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깨비 종류
[각시 도깨비]:20대 초반의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한 도깨비입니다. 주로 밤길에 나타나서, 술취한 남자들을 골려주는 장난을 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각시도깨비에게 홀린 남자는 한동안 행방불명이 되었다가 개울근처의 다리 밑이나 덤불 속에서 헛소리를 하면서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낮도깨비]:보통 도깨비는 음의 속성을 지녔기 때문에 밤에만 나타나고 낮에는 활동이 둔해 집니다. 하지만 드물게 낮에도 대놓고 돌아디는 도깨비가 있는데, 이런 놈들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씌이고 병을 퍼뜨리는 역신의 부류에 속하는 사악한 도깨비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짚으로 만든 주쟁이나 도롱이를 몸에 두르고 다니는 제주도 토박이 요괴인 그슨새가 있습니다.
[김서방 도깨비]:전형적인 우리나라의 도깨비 입니다.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0대의 순박한 농촌아저씨처럼 생겼으며, 시원시원하고 원만한 성격을 가지고 잇다고 합니다.
[독각귀]:외다리 도깨비라고도 합니다. 도롱이를 어깨에 걸치고 , 머리에 삿갓을 쓰고 있으며, 한 비린내를 풍긴다고 합니다. 독각귀는 사람에게 병을 옮기고 홀리는 짓을 하는데, 사람과 친해지려는, 토종도깨비의 성격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중국의 산소, 신치, 이매망량의 일종으로 해석 되기도 하며, 저급한 역신의 부류에 속한다는 설도 있습니다. 독각귀는 씨음을 좋아하는데, 다리가 하나이기 때문에 넘어뜨리기 쉬울 것 같으나, 사실 이것은 허상(허깨비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했죠)이기 때문에 반드시 왼쪽으로 넘어뜨려야만 이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넘어뜨릴 려고 하면 밤새도록 독각귀와 씨름을 하다가 아침이 밝으면 도깨비가 아니라 빗자루나 오래된 나무가 대신 그자리에 있었다는 전승도 있습니다.
[외눈박이 요괴]:제주나 서해안일대의 전라도 지역전승에 주로 많이 등장하는 도깨비입니다. 눈이 하나 라는 것 외에도, 식성이 좋아서 인가에 멋대로 들어가 메밀떡과 술을 실컷 얻어먹고는 아침이 되면 사라진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티]:피가 묻은 지팡이나 부지깽이, 절구, 망태에 들러붙거나, 사람의 신체의 일부가 닿은 싸리나무가 도깨비가 된 것입니다. 일본의 츠쿠모 가미와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으나, 츠쿠모가미는 100년 이상으로 오래된 물건이 저절로 요괴가 되는 반면, 나티는 오래된 물건에 붙는 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나티는 산을 들어올릴 정도로 강한 힘을 지녔지만, 대신 사람을 무서워 하며, 불에 취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청계, 저퀴]: 청계는 굿을 하다가 죽은 무당의 원혼이며, 저퀴는 사악한 도깨비입니다. 둘의 공통점은 사람에게 씌이거나 오래된 폐가에 눌러 붙어서 온갖 괴이를 일으키고, 역병을 퍼뜨리는 것입니다.
★도깨비
도깨비는 삼국시대를 전후하여 탄생한 것으로 보여진다. 삼국이 남겨놓은 문화유산에 도깨비 문양들이 많이 발견된다. 특히 기와와 벽돌에서 원형의 도깨비 형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조선에서도 도깨비는 창덕궁 금천교 조각이나 경복궁 자경전 굴뚝에서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전등사 대웅전을 비롯하여 사찰의 여러 전각에도 도깨비가 있다.
민속에서의 도깨비는 서해 위도의 띠뱃놀이에도 풍어를 기원하는 짚도깨비가 등장하고, 안동 하회탈에도 턱주가리가 없는 이매탈이 있다. 제주도에도 풍어와 관련된 물도깨비 신앙이 있고, 정월 민속의 제웅도 도깨비 신앙과 무관하지 않다.
도깨비는 사람들과 함께 산다. 주로 도깨비는 마을 근처의 빈 집이나 음침한 굴 속에 산다. 그는 인간과 같은 희노애락을 느끼는 존재이며, 인간의 훙내를 잘 낸다. 화가 나면 무엇이든 집어던지거나 고함도 잘 지른다. 도깨비 무리도 인간사회와 같은 상하 위계질서가 있다.
