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기사로 근무하던 중 자택에서 쓰러져 “허혈성심질환․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한 경우

대법원 2002. 1. 26. 2001두8582 유족보상일시금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판결요지】
가. 허혈성 심질환이라 함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경화되고 좁아져서 심장세포에 적절한 산소를 공급할수 없게되어 그곳의 심장세포가 죽거나 정상적인 수축과 이완이 되지 못하거나 관상동맥으로 이동된 혈전으로 인하여 심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질병을 말하는데 관상동맥의 경화는 20세 이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흡연, 운동부족,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당뇨, 비만, 공격적이고 야심적이며 경쟁적인 성격적 특성을 지닌 성격형태 등으로 심해지며 여성보다 남성에게 심하게 나타남. 그리고 환경적 요인으로 과로와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의 활동을 과도하게 하여 허혈성 심질환을 발병 또는 악화시킬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심장혈관의 내경이 90%이상 막히면 허혈성 심질환의 증세를 나타냄.

나.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가 되기 위하여는 업무와 사망 등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바,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유발 또는 악화되는 질병 내지 사망도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함. 또한 업무와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함

【당 사 자】원고(피상고인), 안○○
피고(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주 문】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원심판결】서울고법 2001. 9. 19. 선고 2000누13190 판결

〈주 문〉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1999. 5. 4.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이○○(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전력공사 성동지점 소속승압담당 전기기술자로 근무하던 중 1998. 9. 7. 21:30경 주거지에서 쓰러져 119 구급대에 의하여 병원으로 긴급후송되었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 원고가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의 지급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1999. 5. 24.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위 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이 사건 부지급처분을 하였다.

