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의 경험
<시간을 파는 상점>,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시간 가게>라는 책이 생각났다. 그 책은 살면서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한 기억과 시간 가게에서 주어지는 10분의 시간을 맞바꾸는 내용이다. 말 그대로 시간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도 그런 개념이겠거니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온조는 인터넷에서 크로노스란 이름으로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카페를 개업했다. 그곳에서 온조는 다른 사람의 의뢰를 받아 돈을 받고 일을 한다. 단, 의뢰인과 온조 모두 이득을 얻고 보람이 있는 일을 부탁 받는다. 그렇지 않으면 의뢰를 거절한다. 크로노스는 시간의 신이다. 크로노스의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는 1분 1초의 시간이다. 온조는 자신의 시간을 써서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해준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쓸 데 없어 보일지라도 신들이 하는 일은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니 온조는 의뢰인에겐 신같이 고마운 존재일 것이다.
온조는 강토라는 의뢰인에게 자신 대신 할아버지와 함께 밥을 ‘맛있게’ 먹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상점을 운영하면서 시간에 관한 얘기를 들으면 귀가 쫑긋하던 온조인데 할아버지는 그런 얘기를 자주 들려주셨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면 어떻게 그 많은 일을 헤치며 왔을까 싶네. 그러다가도 꿈결처럼 아스라한 옛일이 되어 현실감이 나지 않기도 해.”
“기계든 사람의 관계든 지나치게 빠르면 꼭 문제가 생기게 되어 있어.”
그러다 시간을 하나의 의미로 두는 할아버지를 시간의 또 다른 신, 카이로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도 스마트폰 같은 기계에 구애받지 않고 사시는 할아버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묘사된 할아버지는 다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시간대로 사시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품위 있게 나이 드신 분이다’라는 대목을 보고 뭔가 이 할아버지는 연예인 이덕화 할아버지를 닮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온조는 시간에 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맛있게’ 음식을 먹는 의뢰를 완료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온조는 ‘나는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이다’ 라는 말을 한다. 그 말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맡고 수행했던 의뢰들에 대한 보람과 책임감들이 느껴졌다. 내가 이 책을 나중에 다시 읽게 되어도 온조가 참 대단하게 느껴질 것 같다. 온조가 하는 일은 자신의 시간을 써서 남을 돕는 일이다. 위기를 감수하면서도 의뢰를 끝까지 수행하는 온조의 모습이 참 멋있다.
-봉서중 2학년 오연진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상점
‘시간을 파는 상점’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고, 모든 일의 시작이 된 출발지이기도 하다. 온조가 인터넷 상에서 연 ‘시간을 파는 상점’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대신 온조 자신은 금전적인 도움과 정신적인 보람을 얻기 위해 만든 카페이다. 처음에는 온조가 금전적인 수입을 얻고 싶어서 이 상점을 열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금전적인 이익보다는 정신적인 보람을 더 많이 얻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온조가 의뢰 받은 일 중에 강토의 할아버지와 맛있게 밥을 먹어달라는 의뢰가 있었다. 할아버지를 처음 뵈었을 때 온조는 강토의 의뢰대로 맛있게 먹는 데만 집중하며 다 먹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걱정했다. 그러나 그 후 다시 할아버지를 뵈러 갔을 때는 ‘할아버지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사람이다’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 얘기 나눌 생각을 하니 설레기까지 한다’ 라고 생각하였다. 온조는 의뢰를 수행하며 의뢰를 즐기게 된 것 같았다.
나는 온조가 부럽고 또 대단하다.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인 크로노스로서의 일도 거의 완벽하게 해내고 의뢰를 해결하면서 온조 자신도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온조가 ‘나는 시간을 파는 상점의 주인이다’ 라고 말할 때, 나도 시간을 파는 상점 같은 것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요즘 ‘모씨’라는 익명 앱에서 놀면서 익명이 편하다는 걸 느꼈는데 온조처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그 일을 함으로써 나에게 금전적, 정신적 이익이 되는 일이 있다면 카페를 운영하는 나도, 도움을 받는 너도 행복할 것 같다.