도깨비에 대한 명칭은 방언의 사용으로 나타난 도깨비의 변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깨비의 명칭은 조선시대의 돗가비의 전승형태로 추정되며, 도채비, 돛채비, 토째비, 토찌비, 또깨비, 토개비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또한 도깨비 앞에 또 다른 명사를 결합시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참 도깨비와 인도깨비는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도깨비의 명칭이다. 낮도깨비는 낮에 나타나는 도깨비를 표현한 것이며, 털보도깨비, 여자도깨비, 벙어리도깨비, 아이도깨비, 푸른 도깨비 등의 경우는 신체의 특징적인 모습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도깨비의 명칭 중에서 도깨비의 특징적인 성격을 반영한 것들은 대개 이야기의 내용과 결부되어 설정된 것이 많다. 이 점은 도깨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도깨비가 이야기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가에 의해 명칭도 만들어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도깨비는 동굴 등과 같이 음습한 곳을 거처로 하고 있으며, 활동시기도 밝은 곳을 피하고 밤이나 비내리는 낮 등을 택하는 음귀적 요소가 강하며, 사람의 손떼가 묻은 헌 빗자루나 절구대 등 버린 물건이 변한 것으로 보았다.
도깨비의 형체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체로 가시적인 도깨비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와 불덩어리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 정체가 빗자루나 절구공이, 도리깨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요괴의 성질이 강하다. 불은 귀화ㆍ혼불 등으로도 불리워지며 이런 불은 민간신앙 중에서도 속신성이 강하다.
비가시적 도깨비는 거의가 괴음으로 들리는 경우가 많다. 심리적인 측면으로 볼 때는 환청이나 환각의 경우이며 가해성이 짙다. 도깨비의 성격은 양면성이 있어서 잘 받들면 복을 내리는 재보신의 성격을 가지기도 하지만 조금만 대접을 잘 못해도 가해를 하는 잡신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한국 내에서 전승되어온 민간신앙은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보아진다. 특히 마을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동제의 경우에는 집단의 보존과 현실적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려는 의도된 신앙적 존재물로써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기복의 추구대상은 단지 마을공동체신앙형태인 동제 등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신앙형태에도 적용된다. 특히 개인고사형태는 그것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밀접한 관련 속에 나타나며, 이런 관점에서 도깨비신앙형태도 대개 개인적인 생활영역 속에서 전승되어 왔으며, 주로 해안지방에서 어업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신앙의 대상으로 모셔져 왔다.
해안지방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는 도깨비고사에는 지방에 따라 참봉고사나 덤장고사, 진새고사, 구물코? 등 다양하게 불리워지고 있다. 이들 고사는 단독으로 제의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당산제나 뱃고사 등과 결부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고사를 지내는 지역은 서해안의 경기 화성지방에서 충남과 전라도를 거쳐 남해안의 경남 남해지방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이들 지역은 해안선이 복잡하기 때문에 주로 갯펄이나 연안에 그물을 설치하였다. 특히 남해안 지방은 멸치어장이 발달하였다. 따라서 이런 어로형태와 도깨비고사 간에 어떤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깨비와 관련한 속신으로는 경상도 지역에서 사용하는 명칭으로 山望이 대표적이다. 산망은 말 그대로 산에서 바라다 본다는 것인데, 주로 해안지방에서 섣달 그믐이나 정월 보름에 바다쪽을 향해 바라보다가 도깨비불이 나타나는 그 지역에서 고기가 많이 잡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도깨비고사의 전승 및 유형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도깨비고사는 서해안과 남해안의 굴곡이 심한 지역이나 도서지방을 중심으로 풍어기원을 위한 의례로서 전승되어 왔다. 도깨비가 신으로 모셔지고 제의의 대상으로 상승된 이유는 도깨비가 고기를 몰아주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도깨비고사의 특징은 메밀, 혹은 메밀묵이라고 하는 제물에 있다. 순수하게 메밀로만 묵을 만들 경우에는 전남 해제지방처럼 껍질까지 포함된 메밀을 갈아서 만든다. 하층민들 자신들의 주식을 그대로 제물로 썼다는 사실에서 도깨비문화는 상층문화라고 할 수 없고, 하층문화에서 자리 잡아 왔음을 알 수 있다.
어촌지방에서의 도깨비신앙형태 중에서 산망은 농업 중심의 풍년기원을 위한 점복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점복은 크게 자연현상이나 인사에 의한 점복으로 나누어 볼 때, 산망은 자연현상에 의한 점복에 속하는 것이다.
산망은 그 해의 흉ㆍ풍어를 점치거나 어떤 지역에 고기가 많이 날 것이라는 예조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촌에서는 중요한 일 중에 하나였다.
산망을 하는 지역의 어로적 특징은 살을 설치하는 것보다는 배에 의한 어로행위가 활동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산망을 많이 하는 지역인 경남 남해안의 도서지방은 수심이 깊기 때문에 살을 설치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이 때의 도깨비불은 고기, 특히 멸치가 많이 몰릴 지역을 예측하도록 만드는 예조적인 기능을 갖는다.
