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
맨 몸뚱어리
아스팔트에 뒹굴며
이미 지쳐 늘어진 몸
혼자 가는 너의 길이
촉촉했으면 좋겠다
- 이옥란 -
l해설l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종의 생물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의 유전자를 복제하여 번식하기 때문인데 그 주체는 각각 개체가 필요한데 그 개체는 암컷과 수컷이 따로인 ‘자웅이체’와 암컷과 수컷이 같은 몸인 ‘자웅동체’로 구분합니다. 민달팽이는 자웅동체로 일반 달팽이가 지고 있는 폐각(달팽이 집)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무거워 느린 이동으로 인한 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고, 좁은 틈새를 지나는데 걸림이 되기 때문에 자동 퇴화된 것으로 학계에서는 추정합니다. 수분 조절이 달팽이에 비해 어려우므로 축축하고 어두운 곳에서 살며 주로 밤에 활동하지만 청정한 곳에 사는 연체동물입니다. 이옥란 선생님은 그런 민달팽이가 도시의 검은 아스팔트에서 걸어다니는 자신과 같다고 투영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위로와 다짐을 합니다. 잘 갈 수 있다고, 잘 해낼 수 있다고, 느릿느릿 가지만 끝까지 가겠다고...
https://story.kakao.com/ch/dicabusan/KPJTjVegGDa/app
- 맹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