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올 때는 배로 들어왔던 사쿠라지마를 나갈 때는 그냥 자동차로 달립니다.
수만년 전 두번째 화산 폭발때 용암이 흘러내려 육지와 연결이 되었답니다.
이번에는 바다를 왼쪽에 두고 달리게 되는데 길거리에 판매대가 보이길래 자세히 보니
샛노란색 과일에 일본어로 비와라고 써 있더군요. 우리나라 말로는 비파라고 하는 그것.
가다가 적당한 공간이 보이길래 차를 세우고 250엔짜리 팩 두개를 구입했더니
주인 할머니께서 나뭇가지에 달린 비파를 듬뿍 서비스로 얹혀주십니다.
당도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맛있네요. 이지역 특산물인 듯합니다.
약 40분 정도를 달려 우리가 도착한 곳은 흑초관 레스토랑 '카쿠이다'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이다보니 레스토랑은 한가하네요.

전망좋은 창가 자리에 앉아 식전주로 나온 흑초 음료로 건배!

식사가 예쁘게 차려졌네요.



몇가지 종류를 골고루 시켜보았는데 한결같이 다 맛있습니다.



다들 분위기도 너무 좋고 음식 맛도 좋다며 감탄을 하시더군요.
아닌게 아니라 딱 여성 취향이에요~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약 1500엔 정도니 그리 비싼 편도 아닌 듯.

쥔장이 흑초를 이용한 흑돼지 요리로 여러 대회에서 수상을 했다는 걸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는 중

우리나라에서도 장으로 유명한 곳에 가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식초 하나로만 이렇게 많은 항아리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없으리라 생각되어지네요.

모든 장이 그렇듯 식초 역시 숙성 년도에 따라 색이 점점 짙어져 결국에는 흑초가 됩니다.
식초는 신맛이 나기 때문에 산성식품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천연 발효 식초의 경우 몸 속에 들어가면 알칼리 식품으로 변화된다고 하네요.

아줌마들은 "와~ 이게 다 돈으로 치면 얼마인걸까?" 이런 것이 궁금하신가 봅니다.^^

사실 흑초를 몇병 사오고 싶었는데... 가방이 이미 가득 찬 상태라 엄두가 안 나 그냥 발길을 돌렸는데 아쉬움이 남는군요.
다음에 다시 찾을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괜찮은 식초를 사야겠습니다.
사실 사쿠라지마에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보내 식사 후 숙소로 곧장 갈까도 생각했지만
저 개인적으로 꼭 가고 싶었던 곳 아트노 모리를 빼기엔 욕심이 먼저 앞서네요.
일행의 동의를 구한 후 기리시마 예술의 숲으로 향합니다.

예술의 숲을 찾은 시간은 4시 10분. 5시에 폐관이니 50분 정도밖엔 시간이 없습니다.
입구엔 우리가 잘 아는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 먼저 반기네요. 제목은 샹그릴라의 꽃

니시카와 가스히코의 "꽈리와 목련의 숲"

우에마스 게이지의 작품

쿠사마야요이의 2002년 작품. "하이힐'

망치를 든 사람으로 잘 알려진 조나단 보로프스키의 '남과 여'
사방 어느쪽에서 보든 저 모양으로 보입니다. 방향에 따라 여자와 남자의 모습으로 미묘하게 보이나본데 우리는 미처 몰랐다는...

후지 히로시의 '개와의 산책'








처음에...라는 뜻의 베레시트. 다니 카라반 작품이랍니다.



최정화님의 작품 '당신이 바로 예술'

최정화님은 얼마전 갔던 쇼도시마에서도 만났는데... 아오모리 쪽 미술관에서도 최정화님작품이 있는 걸로 보면
일본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나봅니다.

마치 컨테이너 박스같이 생긴 미술관 전경

니시노고죠의 기류... 바람에 따라 저 잠자리 날개가 돈다. 잠자리 날개가 작품일까 아니면 바람이 작품일까요?

