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확실하건대, 우리는 여행할 때의 느낌보다는 사후, '거창한 남의 후일담'에 영향을 받기가 쉽다. 그래서 다시금 동일한 발걸음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둘. 누리집을 더듬어 산자님의 적벽에 대한 그리움을 잠시 기억해 본다. 77년 프레쉬멘일 때의...
치졸하지만 가끔, 남자들은 당구 이삼십에 자존심을 건다. 지난 토요일 밤이 그랬다. 120의 쳇바퀴 삶 속에 어쩌다 250을 이겼다. 이겼다기보다는 뭔가에 홀려 나에게 물렸다라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다음 날 아침의 '라이딩'을 목전에 둔 내게, 복수의 칼날을 갈던 그 고수는 '라운딩'으로 맞섰다. 스크린으로 갔다. 대충 맞춰주다 보니 졌다. 그니가 내게 또... 이후엔 갖은 원망섞인 말과 함께 술을 마셔야 했다. 좋은(?) 선배다. 지고도 사주니...
세시간의 취침이 나를 원망한다. '다음 달이면 정회원인데, 오늘 못 가면 한달이 더 멀어진다.' 이를 생각하며 10분 간격의 알람을 세팅하고 또 하고. 결국은 8시에 후다닥! 가이버님이 핸들을 잡는 차 속에서 잤다. 아니 자는 척 했는지도 모른다. (왠지 무딘 대화의 어설픔 속에 라이딩을 시작하고 싶지 않아서...) "일어나 봐, 구경 좀 해 봐."라는 말씀에 고개를 돌려본다. 어릴 적, 고향 筏橋에서 광주를 가는 길에 항상 보는 길. 낯익다. 검은 길, 검은 다리, 검은 천(川), 그리고 조금은 덜 검은 산. 산업의 중심이 변했다. 언젠간 대한민국의 많은 산업을 주물렀던 광업, 그 한 가운데를 우리는 지나고 있었다. 전국 매장량의 16%를 갖춘 화순 광업소. "기준과 원칙이 지켜지는 독한 경영 실현!!!" 그 '독한 문구'를 곁에 흘리며 또 하나의 낯익은 랜드마크, <달맞이흑두부>에 들어섰다.
아, 하이스코는 분명 어디선가 '하이스코어'를 자랑하는 부대였다. 진정... 아, 그 부러운 장딴지를 자랑하며 내달린다. 아, 여유까지... 댄싱(Dancing).
가이버님의 카메라 세팅은 진정 '여고시절'의 푸르름을 떠올려서였으며, 이에 굴(?)하며 애써 갖은 포즈를 갖는 두발로 회원들은 '여고시절의 조연'임을 극구 찬동했으리라. 꼬랑창의 사진. 아, 화순은 우리를 버리지 않았어. 애써 극찬하며 밟는 페달은 결코 전(前)에 뒤처지지 않는 배경을 제공하였다. 단지 우리는 시간이 없어 한껏 즐기지 못했을 뿐. 지나는 안양산 곳곳의 풀밭은, 화순 주위 분들의 옥외 테라스로 부족하지 않았다. 또 한번의 '으~아...(김흥국 버전이 어울리겠다)'
이서면 별산가든에 도챡한다. 시간이 쪼까 잘못 세팅되어 여유를 갖게 한다. 이런 여유는 막걸리와 함께 하면 더없이 좋다. 주인 아줌니 왈, 막걸리는 없단다. 실망하는 얼굴을 애써 돌리기도 전에 동동주는 있단다. 참 나~ 무담시~, 포도시~, 맥없시~의 3'시'를 자랑하는 여수 봉산떡. 그 여인이 별산가든의 안주인이시다. 끝났다. 굶주린 남정네의 빈곤한 허리춤을 느끼셨을까, 꾹꾹 누른 밥그릇은 최소 2그릇의 양. 이걸 또 두 그릇 먹었으니...(운동의 효시가 뭔지 알고 싶다.) 허회장님의 춘부장께 좋은 말씀을 들었다. 라이딩 줄곧 '반성라이딩'으로 일관케 한 말씀. "일흔 둘 때 시작했지만 해 보니까 되더라." 물론 이보다 훨씬 더 한 충고가 계셨지만, 감마 지티피가 160이 넘는 내 몸으론 상상이 안되는 말씀이시다. 아~ 이런... 하루에 240km를 밟으셨다 하신다. 그렇다. 나는 줄곧 '반성라이딩'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얼마 못 가 회음부가 땡긴다. 올라 갈 고개보다 아쉬울 무언가를 생각하는, 이 어설픈 '반성라이딩'.
가이버님이 침을 튀기며 얘기하셨다. 안 된단다. 썬파워님이 덩치로 밀며 얘기하셨다. 안 된단다. 내가 덩치로 밀다가 위험할 것 같아 참았지만, <화순 적벽>의 문턱에서 잠시 과거로의 추억을 더듬었다. 98년 봄이던가, 직장 선배의 광주행에 동행했던 참에 적벽을 들렸다. 알프스 북벽을 막 등정하고 귀향한 선배의 눈에는 비록 낮은 절벽이었겠으나, '원더풀~'을 외치며 그윽히 바라보는 그 언덕들. 예약없은 망향정을 저 뒤로 두고, 모든 것은 물 속에 그냥 잠겼다. 동네에서 그래도 가장 웅장한 시설인 방앗간, 목말라 화랑 담배를 찾는 분들의 휴게소 담뱃가게, 그리고 주인 모를 밭데기들... 잠시 모진 삶일지언정 멋스러운 옹달샘을 찾고자 했던 우리의 소원은, 저 사람이 훌륭한 보직, 곧 '공익'이 아니었음을 원망할 뿐... 바퀴를 돌려야 했다. "누구는 가고 누구는 못 간가 볼람마" 귀가후 왜 가이버님이 이리 외쳤는지 과거의 기억과, 네이버, 다음을 통해서 본 최근 사진들이 말을 해 준다.
