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형 원장님의 태권도의 길>을 쓰고자 합니다.
이규형 원장님의 傳記전기를 쓰고자 합니다. 원장님께서 건강하실 때 제자들과 함께 작업한다면 꽤나 만족스러운 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자료를 모으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고향 장수군에서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장수 경찰서의 위촉 사범이 되어 약관의 나이인 불과 20세(1967년)에 당시 우리나라에서 2000명에 달하는 가장 많은 수련생을 둔 대사범이란 칭호를 얻었습니다. 교육의 수레바퀴가 10대 후반에 힘차게 구르면서, 육군행정학교에서 태권도 교관, 미동초등학교에서 33년간 사범(1972년~2005년), 국가대표 성인 시범단 단장(1989년~2005년), 계명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2005년~2013년)를 통해 대한민국과 전 세계에 태권도 교육을 펼치시고 태권도 세계의 발전을 주도하셨습니다. 교수 정년 후 국기원 원장까지 역임하셔서 명실공히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존경하는 지위까지 오르셨습니다. 원장의 지위에서 물러나신 이후에도 전 세계에서 요청하는 세미나를 진행하시면서 태권도 교육의 세계는 더욱 원숙한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원장님과 인연이 되었던 제자들과의 사연이 얼마나 많을까요? 원장님의 전기에 제자들이 빠지면 태권도 교육의 내재적 가치를 살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책의 체제를 동아시아의 고전으로서 서구에서도 주목하는 <논어>를 떠올렸습니다.
<논어>는 스승 공자와 제자들간의 문답을 담았습니다. 정확히는 공자 사후에 제자들의 결집을 통해 편집되었는데, 꼭 필요한 내용을 넣고자 제자의 질문을 빼고 공자의 말씀만을 넣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논어>를 흔히 "공자의 어록"으로 단순하게 평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논어> 전체를 살펴보면 공자의 말씀으로만 되어 있진 않고, 제자의 질문과 공자의 답변이 유기적으로 엮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자의 수많은 말들이 맥락없이 내던져지지 않고 제자와의 문답 속에 가치를 드러내고 있기에 <논어>에 깊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제자와의 관계를 떠올리며 공자의 어록을 살펴야 합니다.
사범님의 전기를 <논어>처럼 제자와의 문답으로 보다 생동감있고 입체적으로 채우고 샆습니다. 물론 문답으로 깊이 들어가기 어려울 때는 원장님과 제자의 견해를 깊이 드러내고자 합니다. 원장님께서 제자들이 미처 질문하지 못하는 태권도 세계의 감춰진 이면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드러내셔야 할 것입니다. 또한 원장님께서 미처 생각하지 못하지만 좀 더 제자들에 의해 밝혀질 수 있는 태권도의 세계는 제자의 입을 통하여 드러날 것입니다.
이 책은 태권도 수련자를 위한 지도서가 아닙니다. 어느 분야든 오랫동안 깊이를 추구하는 장인들과 그들을 존경하는 제자들에게도 태권도의 장인으로서 원장님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끼고 각각의 분야의 내재적 가치를 존중하도록 지시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이 무엇인지, 교육과 사회화, 수련, 행동 통제, 조건화 등이 어떻게 다른가를 이해하고 각 분야에서 좀 더 잘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는 교육자들에게도 유용한 지식을 담을 것입니다. 원장님이야말로 태권도 교육을 본격적으로 펼치셔서 태권도를 세계화시키고 발전시킨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원장님의 태권도 교육의 세계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20세기 후반에 이루어진 괄목한만한 저변 확대와 발전을 깊이있게 추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태권도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원장님을 모시고 문답으로서 살아있는 이야기를 짓고자 합니다.
책의 체제에서 문답과 함께 적절한 사진은 금상첨화입니다. 이 기회에 제자들이 간직하고 있는 사진을 소환합니다. 물론 질문과 함께 사진 속에 담긴 사연을 빠뜨리시면 안됩니다. 좋은 사진이 많이 모이길 간구합니다.
글은 제자들과 원장님께서 함께 쓰시고, 글의 최종 편집과 구성, 책임은 모두 원장님께 귀속합니다. 원장님께서 뿌린 씨앗이 너무 많고 다양하기에 이 책을 시작으로 원장님의 전기가 여러 제자들의 안목에서 피어나길 기원합니다. 그만큼 원장님께서는 태권도를 소재로 "위대한" 교육을 하셨습니다. 제자들의 요청으로 원장님께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태권도 인생을 살피시니 부디 좋은 질문을 부탁드립니다. 원장님께서 선별하여 응답하실 것입니다.
미래의 제자가 과거의 제자에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