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우리 실버기자단의 행선지는 외고산 옹기마을이다.
우리 울산의 명소중 하나인 옹기마을은 울주군 온양읍에 위치하고 있다. 옹기박물관과 옹기아카데미 등의 시설들이 있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늘의 활동주제는 옹기아카데미에서 직접 옹기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잘 반죽된 흙으로 작은 생활용기 하나를 만들어 보았다. 손에 와 닿는 흙의 감촉이 매우 좋았다.
옹기의 기원은 어떻게 될까? 인류의 기원과 함께 하지 않을까.... 우리 인류의 조상들이 생명을 부지하는 생활의 도구는 석기이었고 그릇은 토기였지 않을까. . 아마 옹기의 기원은 토기일 것이다. 인류 문화의 발달에 따라 토기에서 구운 토기로, 그리고 굴에서 구워내는 옹기와 도기, 자기로 발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선사시대에는 노천에서 구운 토기를 사용하면서부터 식량이나 음식의 비축이 용이하게 되었고 이는 유목생활에서 농경시대로 발전하게 되었을 것이다.
역사시대의 시작 삼국시대에는 노천에서 구운 토기가 아닌 굴에서 구운 강도 높은 도기를 제작하게 되었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고분에서 발굴되는 토기들이 증명해 주고 있다.
고려시대에 꽃피운 우리의 그릇 문화 기술은 고도로 발달되어 청자로 항아리, 병, 매병, 유병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우리에게 남겨 주었다. 조선시대로 넘어 오면서 그릇문화는 백자로 우리 서민생활에도 보편화 되면서 그 대미를 장식하게 되었다.
고려시대의 청자나 조선의 고급스런 백자는 부유층이나 양반가의 음식문화 상층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옹기는 서민 대중들의 생활에서 매우 중요하고 보편화 된 그릇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옹기그릇의 기능적 특징은 대단히 과학적이고 친환경적이다.
첫째로 통기성이다. 숨 쉬는 그릇이다. 옹기를 만드는 점토에는 입자크기가 불규칙한 미세한 알갱이가 많이 들어 있어 굽는 과정에서 숨구멍을 만들어 낸다. 이 숨구멍이 옹기그릇의 안과 밖으로 신선한 산소를 끊임없이 통기시켜 발효작용을 돕는다. 옹기는 우리의 음식 문화중 가장 우수한 발효식품의 용기이다. 김치, 장류, 술 등은 옹기 없이는 불가능한 발효식품이다.
두 번째로는 신선도를 보전해 주는 방부성이다. 옹기가 구워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검은 연기는 옹기 안팎을 휘감으면서 방부성 물질을 입힌다. 또 한 유약에 들어가는 재의 성분이 방부성 효과를 높여주어 옹기에 음식물을 장기간 보관해도 상하지 않게 한다.
세 번째로는 자연 친화성이다. 흙, 물, 불, 바람이 만나 빚어진 옹기는 인체에 무해 무독한 자연 그대로의 그릇이다. 또 한 재료는 모두 천연재료이므로 깨진 후에라도 파편이 부서져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특징을 지닌다.
옹기의 제작과정을 약술하면 흙 반죽하기, 모양 만들기, 수레질 하기, 옹기 말리기, 유약 바르기, 문양그리기, 옹기 굽기의 일곱 단계를 거쳐서 하나의 옹기가 탄생한다. 이렇듯 자연친화적이고 과학적인 옹기 그릇이 오늘 날에는 투박하고 무겁다는 점에서 각종 금속 그릇과 가볍고 편리한 플라스틱에 밀려 점차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다행히 우리 고장에서 아직은 그 명맥을 이어 유지 발전시키고 있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