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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양가족모임
 
 
 
카페 게시글
흥양 게시판 스크랩 화정면 백야도 둘레길
멋진남 추천 0 조회 38 12.05.02 12:3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그렇게도 가기 힘든 개도

여수시에서는 박람회를 맞아 자가용 안 타기 운동을 하고 있다. 우리 여수풀꽃사랑에서도 답사를 반드시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중앙동 여객선터미널에서 개도를 가는 것보다 배삯도 적게 들이고, 배 타는 시간도 짧아서 시내버스를 타고서 백야도를 갔다가 배를 타고 개도 여석항으로 가는 방법이 있다.

 

비 때문에 좌절 되었던 개도를 4월 28일 가기 위해서 10시 10분 차고지를 출발하는 28번 백야도행 시내버스를 탔다. 하필이면 이 날이 박람회 예행연습일이서 버스가 막힌데다 손님이 많아서 예정보다 늦게 도착을 했다. 15분 정도 늦어져 배는 11시30분에 떠나버렸다. 해양 관광 여수를 지향하면서 시내버스와 연계되지 않는 여객선 운행은 주민들의 편의와 대중교통 이용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28번 버스 역시 여객선과 연계가 된 경우에는 손님을 싣고 먼저 선착장을 간 다음 화백리와 힛도를 가는 것이 순서일 텐데 손님도 없는데 노선이 그러하여 힛도와 화백리를 먼저 왕복을 해서 더욱 시간이 늦어지게 하였다. 배를 놓친 34명의 회원들은 망연자실하였다. 낚싯배를 이용하려고 해도 민원 때문에 어렵다고 해서 부득이하게 백야도를 정상까지 등산하는 팀과 미평지역아동센터 팀은 등대까지만 가기로 하였다.

 

 

 

 

 

 

길을 만들면서

여객선터미널에서 바닷가를 따라서 걷기로 하였다. 백야도를 오면 정상까지만 올랐다가기에는 짧은 거리였다. 등대까지 갔다가 둘레길을 돌기로 하였다. 정상을 오르지 않으면 3시간 정도 걸리고, 정상까지 오르면 5시간 정도까지 만들 수 있다. 

 

녹차밭이 조성된 안골들을 지나 건너골로 가는 길에는 하얀 장딸기꽃이 많이 피어있었다. 어떤 것은 제 몸뚱이보다 더 큰 꽃을 피웠다. 바닷가 절벽을 따라서 만들어진 숲속길은 나무 틈 사이로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와 해녀들의 잠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구불구불 만들어진 오솔길을 걸을 때는 배를 못 탄 아쉬움을 가시게 만들어 주었다.

 

 

 

 

 

 

 

 

함께 간 일행들 중에는 가위를 들고서 쑥과 취나물을 꺾으느라 뒤따라 오는 발걸음이 늘어진다. 야트막한 백야도의 산이지만 얕잡아 보아서는 안된다. 가는 골짜기마다 이름들이 붙여져 있다. 가는 길에 철쭉꽃과 주름꽃, 떡쑥이 심심치 않게 반겨준다. 중산골과 논골을 지나면 지금은 전복 양식장이 들어선 찻길 옆 동머리마을이 나온다. 바로 백야도 등대 가는 찻길이고, 앞으로 제도와 이어지기만을 기다리는 포장도로가 나온다.

 

 

 

 

 

백야도 등대를 빼앗아 가버린 해경 시설

백야도 등대가 유인 등대이던 시절, 등대지기들이 서툰 솜씨이지만 누드 여인상 등 조각품으로 공원을 만들었던 등대이다. 등대 꼭대기까지 올라가지는 않았어도 옛 등대나 새로 세운 등대나 모두 바다와 섬에 어울린 멋진 등대였다. 특히 멀리 배를 타고가면서 바라본 백야도 등대는 멋졌다.

 

그런데 바로 등대 앞을 해양경찰에서 건물을 지어서 가려버렸다. 앞에서 보면 등대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등대 공원도 개방을 하지 않아서 정 들었던 우리의 등대를 빼앗아 가버렸다. 꼭 그 자리에 그런 시설을 지었어야 하는지, 그렇게 큰 건물을 짓었어야 했는지가 궁금하다. 여수시가 건축 허가를 내줄 때 그런 것들을 고려할 수는 없었는지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 여수시민과 많은 관광객들에게 백야도 등대를 가보는 것이 백야도를 오는 재미였는데 아쉽다.