한편, 질병퇴치를 위한 도깨비제의 형태는 진도의 도깨비굿과 순창의 도깨비제가 전해지고 있다.
순창의 도깨비 굿은 정월 보름을 전후로 해서 행해지는데, 그 해의 질병이 없기를 기원하는 의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진도의 도깨비굿은 역질이나 호열자 등의 돌림병이 발생했을 때 제의가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다시 말하자면 호열자나 역질 등이 돌게 되면 이것을 도깨비의 행위로 인식하고 이를 쫓아내어 전염병이 멈추어지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역질은 천연두라고도 하며, 이 병은 한반도에 오랜 동안 큰 피해를 주었으며, 특히 조선시대에 들어서 그 피해가 극심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돌림병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는 극심했을 것이고, 이러한 역질을 쫓아내기 위해 도깨비가 병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도깨비를 쫓는 의식이 거행된 것은 이런 공포심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고기를 몰아주어서 사람들에게 부를 얻게 하는 해안지방의 풍어기원제의에서의 도깨비고사와는 상반되는 의미를 지닌다. 도깨비굿은 도깨비를 쫓아내고자 하는 의식이다.
이것은 도깨비의 존재가 이중구조를 갖고 우리 민족에게 전승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것이다.
도깨비굿의 전승은 육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진도의 경우도 해안가라기보다는 내륙에 근접한 곳에서 전승되었다. 따라서 해안을 따라서 전승된 풍어신격으로의 도깨비와 육지쪽에서 형성된 역신으로의 도깨비로 각기 다른 형태를 취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는 특이하게도 풍어신격과 역신으로의 도깨비가 혼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에서 전승되고 있는 도깨비신앙은 단일한 대상이기 보다는 다양한 양태를 띠고 있는데, 제주도에서 도깨비가 갖는 신격의 유형은 크게 여섯가지로써 富神 및 풍어신, 공동체의 신, 조상신 및 씨족수호신, 대장신, 病神 등이다. 이러한 신격의 형태는 집안에 따라 지역에 따라 다른 기능의 신으로 나타난다.
먼저 도깨비의 富神性이 우리민족에게 있어서 도깨비를 이해하는 기본요소로 전승되어 왔다.
풍어신의 경우도 부신성과 상호관련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구물코?이다. 구물코?는 모래사장이 있는 어촌에서 멸치잡이가 잘 이루어지도록 도깨비에게 기원하는 제의형태로 현재는 거의 소멸단계에 있다.
또한 제주도에서 도깨비가 대장신으로 그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제주도의 독자적인 속성, 육지와 떨어져 고립된 섬생활적 특징 반영된 결과이다. 즉 육지에서 전파되어 제주도적 특성에 따라 형성된 자연발생적 신앙체인 것이다.
도깨비의 신격은 크게 풍어신과 부의 원천으로서 뚜렷한 의미를 갖고 있다. 풍어신으로의 의미는 육지의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전승되던 도깨비고사와 연결해볼 때, 멸치잡이가 성행하던 조선 중후기에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도깨비고사는 도깨비의 부신성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특히 해안지방에 거처하면서 물고기를 몰아준다는 하는 도깨비의 속성과 관련한 믿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런 경향으로 볼 때 도깨비의 풍어신적 기능은 오히려 제주도보다는 육지의 해안지방에서 크게 성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동해안지역에서는 도깨비고사나 참봉고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별신굿이라는 풍어제를 행한다. 이 점은 도깨비가 갯펄을 행동공간으로 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예이다.
공동체의 신이나 조상신 및 씨족수호신으로 모셔진 유래도 도깨비의 부신성과 무관하지 않은데, 자신들의 생업과 관련해서 풍요를 가져다 준다고 믿었기 때문인 듯하다.
이처럼 도깨비의 신격이 조상신이나 공동체의 신으로 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근거는 풍요와 풍어를 희구하던 제주도민들의 기원의 산물이며, 이것은 도깨비가 갖고 있던 부신적 능력에 의지하려는 신앙 형태로 이해될 수 있다.
