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수도회 창립자 십자가의 성. 바오로 기념미사를 드렸다.
복음은 루카의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원로들과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고...”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이었다.
20세기 최고 신학자중 하나로 평가받는 칼 바르트는 ‘그리스도인들은 한 손에는 성경을, 한손에는 신문을 들고
살아야 한다’ 했다. 신앙과 사회를 균형 있게 바라보라는 권고다. 그의 권고를 따라 사회를 보니 지금 우리의
최대이슈는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들 그중에서도 편의점 점주들의 목소리가 제일
크게 들린다. 그들 주장의 요지는 지금도 운영이 어려운데 최저임금을 두 자리 수로 올리면 더 이상 유지가
어렵다며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만원으로 올리려는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다.
긴 이야기 짧게 해서 Elephant in the room. 이라 하겠다. 아주 Pink elephant in the room. 가 더 어울리는
상황이다. 방에 코끼리가 있다고 하면, 그것도 핑크 코끼리가 있다면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못 본체하는 것이다. 심각하고 눈에 뻔히 보이는데 골치 아프고 껄끄럽고 불편하다보니
사람들이 외면하는 것이다. 여기서 코끼리는 출점거리제한 폐지, 가맹주가 가맹점에게 강요하는 불공정한
계약이란 갑질, 지나치게 비싼 건물 임대료, 불합리하게 높게 책정되는 카드 수수료 등이다. 정작 편의점
점주들을 벼랑으로 내모는 코끼리는 못 본체하고 지엽말단적인 알바들 최저임금인상이 문제의 핵심인양
보도하는 가짜뉴스도 문제를 크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런 구조 하에서 코끼리를 지목하고 코끼리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은 ‘원로들과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
들에게 배척을 받고 죽임을 당하게 된다“. 지금도 코끼리가 있음을 지적하고 코끼리의 실체를 밝히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 십자가를 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