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사업 아이템 잘 고르면 도시보다 잘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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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박람회를 찾은 예비 농부들이 표고버섯 재배 농가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김영민 기자> | 귀농 얘기가
아니다. 자연이 마케팅의 중요한 모티브가 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이야기다. 도시를 떠나서 자연 마케팅을 할 수도 있고 도시 안에서 그럴 수도
있다. 유기농 야채상을 차리는 것, 설록 찻집을 하는 것, 아웃도어웨어 대리점을 차리는 일이 다 자연 마케팅의 도시 모드다.
시골에 가서 살면서 도시보다 2배 잘 사는 원리는 매우 간단하다. 첫째 시골은 생활비가 들지 않는다. 집이 있는 부부의 한 달
생활비가 60만 원이면 된다. 정말 아껴 쓰면 40만 원으로도 살 수 있다. 여기에 자녀 사교육비 정도가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 미국의
컨설팅회사 머서 휴먼리소스 컨설팅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세계에서 모스크바에 이어 두 번째로 생활비가 많이 드는 곳이다. 뉴욕의 물가지수를
100으로 놓고 볼 때 모스크바가 123.9, 서울이 121.7이다. 굳이 이런 수치를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스스로
생각해보면 도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소비 유혹 속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도시인의 라이프사이클을 보면 역시 소비와 함께 이어진다. 아이
둘 데리고 도시에서 살려면 한 달 생활비가 최소 250만 원이 든다. 그런데 60만 원이라니.
시골생활이 도시에 비해 2배 잘 살
수 있는 이유는 시골의 시계는 도시의 그것보다 훨씬 천천히 간다는 것 때문이다. 인생의 길이가 늘어나니 더 잘 살 수밖에. 시계가 천천히 간다는
것은, 하루 스물네 시간 대부분이 내가 계획한 그대로 갈 수 있다는 말이다. 길이 막혀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이 없으며 눈이 보이는 게 많지
않으므로 뇌의 용량도 널널해진다. 이것은 진실이다. 김성환씨는 지금 도시 생활의 2배, 3배가 넘는 시간을 소유하게 됐다.
요즘 시골에서 뜨는 사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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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구가 늘면서 펜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
| 우리나라는 특이하게도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되기도 전에 웰빙 라이프를 선택한 경우다. 먹고살기도 만만치 않은 나라에서 웰빙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도시든
농어촌이든 산촌이든 웰빙과 관련된 사업이 트렌드요 돈벌이다.
웰빙 농산물
재배 상황버섯, 동충하초, 우리콩된장, 우리콩메주, 야생차, 특수달걀 등을 재배해 일정한 물류 거래선을 확보, 납품하는
사업이다. 최근에 화제가 됐던 장흥의 홍미는 60㎏ 한 가마니에 200만 원을 호가하고 있다. 그나마 추수하기도 전에 몽땅 팔려버렸다.
안화자 이성운 부부는 1992년 지리산 골짜기로 들어가 화엄사식 된장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유명 브랜드가 됐다.
‘만수동콩된장’은 본인은 물론 동네 사람의 삶까지 바꿔놓았으니 자연 비즈니스의 대단함을 보여준 케이스다. 그들의 성공비결은 간단했다. 좋은
스승(화엄사 지정암 이정 스님)을 만나 그의 된장 비법을 그대로 전수했으며, 원칙을 지키며 메주를 떴으며, 그 일을 자기끼리 하지 않고 현지인과
함께 함으로써 흙의 진실을 실천했다. 만수동 콩된장은 사업 초기부터 이미 그 마을의 중요한 수입원이 됐으며 지금은 콩된장은 물론 만소동콩간장,
만수동찹쌀고추장, 만수동전통장아찌, 깻잎, 콩잎, 무, 솔잎 엑기스 등 제품 다각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그들에게 농업 개방이나
FTA는 사회적 시각 외 그 어떤 의미도 없는 일이다.