★도깨비에 대하여
도깨비는 동물이나 사람의 형상을 한 상상의 생물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도깨비 하면, 제일 먼저 도깨비는 머리에 뿔이 나 있고 방망이를 들고 다니는 무시 무시한 모습과 우스광 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많이 생각합니다(도깨비는 민간 전설에서 동물이나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잡귀의 하나로서, 신통술을 가지고 있어 사람을 홀리기도 하고 짓굿은 장난을 치기도 한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일본 도깨비는 '오니'로 유명합니다. 일본의 도께비 '오니'는 방망이를 들고, 머리에 뿔이 있고, 성질이 포악하고, 사람들을 괴롭히며, 늘 언제나 훈도시 차림에 파란색 또는 붉은색 바탕을 띄는 몸색깔에 무서운 눈과 괴기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혹 한국에서도 이러한 모습(방망이를 들고, 머리에 뿔이 있고, 성질이 포악한)의 도깨비들이 등장하는데, 이러한 도깨비는 원래 한국의 도깨비가 아니라, 일본 강점기(일제시)시대에 일본에서 넘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혹부리 영감 이야기' 역시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이야기로서, 원래 한국 도깨비와는 맞지 않습니다("혹부리 영감 이야기"는 1941년 일본 초등 국어책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 도깨비는 어떤 모양일까요? 한국 도깨비는 방망이를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도깨비와는 다르게 머리에는 뿔이 없으며, 물론 각 지방마다 도깨비의 모양이 다양하지만 대부분이 장난 꾸러기 같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도깨비는 일본 도깨비와 같이 무시 무시한 모습의 훈도시 차림이 아니라, 사람이나 동물형태 및 여러가지 물건 형태로 자연스럽게 우습게 생겼으며, 또는 전형적인 농민의 모습으로 한복을 입고, 사람들을 놀려먹는 재미로 살아가는 도깨비로 알려져 있습니다(도깨비는 대개 여러가지 형태의 모양이나 빗자루 등으로 변신하여 사람을 짐짓 속이고 골탕 먹입니다. 술을 먹고 비틀거리며 오는 사람, 다리목, 사람의 통행이 드문 으슥한 곳, 오밤중 등이 도깨비가 출몰하는 조건들입니다. 이들은 예로부터 그림이나 민담에 다양한 소재거리를 제공해왔습니다. 이와 같이 도깨비가 친근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장난꾸러기 같은 나쁜 모습 속에서도 왠지 멍청하고 잘 속아넘어가는 우둔함 등이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나쁜 이를 벌주고 가난하고 착한 이를 도와주는 착한점, 사람을 속이나 결국에는 그 자신이 속고 만다는 우둔함 등은 도깨비가 주는 친근감의 하나입니다. 이 점은 도깨비가 여느 귀신들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그리고 한국 도깨비는 막걸리와 도토리묵...등을 좋아하고, 한국 농민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나온 것으로서 '갑자기 나타나서 사람과 씨름을 하자고 하는 모습'이, 한국의 도깨비 모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한국의 도깨비는 일본의 도깨비 오니처럼 성질이 포악스러운 것이 아니라, 여러 모양으로 변신하여 장난 꾸러기 같은 얼굴로 사람들에게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사람들을 놀리다가 없어지곤 합니다).
★도깨비의 어원, 도깨비의 다른 말
도깨비는 '돗+가비'의 합성어로 보며, 돗은 '불(火)'이나 '씨앗'의 의미로 풍요를 상징하는 단어이고 '아비'는 '장물애비', '처용아비' 등에서 보듯이 아버지 즉 성인 남자로 생각할 수 있다. "돗+가비>도ㅅ가비>도까비>도깨비"로 변화되었다.
지방의 사투리로는 토째비(경북 월성), 돛재비(경남 거창), 도채비(제주도 전남 신안) 등이 있으며, 돗가비, 독갑이, 도각귀, 귀것, 망량, 영감, 물참봉, 김서방으로 불리기도 한다. 서해안에는 주로 선착장 주변에 살면서 어민들을 도와주는 도깨비참봉, 또는 물참봉이라 불리는 도깨비들이 있다고 알려진다. 제주도에는 집안을 지켜주거나 물고기를 몰아다주는 도깨비영감이 전해진다.
도깨비불
도깨비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도깨비 불'이다.
조선 중기 성현의 수필집 '용재총화(慵齋叢話)'에도 도깨비불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가 여럿으로 흩어졌다 다시 합쳐진다. 빙 돌다가 위아래로 흔들리고 쫓아가면 이내 없어져버린다. 또 여기서 꺼졌다가 다른 곳에서 켜지기도 한다고들 말한다.
나는 어렸을 때 소위 도깨비불을 본 적이 있다. 우리 마을 외딴집 굴뚝근처 지붕에서 불이 붙었다. 동네 사람들이 “불이야” 소리를 지르며, 불을 끄러 달려갔는데 갑자기 불이 꺼졌다. 아무도 영문을 몰랐다. 그 집 뒤에 한적한 길이 있는데 밤마다 파란 불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보았다. 모두 도깨비불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무서워서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그럼 도깨비불이란 무엇일까?
