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큰 딸이 "아빠, 영화보러가요"
"요즘 뭐 볼만한 게 있나?"
"예, 해은(막내딸)이가 두번 봤다는 '7번방의 선물'요."
"그래 한번 가지 뭐."
일요일 조조상영 10시 50분 애관극장.
우리 셋 (나, 아내, 큰딸)은 시간에 맞춰 극장에 도착하며 표를 사고 팝콘 한봉지와 콜라를 사서
어두컴컴한 극장에 들어가 좌석을 확인하고 자리에 앉았다.
내가 중간에 앉고 좌우로 딸과 아내가 앉았다.
상영전 평상시엔 안먹던 팝콘을 먹고 콜라를 마시는 맛 또한 괜찮았다.

수원의 달동네에서 외동딸 예승(갈소원 분)이와 6살 지능의 지적장애인 아빠 용구(류승룡 분)가
부모와 자식간의 원초적 정과 사랑을 나누며 알콩달콩 살아간다.

마트 주차요원으로 일하는 아빠 용구는 월급이 63만 8천 8백원.
적금 17만원, 월세 7만원, 용구 용돈 3만원, 의료보험료 5천 5백원을 매달 꼬박꼬박 납부한다.
아빠 용구의 꿈은 외동딸 예승이가 입학할때 선물로 쎄일러문 가방을 사주는 것이다.
어느날 마트 주차장 길 옆에서 한 어린 여자이아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뒤로 넘어져 의식을 잃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용구는 얼른 달려가 바지 허리띠를 풀고 인공호흡을 시도하지만 그애는 숨을 거둔다.
흉부압박 상지거상법.
용구가 의용소방대원으로 근무할 때 익혀놓은 응급처치법이다.
그것이 생각나 실제상황에 적용하여 한 소녀를 구할려 했던것이다.

그러나 용구는 미성년자 성폭행 살인 혐의 현행범의 누명을 쓰고 체포되어
평생 죄를 짓고 살아온 최악의 흉악범들이 수감된 7번방에 입방하게 된다.

살벌한 감방안에서도 용구는 자나깨나 예승이 생각으로 근심에 가득 차있다.

7번방 흉악범 패밀리들이 처음에는 용구를 때리고 무시하고 괴롭혔지만 사건의 진실을 알고난 후에는
예승이를 7번방으로 데려오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펼친다.

어느날 예승이가 포함된 교회합창단이 교도소에 위문공연을 온다.
공연이 끝난 후 예승이를 감쪽같이 숨겨 7번방으로 데려오는 숨막히는 작전이 감행되어 성공을 거둔다.

7번방으로 예승이를 데려온 패밀리들은 간수(수감자 방을 감시하는 사람) 몰래 예승이를 감쪽같이 숨기며
아빠 용구와 어린딸 예승의 알콩달콩 행복한 감방생활을 도우며 가족애로 뭉친다.
간수 몰래 예승이를 숨기며 보호하는 패밀리들의 생활상이 잠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한동안 예승이와 7번방 패밀리들의 숨가쁜 동거가 끝나고 예승이를 감옥 밖으로 성공적으로 탈출시킨다.
시간이 흘러 용구는 국선 변호인이 선임된 가운데 재판이 진행되고 사형을 구형받는다.

사형 집행전 마지막 면회 때 예승이는 쎄일러문 가방을 메고 창살을 사이에 두고 다시 못 볼 마지막 대면을 한다.
제한된 면회시간이 끝나고 헤어질 땐 눈물이 주르르~
나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7번방 패밀리들의 '용구와 예승이 구출작전'은 계속된다.
사형 집행 하루 전날 패밀리들은 교도소 운동장에 열기구를 만들어 용구와 예승이를 태우고
교도소 밖으로 탈출시키는데 아뿔싸 열기구에 달린 밧줄이 교도소 담장 철조망에 걸려 열기구는 꼼짝도 못한다.
안타까운 장면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며칠 후.
막내딸 해은이와 아침밥을 먹는데
'뽀~옹'하고 해은이가 방귀를 끼고는 겸연쩍은듯 '헤헤'웃는다.
"해은이 방귀 소리를 들으니 영화'7번방의 선물'에서
예승이가 7번방 패밀리들과 밥먹으면서 '뽀~옹'방귀를 끼고 우스워하는 장면이 떠오르네"하며 웃었다.
아침을 먹고 학교에 데려다 주는 차안에서
"해은이는 '7번방의 선물'을 왜 두번이나 봤어?"
"재밌어서요. 처음 볼 땐 눈물이 한방울 나왔는데 두번째 볼 땐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했다.
며칠 후 막내딸과 저녁을 먹는데 "아빠, 요새 힘들어요?"라고 묻는다.
"아니. 재미있어."라고 대답했다.
첫댓글 정말 감동 입니다 역시 아름다운 가족애가 엿보이는 장면 그리고 불상한 용구부녀 세상은 마음대로 멋대로 억울하게 처리하는 부분들이 비일비제 하지.
덕분에 영화한편 공짜로 잘 보았습니다.
힘찬 한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짠합니다.소실적 문학소년같으십니다. 특히 가족사랑 아름답습니다.
저도 많이 배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