2. 처분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기존질병인 허혈성 심질환이 급격히 완화되고 심근경색을 일으켜 사망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와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⑴ 망인의 업무내용과 근무환경
㈎ 망인은 1969. 4. 13. ○○전력공사에 입사하여 전기기술자로 배전, 내선, 배선보수 등의 업무를 담당하여 오다가 1995. 4. 1.부터 ○○전력공사 성동지점의 담당구역인 성동구와 광진구 지역에 대한 승압담당 전기기술자로 근무하였는데, 그 업무내용은 ○○전력공사로부터 110볼트의 주택용, 업무용 전력을 220볼트로 승압하는 공사를 수급받은 전기공사업체가 그 공사를 적정하게 수행하는지 여부를 감독, 검사, 기타 지시하는 것이었다.
㈏ 망인의 업무는 그 성격상 내근업무가 아니라 현장 중심의 외근근무로서 망인을 포함한 3명이 업무를 수행하다가 1998. 1.경 구조조정으로 1명이 퇴직하게 되어 그 때부터는 2명이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보통 망인은 오전 9시경에 ○○전력공사 성동지점에 출근하여 30분 정도 그 날의 업무추진계획에 따른 회의를 가진 후 공사현장에 나가 누전차단기 부착여부 및 작동여부, 그리고 수용가의 기별명세서에 의한 시공여부를 확인하는 등 근무하고 적어도 오후 6시 이전에 귀사하여 하자 부분에 대한 시정조치 등의 업무를 수행한 다음에야 퇴근하였다.
㈐ 망인의 업무는 안전사고와 직결되어 있어 수급업체가 잘못 시공한 부분을 간과하여 화재, 감전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이 검사자인 망인에게도 귀속하게 되고, 드물기는 하지만 망인이 잘못 시공된 점을 발견하고 수급업체에게 재시공조치를 하는 경우 수용자들의 항의나 수급업체의 반발도 있었다.
⑵ 망인이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경과와 그 사인
㈎ 망인은 승압공사 잔무처리관계로 시간외 근무를 자주 하였고 공사표 작성, 현장확인사항 정리 기타 여러 가지 문서를 처리하였기 때문에 휴일근무도 간혹 하였는데, 1998. 6.에 26시간, 같은 해 7.에 27시간, 같은 해 8.에 20시간, 같은 해 9.에 11시간(6일간) 연장근로를 하였고, 휴가기간(1998. 8. 31.부터 같은 해 9. 4.까지, 1998. 8. 29.은 토요일이었다) 중인 1998. 9. 2. 10:00에 출근하여 3시간 동안 일했으며, 같은 해 9. 5. 토요일이었지만 평사시와 같이 18:00경까지 일했고, 같은 해 9. 6. 일요일에도 10:00에 출근하여 13:00경까지 3시간 휴일근로를 하였는데 당시는 기온이 최고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였다.
㈏ 망인은 1998. 9. 7. 평소처럼 출근하여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다가 얼굴이 충혈되고 가슴이 답답해 일찍 귀사한 뒤 17:00경 조퇴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 날 21:30경 자기 집 옥상에 널어놓은 고추를 거두어 들이다가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면서 쓰러져 119 구급대에 의하여 병원으로 긴급후송되었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 망인의 사체를 검안한 사체검안의는 망인의 사인에 대하여 직접사인 심폐정지, 중간선행사인 심근경색증(부정맥), 선행사인 동맥경화증으로 진단하였고, 1992. 4. 1.부터 망인의 치료를 지속적으로 담당해온 담당의사는 망인의 경우 다음 ⑶항에서 보는 바와 같은 과거 병력에 비추어 볼 때 심부전이 악화되어 호흡부전으로 사망하거나 급성심근경색증이 재발하여 급사하거나 심실조기수축 및 심실세동 등의 부정맥으로 급사하거나 심장내에 발생된 색전이 뇌혈관을 타고 뇌로 들어가 뇌혈류를 억제하여 뇌경색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으며, 결국 망인은 남자로서 나이를 계속 먹어가고 흡연을 하고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높아 심장동맥의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생․악화되어 사망하였다고 추정하였고, 과로와 스트레스가 산소요구량을 증가시켜 허혈이 증가됨으로써 심근경색증(부정맥) 등을 유발하여 망인을 사망하게 하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였다.
⑶ 망인의 평소 건강상태와 생활습관
㈎ 망인은 1940. 4. 27.생으로 이 사건 재해 당시 58세 4개월 남짓 된 남자로서, 1974년경 심전도검사 결과 심실조기수축의 부정맥이 관찰되고 심근경색증이 발병되었으며, 1981. 11. 17.부터 1982. 11. 29.까지 고지혈증에 대한 치료를 받았고, 1985. 1. 13. 종합검진 결과 혈종 콜레스테롤치가 269mg/㎗로 나타났으며, 같은 해 1. 16.부터 같은 해 1. 18.까지 목부위의 지방조직 제거술을 받았고, 1988. 2. 15.부터 같은 해 3. 5.까지 허혈성 심질환에 의한 등과 어깨통증으로 입원하여 심전도검사 결과 중증도의 심실조기수축이 발견되었으며, 그 후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으나 심전도검사 결과 변화 없이 허혈성 심질환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이 계속 관찰되었다(다만 심실조기수축은 관찰되지 아니하였다). 그 후 망인은 1992. 4. 8. 심전도검사 결과 심실중격부위, 후부 및 심천부위에 운동장애가 관찰되고 심장의 펌프기능이 심하게 저하되었으며 좌심실의 내경도 증가되었고, 1995. 4. 14. 초음파검사 결과 1992. 4. 8.자 검사 결과와 비교하여 심장의 크기가 약간 증가하고 펌프기능도 좀더 저하되어 전체적으로 악화된 상태이며 운동부하심전도검사 결과 운동시 심장허혈과 약한 정도의 심실조기수축이 관찰되었고(다만 콜레스테롤저하제의 사용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은 정상범위였음), 1998. 4. 3. 심전도검사 결과 중증도의 심실조기수축이 관찰되고 운동부하심전도검사 결과 운동시 심장허혈이 계속 관찰되었다(당시 이비인후과적인 문제로 비중격 교정술을 받도록 되어 있었으나 심장질환에 의한 급사의 위험이 있어 수술하지 않았다).
㈏ 망인은 술을 거의 마시지 아니하였고 담배를 3일에 두갑 정도 피워오다가 1997년경 이를 끊었다.
⑷ 망인의 사인에 대한 의학적 소견
㈎ 허혈성 심질환이라 함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경화되고 좁아져서 심장세포에 적절한 산소를 공급할 수 없게 되어 그곳의 심장세포가 죽거나 정상적인 수축과 이완이 되지 못하거나 관상동맥으로 이동된 혈전으로 인하여 심장이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질병을 말하는데, 관상동맥의 경화는 20세 이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흡연, 운동부족, 고콜레스테롤혈증, 고혈압, 당뇨, 비만, 공격적이고 야심적이며 경쟁적인 성격적 특성을 지닌 성격형태 등으로 심해지며 여성보다 남성에게 심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환경적 요인으로 과로와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의 활동을 과도하게 하여 허혈성 심질환을 발병 또는 악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심장혈관의 내경이 90%이상 막히면 허혈성 심질환의 증세를 나타낸다.
㈏ 허혈성 심질환의 증세로 협심증(심장근육 일부에 산소공급이 저하되어 심장근육의 괴사없이 흉통이 발생되는 허혈성 심질환)에 의한 등과 어깨 통증이 초래될 수 있고, 심발작에 의한 심근경색증(심장근육의 일부에 산소공급이 중단되어 심장근육의 일부분이 죽어 괴사가 발생된 허혈성 심질환)이 있다.
다. 판단
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가 되기 위하여는 업무와 사망 등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바,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유발 또는 악화되는 질병 내지 사망도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업무와 사망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⑵ 이러한 법리에서 이 사건을 보건대, 위 나.항 기재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고콜레스테롤혈증, 심실조기수축 등 허혈성 심질환 증세로 계속 치료를 받았으나 그 상태가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고, 결국 기존질병인 허혈성 심질환이 사망 당시 급격히 악화되어 심근경색증(부정맥)을 일으켜 심폐기능이 정지됨으로써 사망하였다 할 것인데, ① 망인이 사망 당시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여 왔던 점에 비추어보면 망인의 위 기존질병은 그 자체로는 정상 근무에 큰 지장을 초래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여지는 점, ② 망인의 업무는 주로 내근업무가 아닌 현장 중심의 외근업무로서 안전사고 발생시 그 책임이 따르는 등 정신적․육체적인 압박감이 상당한 업무이고, 1998. 1.경부터는 3명이 하던 업무를 2명이 하게 되어 종전보다 업무량이 50%가량 증가되었으며, 그때부터 시간외 근무를 자주 하고 휴일 근무를 가끔 하였는바, 이러한 망인의 업무내용․근무환경․노동강도․근무시간 등은 위와 같은 기존질병을 가지고 있던 망인의 건강상태를 기준으로 할 때는 물론,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그 당시 망인의 나이(사망 당시 58세 4개월 남짓임)를 감안하면 상당히 과중한 것이었다고 보여지는 점, ③ 그 밖에 사망 당시의 상황과 허혈성 심질환에 대한 의학적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망인은 과중한 업무를 수행한 데 따른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존질병인 허혈성 심질환이 통상의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된 나머지 심근경색증(부정맥)을 일으켜 사망하게 된 것으로 추단함이 상당하다.
⑶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할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고, 결국 피고의 이 사건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부지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이 사건 부지급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관여법관〉판사 박송하(재판장) 전성수 최종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