인(P) 화합물은 공기 중에서 쉽게 자연발화 된다. 액체로 된 인화수소는 보통 온도에서도 저절로 불이 붙는다. 사람의 시체가 썩었을 때도 인화수소가 생기는데, 이것이 무덤 주변에 도깨비불이 나타난다고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시체나 식물이 썩어서 생긴 메탄이 땅 속에서 솟아오르면서 자연적으로 불이 붙어 음산한 빛을 내는데 이것을 도깨비불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는 동식물이 부패하기 쉬운 늪지대에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정전기현상'이나 '빛의 이상굴절에 의한 신기루 현상'으로 도깨비불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아직 명확하게 입증된 바는 없다. 요즘 승용차들 중에는 깜박이 등을 노란 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바꾸는 것을 종종 본다. 이런 차가 만일 옛날에 출현했다면 분명 도깨비불로 오인되지 않았을까? 또 파란깜박이등을 단 사람은 혹시 스스로 도깨비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
도깨비의 모습, 성격
도깨비이야기에서 나오는 도깨비 모습은 사람과 비슷하나 특이한 모습으로 표현되곤 한다. 우리 조상들이 생각했던 도깨비의 모습은 기와무늬나 문고리 등에 남아 전해져 온다.
도깨비 전설에서 나오는 도깨비 모습은 '키가 팔대장 같은 넘', '커다란 엄두리 총각', '다리 밑에서 패랭이 쓴 놈', '장승만한 놈', '팔대상 같은 놈'이라고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도깨비는 남성이며, 총각이 많다. 내가 어렸을 때 들은 도깨비의 모습도 정확하지 않았다. 그저 크다는 표현 외에는 얼굴을 본 사람이 없는 것으로 기억된다.
도깨비의 성격은 귀신과는 달리 매우 인간적이다.
도깨비 이야기를 보면 먹고 마시며,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예쁜 여자를 좋아하고 심술을 부리기도 한다. 또 힘이 장사이고, 신통력을 가지고 있어 사람을 부자로 만들어주거나 망하게 하기도 한다. 이렇게 신통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고 소박하여 인간의 꾀에 넘어가는 바보 같은 면도 있다.
사람의 간교함에 복수를 하기도 하지만 되레 잘되게 도와주는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결코 해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도깨비는 대체로 인간적이며, 교훈적이다. 또 도깨비이야기에서는 현실에서 실현하지 못하는 사람의 욕망을 대리만족 하도록 도와준다.
도깨비는 음식 중에서 메밀로 만든 묵과 수수팥떡, 막걸리를 좋아하며, 시기와 질투도 있고, 멍청하기도 하다. 또 따돌림을 당하면 화를 내고, 체면을 중시하는가 하면 노래와 씨름을 즐긴다. 말피를 제일 무서워하며 언제나 배신당하거나 하여 사람을 못 당한다.
도깨비는 씨름을 즐긴다. 만나는 사람 누구에게나 도깨비는 씨름을 하자고 한다. 그렇다고 도깨비가 천하장사는 아니다. 씨름실력은 별로이며, 외발다리이다. 처음에는 무섭지만 정신 차리고, 왼쪽 다리로 감아 넘어뜨리면 이긴다고 한다. 묘하게도 오른쪽이 아닌 왼쪽 다리이다.
넘어뜨리고 나서 도깨비를 나무 등에 묶어놓고 아침에 가서 보면 빗자루, 부지깽이(아궁이에 불을 땔 때 불을 헤치거나 끌어내거나 거두어 넣거나 하는 데 쓰는 가느다란 쇠나 나무로 된 막대기), 도리깨장치(곡식의 알을 두드려서 떠는 농구의 한 가지. 장대 끝에 서너 개의 회초리를 매어 달아 돌게 함) 등이 묶여져 있었다는 말들을 한다.
풍어제를 끝낸 칠산 어민들은 짚배를 만들어 제물과 도깨비 선원을 태워 보낸다. 망망대해로 나간 이들 도깨비 선원들은 어부들의 뱃일도 도와주고 조기떼도 몰아다준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다.
<삼국유사> 진평왕조에는 도깨비 이야기가 나오는데, 비형이라는 도깨비 두목이 하룻밤 사이에 신원사 도량에 큰 다리를 놓아 귀교(鬼橋)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경북 청송군 부남면 화장동에 가면 실제로 `도깨비다리'가 있다고 한다.
현대에 도깨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쨌든 도깨비 설화는 우리 조상들에게 친숙한 이야기였다고 보인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도깨비를 봤다는 사람은 없다. 지금은 세상에 안 계시는 나의 어머니는 비행기, 기차, 자동차 등 요란한 소리를 내는 커다란 것들이 나오면서 물러났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문제가 아니다.
