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일면(南一面)

[백발대장]

 남일면(南一面)

지형이 마치 인삼뿌리처럼 생긴 남일면은 인삼의 생산에도 이름난 곳이며 옛날부터 선비들이 많이 정착해 사는 곳이다. 동쪽으로는 산이 영험해서 공을 들여 빌면 덕을 본다는 산 높이 556m의 덕기봉을 주봉으로 그 아래 위쪽으로 산이 병풍처럼 가리고 서서 산악지대를 이루며, 남쪽도 온통 산악지대이나 서쪽으로는 비교적 낮은 야산지대에 들이 깔리고, 북쪽으로는 들이 많은 지역에 남일면은 자리한다.

  남쪽에는 산 허리 사이로 신동천과 신정천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흘러와서 봉황천과 합류하고, 서쪽에는 보석천과 합류한 성곡천이 흘러와서 합류하는가 하면, 동쪽에서는 관천이 또한 합류하여 봉황천은 신기하게도 여러 냇물을 합류한 채 들을 조성하며 북상을 하는데, 그 주변 들과 산 아래에 마을이 마치 봉황천에 매달린 열매처럼 놓여있는 남일면은 아무리 생각해도 풍수지리설에 따른 명당자리로 선비들이 자급자족하는데 천운을 준 자리같다.

  동쪽으로는 부리면과 접하고, 서쪽으로는 전라북도 무주군과 부남면과 접하며, 남쪽으로는 전라북도 진안군 용담면과, 그리고 북쪽은 금산읍, 제원면과 경계를 나눈다.

  인류의 정착은 백제 이전으로 본다.

  백제 때는 금산의 외곽지대여서 당시부터 전화 또는 병화를 피해서 정착한 명문들이 많았다 하나 구전에 전해올 뿐 그 역사는 찾을 길이 없다. 다만 봉황천이 큰 비가 올 때면 자주 범람을 해 오늘과 같은 수리시설이 없었던 당시는 한 번 정착하였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갔을 것이라는 추리가 따를 뿐이다.

  고려 대는 초기에 진례군에 속했다가 뒤에 금주에 속하게 된다. 즉 이곳 출신으로 고종 때 문과에 급제하고 여러 벼슬을 거친 다음 원나라에 가서도 고려를 위해 많은 공을 세운 김신(金侁)이 귀국을 하자 그를 금주군으로 봉하면서 그의 고향인 진례군을 부리, 진동 등 5개 현으로 승격시켜 지금주사로 제수하였다. 금산고을이 승격된 그 장본인의 생지가 바로 남일면인 것이다.

  이미 고려시대 고종 때에 그와같은 문신이 배출된 것으로 보아 당시 이 지역에는 학문이 벌써 정착해 있었으며 학자들도 배출된 것으로 전해오나 확실한 기록은 없다.

  조선시대 초기 태종 13년(1413)에는 금산군에 속했었다.

  고려의 멸망과 함께 벼슬을 버린 박힐이 이태조의 소명에도 응하지 않고 불사이군의 충절을 지킨 곳이며, 그 아들 박린과 손자 박희권 등 3대에 걸쳐서 불의의 정사에 단연 응하지 않고 충절에 산 그 행위의 지역이다.

  조선시대 세조 때 이조판서에 올랏던 곽사가 그 후 세조가 단종을 해치자 벼슬을 버리고 은거한 지역이 또한 남일면이며, 임진왜란 때는 진주성에서 왜군과 싸우는 진주대첩에서 용감하게 싸우다가 전사한 양제의 혈맥이 잠자는 곳이 또한 이곳이다.