컨셉트 펜션
펜션이 변하고 있다. 초창기 숙박 위주의 형태에서 이제는 주제가 분명한 문화공간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당연히 펜션 소비자의
욕구에 의한 일이다.
따라서 주제가 있는 펜션의 부가가치가 단순 숙박시설로서의 펜션보다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주말농장 스타일의
펜션, 항공스포츠와 연계된 펜션, 해양스포츠를 바로 앞에서 즐길 수 있는 펜션, 기막힌 돼지목살 바비큐를 제공하는 펜션, 앵무새를 분양하는 펜션
등등…. 이런 특화 펜션의 마케팅 핵심은 사회 동호인과 예비 동호인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서 취향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핵심은 비수기에 대비한 대체 수익구조의 창출이다. 펜션의 시즌은 봄에 시작되어 가을에 끝나고 꽤 긴 시간을 비수기로
지내야 한다. 그 기간을 대비한 마케팅을 펜션 사업자들이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비수기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의 궁극적 이유는 펜션을 오래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귀농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그들의 말처럼 귀농은 철저한 공부가 우선되어야하며, 역시 발빠른
사람에 의해 귀농학교들이 운영되고 있다. 귀농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햄·소시지·베이컨 만들기, 옷 만들기, 묘목심기와 옮겨심기, 목조액
만들기, 산나물 공부, 생태뒷간 만들기, 양봉, 잠사, 흙집짓기 등등 농촌생활의 기본이 되는 전반적인 것과 귀농 정보 등이다.
귀농학교 홈페이지를 꼼꼼히 서핑하다 보면 귀농이 내게 맞는 일인지, 맞는다면 어떤 일이 자신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등등
감을 잡게 된다. 대표적인 귀농학교로는 전국귀농운동본부(www.refarm.org), 부산귀농학교(www.busanrefarm.org),
불교귀농이 컨셉트인 인드라망생명공동체(www.indramang.org) 등이 있다. 동호인 모임이나 카페 등에 가입해도 실질적인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강원도 둔내 슈바르츠발트 펜션 김성환씨
“음악과 소리가 있는 쉼터로
특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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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49세인 김성환씨의 직장 경력은 대학을 졸업하고 4년 간 근무한 무역회사가 전부였다. 그는 도전적 사업가였다. 직장을 그만둔 그는 우리나라에
택배 개념이 처음 들어왔던 1990년대 초에 평택에 대리점을 만들어 운영했고 유럽전문 여행사를 창업해 해외를 떠돌기도 했다. 그가 펜션을 생각한
것은 2000년. 트렌드 사업만 좇던 그는 보다 오래 전개할 수 있는 사업을 생각했는데 공교롭게 그 새로운 아이템 역시 펜션이라는 트렌드였다.
그러나 그는 트렌트로서의 펜션을 장기 사업으로 구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강원도 둔내에 슈바르츠발트 펜션을 오픈한 지 4년, 그리고 앵무새
사육장을 만든지 1년… 아직은 수익보다 투자 비율이 크지만 2007년부터는 역전될 확실한 근거로 마련해뒀다.
- 수익을 낼 확실한
근거라는 게 무엇인가요.
“보이스 펜션으로서의 컨셉트가 완성됐고, 그에 따른 고객 안정화 작업도 어느 정도 정리됐습니다. 보이스
펜션이 조금 생소하겠습니다만, 음악캠프, 공연, 앵무새 사육이라는 세 가지 사업이 모두 ‘소리’라는 말로 집약될 수 있거든요.”
-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음악캠프란 말 그대로 음악하는 사람의 캠프를 말하는 것입니다. 미국 콜로라도주 록키산맥에 아스펜
음악캠프가 있어요. 여기는 그저 음악가들이 비슷한 날에 이곳에 모여 음악을 얘기하고 서로 연주를 감상하고 또는 일상의 수다를 떨기도 하고 사랑에
빠진 후배를 격려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지금은 아스펜 음악제에 10만 명이 참가하는 큰 도시가 되었습니다만… 저도 큰 딸이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있는데, 캠프를 가면 꼭 호텔에서 자고 스케줄에 맞춰 연습하고 합주하는 사이클을 갖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펜션 생각을 하면서, 이곳에 딸이 와서
자유롭게 연습하고 때로는 산책도 하고 근처 여행도 하면서 폭넓은 감성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개인적인
일을 떠나 이 사업과 어떻게 연결됐나요.