-병천중 2학년 김현정
두 가지 시간과 교류하는 소녀
시간에는 두 가지가 있다. 우리가 정한 1시간, 하루 24시간의 시간은 크로노스의 시간으로 절대적 시간이라 불리며 되돌릴 수도 없고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하지만 카이로스의 시간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뜻깊게 보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쓸모없고 낭비가 될 수도 있는, 자신이 쓰기 나름인 시간이다. 크로노스의 시간을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살려고 노력한, 한 소녀의 이야기가 담긴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온조는 다른 사람들의 시간을 물리적인 개념으로 보고 돈을 받고 그 사람이 용기가 나지 않거나 시간이 없어 할 수 없는 일을 자신의 시간을 써서 대신 해주는 카페를 인터넷에 만들엇다. 카페 이름은 ‘시간을 파는 상점’이다. 상점의 첫 의뢰인은 ‘네곁에’였다. 네곁에는 친구가 다른 사람의 PMP를 무의식적으로 훔친 뒤 후회하는 것을 보고 PMP를 원래 주인의 책상에 몰래 돌려 놓으라는 의뢰를 했다. 네곁에가 자신의 돈을 써가며 위험천만한 의뢰를 한 이유는 1년 전 그 학교에서 있었던 사건을 통해 알 수 있었다. 1년 전 그 학교 학생이 네곁에의 친구처럼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쳤다. 하지만 그는 뺏으려던 것도 팔려고 훔친 것도 아니었다. 그냥 물건이 눈에 보였고 손을 뻗으니 이미 훔친 상태였다. 그 이후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죄책감 때문에 결국 자살을 택했다. 그가 자살하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 네곁에는 친구가 1년 전 그 사람처럼 똑같이 자살할 까봐, 더 이상 시간이라는 것 자체를 쓸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일까봐 의뢰를 하였다.
새삼 온조가 하는 ‘시간을 파는 상점’이 참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조가 하는 일은 자신의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쓰는 것이다. 때론 수고비보다 더 많은 돈을 자신이 내가며 다른 사람의 일을 해주지만 성취감을 느끼고 또 자신의 시간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시간까지도 소중히 여기는 온조를 본받고 싶다.
-백석중 2학년 유성윤
시간의 가치
처음에 이 책의 표지를 보고 판타지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어보니 시간의 개념을 바탕으로 쓴, 조금 색다른 소설이었다. 이 책에는 두 가지 개념의 시간, 크로노스의 시간과 카이로스의 시간이 나온다. 크로노스의 시간은 물리적 시간으로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절대적 시간이다. 카이로스의 시간은 사람마다 각각 다르게 느껴지는 의미의 시간이다. 절대적 시간으로의 1시간도 어떤 사람에게는 3시간, 어떤 사람에게는 10분처럼 느껴지는 상대적 시간이 될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온조는 크로노스의 시간과 카이로스의 시간을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일을 대신 해주기 위해 ‘시간을 파는 상점’을 열었다. ‘시간을 파는 상점’에는 네 명의 의뢰인이 사건을 의뢰한다. 첫 의뢰인인 ‘네곁에’는 반 친구가 최신형 PMP를 훔치는 것을 본 목격자로, 온조에게 PMP를 주인에게 돌려주라는 의뢰를 했다. ‘네곁에’는 작년에도 자신의 친구가 mp3를 훔쳤다가 선생님께 들켜 자책감으로 인해 자살을 한 것을 목격했다. 그 때문에 지금 PMP를 훔친 친구에게 집착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은 용기가 나지 않아 온조의 시간을 사서 사건을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온조가 다른 사람의 시간을 되돌리려고 한 일은 보람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시간을 희생해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멋져 보였다. 남을 위해 쓰는 시간은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서로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백석중 2학년 유창윤
함께 읽은 책
「시간을 파는 상점」, 김선영 /자음과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