  조선시대 중기에 들어서서는 성리학의 학문이 널리 퍼져서 명문이 많은 이 지역에는 글을 읽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마을이 없었으며 마을에는 서원까지 등장하게 되고, 또한 유명한 성리학자인 유거와 윤선도가 한 대 이 지역에 머물며 강론과 함께 많은 저술에 심혈을 기울였던 지역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고개를 넘고 징검다리를 건너서 간혹 서쪽으로 금산읍내를 찾았으며, 한양길을 재촉하기 위해서 풀섶을 헤치고 가야만 했던 남일면은 지금은 북쪽에서 동쪽으로 국도가 깔리고 남쪽으로도 지방도와 국도가 곳곳에 깔려서 교통은 비교적 편리한 편이며, 남쪽 산과 산이 접해있는 지역까지도 등산객이 끊이지 않는 관광지가 되어 버렸다.

  일찍부터 학문을 동반한 씨족이 정착하면서 뿌리를 내린 남일면은 그래서 또한 명문을 이어가는 집성부락도 많이 있다. 황풍리, 신동리에는 반남박씨(潘南朴氏)가 거주하고 있으며 또한 상산김씨(商山金氏)도 많이 거주하는 현이다. 신천리, 음대리에는 김해김씨(金海金氏)가 집성부락을 이루고, 초현리에는 현풍곽씨(玄風郭氏), 영산신씨(靈山辛氏)가, 또한 남일면에는 남원양씨(南原梁氏), 문화유씨(文化柳氏), 평양조씨(平壤趙氏)가 명문을 이루며 세거한다.

  조상을 위하고 가문을 슬기롭게 생각하는 명문들은 그 지역내에서 협조적이다. 전원에 묻혀 살면서 흙과 논과 벗하는 후인들의 손은 햇빛에 까맣게 타고 심한 농사일에 종사하면서도 가문의 명예를 가장 존중한다. 지금은 도시로 그 생활 근거지를 옮기는 사람도 있지만 남일면의 가문은 떠나는 그들의 지킴 속에서 멸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려시대부터 그 명예를 얻었거나 조선시대에 명예를 얻었던 명문들이 그 후 모진 풍파에도 끝내 씨족적인 가문을 나름대로 높이고 빛내기 위해서, 또는 길이 그 전통을 계승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남일면의 슬기로운 자랑은 비록 그들만의 자랑이 아닐 것이다.

  조선시대 말기에는 금산군의 남쪽이므로 남일면이라 하여 황풍, 사미, 삼태, 마장, 상동, 하동, 초현, 덕천, 평대, 월평, 홍동, 덕흥, 신정, 수철, 사기, 신동, 음대, 양대, 신천의 19개 동리를 관할하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혁 때에 남이면의 매곡리 일부와 부서면의 나천리 일부를 병합하여 황풍, 마장, 상동, 초현, 덕천, 신정, 신동, 음대, 신천의 9개 리를 개편 관할하며 금산군 남일면이 되었다. 면의 면적은 47㎢이다.

  남일면의 산세 흐름은 크게 금남정맥의 성봉 계열과 진악산 계열의 맥세가 주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먼저 남이면의 함박산(대양리)에서 오두재→선봉→더기산→접사리산→광대정재→성치산→고무골산을 거쳐 남일면의 성봉으로 이어진 산세는 다시 선봉→산제당산으로, 그리고 성봉에서 솔재→성덕봉→갈미봉→목사리재→두어기재→평댕이재→덕기봉(마하산)으로 흐르면서 여러 마을을 품으며 계속 분기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진악산 계열의 산세 흐름은 함박산에서 북동쪽으로 뻗어 육백고지산(백함산, 서바우산, 구적산)→잣고개(백령, 백자치)→마당목→열두봉재→보티재→삼각봉(보티재 상봉)→왕사봉→수리너머재→진악산 관음봉(수리봉)으로 이어져 계속 갈라져 나가고 있다.

  물의 흐름을 보면, 성덕봉과 갈미봉 물길인 신정천(新亭川)이 성봉. 선봉의 물이 모여 신동리를 흐르는 신동천을 합하고, 다시 덕천리 평대부에서 봉황천과 합류한 후 남일면의 여러 마을을 껴안아 적시면서 금산읍으로 흐르고 있다.

[뒷동산오솔길]

잘 읽었읍니다. 남일면에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읍니다. 그러나 산 이름들이 낫설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