 

함께 한 풀꽃 식구들은 분노가 넘쳐서 해경에서 만들어 둔 쉼터에서 쉬기 조차 거부하면서 발길을 돌렸다. 다시 찻길을 따라서 몽돌밭을 향하였다. 뜨거운 날씨에 포장된 아스팔트길을 걷는 것은 고역이었다. 그래서 없는 길을 만들어서 진막골로 내려가 몽돌밭인 진막골개장으로 내려갔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몽돌밭

백야도를 가면 몽돌밭이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연결해서 가기가 마땅치 않아서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오늘은 시간도 있어서 몽돌밭으로 들어선다. 솔고지까지 길게 나있는 널찍한 숲길에 우람스러운 해송들이 반겨준다. 몽돌밭에서 반출해나가는 사람 때문인지 진입로 자체를 없애버렸다. 백야도 지도에는 엄연히 나와있는데도 접근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부득이하게 그물을 제치고 밭 가운데를 지나 몽돌밭으로 내려갔다.

 

 

 

 

 

 

 

 

 

몽돌밭이 해안사구처럼 언덕을 이루고 있다. 백야도 몽돌밭은 완도 정자리와 다르게 몽돌이 크다. 오랜 세월 화강암이 파도에 휩싸이면서 둥글게 닳아져서 하얀 빛이 번쩍거린다. 걷기는 힘이 들지만 이런 몽돌 위를 밟고 지나는 것이 특별한 경험이다. 굴곡이 심한 몽돌밭에 한번 태풍이 와서 골라 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귀한 몸 값을 자랑하는 몽돌을 조심스럽게 지나갔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서 그늘을 찾았지만 없어서 그래도 의지할 소나무가 한 그루 있는 한켠으로 자리를 잡았다. 파란 물감을 부어놓은 것처럼 파란색이 짙은 바다, 양식장을 관리하기 위해서 맴도는 어선과 어부 부부, 가려고 했다가 못간 개도 한 자락과 제도도 보인다. 하화도와 상화도가 눈앞에 가까이 다가선다. 조금 희미하게 보이는 고흥 외나로도 우주선 발사기지와 개도 사이는 망망대해이다. 그 바다를 따라 가면 초도와 거문도이다.

 

오랜만에 싼 도시락이라 각자 성심성의껏 준비를 하였다. 채식 부페를 옮겨온 것 같다. 여기저기서 소풍 온 기분이라고 들뜬 목소리가 들린다. 학창 시절 소풍을 간 기분으로 서로 음식을 나누면서 행복을 만끽한다. 찰밥에 색색으로 입힌 오색 김밥, 미역과 상추, 방아잎으로 쌈을 싸먹고, 과일과 오미자로 만든 오미수, 생강차, 뜨끈한 커피로 후식을 즐긴다. 바나나와 오렌지, 술빵은 간식으로 밀려날 정도로 푸짐한 점심상이었다.

 

 

 

 

 

 

 

 

생태 탐방로가 아닌 목재 테크 탐방로

백야도를 오면 누구나 백야대교 지나서 등산로 입구에서 백호산 정상 1, 2봉을 거쳐 몽돌밭 옆으로 내려온다. 여수시가 6억을 들여서 백야도 탐방로를 만들었다고 해서 오늘은 정상은 가지 않고 둘레길, 생태탐방로만 걷기로 하였다. 탐방로를 만들기 전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금오도 비렁길 같이 조마조마 하면서 멋진 바다 경치를 보고서 걷던 길이었다.

 

그런데 남쪽 바닷가를 지나는 경사가 약간 있는 비탈길을 모두 목재테크로 만들어 버렸다. 자갈길을 걸으면서 주변에 피어있는 각시붓꽃도 보고, 제비꽃도 보았던 그 길을 이제는 높다랗게 목재테크로 길을 만들었다. 중간중간에 전망대를 만들고, 쉬고 가는 의자를 만들어 두었다. 둘레길을 걸으면서 상하도와 하화도, 사도, 낭도를 보면서 비렁길을 걸어서 좋다.

