 천년고찰 보경사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절은 신라 진평왕 때에 지명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보경사 경내를 지나 물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등산로를 1.5km쯤 오르면 제1폭포인 쌍생폭포가 나온다. 그리 우람하지는 않지만 두 물길이 양옆으로 나란히 떨어지는 모양이 단아하기 그지없다. 이 폭포를 지나면 잇따라 보현폭포(제2폭포), 삼보폭포(제3폭포), 잠룡폭포(제4폭포), 무봉폭포(제5폭포)가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잠룡폭포 주변의 골짜기는 영화 ‘남부군’의 한 장면, 곧 지리산의 어느 골짜기에 모인 남부군 대원들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발가벗고 목욕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청하골의 열두 폭포 가운데 가장 경관이 빼어난 곳은 관음폭포(제6폭포)와 연산폭포(제7폭포) 언저리이다. 쌍폭인 관음폭포 주변에는 선일대, 신선대, 관음대, 월영대 등의 천인단애가 장성처럼 둘러쳐져 있고, 폭포수가 만들어 놓은 못 옆에는 커다란 관음굴이 뚫려 있다. 이 굴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쪽 입구를 가린 채 떨어지는 폭포수 줄기가 보인다. 관음폭포 위에 걸린 적교(구름다리)를 건너면 높이 30m, 길이 40m에 이르는 연산폭포의 위용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청하골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폭포이며 학소대라는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커다란 물줄기가 쏟아지는 광경 앞에서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온다.

관음폭포 앞쪽 암벽의 벼룻길을 지나 다시 15분 가량 물길을 따라가면 또 하나의 폭포를 만나게 된다. 이 폭포는 숨겨져 있다고 해서 은폭이라 하는데, 가지런한 물줄기가 시퍼런 소(沼)로 떨어지는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 다녀오는 데에는 대략 2～3시간(왕복 6km) 가량 걸린다.

  교통정보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 흥해읍 → 7번 국도 → 송라면 → 보경사 → 내연산 폭포골

  내연산 자세히보기

  보경사 12폭포 자세히 알아보기

  영덕 옥계계곡

주왕산과 내연산의 정기가 모인 곳 경북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의 동남쪽, 청송군과 영덕군의 경계 지점 인근에 ‘옥계’라는 이름을 가진 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영덕군이라고 하면 강구항과 영덕대게, 고래불해수욕장만 있는 줄로 아는 여행객들에게 달산면의 옥계계곡은 기막힌 풍광과 시원한 골바람을 골고루 선사한다. 지명에 구슬 옥 자가 들어간 곳답게 기암절벽과 움푹 파인 바위굴, 청정수와 잘 어울린 자갈밭 등등 주변 풍경이 여행자들의 시선을 한동안 옴짝달싹할 수 없게 만든다. 옥계계곡은 묘하게도

주왕산 줄기와 내연산 줄기의 골골에서 솟아난 물이 합수하는 지점에 형성되어 있다. 두 명산의 기가 모인 계곡이니 이곳을 찾은 피서객들은 그야말로 ‘기찬 여행’의 바다에 풍덩 빠져들 수 있는 것이다.

옥계는 영덕 오십천의 상류에 해당하며 계곡물은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거센 물줄기는 때때로 물가 바위 절벽에 반원형의 동굴들을 만들어놓았다. 그 물줄기 바로 북쪽에 팔각산(628m)이라는 이름의 예사롭지 않은 봉우리가 솟아있어 계곡미를 더욱 더 살려준다.

옥계계곡은 청송군 부동면과 영덕군 달산면을 잇는 69번 지방도 바로 곁에 있어서 접근하기가 쉽다. 물이 불어나면 잠기는 잠수교를 중심으로 좌우의 굵은 자갈밭과 바위지대는 텐트촌으로 활용된다. 차량은 계곡 양편의 빈 터나 도로변 공터에 세워두도록 한다. 간이화장실이 길가에 세워져 있다.

영덕과 청송, 포항 등 세 지방의 행정구역 경계가 한데 어울리는 삼각지점에 위치한 옥계계곡 물가에는 침수정이라는 정자가 하나 있다. 조선조 광해군 원년에 어지러운 세상을 한탄하며 이곳에 찾아들었던 ‘손성을’이라는 선비가 지은 정자로 선생은 이곳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정자 아래 물가에는 교실 한 칸 크기의 반석이 있어 쉼터로 제격이다.