이후는 별 기억이 없다. 술이 깨어서일까. 까만 집, 까만 길, 까만 공장... 탄광촌의 시작이다. 화순탄광. 한 사람이 생각난다. 김민기. 보라색 LP 자켓으로 아침이슬을 재판할 즈음인 87년, <아빠 얼굴 예쁘네요>라는 노래극을 발표한다. '까만 집, 까만 길, 까만 물, 까만 산, 온통 새까만 마을에 우리들은 살아요. 까만 집~' (찾아들어 보시라. 강추) 탄광촌을 배경으로 어린 '탄이'라는 주인공으로 바라보는 시각, 당시엔 왜 그렇게 까맿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까맣다'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마지막의 페달링을 했다. 집결지. 언젠가 화려한 네온을 자랑했을 모텔도 뒷뜰에 잡초만 무성하다. 과연 우리에게 희망이 있을까. 괜시리 나에게만 다소 글루미한 마무리.
여수로 내려오는 길. 공항 근처였을까. 느껴본다. 희망은 멀리 있지 않았음을... 야촌님의 <비틀거리는 운전솜씨>에 우리는 결국 희망을 발견한다. 온통 새까만 마을에 우리들은 살아요~라 노래하지만 역설적으로 활기찬 후렴구가 떠올려지는 오후. 저멀리 넘어가는 햇살이, 두발로 회원들의 에너지에 너무 풀이 죽었는지 추~욱 처졌다.
쪼께 아쉬움이 남는 5월의 정라! 푸르름을 완전 만끽 하지는 못한것 같네요^^ 왜들 그리도 바쁜지..... 날씨와 환경들이 뒷바침 해준 절호의 찬스 였는데 나는 온통 아쉬움과 나의 잘못을 질책 하고 있습니다.
회장 춘부장님의 지금까지 젤 기억에 남는다는 말씀이 언젠가 남원 운봉에서 정령치를 넘었을때 그 기억을 지금도 못 잊으시겠다고 ...... 조금 더 힘든 고통을 안견 주었어야 하는 아쉬움이.... 그래야 터바인님의 후기가 더 길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난 아직도 그런곳을 찿고 있습니다.
터바인님은 좋은 선배님을 두셨네요...ㅎㅎ 전 당구 이겨도 카운터로 가야되고...다수 동의에 꼼짝 못하게 하고... 좀 그런 선배님들이 계십니다만...ㅋㅋ
같은 곳을 다녀와도 후기를 읽어 보면 또 다른 맛이 묻어 나는듯 싶습니다. 이번5월 코스는 제가 여수두발로 입문해서 첫 정기라이딩을 따라가 아주 힘들어 했던 코스였는데... 그런 저런 기억을 뒤로한채 돌아 왔지만 터바인님의 넉담스런 글에 잔잔한 미소를 지게 만드시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푸르름을 완전 만끽 하지는 못한것 같네요^^
왜들 그리도 바쁜지.....
날씨와 환경들이 뒷바침 해준 절호의 찬스 였는데
나는 온통 아쉬움과 나의 잘못을 질책 하고 있습니다.
회장 춘부장님의 지금까지 젤 기억에 남는다는 말씀이
언젠가 남원 운봉에서 정령치를 넘었을때
그 기억을 지금도 못 잊으시겠다고 ......
조금 더 힘든 고통을 안견 주었어야 하는 아쉬움이....
그래야 터바인님의 후기가 더 길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난 아직도 그런곳을 찿고 있습니다.
수고?들 하셨습니다.
전 당구 이겨도 카운터로 가야되고...다수 동의에 꼼짝 못하게 하고... 좀 그런 선배님들이 계십니다만...ㅋㅋ
같은 곳을 다녀와도 후기를 읽어 보면 또 다른 맛이 묻어 나는듯 싶습니다.
이번5월 코스는 제가 여수두발로 입문해서 첫 정기라이딩을 따라가 아주 힘들어 했던 코스였는데...
그런 저런 기억을 뒤로한채 돌아 왔지만 터바인님의 넉담스런 글에 잔잔한 미소를 지게 만드시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힘들었지만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함께하지 못한 시간이기에 아쉬움도 있지만, 후기로 달래야겠습니다.
오늘은 도저히 안되겠기에, 선생님께 영양제 링거 한대 주라고 해서, 맞고 왔더니.. 좀 살만 하네요.^^
2007년9월정라사진도 구경하고, 산자님후기도 읽고...
터바인님후기로 마무리.-좋은글 고맙습니다-
부럽습니다.
같이 하지 못함을 터바인님 멋진글로 달래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쫀득쫀득한 글... 아주 잘 읽었습니다. 후기도, 후기 읽은 내 마음도,구-ㅅ 입니다.
참 좋은 날씨였습니다
건강하게 5월을 즐기시는모습뵈니 저도 마음이 좋아 지네요
제가 행사에서 축구를하다 등쪽에 갈비가 어긋나서
소파에 앉아서 잠을 자네요 ㅠㅠ
안전라이딩하시고 ....
4~5개월 고생 하겠는걸?
축구는 아무나 하는거 아니데요
빨리 쾌차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
빠른 회복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