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리 여행의 마지막 날이자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입니다.
눈 뜨자마자 양말부터 봅니다만.... 아무런 변화가 없군요.
역시........ 양말이 너무 작았던가 봅니다.
암튼........ 메리크리스마스~~*^^*
지니님께서 노크를 하시네요. 온천 가자구요...
둘이서만 조용히 새벽온천을 하기위해 대욕장으로 내려갑니다.
이렇게 서늘한 새벽 바람을 맞으며 온천을 즐기다보면
밤새 늘어졌던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느낌입니다. (화장품 광고 카피)
그런 상쾌한 기분으로 혼자서 조용히 빠져나와 차를 끌고 천연족탕쪽으로 올라갑니다.
세상에나... 엊저녁 거의 다 와놓고 돌아간 거였군요.
몇 발자욱만 더 가면 되었을 것을.... 아니, 갔어도 어두어 되돌아왔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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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새벽에 눈을 헤치고 들어가 발 담글 여유는 없습니다.
눈 위의 발자국을 보니 누군가 저보다 먼저 와 족탕에 다녀온 사람이 있는 걸까요?
근데 이정도로 눈이 쌓이면 폐쇄해야되는 거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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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돌아오니 이미 모두 준비 완료.
바로 떠날 수 있도록 짐을 다 정리해놓고 2층의 식당으로 내려갑니다.
거의 7시에 맞춰 내려갔더니 아직은 사람들이 많이 내려오진 않은 듯합니다.
그래도 간간히 들려오는 소리는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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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 아침도 딱히 손이 가는 곳이 없군요.
저같이 먹는 거에 목숨거는 사람은 참 대략난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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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연어를 불에 다시 구워 먹을 수 있게 해놓아 연어만 집어다 먹었습니다.
온천호텔답게 온센다마고(달걀)가 있군요.
예전에 삶은 계란인 줄 알고 씩씩하게 옆사람 머리에 달걀을 깨트리는 분을 본 적이 있어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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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아침식사를 가볍게 하고 08:00 미야비테이 호텔을 나섭니다.
음...온천호텔 치고는 저렴한 편이고 온천이 좋았으니 특별히 큰 불만은 없지만
이번에 묵은 숙소들 중 만족도는 가장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정통 료칸은 아니더라도 료칸의 서비스를 조금쯤은 기대한 것이 무리였을까요?
예전 묵었던 온천 호텔의 경우 새벽같이 직원들이 나와 고객이 타고온 차량의 눈을 털어내는 것을 보면서
역시 온천호텔이라 다른가... 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암튼 호텔을 포함해 뭔가 2% 부족한 듯한 느낌으로 노보리베츠를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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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시간이 11시55분이니 10시까지만 가면 충분합니다만
다들 쇼핑할 시간들이 없었기 때문에 가급적 공항에 일찍 도착했음 좋겠다고 하시길래 날씨도 좋고....
공항까지 두시간을 예상했건만 한시간만에 도착하는 신공(?)을 발휘했습니다.
아, 물론 공항 근처의 도요타 대리점에 들러 렌터카 반납을 했지요.
비록 외모는 꼬죄죄~~~했지만 작은 흠집하나 없이 완벽한 드라이빙였기에 씩씩하게 보여주는데
얘네들이 차의 몰골을 보는 순간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니 어째 좀 미안하기도...-_-;
ETC카드 내역을 보고는 더 깜짝! 무사귀환을 축하한다네요.
"아리가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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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일찍 공항에 도착을 했어도 짐을 부칠 수가 없다는 것.
정확히 이륙 2시간 전에 창구를 오픈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다렸다가 10시가 되서야 화물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자, 이젠 가볍게 공항을 즐겨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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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토세 공항이 몇 년전 리뉴얼을 하더니 국제선에서 국내선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새로운 공간으로 변신을 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도라에몽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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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정말 장수 캐릭터지만 우리나라에 와서는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내용은 교육적이기도하고 꽤 재미도 있는데 말이죠.
미래에서 온 로봇 도라에몽과 평범한 초등학생 진구와 함께 벌이는 어드벤처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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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있네요.
예전 제가 몸 담았던 회사와 연관이 있는 캐릭터다보니 예사롭게 보이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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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슈타이프입니다.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있는 독일의 테디베어 회사이지요.
도화지를 대변하는 켄트지처럼 곰인형의 대명사가 된 테디베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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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곰인형 한마리에 1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녀석이지만
여자아이들에겐 한마리 쯤은 친구로 삼고 싶은 로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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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타이프 할머니는 곰인형 하나 잘 만들어서 이렇게 큰 회사를 만들었는데
저도 이제부터라도 뭔가를 열심히 만들면 후세에 이렇게 큰 기업이 될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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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크게 해놓은 곳은 로이스 초콜릿
울 딸이 남자친구보다도 더 좋아한다는 바로 그 초콜릿입니다. 어휴~ 초콜릿을 정말 좋아해요.