옥계계곡의 두물머리를 기점으로 포항시 죽장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거슬러 남쪽을 향해 가면 하옥계곡이 나타나고 청송 방면으로 조금 가면 얼음골 약수터도 나온다. 이곳 얼음골 일대는 주왕산국립공원의 여러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이는 계곡이자 영덕 옥계의 상류로 곳곳에 물놀이터가 조성되어 있다.

한편 계곡욕에 싫증이 나서 바다를 보려면 강구항에서부터 강축해안도로를 따라 북쪽 방면으로 올라간다. 강구항에서 축산항까지 이어지는 35km의 강축해안도로 드라이브는 강원도 삼척 지방 해안드라이브 만큼이나 멋진 코스이다. 이 길에는 하저, 경정, 축산 등 간이해수욕장과 대진, 명사20리 등의 대규모 해수욕장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교통 정보

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 → 청송 대전사 입구 → 청송얼음골 → 옥계 또는 영덕군 지품면 신양리 → 69번 지방도 → 달산면 소재지 → 옥계

  옥계계곡 자세히보기

  연천 동막골

수도권 주민들의 당일치기 피서지로 제격 이마 위에 휴전선을 얹고 사는 경기도 연천군에는 동막골이라는 평지형 계곡이 하나 있어 여름철이면 물놀이를 즐기려는 가족들이 모여든다. 이 계곡은 대표적인 당일치기 또는 1박2일 코스의 계곡피서지이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 포스터를 보고 있자면 이 계곡에서 제목을 따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전곡읍에서 3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연천읍의 동막사거리에서 우회전, 약 3.3km를 달리다 동막2교를 건너면 동

막골유원지가 시작된다. 차탄천의 상류가 되는 아미천을 따라 동막골계곡이 형성돼있고 여름철이면 유원지로 변모, 휴가가 짧은 서민들의 훌륭한 피서지 구실을 한다.

이곳 계곡수는 연천군의 명산인 고대산～지장봉 능선에서 흘러내린 물로 연천읍 차탄리에서 차탄천과 합류한다. 차탄천은 임진강의 지류 가운데 하나이다. 동막골 계곡수는 얼음이 풀리기 시작하는 이른 봄이면 개구리알, 도롱뇽알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함을 자랑한다. 동막2교에서 동막3교를 향해 상류로 올라갈수록 길은 S자 코스가 연속되고 산그림자는 짙어진다. 동막골계곡 유원지의 특징은 어른 허리 깊이의 소가 군데군데 있어 가족끼리 물놀이를 즐기기에 알맞다는 점이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견지낚시 등으로 꺽지, 산천어, 피라미 등을 잡는다.

그 중간중간 물놀이하기 좋은 곳에 첫머리민박, 사계절민박, 해태의 집, 자라바위쉼터, 동막골농원, 심방계곡, 부흥골쉼터, 물바위유원지 등이 자리잡았다. 그늘막 대여료 등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조금 맘에 걸리지만 화장실,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고 식사 주문도 받아주는 것은 이점이다. 3번 국도 동막사거리에서 동막3교까지의 총연장 거리는 7.7km에 지나지 않는다.

동막골 인근에는 재인폭포가 있다. 동막골유원지가 지방도로를 따라 형성된 평지형 물놀이터임에 비해 재인폭포 하부는 수직 절벽으로 둘려있어 계곡 분위기가 더욱 진하게 살아있다.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폭포 입구 매표소에 폐기물수거수수료를 지불한 다음 약 2백 개 가까운 계단을 내려가면 재인폭포(높이 18.5m)에서 흘러내린 물이 온 몸의 땀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개울물을 건너는 철교 주변에서부터 폭포 바로 아래까지가 물놀이터이다. 물은 어른들도 5분 이상 머물기 어려울 정도로 차갑다. 동막골 개울물이 차탄천으로 흘러들어가는데 비해 이곳 폭포수는 한탄강으로 곧장 흘러든다. 개울물 양편으로 돗자리를 펴고 쉴만한 공간들이 제법 많다. 재인폭포에는 폭포 위에서 줄을 타는 재인과 절개심이 굳은 그의 부인, 그리고 못된 고을 원님을 둘러싼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교통정보

의정부시 → 3번 국도 → 전곡읍 → 동막골 또는 재인폭포

  동막계곡 자세히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