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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밤마다 불빛을 향해 방안으로 날아드는 벌레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방충망의 작은 틈새를 뚫고 들어오는 작은 벌레들 때문에, 수시로 방을 쓸어 벌레들을 치워내야 합니다. 방충망을 살펴보아도 들어 올만한 구석이 없는데, 용케도 빈틈을 찾아 들어오는 녀석들이 신통할 뿐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아무리 꼭꼭 여미고 닫아놓아도 매일 날아드는 근심 걱정거리가 꼭 하루살이들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매일같이 단단히 무장해도 삶의 근심들은 우리 안으로 침투합니다. 작은 벌레들처럼 근심과 걱정은, 우리 삶 도처를 기어다니면서 괴롭게 합니다.
매일 아침, 허랑한 마음을 여미고 단단히 해 봅니다. 그러나 하루를 온전히 살아내지 못하고, 또다시 근심과 욕망의 날 파리들에게 공간을 내어 줍니다. 마음을 모질게 해서, 단단히 막아도 보고 들어올 틈이 없게도 해 봅니다. 그래도 뚫고 들어온 걱정거리들을 보면, 포기하고 그냥 그렇게 살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매일 아침, 창가에 널 부러진 하루살이들의 주검을 보면서 새 결심을 하게 됩니다.
"삶의 근심과 욕망들아! 내 안에 들어와라. 조금도 두렵지 않다. 너희들이 내 안에 들어와도, 너희들은 하루를 못 버티고, 내일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에 모두 소멸되리라."
"아침마다 나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언제나 새로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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