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태항산맥에 아기자기한 계곡이 숨겨져 있다. 복숭아꽃이 만개한 도화곡을 생각했는데 버드나무가 무성하다. 도화곡이란 황금빛 간판과 거대한 표지석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너나할 것 없이 표지석 앞에서 증거를 남긴다. 전동카트를 타고 비룡폭이라고 써있는 곳 매표소로 향한다. 봉우리와 벼랑의 바위 면들은 띠처럼 겹겹이 쌓여 있고 중간마다 관목이 자라고 있다.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대자연의 결이다. 도화곡은 겨울에도 복숭아꽃이 피어난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이다. 수직 절벽의 암반에 붉은 글씨로 쓰인 비룡협(飛龍峽)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크고 작은 연못이 계곡을 따라 아기자기하게 맞아주고 황룡담(黃龍潭)과 함주(含珠) 구름다리도 자리 잡고 있다. 두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갖고 놀았다는 이룡희주를 지나 도화곡이 자랑하는 구련폭포가 보인다.
태항산의 전망대 꽃인 환산선으로 가기 위해 다시 순환버스를 타야한다. 순환버스 정류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운집되어 있다. 알고보니 전동카가 회수가 되지 않아 모두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두줄로 줄을 서고 있는데 어느 지방 말씨를 쓰는 한국여성들이 잽싸게 빠른 줄을 서고 먼저 타고 도망간다. 그 뒤로 한시간을 기다려서 전동카를 타게 된다.
환산선이란 도화동촌에서 시작해 태항산 둘레를 살펴보는 길이 25㎞의 2차선 포장길이다. 해발 1000m 안팎의 절벽 상단을 달리는 '태항천로' 코스다. 버스는 구불구불 좁은 벼랑길에도 거침없다. 잘못하면 정말 하늘나라로 가는 천로가 될 수도 있겠다. 일정한 속도로 운행하지만 대협곡 사이를 비집고 아슬아슬한 길을 거침없이 달린다.
조양촌 전망대에서 차를 세우고 태항계곡을 조망한다. 웅장한 경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태고의 풍광이 이런 것인가. 날씨는 맑았지만 옅은 안개 탓에 절경을 카메라에 담기 어렵다. 협곡들의 웅장함이 반쯤가려진 셈이다. 구절양장의 산길은 계속된다. 다시 멈춘 곳은 벼랑 체험코스인데 강화유리로 마감한 10여 m의 스카이워크는 보는 사람이나 걷는 사람 모두 어지러울 따름이다. 발아래로는 천 길 낭떠러지가 있어 두러누워 사진 촬영을 한다.
부운정(浮雲亭)에서 왕상암으로 하산 길을 택했다. 반원형으로 둘러쳐진 벼랑인지라 두 갈래의 선택이 있다. 절벽 중간의 '통제(筒梯)'를 이용하는 것이 하나고, 건너편 절벽의 옥황각 계단 길을 이용하는 것이다. 통제는 높이만 88m에 이르는 수직의 나선형 계단. 공포감에 무릎이 절로 꺾인다. 옥황각은 도교 사당. 누런 기와지붕과 사당 앞 나무에는 행복과 평안을 기원하는 붉은 리본이 잔뜩 걸려 있다.
계속 내려오니 지팡이를 진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중국 최초의 성인(聖人) 푸유에(傅說)상이다. 은(殷)나라 고종(高宗·이름은 무정(武丁))은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보좌할 인재를 찾지 못해 고심한다. 꿈속에서 우연히 본 인물을 찾아낸 것이 퓨유에다. 죄를 짓고 노역을 하던 퓨유에를 면담한 고종은 재상으로 발탁, 선정의 위업을 이룬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기록이다. 맹자 두보 등 중국의 현자 성인도 그의 덕을 기렸다. 동상 아래 안내비가 있는데 갑골문과 판축(版築) 공법의 창시인으로 묘사하고 있다. 왕상암(王相岩)이란 이름은 이렇게 해서 붙여졌다. '태항의 혼'이라는 별칭도 있다. 지나치면 모를 스토리에 여행의 묘미가 더해진다.
08:41 도화곡 입구
08:56 빵차 이용
09:03 비룡협 주차장 도착
09:04 비룡협 매표소
09:10 금대 , 악기 연주를 하는 곳
09:19 백룡담 옹곡(항아리 계곡)
09:25 하룡협
09:29 함주(여의주를 머금은 곳)
09:34 일월유천 (해와 달이 떠내려 옴)
09:39 벽계 (푸른빛이 비치는 계곡)
09:45 이룡시주 (두마리 용이 여의주를 몰고 놀고 있는 계곡)
10:00 과일가게
10:09 구련폭 (아홉 연꽃이 피어나는 폭포)
10:14 커피점, 막걸리집
10:32 유원 (버드나무 쉼터)
10:44 주차장 (환산선 빵차 타는 곳, 여기서 한시간을 빵차 기다림, 마당에서 아주머니 모델 들 공연, 줄서기 질서 엉망임)
11:45 태행천로 (환산선)
11:50 천경 전망대
12:12 평보청운 전망대
12:24 몽환곡 전망대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연상시키는 몽환적인 계곡)
12:37 왕상암으로 하산 시작
12:39 부운정 (왕상암에 오르니 산 뒤에 산이 또 있더라)
12:43 서제류 (공부하던 곳)
12:46 구공현교
13:01 마천통제 (motiantongti 모티앤통티, 하늘에 닿을 듯한 통사다리, 360도 회전하며 내려가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