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 부부가 직접 채취해 만든 나물 반찬들과 생갈비 © 오산시민신문 | | 생갈비를 처음 메뉴로 오산에서 내놓은 뒤 수원까지 이를 파급하였으며, 주인 부부가 채취한 나물로 반찬을 정성껏 만들어 손님 상에 올리는 식당, 시장 골목에 위치한‘청도생고기’집. 이 식당은 오산시의 요식업협회 회장을 12년째 맡고 있으며, 오산시 음식문화를 이끌어가는 이기영(62세) 사장, 최경자(62세) 부부가 운영한다.
75년도에 남촌 동인당약방 근처에서 처음 개업해 3년쯤 하다가 1978년에 현재의 성모외과 주차장 자리에 100여 평의 가게를 얻어 ‘청도식당’이란 이름으로 개업을 하였다. 당시에는 오산의 공무원, LG 임직원 등 굵직한 손님들이 많았으며, 점심시간의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전 개업 당시 오산의 유명한 청도체육관과 인연이 깊었던 사촌형님의 권유로 ‘청도식당’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기영 사장은 사실은 오산의 청도식당이 생갈비의 효시라고 주장한다. 갈비하면 인근의 수원의 수원갈비가 유명한데, 수원갈비는 양념갈비로 원래 생갈비는 없었다고 한다.
오산에 갈 만한 식당이 많지 않았던 당시에 IMF 전의 호황기 때에는 그야말로 손님은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그 손님들에게 제공할 양념갈비를 준비할 시간도 부족했다고 한다. 이 집의 주 메뉴는 등심과 양념갈비였다. 늘 최상급의 고기만을 구매해 사용하였는데, 고기를 손질해 채 양념을 재기도 전에 그냥 그것이라도 내오라고 손님들이 재촉하는 통에 양념이 되지 않은 갈비 째로 선별해 내기 시작한 것이 하나의 음식문화로 자리잡게 되었고, 이것이 수원으로까지 파급되어 현재의 생갈비가 갈비집의 메뉴에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식당에는 개업 후 역대 화성군수와 오산시장, 그리고 경기도지사가 수여한 상장들이 가득 걸려 있다. 2002년에 오산시 모범업소로 지정되었다. 장사가 잘 되던 당시에는 사회적인 책임을 느껴 군청 미화원들에게 잠바를 선물하거나 삼계탕을 대접하기도 하고, 노인정에 연탄을 제공하는 등 많은 사회봉사활동을 했다.
이집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꽃바도’는 ‘고추장에 빠진 도야지’라는 뜻으로 의왕시장을 연임한 전 오산 부시장이 지어준 이름이다. 그만큼 이 집은 공무원들이 단골로 이용하던 식당이다.
이전 식당이 2001년경 임대계약이 종료되면서 현재의 식당으로 이전하게 되었고, 예전에는 주 메뉴로 소고기가 취급했지만 IMF 이후로는 돼지고기를 취급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전하면서 생갈비의 효시로서 자부심을 갖고 ‘청도식당’에서 ‘청도생고기’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손님들은 여전히 청도식당으로 기억한다.
이전 후 2년 동안은 손님이 줄을 설 정도로 많았지만, 쉰이 넘은 부부가 건강에 부담을 느끼면서 무리한 운영보다는 감당할 만한 정도에서만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오산 토박이인 이기영 사장은 오산에서 식당 개업 전 수원의 갈비집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전라도 김제가 고향인 최경자 여사와는 수원의 한일회관에 함께 근무하던 시절에 알게 되어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기영 사장은 평소 낚시, 수석, 축구 등의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긴다. 지금도 식당에는 수석이 가득하고 직접 잡았던 대어의 어탁과 사진이 걸려 있다. 취미로 활동한다고 하지만 이 사장은 오산시축구협회 2대 회장을 맡은 바 있고, 현재 고문으로 있다.
▲ 생갈비 효시를 자랑하는 청도생고기 이기영 사장 © 오산시민신문 | | 예전부터 종종 아내 최경자 여사와 함께 나물을 캐러가곤 했는데, 직접 채취해 조리한 나물들을 맛본 손님들이 너무 좋아해 6년 전부터는 나물 캐는 일을 부부의 취미생활로 삼아 시간만 나면 직접 나물을 채취하고 보관해 일년 동안 식당의 밑반찬으로 제공한다고 한다.
식당을 찾은 이날 밥상의 밑반찬에는 신선초무침과 뽕잎무침이 올라왔는데, 이 나물들 모두가 주인 내외가 시간을 내 직접 채취한 것을 손질하고 양념해 상에 올린 것이다.
밥은 가능한 한 그때그때 손님 규모에 맞게 지어낸다. 따라서 예상 외의 손님들을 맞는 경우에는 새로이 밥을 해내는 일이 종종 있다. 가끔 생각이 나서 전화 없이 찾아왔다가 문이 닫혀 돌아가는 낭패를 겪기도 한다. 그러나 식당을 오래도록 찾아온 단골들은 오늘도 주인내외가 손님상에 내놓을 나물 뜯으러 간 거라는 걸 알고 아무 불만 없이 발길을 돌린 뒤 다음에는 반드시 전화를 하고 식당을 찾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멀리 다른 지방까지 원정을 가 캐 온 죽순을 맛있게 조리해 밑반찬으로 올렸다.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아도 이 식당에는 고정 단골로 찾아오는 단체 모임들이 많아 그 분들만 감당하기에도 손이 부족해 가끔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보조직원을 쓰기는 하지만 부부가 직접 음식을 만들고, 식당을 운영한다.
이 집 메뉴로는 소갈비살, 꽃바도, 생목살, 불고기, 된장찌개 등이 있다.
식당은 시장 골목길에 있어 찾기가 수월하지는 않다. 1번국도의 운동장 사거리에서 롯데마트로 내려가다 운암뜰주유소와 오산시국제화센터(구 영어마을) 사이 골목길로 진입해 쭉 직진해 들어가면 길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도보로는 오산역 앞에서 이어진 구 도로에서 오산에서 수원방향으로 시장 옆을 지나다 오산농협 맞은편 골목길로 들어오면서 시장 골목을 벗어나 주택가가 시작하는 지점에 있다.
식당 건물이 보통 주택이기도 해서 문은 일찍 열지만 종종 문 닫고 주인 내외가 나물 캐러 가는 일이 많아 전화 문의는 필수이다. 대개 미리 예약을 한 단체손님을 받고 나면 저녁에도 일찍 문을 닫는 편이다. 전화는 374-3364이며, 주차장이 있다. 부리부리박사 권영대 강남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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