가나초콜릿이 최고인줄 알았던 저로서도 처음으로 생초콜릿이란 걸 먹어 본 거이 바로 이 로이스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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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면은 초콜릿 갤러리로 꾸며놓았고
또 다른 쪽은 팩토리로 꾸며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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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500년 전부터 카카오 열매를 빻아 물에 타 마시던 것이 초콜릿의 시초라고 하네요.
그 맛이 너무나 써서 점차 설탕이나 꿀을 타 먹기 시작했고
너무나 귀해 서민들은 감히 먹지도 못할 정도였답니다.
그래서 한 때는 화폐로 통용이 된 적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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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왕실에 전파 된 뒤 귀부인들의 옷에 떨어진 카카오 액이 지워지지 않자 얼려서 먹기시작하면서
액체에서 고체로 변형되었다고하네요.
(제가 뭘 알겠어요. 인터넷 뒤져 잘난척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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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로봇과 사람이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을 통창을 통해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요즘은 동네에서도 수제 초콜릿 만드는 작은 가게들도 있을 정도로
다양한 초콜릿을 맛볼수 있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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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에 도착한 국내선 상가입니다.
여전히 사람이 와글와글.... 처음엔 그냥 슬슬 발길닿는대로 돌아다니는데
무슨 미로같아 헤매기 딱이네요. 결국 안내도를 보고 움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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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국내선에 와야 사람들이 와글와글.... 공항의 분위기가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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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줄을 주~~욱 섰길래 뭔가 싶어 헤치고 들어가보니 아이스크림 가게 로봇입니다.
일본 답다고나 할까.... 참, 별의 별 희한한 기계를 다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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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와서 면세점 쇼핑하는 거 별로 안좋아하는 저입니다만
여기 치토세만큼은 별도로 가방을 하나 구입해야할 정도로 엄청나게 사게됩니다.
북해도는 스위츠류가 넘 맛있거든요. 로이스, 록카테이, 쟈가포클, 유바리메론등.....
과자류의 부피가 크다보니 어쩔수 없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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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양하게 시식을 하다보면 엉겹결에 배가 불러옵니다.
그나저나 이 언니... 장사수완이 보통이 아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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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토세공항의 마스코트?
암튼 하는 행동이 무척이나 익살스러워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인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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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장에 들어서면서 한바탕 헤프닝.... 무심결에 샀던 푸딩과 훼이스폼이 걸렸습니다.
화물로 부쳐야하는데 가방이 필요해 결국 800엔짜리 가방을 구입해 겨우 부칠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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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선 면세점도 예전보단 리뉴얼해서 좋아졌긴하지만 여전히 썰렁~~합니다.
저야 밖에서 잔돈까지 탈탈털어쓰고 와 살게 없었지만 다들 여기에서 동전들을 처리하시는군요.
저의 추천 목록은......... 1. 쟈가포클(감자스틱) 2. 록카테이 버터샌드(진한 원두커피와 함께 먹어야 제맛)
3. 로이스 초콜릿....... 다 먹을 것들입니다.
무사히 보딩완료.
정신없이 자고있는데 누군가가 흔들어 깨우길래 부스스 일어났더니
쟈스민님께서 이렇게 비빔밥을 사주셨습니다. 먹고 자라고...-_-;
밖에서같음 절대 먹지않았을듯한 비빔밥을 고추장과 쓱쓱비벼 참으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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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만해도 세계 각국을 다니는 스튜어디스에 대해 약간은 동경같은게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선입견없이 보다보니 스튜어디스의 고생스러움이 그대로 보이나봅니다.
문득 스튜어디스들의 노고가 고맙고 안스럽게 느껴지는군요.
정확히 예정된 시간에 인천공항에 도착을했고...
집에 도착해보니 강아지가 제일 먼저 세계 높이 뛰기에 나가도 될정도의 높이로 뛰어오르며 절 반기고...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안도감과 편안함이 기분좋게 온 몸에 퍼집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 ■ ■
우리들 삶에는 시간의 점이 있다.
이 선명하게 두드러지는 점에서는
재생의 힘이 있어....
이 힘으로 우리를 파고들어
우리가 높이 있을 땐 더 높이 오를 수 있게하며
떨어졌을 때는 다시 일으켜 세운다.
어느 책에선가 읽었는데 좋아서 수첩에 적어놓은 詩입니다.
이번 여행 또한 제 삶에서 하나의 점이 되겠지요.
저와 함께 완벽한 여행의 하모니를 이루어주셨던 세 분의 언니들...
쟈스민님, 지니님, 현주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또한 제 글을 읽으며 함께 상상 속의 여행을 떠나셨던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