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백두대간에서 길을 잃고 헤멘 덕분에 보제사찰 송계사를 들머리로, 빼재를 날머리로 하는 가뿐한 코스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 실감나는 맑고 기분좋은 아침에 산행은 참 기분 좋다.
가뿐하게 횡경재까지 올라 빼재가는 방향으로 쉼없이 발을 딛으며, 평지는 뛰다시피 몸이 가볍다.
백두대간 국토정화(송계사~빼재)
천지수삼원불과 본칠전에 인사드리고 하선고스승님과 수월관음보살님, 칠성전에 고합니다.
덕유산 산신님께 인사드리니 덕유산 전체가 내려다보이고 걸어온 대간길과 걷지않은 북덕유 부근의 무게는 확연히 다름을 느낍니다. 원격정화와 직접 걸으며 정화하는 차이가 크기에 ‘오직 행할 뿐’을 되새깁니다.
빼재는 백제와 신라의 경계로 전쟁이 많아 뼈를 많이 묻었다하여 붙여진 이름답게 빼재가 가까워질수록 소름돋는 스산한 기운이 짙어짐에 무주고혼안내경을 부르며 집중합니다. 육환장을 땅에 꽂은 진동으로 길을 열어 잠든 고혼들을 깨워 영제거로 인도하니 모래바람이 일어 시야를 가릴만큼 많습니다. 정화후 빼재 부근에 원리방주가 내려앉아 정화구역의 표식을 하고 잔여정화를 맡아주심에 감사인사 올립니다. 지금껏 걸어온 구간을 중간점검합니다. 지리산 천왕봉~덕유산 빼재까지 대간길을 바라보니 치석처럼 딱딱하게 붙은 거친 탁기들이 느껴집니다. 수많은 빛줄기가 작은 폭탄처럼 이 구간에 떨어져 탁기를 정화하자 육환장이 곳곳에 박혀 틈을 내고 천라지망을 땅 깊은 곳에서 끌어올리며 걸려든 탁기를 모아 번개로 소멸합니다. 하산시 통증이 심한 오른쪽 무릎 부위에 얇은 침들이 빼곡히 박혀있어 피라밋 씌워 뽑아냅니다.
백두대간을 오르는 긴장감, 부담감은 몸을 굳게 만들고 유사한 기운들을 불러들입니다. 비전심은 확고하되 몸도 마음도 느슨하게 열어야 비워지는데 웅크려 굳은 상태로 다녀왔음을 깨닫습니다. 재정비하여 남은 구간에 임하겠습니다. 오직 행할 뿐…
송계사 입구 - 삼성각(호제님) - 수용 祕氣木(보제님) - 내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