 

 

 

 

 

 

 

 

 

 

뜨거운 여름철에 바다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걸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생태 탐방로라고 하면 생태를 탐방해야 하는데 목재테크만 탐방을 한다. 이런 길은 시청 뒤 용기공원에서나 오동도에서나 볼 수 있는 길이다. 백야도만의 특색이 있는 길이 아니다. 딱딱하고 가공된 나무를 밟는 것은 자연을 느낄 수 없게 하였다.

 

꼭 필요한 곳, 경사가 가파르게 되어서 위험한 곳에만 설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데까지 모두 공사를 하였다. 아무래도 건설업자의 요구에 따라 공사비에 맞춘, 예산을 사용하기 위해서 목재테크를 늘려놓은 꼴이 되었다. 용기공원도 오동도도 생태를 빼앗아간 건설업자의 장삿속에서 나온 것 같다. 이런 식의 비렁길, 둘레길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자연 그대로의 길에 조금만 손을 보면 공사비가 많이 나오지 않아 채산성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탐방로가 생겨서 이어진 길

백야도 탐방로가 생기지 않았으면 신기촌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탐방로는 정상으로 올라가지 않으려면 신기촌으로 내려간다. 신기촌까지 내려가는 길은 목재테크가 끝나는 데에서 돌담이 예쁜 길이 나타난다. 길가에 장딸기꽃이 피어있고, 골무꽃도 다소곳이 피어서 바느질 하는 아주머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의 풍수를 볼 때 터가 세기 때문에 세터라고 하였다는 유래로 설명하지만 다른 지역과 맞지 않는 것 같다.

 

신기촌마을에서부터는 백호산 중턱에 온통 시멘트 포장 찻길이 만들어져 있어서 걷기가 힘이 들었다. 탐방로를 만들 때 치끝과 신기촌들쪽으로 내려갔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 바닷가에 가면 백호산 이름과 같이 하얀색이 선명한 돌들과 그 돌이 부서진 자갈, 모래 등이 펼쳐져 있어서 바닷물까지도 투명하게 보인다. 그 쪽으로 빠지는 길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계속 시멘트길을 걷는다.

 

 

 

 

화백리와 화백회의

지금의 화백리가 1980년 백야리에서 분리되면서 화합과 단결의 뜻에서 화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두 마을이 서로 이해관계가 있을 때마다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고 합의하여 처리하자는 뜻에서 신라의 화백회의를 본 따서 화백리라고 한다. 화백리는  새로운 터에 세운 마을 '신기'와 비스듬한 등성이에 있어서 지어진 '와달' 이란 마을이 있다. 와달마을은 해달이 누워있는 형세라 풍수가 말하면서 마을 이름을 한자로 와달(臥獺)이라고 한다.

 

탐방로를 걸으면서 내려다본 장수만은 큰 호수와 같아서 오늘 따라 더 잔잔하였다. 건너 봉화산이 우뚝 솟아있고, 백야곶봉수대가 보인다. 와달 마을 바닷가쪽 선착장에는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낚시를 즐긴다. 그 만큼 잘 잡히기 때문일 것이다. 와달마을까지 시내버스가 들어오므로 시멘트길을 걸어서 시큰거리는 무릎과 발바닥을 달래주기 위해서 마을 정자에서 잠시 쉬기로 하였다.

 

 

 

 

역시 봄에는 도다리쑥국

와달에서 나와 백야대교 앞에서 시내버스를 탔다. 백야도와 화양면 힛도를 잇는 백야대교는 2005년 4월14일 준공되었다. 여수시에서 화정면과 돌산, 고흥으로 연결되는 11개의 도서 연륙사업 중 처음으로 준공된 것이 백야대교이다. 길이 325m, 폭 12m이고, 주전자 모양의 닐센 아치형 다리이다.

 

백야대교를 지나 힛도 횟집에서 저녁식사를 해야 하는데 모두가 지치고, 시간이 일러서 어쩔 수 없이 학동 시청 옆 '환희식당'으로 갔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양식이 어려워 자연산만 있다는 싱싱한 도다리를 해풍으로 자란 거문도산 쑥을 넣어 끓인 '도다리쑥국'을 먹었다. 4월 도다리이므로 '도다리쑥국'으로 봄을 즐겨야겠다는 생각이다. 1인분에 9천원씩이고, 양이 많아서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인터넷 신문 '여수넷통' http://netongs.com/ 에 가면 여수의 오늘이 훤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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