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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에 구워먹는 ‘흑염소 동그랑땡’, 솔잎산장
<솔잎산장>에 들어서면 백운저수지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깔끔하게 지은 3층 건물, 춥지 않은 계절에는 2층 넓은 테라스 형 마루에 손님상을 차린다. 시원한 눈맛과 맑은 공기 그리고 고소한 고기맛, 이 삼박자가 제대로 어우러져 식감이 배가된다. 바로 앞의 봉긋 솟은 작은 동산도 <솔잎산장>의 마스코트다.
깨끗하게 손질된 잔디와 정돈된 나무들이 예쁘다. 다른 방들도 전망이 좋지만 내실과 연결된 마루는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최적의 식사장소다. 쾌적하기는 실내도 마찬가지. 채재운 대표가 오래전부터 고안해낸 배기시설이 냄새와 연기를 확실하게 배출해내 고기를 구워먹는 고객들이 편안하다.
채 대표에 의하면 흑염소 고기의 단점이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냄새가 난다는 점과 육량이 적다는 점이다. 충분한 숙성을 시켜 대부분의 업소에서 모두 성공적으로 냄새를 제거하고 있다. 그러나 덩치에 비해 고기 양이 적은 것이 문제. 세세한 부위까지 다 발라내다보니 흑염소 고기가 굽는 과정에서 석쇠 틈새로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이 점을 개선한 것이 ‘흑염소 동그랑땡’이다. 고기를 굽기 직전에 채 대표가 직접 경단모양으로 둥글게 만들어서 구워준다. 다른 사람은 아무리 해보려 해도 잘 되지 않는다. 구운 뒤의 맛도 훨씬 부드럽고 진한 느낌이 든다. 닭 숯불구이도 훈향이 그윽하다. 알고 보니 이곳에서 사용하는 숯은 남원에서 참숯을 맞추어서 쓰고 있었다.
고기를 먹고 나서 후식으로 나오는 곰탕국물도 무척 구수하고 맛있다. 흑염소의 뼈만으로 우려낸 것이라고 하는데 쇠고기의 맛이 나는 사골국물과 유사하다. 토종닭으로 만든 고추장 숯불구이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채 대표는 밀착 서비스를 중요시 한다. 고객이 만족스럽게 내 집을 나서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그래서 영업시간도 다른 곳과 달리 하루에 몇 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 충분히 쉬고 충분히 준비해야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채 대표는 쟁반을 손수 들고 서빙도 직접 하고 있다. 채 대표는 얼마 전부터 앵무새 30마리를 키우고 있다. 물론 본인이 애완용으로 키우는 것이지만 고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염두에 두고 구입했다. <솔잎산장> 채 재운 대표는 ‘많은 고객’보다는 ‘만족해하는 고객 한 명’을 더 원한다.
전남 광양시 봉강면 지곡리 23-10, 흑염소숯불구이 동그랑땡(4만2천원/400g), 평일 15:00~21:30, 토요일 휴일 12:00~21:30까지 영업, 추석과 설날에만 쉰다. 061-762-8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