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인생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잘못된 양육 때문이다. 즉 가정에서 건강하게 상호작용하지 못해서다. 심지어 정신이 한 번 무너진 사람은 조현병에 빠질 수 있다. 더욱이 인생이 힘들어지면 자살 충동에도 시달린다.
부모의 지나친 간섭과 잔소리는 자녀를 병들게 한다. 나 또한 방임과 과잉보호의 극단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청소년 시절부터 좋지 않은 증세가 나타났다. 대학 때는 사회공포증으로 진화했다. 청춘의 황금기에 운이 좋지 않아 어머니와 갈등이 생기며 인생이 무너졌다.
나도 상처가 심할 때는 조현병 비슷한 단계까지 갔다. 신경증에서 성격장애로 나빠졌고, 이것은 다시 정신증과 조현병으로 나타났다. 사람과의 대인관계를 맺기 싫고,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법정 스님의 홀로 살아가라는 말이 그렇게도 좋았던 것 같다.
조현병에서 벗어나는 이론적인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자녀를 조종하려고 한다. 그러니 가장 좋은 방법은 자립과 독립하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이것이 잘 될 리가 없다. 이들은 혼자 못 살게 길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도하고 도전해야 한다. 즉 실패하고 실수하더라도 혼자 살려고 발버둥 쳐야 한다. 난 특이한 상황이었고, 아버지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집에 남아 어머니와 다투는 결정을 내렸다. 그렇게 나의 정신은 무너졌고, 조현병 상태까지 갔다. 피해의식과 관계망상이 나타난 것이다.
소설 ‘조만득씨’라는 책이 있다. 조만득은 성품이 착한 이발사였다. 그런데 노모를 모시고 있어 인생에 짐을 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게다가 동생은 그런 그에게서 돈을 자꾸 뜯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너무 힘들어진 조만득은 어느 날 과대망상에 빠지고 만다. 동생이 돈을 요구하자 자신이 마치 백만장자라도 되는 사람처럼 착각에 빠진 것이다.
병원에 입원해서도 사람들에게 백지에 싸인을 해서 나눠줬다. 그는 이것이 관대한 행위로 알았지만, 병원 사람들은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정신과 의사와 간호사가 등장하는데, 간호사는 그가 과대망상 상태로 행복하게 살기 나두기를 원했다. 그런데 정신과 의사는 병이 나아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신과 의사의 바람대로 병이 나았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나타났다. 현실로 정신이 돌아온 조만득은,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가난한 이발사이고, 게다가 힘든 노모를 모셔야 하는 상황이고, 동생은 계속 돈을 요구했다. 그래서 어느 날 그는 노모와 동생을 죽이고 경찰서에 자수한다. 이렇게 소설은 끝났다.
우리는 조현병 환자가 나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즉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이게 해야 할까? 물론 처지가 좋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대다수의 조현병 환자들은 병들어 있어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들의 정신이 돌아오게 도와야 한다. 실제의 삶은 소설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도 어머니와 크게 부딪힌 이후로, 그때부터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여기 가면 욕을 먹고, 저기 가면 쫓겨났다. 이런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으니 피해의식은 더 심해지고, 과대망상도 조절이 잘 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아무튼, 내 경험으로 볼 때 조현병인 환자는 사람과의 관계 맺기와 사회 기술이 서투르다. 이들이 독립되려면 기초적으로 관계 맺기 훈련부터 해야 한다. 그리고 자립해서 혼자 생활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방법은 확연히 있지만, 다시 말하면 그들의 환경이 이것을 이루기 어렵게 만든다.
김신웅 심리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