속리산에서 도깨비처럼 사는 '도깨비 박사' 조자용 씨가 있다. 그는 도깨비문화에 관한 한 박사이고, 기와뿐 아니라 그림, 조각, 민담, 갖가지 유물 등 도깨비에 관련된 것들을 1000여 점쯤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원래 제 전공은 현대건축이지만 세계적으로 나가자면 무엇보다 우리 전통을 알아야겠다 싶어 기와에 관심을 갖다가 도깨비무늬 기와, 즉 귀면기와를 만나게 됐습니다. 그제야 아차, 이것이었구나 싶었지요. 그렇게 해서 도깨비문화를 파고들게 되었고, 결국엔 기와뿐 아니라 그림, 조각, 민담, 갖가지 유물 등 관련된 모든 것들에 손이 가게 된 겁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또 본격 종합문화센터 '도깨비 왕국' 건설공사도 진행 중이며. '헌마을 운동'도 벌인다고 한다. 이것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뒤집는 조씨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데 흉물스런 시멘트문화대신 우리의 전통 의식주 양식을 되찾아오자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작업으로 그는 주변 속리산 일대 마을마다 장승을 하나씩 세워주기로 했다고 한다.
또 최근엔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자를 정확히 예언한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탔던 ‘남산 도깨비예언궁’의 무속인 김재연(여·56)씨 가 사비를 들여 각종 무속용품과 세계 각국의 공예품을 전시하는 ‘도깨비박물관’ 건립에 나서고 있다.
지금 새삼스럽게 도깨비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도깨비를 믿자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이 '도깨비 박사' 조자용 씨가 말하는 철학을 우리도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에게 도깨비는 왜 생겼으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자연을 극복하는 끝없는 싸움 속에서 사람들은 비, 바람, 구름, 번개, 천둥 따위를 관장하는 신을 생각했고, 자연재해로부터 액운을 막아주는 수호신도 필요로 하였을 것이다. 조선시대 실학의 대가 성호 이익선생은 "자연의 영기가 모여서 도깨비를 만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의 도깨비무늬 기와, 즉 귀면와(鬼面瓦)에서 생각되는 것은 도깨비 기원이 악귀를 쫓는 ‘벽사의례(壁邪儀禮)’에서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한다. 기와에 도깨비무늬를 그려놓고 나쁜 귀신을 몰아내 주길 기대한 것이다. 절 문짝에 그려 넣은 도깨비들도 역시 벽사를 상징한다.
또 도깨비가 조상들에게 주었던 대리만족도 중요한 의미이다. 서민들이 배를 굶고 가난하게 사는 것을 탈출할 자신이 없자 도깨비를 내세워 대리만족 내지는 희망을 추구했던 것이 바로 도깨비 이야기일 것이다.
요즈음 많은 고학력자, 지도층들도 복채를 들고 점술가를 찾는 일이 많다고 한다. 얼마나 답답하면 그럴까 생각도 되지만 운만 쳐다보고 운에만 따르려는 자세가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현대에 와서 이런 귀신을 쫓는 도깨비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마는 내 생활 속에 나쁜 기운이 들어오지 않도록 노력하며, 희망을 갖고 열심이 사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도깨비 얘기가 주는 귀중한 교훈이 아닐까?
또 요즘처럼 살기가 각박하여 수십 명을 죽이는 연쇄살인범이 나오는 세상엔 인심이 참 흉흉한데 도깨비가 다시 등장하여 많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위로와 대리만족을 주면 얼마나 좋을까?
도깨비 관한 글을 마무리하면서 "도깨비와 과부"라는 이야기를 하나 들어보자.
"과부 한 사람이 도깨비하고 친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도깨비가 좋아한다는 메밀묵을 쑤어서 놔두었다. 밤이 이슥하자 도깨비가 와서 메밀묵을 먹었다. 과부는 도깨비를 자기 방으로 불러들였고 드디어 친해졌다. 과부는 도깨비더러 돈이며 금은보화를 갖다 달라고 했다. 도깨비는 과부가 원하는 대로 돈이며 보물을 얼마든지 갖다 주었다.
부자가 되자 과부는 도깨비가 귀찮고 싫어졌다. 그래도 도깨비는 계속해서 왔다. 곰곰 생각한 끝에 과부는 도깨비더러 무서운 것이 무엇인가하고 물었다. 그건 왜 묻느냐고 묻는 도깨비에게 과부는 ‘도깨비가 무서워하는 것을 못 오게 하고, 그런 것을 모두 치워 버리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도깨비는 과부가 자기를 위해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자기가 무서워하는 것은 말의 피(말대가리)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과부는 자기의 집 삽짝에 말대가리를 걸어 놓았다. 밤이 되어 도깨비가 마음놓고, 여자의 집에 찾아오다가 말피(말대가리)를 보고 그만 기겁을 하고 도망쳤다. 도망치면서 도깨비는 '여자에게 속 주지마소. 여자란 못 믿을 것이오.'하고 외쳤다고 한다."