“저희 공연 담당 이사의 생각입니다만, 조용필씨가 공연 준비를 위한 워크숍을 열 때 답답한
서울의 스튜디오에서 하지 않고 이곳에 와서 며칠 주무시면서 음악을 맞춰보시고, 사색도 하시고, 골프 좋아하시니까 성우나 휘닉스파크에 가셔서
골프도 즐기고, 또 바다가 보고 싶으면 한 시간이면 도달하는 동해도 가고… 그야말로 음악 캠프가 되는 것입니다.”
- 현재 그런
사례가 있나.
“지금은 캠프보다는 공연에 치중하고 있지요. 백영규, 임지훈, 소리새, 와이키키브라더스, 신현대, 여행스케치 등
쟁쟁한 통기타 가수들이 공연을 했거나 일정이 확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분은 이런 숲 공연을 통해 공연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고,
저희는 저희 펜션의 특화사업에 큰 도움이 되니 감사한 일이지요.”
- 앵무새 사육장을 만든 이유는.
“펜션을 만들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다보니, 무언가 부가가치가 있는 부대사업이 필요하더라고요.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했고, 그래서 앵무새를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과학적인 앵무새 사육장을 만들었습니다. 앵무새는 원래 남방조거든요. 그래서 환경이 매주 중요합니다. 제대로
만들어놓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지요. 그리고 앵무새가 구관조이고, 애완견 대안으로 사업성도 좋다는 게 제 판단이었고, 그 생각이 옳았다는 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사업으로서의 가치도 좋을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앵무새 사육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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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둔내 수바르츠발트 펜션의 앵무새.
| “2005년에 사육장을
만들어 건강하고 혈통 좋은 앵무새 20쌍을 들여왔습니다. 지금은 100여 마리로 늘었는데, 2007년부터 분양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얼마 전에는
전국 앵무새 동호인이 우리 펜션에서 엠티를 즐기셨는데, 그게 다 앵무새 덕이었습니다. 그분들도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 앵무새
분양가는.
“천차만별입니다만, 우리는 50만 원에서 100만 원 사이에서 이뤄질 것이고, 소수이나마 5만 원 선 또는 100만 원
이상 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 재원 조달은 어떻게 했나요.
“사업체 정리한 동산과 부동산 등을 정리했고 모자라는
돈은 처남에게 지분투자를 받았습니다. 초기에 6억 투자했고 추가로 4억 정도 투자 중입니다.”
- 앞으로 계획은 어떤 것이
있나요.
“일단 슈바르츠발트 펜션을 음악과 소리가 있는 캠프로 잘 키워야지요. 그리고 제가 일구고 있는 일에 관심있는 분들을
모셔와서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지리산 야생녹차 농원 붓당골 김종열씨 부부 “아이들이 자연에서 더 많이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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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당골은
경남 하동에 있는 야생녹차 농원이다. 이곳의 사장 김종열씨는 부산에서 치기공사로 직장생활을 하다 부모님이 계신 이곳으로 들어와 가업을 이어받아
성공의 길을 걷고 있는 자연인이다.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 그의 연봉은 2000만 원 조금 웃도는 정도였다. 그리고 그 연봉은 도시 생활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연봉은 전액 생활비로 소비됐으며 저축도 제대로 못하고 미래도 내다볼 수 없는 하루하루의 연속이었다. 그렇다고 도시
생활을 못 견뎌 했던 것도 아니다. 그러나 시간은 너무 빨리 흘러가고 있다. 적어도 김종열씨의 시간은 그랬다.
