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죽으리라 / 안이숙 저
글 / 김덕길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이 책 제목이 무슨 말인가 했다.
‘죽으면 죽으리라?’
갑자기 이순신 장군의 말씀이 떠오른다.
“죽기를 원하는 자는 살 것이며 살고자 하는 자는 죽을 것이다”
죽음을 두려워말고 죽음 앞에 당당히 나서서 싸우라는 이순신 장군님 말씀이 어찌 소크라테스형의 ‘너 자신을 알라’보다 못하랴.
이 책은 젊은 여교사가 일본의 신사참배 강요에 대항해 투쟁한 처절한 기록이다.
저자 안이숙은 평양 박천 출신으로 동경 가정여학원 연구과를 수료하고 선천 보성여고에서 교직생활을 하다가 일본의 신사참배 강요에 대항한다.
이후 박관준 장로와 죽기를 각오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정계요인들을 만나 신사참배 저지와 한국의 기독교 탄압을 중지해달라고 호소한다. 같은 해 일본제국회의 중의원 회의장에 잠입하여 ‘여호와 하느님의 대사명이다’라고 쓴 경고문을 회의장에 던진다.
그 후 안이숙은 6년간의 옥고를 치렀고 박관준장로는 옥중 사망했다.
이후 안이숙은 해방 후 풀려난다. 그녀는 미국으로 건너가 김동명 목사와 결혼하여 미국에서 20년을 살다가 1968년 귀국하여 이 책을 집필한다.
나는 종교가 없다. 그러나 불교 서적도 가끔 읽고 기독교 서적도 읽는다.
그녀는 그토록 순교를 원했으나 일본은 그녀를 사형시키지 않는다. 유창한 일본어실력, 나이어린 여성이라는 점, 일본의 고위급 인물들과 인맥이 있다는 점이 작용하여 옥중에서 ‘선생님’으로 불리며 추앙을 받는다.
그녀가 옥중에서 수많은 이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하고 죽어가는 사형수에게 진정으로 참회하게 하는 스토리는 가히 감동을 넘어 예수님과 다를 바 없다.
어느 날 그녀가 있는 감옥에 미친 여자가 들어온다. 수갑을 찬 채 잠도 안자고 종일 서서 발악을 하는 미친 그 여자가 너무 안쓰러워 안이숙은 그녀를 자기의 감방에 보내달라고 간수에게 말한다. 그런 그녀를 자신 앞에 놓이게 한 것도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땟구정물이 절절 흐르고 온 몸에 멍투성이이고 옴이 올라 만신창이 된 그녀를 안이숙은 뒤에서 꼭 안아준다. 몸부림치며 발광하는 그 여자는 그렇게 종일 그녀와 씨름하다 기진맥진한 채 결국 쓰러져 3일 동안 잠을 잔다. 온몸의 땀으로 땟구정물이 빠지고 오랜 잠으로 죽어가던 피부가 살아난다. 잘 빗기고 새 옷을 입히니 너무나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녀는 열 살 때 너무 가난해서 감자 한 포대에 50살 먹은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
남자는 그녀에게 잘 해주지만 너무 무섭고 그 남자가 미웠다. 몇 번을 도망쳤지만 결국 붙들려 사는데, 어느 날 산골 촌동네에 자전거를 탄 청년이 약을 팔러 온다.
그 총각에게 자기의 신세 한탄을 하다가 서로 눈이 맞는다.
그녀는 총각이 준 쥐약을 국에 타서 남편에게 먹인다. 결국 남편은 사망한다. 시체 처리를 하기 곤란하자 토막을 내어 압록강에 버리는데 시체는 떠내려가지 않고 강가에 떠있어서 주민에게 발각된다.
총각과 그녀는 만주에서 평양으로 도망치지만 결국 붙들린다. 총각은 고문을 이기지 못해 자백한다. 그 여자는 끝내 자기가 죽이지 않았다고 우기다가 수없이 두들겨 맡고 고문을 당한다. 손바닥에 구멍을 뚫고 그 곳에 철사를 끼워 잡아당기는 고문까지 했으나 그녀는 자백하지 않고 결국 미쳐버린다.
저자 안이숙은 감옥의 다른 죄수에게 만주어로 ‘당신이 옳다’와 ‘사랑한다’를 배워 그녀가 발악을 할 때마다 다독이며 말해준다.
결국 그녀는 정신이 돌아오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 그리고 진정으로 예수님 섬기기를 열망하며 지옥에 가서 그녀의 남편에게 사죄하겠다고 어서 지옥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한다.
그녀는 감옥에서 수없이 죽기를 각오하고 단식도 하고 일본의 부당함을 역설했으나 끝내 죽지 않는다.
그녀의 글은 시종일관 솔직하고 술술 읽힌다. 종교가 없는 내가 성경 구절을 쓰고 그 구절의 위대함을 설명할 때는 다소 낯설었지만 진정으로 예수님을 섬기는 그녀의 확실한 마음가짐에 나는 감동한다.
예수님을 섬기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첫댓글 캬아~
저도 종교는 없지만
청년시절 종로 영풍문고에
제목이 너무 강렬해서 읽어본 적이있었지요.
안이숙 권사님
" 죽으면 죽으리라."
속편으로
" 죽으면 살리라." 가 또 사명자에 처절한 투혼을 자극시키는 작품이었죠.
덕분에 가물 가물 잊혀지지않는 이름들이 정겹게 느껴지는 글입니다.
대단하세요.
그 바쁜 와중에 천권의 독서
오랜만입니다 사장님 ㅎ 감사합니다 혹시 이 코코넛쌀과자 제품 구할수 있나요?
많이 찾는데용
@김덕길 안녕하세요.
사장님 ㅋㅋ
맛은 있던데
못팔고 있습니다.
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