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휴가는 영원한 짝꿍과 제주도로 가기로 했다. 특히, 제주의 바다와 들과 산과 함께 하기로 했다. 그에 걸 맞는 적정한 코스가 제주시내에서 가까운 애월읍 고내포구~광령1리를 연결하는 16코스였다. 코스길이는 18.1km, 소요시간은 6시간이다.
고내포구, 하귀애월 해안도로, 구엄마을 돌염전의 바다 내음을 마시며,
수산유원지, 예원동마을의 제주바람과 함께 들판을 거닐고,
삼별초의거 항몽유적지, 광령 청화마을의 산과 구릉을 오르내렸다.
2014. 8. 11(월) 10시에 출발하여 오후 4시에 광령1리에 도착하였으니 총 6시간 걸렸는데 점심시간과 사진 찍는 시간을 빼면 실제로 약 5시간 소요되는 코스다.
김해공항에서 7시5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9시경 도착하였다. 택시를 타고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마침 제주 서쪽을 순환하는 700번 시외버스가 막 출발하기에 승차하였다. 30분정도 가니 16코스의 출발지점인 애월읍 고내사거리에서 내렸다.
<고내사거리에서 고내포구 방향>
고내사거리에서 5분간 해안 쪽으로 걸어 내려가니 16코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고내포구가 나타났다. 날씨는 구름과 햇볕이 사이좋게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바람도 더해 8월의 무더위치고는 걷기에는 괜찮은 것 같았다. 출발시간은 10시 10분이다.
<16코스가 시작되는 고내포구 표지석>
환상적인 고내포구 전경이 눈에 펼쳐졌다. 항목유적 기념비석이 우릴 반갑게 맞이하였다. 중엄마을의 전경이 나를 바람처럼 가볍게 만들었다. 바람과 함께하는 하얀 파도는 그동안 짓눌려 왔던 억압과 번뇌를 한꺼번에 확 뚫었다. 무념무상이다. 하얀 파도를 보며 속삭이는 연인, 낚시하는 동네아이들, 아직 아물지 못한 것처럼 진흙처럼 생긴 바위가 모두가 친구였다.
<고내포구 전경>
<대몽항쟁 기념 유적비>
<중엄마을 전경>
< 하얀파도와 속삭이는 연인>
<낚시하는 동네아이들>
<덜 아문 것처럼 보이는 진흙바위>
옛날 마을식수로 사용하였다는 중엄마을 새물이 보였다. 바닷가와 인접하여 파도가 치는 곳인데 짜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손잡고 미래를 약속하는 연인이 보였다. 무슨 약속일까 하는 부러움과 궁금증도 생겼지만, 별 약속 있을까하면서 위안을 얻는다. 해안코스의 종착지인 구엄마을에 도착하였다. 그 유명한 천연 돌염전이 나타났다. 해안절경이 뛰어난 이곳에 천연 돌염전을 만들어 사용하였다니 제주조상의 지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중엄마을 새물>
<손잡고 무언가 약속하는 연인>
<구엄마을 천연 돌염전>
구엄 마을에 도착하니 11시 50분. 구엄해녀횟집에서 유명한 한치물회를 주문해 먹었다. 약간 질긴 맛이 있었지만 국물이 시원하고 깔끔해 맛이 괜찮았다. 가격은 1만원인데 제주시내에 비해 가격이 5천원정도 저렴하였다. 식당을 나선시간이 12시 30분이다. 지금부터 코스는 바다를 뒤로한 체, 들판으로 접어든다. 들판코스에서 주의할 점은 길을 잘못 접어들 수가 있기 때문에 방향을 표시하는 팻말과 리본을 잘 보아야 한다.
파란 화살표가 정방향으로 광령1리쪽, 노란 화살표가 역방향으로 고내포구 쪽이다. 수산유원지로 뒤로 한라산 정상이 보이고, 40대로 보이는 여성 혼자서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날 16코스를 홀로 트레킹 하는 사람이 여자 두 팀, 남자 한 팀 등 총 4팀 이었다. 소나무사이로 예원동 마을이 보인다. 유수암리, 항몽유적지와 16코스를 다녀갔다는 증명서 발급하는 스탬프와 도장이 보인다. 제주귤이 아직 덜 익어 색깔이 녹색을 띄고 있다.
<파란 화살표 광령1리, 노란 화살표 고내포구 방향>
<수산유원지 뒤로 보이는 정상이 한라산>
<홀로 고내포구 쪽으로 향하는 여성- 우리와 반대방향임 >
<소나무 뒤로 보이는 마을이 예원동>
<향파두리 항몽유적지>
<16코스 왔다갔음을 증명하는 스탬프와 고무인>
<8월의 제주귤 모습>
드디어 종점이 거의 다 왔음을 알리는 광령초등학교가 나타난다. 16코스 종점을 알리는 광령1리 표지석과 17코스 시작을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16시 10분이다. 10분을 기다리니 87번 시내버스가 우릴 반긴다. 제주시내로 출발하였다.
<16코스 종점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광령초등학교 전경>
<16코스 종점을 알리는 광령1리 표지석>
<16코스의 종점과 17코스 시작을 알리는 표지석>
군제대이후 처음으로 18Km를 6시간정도 걸으니 출발 때와는 달리 무척 힘들었다. 중간에 발바닥이 아팠고 집사람은 물집까지 잡혔다. 처음 출발 시 힘들면 애월 해안코스만 걷고 중간에 택시를 탄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한라산 전경과 청화마을의 아름다운 경관에 빠져 그 고통을 잊을 수 있었다. 완주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그날 집사람도 몹시 힘들었을 것인데, 내색하지 않고 함께해줘 고맙다. 제주시내 백선횟집의 독가시돔이 눈앞에 아련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