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오셨소
- J 장로 은퇴에 부쳐 -
김진규
잘 오셨소
참 잘 오셨소
밖은 얼마나 추웠소
저기
바람 잘 날 없는 언덕
진눈깨비 내리는 마을을
잘도 건너오셨구려
이리 앉으시오
당신을 위한 의자
따뜻한 난로 위엔
고구마가 익고 있소
이제
두터운 외투를 벗으면
남쪽 햇살 눈부신 창가로
봄의 교향악이 들리지 않소?
주님이 준비하신 것이오
잘 오셨소
J 형! 참 복도 많구려
어기노르 호숫가에서
-몽골 선교여행에서 -
김진규
호수인가 바다인가
갈릴리 호수를 닮아
하늘이 그립다
물결이 밀려올 때마다
그리움은 한 가닥 더해지고
아무도 밟지 않은 백사장은
멀리 양 떼들의 성지인가
저토록 파란 하늘은
잊혀진 옛 친구의 추억처럼
호숫가를 곱게 물들이고
호수로 쏟아지는 별들의 잔치는
옛 꿈이 되어 반짝이는데
한바탕 별들의 사랑 이야기
몰래 참여한 내가 부끄럽다
아직도 공산주의 망령에 매인
그 죄의 사슬을 위해
주님 다시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 풍랑 잠재울 수는 없을까
샌베노 바이룰라
황혼 양 떼 갈무리는
수줍은 소녀의 눈망울 속에
어기노르 호수가 출렁인다
주님, 이곳에 임하소서!
* 어기노르 : 울란바토르에서 서쪽 초원으로 약 200 km 떨어진 인적이 드문 호수
* 센베노 바이룰라 :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의 몽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