숲 속에 더 많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시간 관계상 이정도로 마무리...
실내 전시장도 돌아보았는데 실내는 사진 촬영금지라 안 찍었는데
단지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것 만으로 와서 찍으면 안된다는 주의를 받았네요. 흥!!!
그래도 불과 310엔이라는 입장료로 이만한 예술작품들을 돌아볼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메리트임에 분명합니다.
5시를 꼭꼭 채우고 미술관에서 나뫄 오늘 우리의 숙소인 기리시미 이와사키 온천으로 향합니다.

미술관 오던 중에 꽤 넓은 차밭이 펼쳐져 있었기에 내려갈 때는 잠시 사진 한장쯤 찍어보는 것도 좋을 것같아
잠시 공터 쪽으로 핸들을 꺾었는데 뭔가 덜컹하면서 빠직 소리가 납니다.
운상품님께서 놀라 브레이크를 잡으셨고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잠시 내렸지요.
아뿔싸! 정작 소리가 났던 건 별 게 아닌데 그대로 공터로 들어오셨더라면
뒷바퀴가 그대로 조그만 수로에 빠질뻔 했던 아슬아슬한 상황.
잠시 당황했지만 큰언니 유리알님의 침착한 지휘아래 무사히 뒤로 차를 빼낼 수 있었답니다.
휴~~ 천만다행입니다.
다시 숲길을 달려달려~~~
남큐슈 치고는 꽤나 깊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네요.
이런저런 헤프닝 끝에 이와사키 호텔에 6시 도착!

우리의 룸은 이렇게 생긴 화양실.
우리방은 제가 다다미에서 자기로 했지요.
식사 예약을 6시 30분으로 예약해 놓았기에 짐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중극인 단체 관광객들이 꽤 많아보여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단체 관광객과 일반 여행객들의 식사 장소가 달라
호젓하고 조용하게 저녁식사를 즐길 수가 있었습니다.
평일 같음 가이세키로 나왔을텐데 이날은 토요일... 주말은 석식도 그냥 뷔페식으로 진행을 한다네요.
그래도 회 종류가 신선한 편이어서 회만 좀 가져다가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와사키 호텔만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바로 계곡온천


이와사키 호텔 홈피에 있는 안내문구와 사진입니다.
오후 6시부터 8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라 우리는 8시가 되자마자 대욕장으로 내려갔습니다.
1. 대욕장 입구에서 계곡온천 옷을 받고 탈의실에서 갈아입은 뒤 봉고를 타고 계곡으로 갑니다.
2. 계곡온천 입구에서 수건을 받은 뒤 머리에 두르고 옷을 입은채로 온천을 즐깁니다.
한 곳에서 몸을 충분히 덥힌 후 다른 탕으로 이동을 해야지 젖은 상태로 여러 탕을 돌아다니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어요.
3. 온천을 충분히 즐긴후 계곡입구의 탈의실로 가면 갈아입을 옷과 수건을 줍니다.
탈의실에서 젖은 옷을 갈아입고 다시 봉고버스를 타고 대욕장으로 돌아옵니다.
4. 대욕장에서 마무리 온천을 한 뒤 룸에서 입고 내려온 유카타로 갈아 입은 뒤
계곡에서 입고 내려온 옷은 대욕장 카운터에 반납하면 됩니다.

계곡따라 약 7~8개의 탕이 있습니다. 탕마다 온도는 조금식 다르고요.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있을까봐 사진기를 가져오지않아 홈피에 있는 사진들로 대체를 합니다.
정말 분위기가 좋아서 사진기를 안가져온 것에 대해 살짝 후회를 했다는 건 비밀~~
방으로 올라오니 젖은 옷으로 계곡을 휘젓고다닌 후유증으로 인해 바로 감기 신호가 옵니다.
다행히도 싸니데이님께서 가지고계신 감기약이 있어 감기약을 먹고 잠이듭니다.....가 아니라
밤새 콜록거리는 바람에 저와 함께 방을 쓰신 유리알님과 사랑자체님께 심한 민폐를 끼쳤네요.
첫댓글 기리시마 예술의 숲~~
그 자체가 예술이였습니다. 다니 카라반의 베레시트 ~~
희망의 빛줄기 아래 오래 머물고 싶었어요.
저녁 계곡온천 분위기 짱~~
예술의 숲... 가는 길도 미술관도 호젓하니 참 좋았었네요.
계곡 온천은 절대 돌아다니지 말 것! 감기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