도깨비 속담
* 도깨비 달밤에 춤추듯 : 멋없이 거드럭거리는 꼴
* 도깨비 대동강 건너듯 : '일의 진행이 눈에는 잘 안 띄나 그 결과가 빨리 나타남'의 비유
* 도깨비 땅 마련하듯 : 실속이 없이 헛된 일만 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
* 도깨비를 사귀었나 : 까닭도 모르게 재산이 부쩍부쩍 늘어감
* 도깨비 사귄 셈이라 : 귀찮은 자가 조금도 곁을 떠나지 않고 늘 따라다님
* 도깨비 수키왓장(기왓장) 뒤듯 : 쓸데없이 이것저것 분주하게 뒤지기만 함
* 도깨비 씨나락 까먹는 소리 : 도무지 알아들을 수없는 말로 씨부렁거리는 소리
* 도깨비장난 같다 : 하는 짓이 분명하지 아니하여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 도깨비놀음 : 갈피를 잡을 수 없도록 이상하게 되어 가는 일
* 도깨비불 보기 : 정월 보름날 밤 도깨비불이 노는 것을 보아 풍어점을 치는 것. 섣달 그믐날 도깨비불이 놀던 곳과 보름날 밤 놀던 곳이 같으면 풍어를 예상한다. 보름날 불이 많이 노는 곳은 농사가 잘 된다. 낮은(물이 많은) 곳에서 놀면 논농사가, 높은 곳에서 놀면 밭농사가 잘 된다.
* 도깨비장물 : 북한에서 부르는 술의 별명. 정신을 흐리멍텅하게 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만든 물이라는 뜻이다. 중국 동포들은 '도깨비물' 또는 '도깨비뜨물'이라고 한다.
★먼저, 도깨비의 외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도깨비에 관한 이야기는 주로 중국과 일본, 우리 나라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이야기 소재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아주 오랜 신라시대부터 집안의 악귀를 쫓아내기 위해 기와나 벽면에 도깨비의 형상을 그려 넣었습니다.
무서운 도깨비의 형상을 집안 주위에 둠으로써 질병이나 재앙으로부터 보호 받고자 하는 본능에서 나온 행동이었던 것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도깨비 이야기들은 조선후기부터 정리되어 온 것이 많다고 합니다.
중국과 일본의 도깨비와는 달리 우리 나라 도깨비는 사람과 무척 흡사하게 그려졌다는 것이 도깨비 연구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한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도깨비라 하면 연상되는 모습, 머리에 혹이 나있고, 타잔 같은 모양의 옷을 걸치고 커다란 방망이를 들고 있는 모습.
저 또한 도깨비의 모습은 이렇게 머리 속에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습을 한 도깨비는 바로 일본 도깨비`오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 머리 속에는 이런 모습이 그려졌을까요.
바로 일제가 1915년쯤,우리나라 교과서에`혹부리영감’이라는 자신들의 전래 동화를 살짝 집어 넣으면서부터 우리의 도깨비 모습은 사라지고 일본 도깨비`오니’가 우리의 도깨비로 자리잡아버린 것입니다.
우리 나라 도깨비 연구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우리 '도깨비’의 모습은 사람과 결코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좀 더 큰 키, 털이 많이 나고 누린내를 풍기는 것이 다소 사람과 다른 점이라 합니다.
또한 우리의 도깨비는 우리가 쓰던 물건이 변하여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릇, 빗자루, 늙은 고목, 달걀 등으로 그렇기에 도깨비는 귀신과 다르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렇다 하게 우리 도깨비를 그린 책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둘째, 도깨비가 좋아하는 것들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대로 사람과 다르지 않은 친숙함으로 먹는 것조차도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도깨비는 메밀묵과 개고기와 팥죽을 좋아했습니다.
동짓날 팥죽을 끓여 먹는 이유가 귀신들이 붉은 색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도깨비가 팥죽을 좋아 한다는 것이 저에게도 의문이었지만, 이야기속에는 팥죽을 얻어먹고 저수지를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또 도깨비는 씨름하기와 수수께끼도 좋아합니다.
그러나 어리숙한 도깨비는 늘 사람의 힘과 꾀를 당해내지는 못했습니다.
도깨비가 싫어하는 것은 말머리와 말의 피였습니다.
셋째, 도깨비의 행동입니다.
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들은 하나같이 가난하지만, 착하고 성실한 사람, 효자들에게는 반드시 복을 줍니다.
그러나 부자나 게으른 사람, 나쁜 짓을 한 사람은 크게 벌을 줍니다.
도깨비의 행동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조상들은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뭔가를 소망하는 마음이 깃들여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깨비의 이야기는 대부분 구전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것이 도깨비의 참 모습이다’하고 누구하나 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도깨비는 귀신과는 달리 무서움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며, 어려운 삶을 살아 가는 민중들 속에서 삶을 지탱해 주는 힘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도깨비를 아이들과 만날 수 있게 하는 책을 몇 권 소개해 볼까 합니다.