- 부산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그냥 평범한 직장인, 애 아빠, 남편… 그랬습니다.”
- 귀향의 시점을 결정하는 게 무슨 동기라도
있나.
“없어요. 시간이 억수로 빨리 흘러가니까, 더 늦으면 안되겠다 싶은 초조함이 있었죠. 고향에 부모님이 야생차 농원을 하고
계셨지만, 제가 고향에 가서 부모님 그늘에서 살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가업을 이어받더라도 다시 공부도 해야 하고 준비할 것도 많으니까
시간이 많은 건 아니었거든요.”
- 도시 생활을 접는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그럼요. 일단 여자는 농촌을
무서워합니다. 애들도 그렇고요. 아내가 처음에는 반대했어요. 애들 교육을 어떻게 시키겠냐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만만치 않았죠. 고향으로
돌아가서 5년 안에 성공하겠다는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서 설득한 끝에 3년 만에 허락을 받았어요.”
- 지금은
어떤가요.
“아내, 애들 모두 대만족입니다. 애들 교육이 중요한 일이지만, 시골 학교라고 도시에서 가르치는 것 생략하지 않고,
오히려 비오면 비 맞으며 뛰어 놀고, 눈 오면 좋아라 날뛰고, 사계절 뚜렷하게 느끼며, 개인적인 호기심들은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검색할 수
있으니 뭐가 문제겠습니까. 저는 제 두 명의 공주님이 자기 인생 잘 꾸려나갈 것을 믿고 또 믿고 있습니다. 아내도 좋아해요. 제가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인데, 영민한 아내가 잘 챙겨주고 격려하고 함께 계획세우며 잘 살고 있습니다.”
- 붓당골 야생차는 어떤
것인가요.
“하동은 녹차가 처음 재배된 곳이거든요. 시배지라고 합니다만, 아무튼 그 시배지에서 자란 어린 녹차잎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고급 녹차지요. 녹차도 있고 발효차, 엽차, 뽕잎차 등이 있어요.”
- 판매는 어떤가요? 매출액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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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씨의 두 자녀가 농촌생활에 만족해하며 활짝 웃고 있다. | “판매는 좋은
편입니다. 공판을 통해 판매하기도 하고 인터넷으로도 판매하고 이곳에 직접 와서 사가시는 분도 있지요. 매출액을 밝힐 수는 없지만, 잘 먹고 잘
살 만큼 주십니다.”
- 민박 간판이 보이던데요.
“관광객이 많은 지역이다보니 우리 차 판매도 할 겸,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손님이 편안하고 건강한 하룻밤을 보내라고 솔잎황토방민박을 열었습니다. 이런 데에서 자봤나요? 참 좋습니다. 밤이 내리면 산이 숨쉬는
소리가 들리고 어둠이 세상을 뒤덮는 기운을 느낄 수 있어요. 서울이나 대도시에서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매일 그런 순간을 맞고
사니 참 행복한 거죠.”
- 1년 사이클을 설명하면.
“2~3월에는 고로쇠수액 채취합니다. 4~6월에는 녹차 수확하고
가공하고 판매하는 일에 매진합니다.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좋은 돈벌이지요. 그리고 솔잎황토민박은 여름 피서철이 성수기예요. 손님 받는 일로
바쁜 여름을 보낸답니다. 그리고 9~10월에는 밤 수확하고, 차밭 관리해서 내년 농사 준비하고… 그렇게 지냅니다.”
- 전원 생활,
귀농 또는 농업 진출을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목가적 생활이라는 게 단어가 주는 꿈이
있지만, 맨땅에 발 딛고 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허리 펼 시간도 별로 없고요. 가장 큰 어려움은 자립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거예요. 짧아야 3년이고 보통 5년 넘게 고생해야 슬슬 무언가 잡히기 시작합니다. 그러므로 전원에서의 사업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하고
난 다음 결심을 해도 해야 합니다.”
글/이영근〈객원기자·나비콘텐츠플래닝〉 blog.naver.com/ichek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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