`깨비 깨비 참도깨비’(산하)는 도깨비 연수가로 유명하신 김종대 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 쓰신 책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도깨비들이 어떤 일들을 했는지 알게 합니다.
또한 저는 삽화에 주목했습니다.
선생님은 일본 도깨비`오니’가 아닌 우리 도깨비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신혜원씨가 그린 삽화가 선생님의 생각과 일치하는지 확인할 길은 없지만, 우리 아이들이 도깨비에 대한 머리속 그림을 바꾸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안녕, 꾸러기 친구 도깨비야’(우리누리)는 이야기와 함께 도깨비에 대한 설명이 첨부된 책입니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적당합니다.
아이들 그림책으로는 최근 한병호님이 그린 `해와 괴물 사형제’(길벗)를 권하고 싶습니다.
한병호님의 그림책은 주로 도깨비들을 많이 소재로 했습니다만 우리 나라 `해치’(해태)에 대해 우리 민화풍으로 새롭게 그린 그림책으로 그림이 아주 훌륭합니다. 도깨비를 소재로 한 그림책은 이외에도 `도깨비와 범벅장수’(국민서관)
`도깨비방망이1,2’가 나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권하고 싶은 일은 동,서양의 도깨비들을 아이와 함께 한번에 모아보는 것입니다.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와 사토 아끼코의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 김종대의 `깨비 깨비 참도깨비’를 같이 보면, 각 나라에 따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도깨비에 대해 비교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음지와 캄캄한 한 밤중을 좋아하고 노래하며, 춤추는 것을 즐기고 메밀묵과 개고기를 좋아하던 우리의 도깨비,호자와 가난한 이에게 돈을 갖다 주며 은헤를 입으면 보답을 할 줄 알았던 우리의 도깨비는 대낮처럼 환한 도시의 빌딩 숲에서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어 떠났지만, 지금도 산중 어디서나 수수께끼를 내고 싶어, 씨름 한판하고 싶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착하게 살아야지요. 도깨비를 만나도 화를 당하지 않으려면요.
★
사람·동물의 형상을 하고 비상한 힘과 괴상한 재주를 가진 귀신. 한국인에게 친숙한 귀류(鬼類)로서 옛날에는 도까비라고 불렀다.
또한 지방에 따라서 도깨비·도까비·도채비 등 다양한 명칭이 있었으며, 한자로는 독각귀(獨脚鬼)·허주(虛主)라고 했다. 태에 따라 여러 종류의 도깨비가 있어 등불도깨비·멍석도깨비·강아지도깨비·장수도깨비·달걀도깨비 등으로 나누어졌다. 국시대 귀문와(鬼紋瓦)에 나타나 있는 도깨비의 모습은 머리에는 뿔이 나 있고 눈은 툭 불거져 크게 부라리며 유달리 큰 입을 딱 벌리고 있으며 날카롭고 긴 이빨이 드러나 있고 몸에는 사자나 원숭이같이 털이 나 있으며 손톱·발톱이 길다. 담(民譚)에 전하는 도깨비는 대체로 여럿이 나타나며, 그 빛깔도 청(靑)도깨비, 흰도깨비, 누르고 흰 도깨비가 있었으며 사람 모습을 한 것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도깨비는 보통 허리부터 윗부분은 보이지 않고 하반신만 보이며, 허리에는 종이를 발라 치마를 입었고 발은 마르고 새까만 것이 옻칠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오랫동안 지하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한 독각귀라고 불리는 것과 같이 다리가 하나밖에 없어 씨름을 해서 여러 번 이겼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도깨비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데, 그 거처는 동굴, 오래된 우물, 흉가, 옛성터 등이며 밤에 나와 놀다가 새벽닭이 울거나 종소리가 울리면 사라진다.
특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어둡고 습한 묘소 같은 곳에 잘 나타난다고 한다.
도깨비는 다른 귀신들과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귀신은 인명(人命)을 빼앗아 가지만 도깨비는 악의·잔인성이 전혀 없어 사람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장난이나 심술은 심하나 은혜를 잊지 않는 등 윤리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도깨비들은 소란을 피우고 떠들며 노는 것을 좋아해, 사람의 모습을 한 흰 도깨비들이 풍악소리에 맞추어 손발장단을 하면서 저녁 때부터 새벽까지 아무 두려움없이 춤추고 놀았다는 전설도 있다.
도깨비는 또한 어리석고 고지식하여 융통성이 없다고 한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친숙한 존재인 도깨비는 특유의 소박성(素朴性)과 해학성을 지니고 있으며, 지혜롭고 윤리적이었다.
즉 도깨비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나 한편으로는 매혹의 대상이기도 했고 한국 특유의 체취와 멋을 지니고 있는 귀류(鬼類)라고 할 수 있다.
첫댓글 작가님, 귀한 자료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활용하겠습니다*^^*
네, 잘 읽어보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